품귀 우려에 주문량 폭증..유통센터 저장고는 '텅텅'
유통업계 물량 확보 '심각'
'사과,배 작황 올해가 '최악'
전년비 20%이상 크기 줄어'
'과일 구매와 판매를 담당해 온 15년 동안 올해가 가장 어려운 해인듯합니다.
14일 중부 지방 최대 사과 산지 유통센터인
충북원예농업협동조합 충주 거점 산지유통센터의 대형 저장고는 3분의 2 이상이 텅 비어 있었다.
기자와 동행한 김동훈 롯데마트 구매담당자(MD)는 '예년 같으면 상황을 더 볼텐데
올해는 이미 8월 초에 확정 물량을 다 발주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올해 사과 작황이 나쁘고 추석을 앞두고 오를 것으로 예상되다 보니
각 매장에서도 예년 같으면 하루 200~300개 정도 나오던 사과 주문량이 이제 1800개씩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르면 다음 주부터 대표적인 추석 햇과일 홍로의 출하가 시작된다.
그러나 사과,배의 작황은 올해 최악이라는 것이 유통가 과일 담당 베테랑 구매담당과 현지 유통센터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이상복 센터장은 '지금까지 과수 피해가 이렇게 심한 적은 없었다'면서
'태풍에 낙과 피해가 발생해도 10% 안팎이었는데
올해는 이미 지난봄 냉해로 착과(열매가 맺히는 것)가 농가별로 전년 대비 30~70%까지 감소한 데다
그나마도 여름에 폭염 피해로 제대로 자라지 않아 잘고 강렬한 헷빛에 화상까지 입어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인근 사과 과수원에서 살펴본 홍로는 아직 전체적으로 푸른 빛에 붉은빛이 조금씩 감도는 정도였다.
어른 주먹보다 작은 사과도 적지 않고, 명절 선물로는 상품성이 떨어져 보이는 게 많았다.
또 과수 한 그루당 열린 사과가 20개 안팎에 불과해 생육이 잘된 과수 한 그루당 100개 정도라는 일반적인 수량에 크게 못 미쳤다.
고품질 대과를 생산해 온 김택성(63)씨는 '전년 대비 20% 이상 크기가 줄었다'면서
'날씨가 너무 뜨거우니까 과일들이 때를 모르고 크질 않았다'고 말했다.
사과가 크게 자라려면 밤 기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지고 낮 기온 역시 30도 선이 돼야 한다.
폭염의 영향으로 신선식품의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이처럼 명절 과일 '품귀' 현상까지 우려되자
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명절 선물세트 사전 예약이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다.
롯데마트는 추석 선물세트 사전 예약 시행 이후 첫 열흘간의 판매가 전년 대비 20.4%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과일 가격 급등 우려로 3만 원 이하 실속 과일 선물세트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선식품 선물세트 판매가 전년 대비 23.5% 증가했다. 충주=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