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진짜 부모님이랑 말이 안통합니다.
저는 지금 K대 재학중이고
나름 학창시절에 엘리트 수재 소리 들어가며 공부했는데
K대 따위밖에 못 간 실패작이에요(부모님한테는)
애초에 약대나 의대 생각하는 마음이 조금은 있어서
관련 학과에 진학하긴 했는데
막상 들어가보니까
학교가 좋아서 떠나기 싫은 마음에
1학년동안 학교생활 맘껏 했습니다.
근데 2학년이 됐는데도
과를 살려서 직업을 삼기에는 막막하고
그렇다고 의대를 가자니 적성에 안맞는거 같고
그러다보니 부모님은 원래 의대 가라는거 많이 양보하셔서
약대 가라고 하십니다.
근데 아직 제가 정말 좋아하는 게 뭔지
저조차도 잘 모르겠는데
제가 어떤 마음의 결정을 내리려고만 하면
부모님이 자꾸 약대 약대 압박을 하셔서
뭔가 약대 쪽으로 마음이 거의 다 기울다가도
부모님의 성화에 질려서 마음이 도로 돌아서 버립니다.
제가 지금은 직업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꿈이 없고
솔직히 최종적인 꿈은
단란하고 화목한 가정 이루고
제 사업장 하나 마련해서
거기서 나오는 돈으로 부족하지 않게 사는 거라고 했더니
제 사고방식 자체를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그럴거면 학교 때려치지 왜 다니냐고 하시네요.
제가 그렇게
한심한 꿈을 꾸는 건가요?
결국 행복하게 살려면 가정이 가장 화목해야하고
돈도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있어서
그런것 때문에 문제 생기지 않는거 아닌가요?
왜이렇게 부모님이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명예에 집착하실까요?
의사가 되길 바라시는 것도
명예랑 돈 잘벌어서 떵떵거리며 살 수 있고
그 가족들은 아플 때 훨씬 유리하니까 좋다고 하시는데
그럼 본인의 삶은요?
제가 원하지 않는 그런 길로 가서
만약 의사가 되게 된다면
전 정말 행복할 수 있을까요?
부모님은 항상 제가 진로를 결정할때
부모님과 먼저 상의하라고 하시면서
막상 말하면 저를 한심한 애 취급합니다
하...
저 정말............어떻게해야할까요
첫댓글 님... 차마 댓글을 안 달수 없어서 답니다. 보니까 저희 학교 후배인거 같은데 제 경험이랑 정말 비슷하시네요.
저 역시도 서울 유명 외고를 나와서.. ^^ 부모님의 기대를 한껏 받으며 서울대를 진학하기를 꿈꾸다가 수능에서 한 과목이 그야말로 낙오되서.. K대 생명과학대학을 진학하게 되었죠.
그 때 제가 수능으로 인한 실패감과 절망감때문에 약대나 의전을 들어가기 위해 또 경쟁하는 거에 대해 정말로 너무나도 두려워서 전혀 관련없는 과를 들어가 새로운 길을 개척해보려 했죠.. 그때 부모님이 그래도 마지막으로 약대를 가는게 좋지 않겠냐 말씀하셔서 결국 부모님의 긴 설득 끝에 저 역시도 생명과학대학을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도 학교 처음에 정말 다니기 싫었습니다 주변에 서울대 간 아이들이 그냥 학교 얘기만 해도 짜증났구요 1학기 초반에는 정말 열등감에 젖어 살았었네요... 근데 점점 동기들과 친해지고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게 되면서 저도 학교가 너무 좋아져 정말 열심히 놀았습니다;;; 1학년 학점이 그래서 엉망이었죠 ㅋㅋ
저 역시도 부모님께서 강력하게 의전을 주장하셨는데 제가 의대랑 적성이 정말로 안 맞습니다 원래 막연하게 가면 잘 하겠지 생각했는데 쥐 삶고 뼈 발라내는 실험 하다 울었습니다 ㅡㅡ;; 그래서 의대는 절대 안되겠다 생각하니까 부모님께서 다시 한 번 약대라는 카드를 꺼내시더군여..
솔직히 학점 개판이지 딱히 할 거는 없지.. 그래서 그냥 막무가내 마음으로 약대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당.. 그때 2학년 1학기 때 갑자기 동기들과도 많이 못 놀고 약학대학을 준비하기로 결국 결정하면서 정말 많이 힘들었습니다.. 우울증이랑 잔병치레 때문에 학원도 몇달동안 빠졌구요.. 그때 정말 제 진로에 대해 많은 걸 생각했던 시기입니다 그때 그냥 집 밖을 안나갔어요;
그러고 나서.. 당연히 피트 성적이 부모님께서 만족하실만한 성적이 절대 나왔을리가 없죠..; 그래서 원서를 쓰려고 할 때 부모님과 정말 많은 충돌이 있었습니다 제가 조금 낮은 약학대학을 쓰려고 했을 때 부모님께서는 너가 거기 가서 잘 할 수 있겠느냐,
너가 거기 가면 그냥 인생 끝이다, 그나마 공부 빼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니가 낮은 대학을 가서 뭘 하겠느냐? 심지어는 수능 실패해서 K대 갔으면 약대라도 높은 곳 가야될 게 아니냐 등등..
그리고 글쓴님과 비슷하게 너는 왜 이렇게 꿈이 없냐 왜 이렇게 통이 작냐 ㅋㅋ
그래서 제가 그냥 폭발했죠 이제까지는 정말 참고 살았거든요. 그래서 그날 정말 펑펑 울면서 아빠는 왜 맨날 나한테 칭찬은 안하고 더 잘하기만을 요구하냐, 아빠의 행복이지 그게 내 행복이냐 나는 그냥 내 취미생활 즐길 직업이랑 돈만 있으면 되는 거라고 아빠가 뭘 아냐고.. 정말 처음의 반항이었네요.. 그래서 그런지 아버지가 정말 엄청나게 충격받으셨나봅니당
아버지가 저녁에 나가셔서 새벽까지 안들어오시더라구요.. 그 다음날까지 말도 안했습니다.
근데 그날에.. 아버지께서 그러시더라구요 아빠가 다 너가 잘되라는 마음에서 하는 건데.. 너가 능력이 너무 많은데 너가 너를 너무 과소평가하고 능력을 쓰지 않으려 하니까 안타까운 마음에 그런거라고 제가 울어서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그러시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아버지의 마음을 많이 이해하게 됫구용.. 아마 글쓴님의 부모님 마음도 이런 게 아닐까요??
물론 글쓴님 입장에서는 정말 짜증나고 안타까운 일이죠, 저 역시도 너무 그랬구요.. 근데 부모님과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보니 잘못된 표현 방식 밑에 감추어진 애정이 있으시더라구요
제가 너무 장황하게 쓴 거 같은데;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정말로 진지하게 부모님께 대화를 요구해보라는 겁니다 부모님께서는 분명히 글쓴님을 사랑하시지만.. 제가 보기에 부모님의 표현 방식이 잘못되었다구 생각하거든요.. 너무 제 이야기 같아서 이렇게 구구절절 썻는뎅..^^;; 쨋든 모든 일이든 소통이 중요합니다 특히나 약사같이 취향타는 직업은 더욱 그렇구요.
그러니까 일단 부모님과 정말 진지하게 대화를 해 보시고.. 이제 자신도 대학생이니까 자기를 믿으라고 설득해보세용.. 자식 이기는 부모 없습니다 힘내세요^^
긴 댓글 정말 감사해요 ㅠㅠ 정말 읽으면서 많이 공감했어요...
근데 저희 부모님은.. 뭔가 제가 여러번 말하고 아무리 설득하고 화를내고 울어도 냉정하십니다ㅠㅠㅠㅠ
부모님 마음은 잘 알아요
이만큼 해왔으니까 더 잘해주길 바라시는 거겠죠
근데 누가 약대가 무조건 좋은거라고 하나요ㅠ
부모님은 아무런 제대로 된 정보도 없이
그냥 막연하게 약대가 좋은거라고 그렇게 말씀하시는데
제 얘기는 아예 귀를 닫고 들으려고도 하지 않으십니다ㅠㅠㅠㅠ
하........미치겟어요
그래서 지금 약대 하시나요,,,?
네 2회 시험 쳤구여 하나는 결국 제가 넣고 싶은 곳 넣고 나머지 하나는 부모님께서 원하시는 곳 넣엇습니당.. ㅋㅋ 저도 약대시험 준비하면서 약사라는 직업에 대해 많이 고민햇엇구여 특히 자소서 쓸때 여러가지 정보를 찾으면서 단순히 약만 싸는 직업이 아닌 여러가지 길이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 맘을 정하게 됬어요 ㅋㅋ
그리고 부모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이유는 부모님께서 여러가지 사회생활을 하시면서 판단한 결과겠죠 ㅋㅋ 저희 아버지도 원래 대기업 다니시다가 그거 안좋은 면만 잔뜩 보셔서 저한테 무조건 전문직 하라고 하시는 겁니다 아마 이거랑 비슷한 이유겠죠 ㅋㅋㅋ 제가 글쓴님한테 가장 부탁드리고 싶은 점은 정말로
자기가 원하는 게 뭔지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지라는 겁니다 제가 대학 와서 정말 후회한거 그냥 목표없이 산 거 그리고 꿈이 뭔지 확실히 정하지도 못하고 온 거.. 정말 뒤돌아보면 매우 후회되요 ㅜㅜ 그래서 맨날 대학물어보는 후배들한테도 꼭 뭐 하고싶은지 제발 좀 생각하고 오라고 말합니다.. 글쓴님도 이제 어린 나이가 아니시잖아용 ㅎㅎ 이제 자기 적성과 진로에 대해 정말로 생각해 볼 시기라고 생각해요 솔직히 약사에 대해 정보가 많이 없는 건 글쓴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알아보면 개국약사가 제일 많긴 하더라도 정말 다양한 약사가 있고 또 다양한 직업이 있는 걸 아실거에요~ 그냥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각하는
판검사 의사 약사.. 이런 거에 얽매이시지 마시고 정말 자유롭게 자기 적성 흥미 선택하셨으면 좋겠어요 타이틀만 따러 와서 망하는 친구들 많이 봤기 때문에.. 교수님과의 진로상담이라던가 여러 어른들의 의견도 많이 들어보세요 부모님께도 왜 약사를 하면 좋겠는지 말씀드려 보시구요 어른들의 의견 무시할게 못되요 물론 제일 중요한건 님의 선택이지만용.. ^^ 꼭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랄게요 대신 한번 정하시면 어떤 것이 되었든지 정말 열심히 하시길 바랍니다@
하....근데 약대 가는게 무조건 싫다는 건 아닌데......
이것만이 길인가 싶기도 하고..
더 나은 선택이 있을 수도 있는건데..
그리고 하려면 당장 1월부터는 시작해야하는데
그게 겨우 하루이틀 뒤잖아요........
맘에 확신도 없이 시작하면 돈이랑 시간만 가져다가 버리는거 아닌지ㅠㅠ
ㅜㅜ 제가 그랬습니다.. 그냥 2학년 1학기 메가엠디에 쌩돈 갖다 바쳤죠........ ㅜㅜㅜㅜㅜㅜㅜㅜㅜ 정작 피트 공부 하면서 아 이 길이 맞나 수십번 고민햇거여.. ㅜㅜㅜㅜ 학원도 안나가고.. ㅜㅜㅜ 그니까 글쓴님은 꼭 이런 거 피하시라는 겁니다 그래서 더 안타까운 마음에 얘기하는 것이구여 ㅜㅜㅜㅜ 일단 정말 약대를 가야겠다 싶으면 정말 미친듯이 맘 잡고 하시는게 제일 좋아요 아니면 나중에 3월 5월 가서 다 빠져요...ㅜㅜ 지금 혼란스러운 마음 이해가 가지만 정말 중요한건 자신에게 당위성에 대해 납득시키는 거에요.. 이렇게 많이 고민해도 결국 답을 내리는 건 자기 자신이에요 정말 뼈저리게 느꼈지만; ㅜ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이유던 PEET 시험을 치신다고 하실거면 정말 그것만 생각하세요 어차피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에여..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도 있잖아요 사람이 모든 길을 갈 수는 없는거에요 대신 어떤 길을 가려고 선택했다면 그 길에 대해 무엇이 나오든 자기가 책임을 져야겠죵.. 여기서 망설이는 동안 시간은 더욱 더 흘러가요 모두 다 자기 미래에 대해 불안한 건 마찬가지지만.. 이제는 한 길을 선택하는 시기가 왔다고 봄이 좋지 않을까요 ㅋㅋ
ㅠㅠㅠ하... 정말 저도 한번쯤 다 생각해본 거지만 다시 들으니까 감회가 새롭네요.....ㅠㅠ
한번.....중간에 아니면 돌아서더라도...
일단은 한번 해봐야겠어요
하다보면 좋아질 수도 있는거겠죠,,,,,,,?
감사합니다ㅠㅠㅠ정말
당연하죠 ㅎㅎㅎㅎ 대신 하기로 결정한 이상 정말 열심히 하셔야되용 ㅎㅎㅎ 화이팅이에여 약사님 중에 대학원을 미술사 전공으로 가신 분도 계세요 ㅋㅋㅋ 자기가 하고 싶은 일 열정만 있으면 언제라도 맘껏 할 수 있어요 화이팅!!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저도 하다가 지치면 그만두고 다른 나라에 가서 공부하거나 여행다니고 싶어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ㅠㅠ 지금은 모든 답변이 힘이 되네요......
아 그리고 혹시 시간 되시면 야콥 하인의 '옌젠 씨 하차하다'란 책이 있는데 그거 한번 읽어보세요 ㅋㅋ 걍 간단한 소설인데도 지금 같은 상황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거에용.. ㅋㅋ
20대입니다 주관을 가지고 부모님을 설득하시길
타의든, 합리화시킨 자의든 원하는 일이 아닌 길을 가면 수없이 부딪히는 벽앞에 번번히 무너지고 맙니다. 그 시간들이 결코 '감당할만하다'라고 말할 순 없는 거예요. 이 일이 나를 즐겁게 해줄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보세요. 내가 어떤 목적을 위해 하고 싶은 일을 참고, 하기 싫어도 해야하는 일을 억지로라도 할 수있는 성격인지도 중요해요. 나이가 어리시니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나의 인생이고 나의 청춘입니다. 사실, 나이가 많아지면서 그러한 기회조차 적어지는게 사실이니까요. 비슷한 경험을 하고 계신분들이 많네요. 저 역시 위로받고 갑니다. 힘내세요^^
하여튼 부모들이 문제야.... 자식으로 자기욕심이나 채우려고 그냥 자기 살고 싶은데로 사는거지....
222222 솔직히 저는 외동딸이라 부모님 기대 엄청 받는데 부담스러워 미치겠어요 ㅠㅠㅠ
공감가는 내용이 많네요...저만 그런게 아니라 다른분들도 다 이런 고민이 있으시구나ㅠㅠ좋은 글 읽고 갑니다!
여기 댓글들 다 주옥같네요.. 너무 잘 읽다가요 많이 공감이되고 큰 힘이되네요
우리가 이렇게 정신적으로 가끔은 육체적으로 고통받는건 우리가 원하는 '행복하고 경제적으로 부족함 없이 <평범하게> 살기 위해서'인 것 같아요. 고통없이 평범하게 살기 위해서 이렇게 열심히들 살아가는거죠.. 우리 모두 힘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