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로점설(紅爐點雪)
벌겋게 단 화로 위의 한 송이 눈이라는 뜻으로, 뜨거운 불길 위에 한 점 눈을 뿌리면 순식간에 녹듯이 사욕이나 의혹이 일시에 꺼져 없어지고 마음이 탁 트여 맑음을 일컫는 말이다. 또는 크나큰 일에 작은 힘이 조금도 보람이 없음을 이르는 말이다.
紅 : 붉을 홍(糸/3)
爐 : 화로 로(火/16)
點 : 점 점(黑/5)
雪 : 눈 설(雨/3)
(유의어)
배수거신(杯水車薪)
배수구거(杯水救車)
배수여신(杯水輿薪)
이란격석(以卵擊石)
이란투석(以卵投石)
한강투석(漢江投石)
홍로일점설(紅爐一點雪)
홍로상일점설(紅爐上一點雪)
출전 :
벽암록(碧岩錄)
주자어류(朱子語類)
눈은 포근하다. 번잡하고 사악한 세상을 포근히 감싼다. 황막한 벌판을 하얗게 덮도록, 앙상한 앞산을 고이 덮어주기를 시인은 원한다. 모두에게 그렇지는 않다. 연일 눈이 날리고 쌓여 사방이 막히면 제설(除雪)하는 사람은 죽어난다. 그 위에 서리까지 치면 설상가상(雪上加霜)이다.
그래도 눈은 약하다. 북풍한설도 봄이 되면 눈 녹듯 사라진다. 불로 벌겋게 달아오른 화로(紅爐)에 한 송이의 눈(點雪)을 얹으면 순식간에 녹는다. 시의 한 구절같이 멋진 비유인 만큼 나타내는 뜻도 다양하다. 사욕이나 의혹이 일시에 사라지는 것을 말하거나 도를 깨달아 미몽에서 깨어나는 것에서 큰 힘 앞에 맥을 못 추는 사소한 일을 가리키기도 한다.
다양한 의미인 만큼 가장 먼저 사용된 곳이 명확하지 않은 채 여러 곳에서 인용됐다.
먼저 1125년 완성된 선종(禪宗)의 불서 '벽암록(碧岩錄)' 69칙에서는 아무런 자취를 남기지 않는 자유자재의 경지를 나타냈다. "망념 망상의 가시 숲을 헤치고 나온 선승은 무슨 짓을 하건 자취를 남기지 않고 움직인다(透荊棘林 衲僧家 如紅爐上一點雪 / 투형극림 납승가 여홍로상일점설)."
주자(朱子)와 문인 사이에 행해진 문답의 기록 '주자어류(朱子語類)'엔 안자(顔子)의 사욕을 멀리하는 것을 이렇게 표현했다. "안자의 극기는 마치 붉은 화로 위에 한 점 눈이 떨어진 것과 같다(顔子克己 如紅爐上一點雪/ 안자극기 여홍로상일점설)."
이처럼 딱딱한 출처 말고 멋진 용례로 우리의 고전에도 자주 나타난다. 서산대사(西山大師)가 승병장을 마치고 70명의 제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입적하면서 임종게(臨終偈: 고승들이 입적할 때 수행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후인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말이나 글)를 남겼다. 죽음은 뜬 구름이 사라지는 것(死也一片浮雲滅)이라고 말한 대사인 만큼 의미심장하다.
서산대사(西山大師) 휴정(休靜)이
임진왜란 의병생활을 마친 후 돌아온 것이 69세, 그후 85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줄곧 묘향산 원적암(圓寂庵)에 칩거하였다. 그의 임종은 참으로 선사다웠는데 제자 70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 거울을 들여다 보다가 빙그레 웃으며 한마디 하였다.
八十年前渠是我(팔십년전거시아)
八十年後我是渠(팔십년후아시거)
팔십 년 전에는 네가 나였는데
팔십 년 후에는 내가 너로구나.
그러고 나서 운명하기 직전에 최후로
다음과 같은 임종게(臨終偈)를 읊었다.
生也一片浮雲起(생야일편부운기)
死也一片浮雲滅(사야일편부운멸)
浮雲自體本無實(부운자체본무실)
生死去來亦如然(생사거래역여연)
나는 것은 한 조각 구름이 인 듯하고
죽는 것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지는 것
뜬 구름 자체는 본래 자체가 실이 없나니
죽고 사는 것도 역시 이와 같도다
千計萬思量(천계만사량)
紅爐一點雪(홍로일점설)
泥牛水上行(이우수상행)
大地虛空裂(대지허공렬)
천 가지 계획과 만 가지 생각이
불타는 화로 위의 한 점 눈(雪)이로다
논갈이 소가 물 위로 걸어가니
대지와 허공이 갈라지는구나
진흙으로 빚은 소가 니우(泥牛)인데 니우입해(泥牛入海)라 하면 한 번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의미다. 대사는 마지막 임종게(臨終偈)를 읊고 나서 많은 제자들이 지켜보는 앞에 가부좌(跏趺座)를 하고 앉아 조용히 잠들듯이 입적(入寂)하였다고 한다.
홍로일점설(紅爐一點雪)이라 해도 같은 뜻의 이 성어는 도를 깨달아 앞이 훤히 틔는 상태를 말하는 큰 뜻 외에 거센 불길 앞에서는 한 송이 눈이 미약하여 속수무책인 양면성이 있다. 설니홍조(雪泥鴻爪)라고 같은 눈이 나오는 말이 있다.
눈이나 진흙 위에 난 기러기의 발자국이란 의미인데 이것은 녹으면 곧 사라지는 인생의 무상이다. 모든 의혹을 밝혀 앞날이 창창한 대로만 남았어도 그 또한 변하면 어찌될지 모르는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 오늘의 힘이 언제까지나 지속되지 않는 것 또한 당연하니 말이다.
▶️ 紅(붉을 홍, 상복 공)은 ❶형성문자로 红(홍)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실타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工(공)으로 이루어졌다. 옷감, 천의 赤白色(적백색)인 것, 연한 적색(赤色) 등이 전(轉)하여, 그 색을 물들이는 풀의 이름 또는 단순히 적색(赤色)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紅자는 '붉다'나 '번창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紅자는 糸(가는 실 사)자와 工(장인 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工자는 '장인'이나 '만들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紅자는 붉은색으로 염색한 실을 뜻하는 글자이다. 고대에는 실을 염색해 다양한 무늬와 색을 입힌 옷을 입었다. 紅자는 그중에서도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인 '붉은색'을 입힌 실을 뜻한다. 紅자에 쓰인 工자는 '공, 홍'으로의 발음 역할을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공(加工)'이라는 의미도 함께 전달하고 있다. 왜냐하면, 실에 색을 입히기 위해서는 장인의 기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紅(홍, 공)은 홍색(紅色)의 뜻으로 ①붉다 ②빨개지다, 붉히다 ③번창하다 ④운이 좋다 ⑤순조롭다 ⑥성공적이다 ⑦잘 익다, 여물다 ⑧붉은빛 ⑨주홍, 다홍 ⑩연지(臙脂: 입술이나 뺨에 찍는 붉은 빛깔의 염료) ⑪이윤(利潤) ⑫털여뀌(마디풀과의 한해살이풀) 그리고 ⓐ상복(上服: 윗옷. 위에 입는 옷)(공) ⓑ일, 베짜는 일(공)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붉을 단(丹), 붉을 주(朱), 붉을 적(赤)이다. 용례로는 얼굴과 몸에 좁쌀 같은 발진이 돋으면서 앓는 어린이의 돌림병을 홍역(紅疫), 차나무의 잎을 발효시켜 녹색을 빼내고 말린 찻감을 홍차(紅茶), 아프리카 대륙과 아라비아 반도 사이에 있는 좁고 긴 바다를 홍해(紅海), 다홍빛 치마를 홍상(紅裳), 붉고 윤색이 나는 얼굴을 홍안(紅顔), 뺨에 붉은빛이 드러남을 홍조(紅潮), 수삼을 쪄서 말린 불그레한 빛깔의 인삼을 홍삼(紅蔘), 바람이 불어 햇빛에 벌겋게 일어나는 티끌을 홍진(紅塵), 붉은 연꽃을 홍련(紅蓮), 붉은 잎으로 붉게 물든 단풍잎을 홍엽(紅葉), 붉은 빛깔의 옥을 홍옥(紅玉), 철이나 알루미늄이 많이 들어 있는 붉은빛 흙을 홍토(紅土), 겉에 붉은 칠을 발라 간 토기를 홍도(紅陶), 물렁하게 잘 익은 감을 홍시(紅柹), 붉은 옷을 입은 어린아이를 홍동(紅童), 껍질 빛이 검붉은 팥을 홍두(紅豆), 붉은 등불을 홍등(紅燈), 붉은 빛깔의 머리털을 홍모(紅毛), 흰빛이 섞인 붉은빛을 분홍(粉紅), 붉은빛과 누른빛의 중간으로 붉은 쪽에 가까운 빛깔을 주홍(朱紅), 귤피의 안쪽에 있는 흰 부분을 벗겨낸 껍질을 귤홍(橘紅), 짙은 붉은빛을 농홍(濃紅), 매우 짙게 붉은 물감을 북홍(北紅), 얼굴빛이 붉어짐을 통홍(通紅), 푸른 잎 가운데 한 송이의 꽃이 피어 있다는 뜻으로 여럿 속에서 오직 하나 이채를 띠는 것 또는 많은 남자들 사이에 끼어 있는 오직 하나 뿐인 여자를 이르는 말을 홍일점(紅一點), 머리털이 붉은 사람이란 뜻으로 서양 사람을 경멸하여 일컫던 말을 홍모인(紅毛人), 제사 때 제물을 차려 놓는 차례로 붉은 과실은 동쪽에 흰 과실은 서쪽에 차리는 격식을 이르는 말을 홍동백서(紅東白西),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뜻으로 같은 조건이라면 좀 더 낫고 편리한 것을 택한다를 이르는 말을 동가홍상(同價紅裳), 열흘 붉은 꽃이 없다는 뜻으로 한 번 성한 것이 얼마 못 가서 반드시 쇠하여 짐을 이르는 말 또는 권세나 세력의 성함이 오래 가지 않는다를 이르는 말을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뜨거운 불길 위에 한 점 눈을 뿌리면 순식간에 녹듯이 사욕이나 의혹이 일시에 꺼져 없어지고 마음이 탁 트여 맑음을 일컫는 말 또는 크나큰 일에 작은 힘이 조금도 보람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홍로점설(紅爐點雪), 푸른 버들은 푸르고 꽃은 붉다는 뜻으로 자연의 모습 그대로 사람의 손을 더 하지 않는 것 또는 봄철의 경치를 말할 때 흔히 이르는 말을 유록화홍(柳綠花紅), 단풍이 들어 온 산의 나뭇잎이 붉게 물들어 있는 모양을 이르는 말을 만산홍엽(滿山紅葉), 연두 저고리에 다홍치마라는 뜻으로 곱게 차려 입은 젊은 아가씨의 옷차림을 이르는 말을 녹의홍상(綠衣紅裳), 꽃은 붉고 버들은 푸르다는 뜻으로 인공을 가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를 이르는 말을 화홍유록(花紅柳錄) 등에 쓰인다.
▶️ 爐(화로 로/노)는 ❶형성문자로 鑪(로)와 동자(同字), 炉(로)는 통자(通字), 炉(로)는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불화(火=灬; 불꽃)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모으다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盧(로)로 이루어졌다. 불을 모아 두는 곳의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爐자는 '화로'나 '향로'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爐자는 火(불 화)자와 盧(밥그릇 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盧자는 제사를 지낼 때 불을 지피는 용도로 사용하던 화로를 그린 것으로 호랑이 무늬가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이전에는 盧자가 '화로'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하지만 후에 盧자가 나라 이름이나 성씨로 쓰이게 되면서 소전에서는 여기에 金(쇠 금)자를 더한 鑪(화로 로)자가 '화로'를 뜻하게 되었다. 화로의 재질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金자가 아닌 火자를 넣은 爐자가 만들어지면서 '화로'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爐(로)는 ①화로(火爐: 숯불을 담아 놓는 그릇) ②향로(香爐: 향을 피우는 자그마한 화로) ③불을 피우게 하는 기구 ④풀무(불을 피울 때에 바람을 일으키는 기구) ⑤목로(木壚: 술잔을 놓기 위해 널빤지로 좁고 기다랗게 만든 상) ⑥뙤약볕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화로나 난로가 놓여 있는 주변을 노변(爐邊), 화로나 가마의 재를 노회(爐灰), 오리 모양으로 만든 향로를 노압(爐鴨), 대장간 또는 대장장이를 노호(爐戶), 화롯불을 노화(爐火), 열을 이용하기 위하여 불을 담아 두는 그릇을 화로(火爐), 이불 속에 넣는 화로를 각로(脚爐), 차를 달이는 데에 쓰는 화로를 다로(茶爐), 향을 피우는 데 쓰는 자그마한 화로를 향로(香爐), 높다란 용광로를 고로(高爐), 작은 가마를 소로(小爐), 몸이나 방안을 덥게 하는 난방 기구를 난로(暖爐), 방안의 벽에다 아궁이를 내고 굴뚝에 벽 속으로 통하게 한 난로를 벽로(壁爐), 빨갛게 달아오른 화로를 홍로(紅爐), 횃불을 붙이는 불을 담아 놓은 화로를 봉로(烽爐), 담뱃불을 붙이는 데 쓰는 주발만 한 화로를 연로(煙爐), 산불이 번져 옴을 막기 위하여 나뭇갓의 가장자리에 불을 놓아 앞질러 태우는 일을 희로(熂爐), 금속 광석을 녹여 제련하기 위한 가마를 용광로(鎔鑛爐), 경수를 감속재와 냉각재로 쓰는 동력용 원자로를 경수로(輕水爐), 상 위에 놓고 열구자를 끓이는 그릇을 신선로(神仙爐), 금속을 고온으로 녹일 때에 사용하는 가마를 용해로(溶解爐), 화롯가에 둘러 앉아서 서로 한가롭게 주고받는 이야기를 이르는 말을 노변정담(爐邊情談), 뜨거운 불길 위에 한 점 눈을 뿌리면 순식간에 녹듯이 사욕이나 의혹이 일시에 꺼져 없어지고 마음이 탁 트여 맑음을 일컫는 말 또는 크나큰 일에 작은 힘이 조금도 보람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홍로점설(紅爐點雪), 여름의 화로와 겨울의 부채라는 뜻으로 아무 소용없는 말이나 재주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 또는 철에 맞지 않거나 쓸모없는 사물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하로동선(夏爐冬扇) 등에 쓰인다.
▶️ 點(점 점, 시들 다)은 ❶형성문자로 奌(점, 다), 点(점, 다)은 통자(通字), 点(점, 다)은 간자(簡字)이다. 음(音)을 나타내는 占(점)은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 일, 黑(흑)은 검은색의 뜻으로 點은 검고 작은 표, 틀린 글자 따위를 검게 칠하는 일, 또 더럽히는 일, 나중에 표를 하다, 불을 붙이다 따위 여러 가지 뜻으로 쓰인다. ❷회의문자로 點자는 '점'이나 '얼룩', '불붙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點자는 黑(검을 흑)자와 占(점치다 점)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占자는 거북의 배딱지(腹甲)에 나온 점괘를 그린 것이다. 點자는 본래 ‘불붙이다’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아궁이에 불을 붙이기 위해서는 불쏘시개가 필요했었을 것이다. 그래서 點자에 쓰인 占자는 발음 외에도 불쏘시개 모양을 표현하고 있다. 點자는 때로는 '점'이나 '얼룩'이라는 뜻으로도 쓰이는데, 이는 재가 날려 얼룩이 묻거나 구멍이 났다는 뜻이다. 그래서 點(점, 다)은 (1)작고 둥글게 찍는 표 (2)사람의 살갗이나 짐승의 철 또는 피륙 따위에 있는 빛깔이 다른 둥근 얼룩 (3)유우클릿의 기하학(幾何學)에서 주어지는 기본 개념의 하나 길이, 너비, 두께도 없이 위치만 있는 것 (4)어느 속성이나 측면의 개별적인 부분이나 요소 등의 뜻으로 ①점(點: 작고 둥글게 찍은 표) ②흠, 얼룩 ③물방울 ④권점(圈點: 후보자의 이름 아래에 둥근 점을 찍던 일) ⑤측면(側面) ⑥시간(時間) 단위 ⑦점찍다 ⑧고치다 ⑨불 붙이다, 켜다 ⑩점철하다 ⑪지시하다 ⑫조사하다, 검사하다 ⑬징집하다, 징발하다 ⑭가리키다 ⑮끄덕거리다 ⑯따르다 ⑰더럽히다, 욕되다 ⑱떨어지다, 떨어뜨리다 ⑲붓다(살가죽이나 어떤 기관이 부풀어 오르다) 그리고 ⓐ풀잎이 시들다(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낱낱이 검사함을 점검(點檢), 점의 수효 또는 성적을 나타내는 숫자를 점수(點數), 낮에 끼니로 먹는 음식을 점심(點心), 여기저기 흩어진 것들이 서로 이어짐 또는 그것들을 이음을 점철(點綴), 등심지에 불을 켜 당김이나 등에 불을 켬을 점등(點燈), 불을 켬을 점화(點火), 시각장애자가 손가락으로 더듬어 읽게 만든 부호 글자를 점자(點字), 많은 점을 줄지어 찍어서 이루어진 선을 점선(點線), 등불을 켰다 껐다 함을 점멸(點滅), 명부에 일일이 점을 찍어 가면서 사람의 수효를 조사하는 일을 점고(點考), 여기저기 점점이 흩어져 있음을 점재(點在), 멀리 점점이 이룬 경치를 점경(點景), 평점을 붙임을 점부(點附), 하나씩 자세히 조사함을 점사(點査), 관심과 흥미가 집중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을 초점(焦點), 시간의 흐름 위의 어떤 한 점을 시점(時點), 비거나 허술한 부분을 허점(虛點), 서로 다투는 중요한 점을 쟁점(爭點), 곡선 또는 곡면과 접선과의 공유점을 접점(接點), 좋은 점으로 보다 뛰어난 점을 장점(長點), 사물을 관찰하거나 고찰할 때 그것을 보거나 생각하는 각도를 관점(觀點), 점수를 매김을 채점(採點), 가장 중요한 점을 요점(要點), 활동의 발판이 되는 점을 거점(據點), 처마의 빗방울이 돌을 뚫는다는 뜻으로 작은 힘이라도 그것이 거듭되면 예상하지 못했던 큰 일을 해냄을 이르는 말을 점적천석(點滴穿石), 쇳덩이를 다루어 황금을 만든다는 뜻으로 나쁜 것을 고쳐서 좋은 것으로 만듦의 비유 또는 옛사람의 글을 활용하여 글을 지음을 이르는 말을 점철성금(點鐵成金), 푸른 잎 가운데 한 송이의 꽃이 피어 있다는 뜻으로 여럿 속에서 오직 하나 이채를 띠는 것 또는 많은 남자들 사이에 끼어 있는 오직 하나 뿐인 여자를 이르는 말을 홍일점(紅一點), 많은 여자 사이에 있는 한 사람의 남자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청일점(靑一點), 뜨거운 불길 위에 한 점 눈을 뿌리면 순식간에 녹듯이 사욕이나 의혹이 일시에 꺼져 없어지고 마음이 탁 트여 맑음을 일컫는 말을 홍로점설(紅爐點雪), 용문 아래에 모인 물고기가 뛰어오르면 용이 되고, 오르지 못하면 이마에 상처만 입게 된다는 뜻으로 과거에 낙방한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용문점액(龍門點額), 장승요가 벽에 그린 용에 눈동자를 그려 넣은 즉시 용이 하늘로 올라갔다라는 뜻으로 가장 요긴한 부분을 마치어 완성시키다라는 뜻을 이르는 말을 화룡점정(畵龍點睛), 글자의 점 하나와 획 하나라는 뜻으로 아주 작은 부분의 글이나 말 따위를 이르는 말을 일점일획(一點一劃), 문장이 썩 잘 되어서 한 점도 가필할 필요가 없을 만큼 아름다움을 이르는 말을 문불가점(文不加點), 단 하나의 자기가 낳은 자식을 일컫는 말을 일점혈육(一點血肉) 등에 쓰인다.
▶️ 雪(눈 설)은 ❶회의문자로 비(雨)가 하늘에서 얼어 내리는 하얀 눈을 빗자루(부수를 제외한 글자)로 쓴다는 뜻을 합(合)한 글자로 눈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雪자는 '눈'이나 '흰색', '고결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雪자는 雨(비 우)자와 彗(비 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彗자는 손에 빗자루를 쥐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빗자루'나 '쓸다'는 뜻이 있다. 雪자의 금문을 보면 雨자 아래로 彗자가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내린 눈을 빗자루로 쓰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눈을 표현하기 위해 재미있는 방법이 적용되었다. 그래서 본래 彗자가 적용된 䨮(눈 설)자가 쓰여야 하지만 편의상 획을 줄인 雪자가 '눈'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이외에도 雪자는 하얀 눈에서 착안 된 '고결하다'나 '씻어 버리다'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雪(눈)은 ①눈(땅 위로 떨어지는 얼음의 결정체) ②흰색 ③흰것의 비유 ④눈이 내리다 ⑤희다 ⑥고결하다 ⑦씻다 ⑧표명하다(의사나 태도를 분명하게 드러내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눈이 내리는 경치 또는 눈이 쌓인 경치를 설경(雪景), 눈이 쌓인 산을 설산(雪山), 눈이 내리는 밤을 설야(雪夜), 눈이 뒤덮여 있는 벌판을 설원(雪原), 눈이 많이 내림으로 인하여서 받는 피해를 설해(雪害), 굵게 엉겨 꽃송이 같이 보이는 눈을 설화(雪花), 상대를 이김으로써 지난번 패배의 부끄러움을 씻고 명예를 되찾는 것을 설욕(雪辱), 부끄러움을 씻음을 설치(雪恥), 맛이 달고 물에 잘 녹는 무색의 결정을 설탕(雪糖), 세차게 내리는 눈을 강설(强雪), 많이 오는 눈을 대설(大雪), 적게 오는 눈을 소설(小雪), 많이 오는 눈을 장설(壯雪), 갑자기 많이 내리는 눈을 폭설(暴雪), 고생하면서도 부지런하고 꾸준하게 학문을 닦음을 가리키는 말을 형설(螢雪), 얼음과 눈을 아울러 이르는 말로 본디부터 타고난 마음씨가 결백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빙설(氷雪), 봄철에 오는 눈을 춘설(春雪), 부끄러움 따위를 씻어 버림을 세설(洗雪), 눈 위에 또 서리가 내린다는 뜻으로 어려운 일이 겹침을 이름 또는 환난이 거듭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설상가상(雪上加霜), 눈처럼 흰 살결과 꽃처럼 고운 얼굴이란 뜻으로 미인의 용모를 일컫는 말을 설부화용(雪膚花容), 기러기가 눈이 녹은 진창 위에 남긴 발톱 자국이라는 뜻으로 얼마 안 가서 그 자국이 지워지고 또 기러기가 날아간 방향을 알 수 없다는 데서 흔적이 남지 않거나 간 곳을 모른다는 말을 설니홍조(雪泥鴻爪), 매화를 달리 이르는 말을 설중군자(雪中君子), 눈 속의 송백이라는 뜻으로 소나무와 잣나무는 눈 속에서도 그 색이 변치 않는다 하여 절조가 굳은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설중송백(雪中松柏), 눈 속에 있는 사람에게 땔감을 보내준다는 뜻으로 급히 필요할 때 필요한 도움을 줌을 이르는 말을 설중송탄(雪中送炭), 반딧불과 눈빛으로 이룬 공이라는 뜻으로 가난을 이겨내며 반딧불과 눈빛으로 글을 읽어가며 고생 속에서 공부하여 이룬 공을 일컫는 말을 형설지공(螢雪之功), 눈 빛에 비쳐 책을 읽는다는 뜻으로 가난을 무릅쓰고 학문함을 이르는 말을 영설독서(映雪讀書), 얼음이 얼고 찬 눈이 내린다는 뜻으로 심한 추위를 이르는 말을 동빙한설(凍氷寒雪), 정씨 문 앞에 서서 눈을 맞는다는 뜻으로 제자가 스승을 존경함을 이르는 말을 정문입설(程門立雪)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