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리는 이안과 헤어진 후 한참을 걸어 지하철역에 다다러 지하철역 가로등 앞에 세워져 있던 오토바이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
어디로 가는 길인 건지 오토바이는 도심을 벗어나 인적이 드문 공장 단지를 향해 가고 있었다 차가운 밤 공기를 맞으며 달리는 혜리는 얼굴에 부서져 닿는 바람에 기분이 좋은 듯 잠시 눈을 감으며 이 시원함을 만끽 했다
한참을 달려 어딘가 도착하자 오토바이는 멈춰 섰고 조명 하나 없고 인적 한명 보이지 않는 폐 공장 앞이었다 혜리는 익숙하게 그 폐 공장 문을 열었고 끼이익 하는 굉음을 내며 철컥 문이 열렸고 그 공장 안에는 아무 것도 그 누구의 흔적도 없는 그래서 으스스한 모습이었다 몇 미터 정도 들어갔을까 한 엘레베이터 앞에 다다렀고 사용하지 않는 고장난 엘레베이터 앞에서 혜리는 익숙하게 손목에 차고 있는 시계를 버튼 앞에 갖다 대었고 이내 지~이잉~ 하는 소리와 함께 엘레베이터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엘레베이터에 탑승하고 버튼을 누르자 문이 닫히고 지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몇분이 흘러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자 환한 조명과 함께 최첨단 연구소가 눈 앞에 펼쳐졌다
혜리가 자동문을 통과하자 검식 시스템이 작동 되어 메세지가 울려 퍼졌다 "나혜리 이동 승인”
그 소리에 키가 훤칠한 근육질의 남자가 혜리 앞으로 다가왔고 혜리에게 말했다 "이제 와?” "응 삼촌!” 혜리는 어깨에 메고 있던 금빛 화살을 무기고에 내려 놓고 몸에 착용하고 있던 무기들을 벗으며 말했다
"크리스 삼촌! 트리스탄 행적은 별 조짐 없어? 요 며칠 트리스탄 수하들의 움직임이 수상한데~” "아직은 별 움직임 없어~ 그나저나 너 캡슐은 12시간마다 주입하고 있는 거지? 그렇지 않으면 넌 약해져서 힘을 쓸 수 없어.. 햇빛에 연소되고 말거야~ 명심해”
혜리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닥터 레이는?” "안 그래도 영상통화 대기 되 있어~곧 연결할 거야” "왜?" "일단 통화해 봐”
영상통화가 연결 되고 하얀 의사가운의 여자가 화면에 얼굴을 비쳤다 "안녕하세요 박사님” "혜리야~ 혹시 나영철 박사님의 연구 논문자료 가지고 있지? 그거 어디 있어?” "아버지 논문자료요?” 레이 박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논문 자료요? 전 잘 몰라요~” 혜리가 잘 모른다고 대답하자 레이박사가 말했다
"혹시 홍수현 박사가 너에게 준 노트 같은 거 없었어? 잘 생각해 봐” "어머니가요?”
곰곰히 생각하던 혜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있어요~ 어머니 실종전에 저에게 맡긴 아버지 노트가 있어요 근데 그건 왜요?”
혜리의 물음에 크리스가 말했다
"트리스탄이 그 연구 자료를 찾고 있어” "트리스탄이 아버지 논문자료를 왜요?”
혜리의 물음에 레이박사가 말을 이어갔다 "너 동생 지훈이 실종 된 게 아냐”
레이 박사의 말에 혜리가 놀라서 물었다
"지훈이가 실종이 아니라구요?”
레이박사가 혜리의 반응에 잠시 말을 멈추고 잠시 생각에 잠기다 말을 이어갔다
"이 모든 사건의 시작이 지훈이로 부터 시작 된거야”
어려서는 참 착실하고 부모님 말씀에 순종하던 동생이었는데 중학교 3학년 때부터인가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술 담배를 일삼고 집엔 일주일 이상 안 들어오기 일쑤였던 동생이 어느 날인가 아예 집에 돌아오지 않고 지금까지도 실종 상태였지만 혜리도 병약한 몸으로 기관지 천식에 모든 몸의 세포를 공격하는 희귀난치성 골수염을 앓고 있었기에 부모님은 혜리의 병을 고치기 위해 백방으로 치료방법을 찾고 있었다 하루라도 골수염을 치료하는 주사를 주입하지 않으면 호홉에 관련된 근육들이 마비 되는 치명적인 병을 앓고 있어 힘겨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레이박사가 말을 이어갔다
"지훈이를 찾아다니던 나영철 박사는 지훈이가 크룰이라는 폭력 서클에 가입한 지훈이를 찾아 냈지~ 근데 안타깝게도 그 안에는 트리스탄 수하가 있었고 트리스탄이 관리해서 인간을 사냥해 뱀파이어로 변환시키는 서클 중에 하나였던 거야~”
그 말을 듣고 있던 혜리는 놀라움으로 표정이 일그러졌다 뱀파이어는 자기 하나로도 충분한데 남동생까지 뱀파이어라니~ 그것도 트리스탄의 수하라는 말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나영철 박사가 찾아갔을때 이미 뱀파이어로 변화된 아들을 마주하게 된 거지”
영철은 아들을 보았다는 소식을 듣고는 급히 차를 몰아 부산 해운대 주변 술집 골목 입구에 차를 세웠다 그리고는 미친 사람처럼 골목 골목을 돌며 지훈이를 찾기 시작했다 1시간 가까이 물어 물어 주변을 탐색한 영철은 거의 자포자기로 지칠 무렵 골목 끝 구석 사람들 인적이 드문 곳에서 남녀 여러 무리가 모여 부둥켜 안고 있는 모습을 보고 걸음을 멈추었다
끈적하고 습한 기운이 감싸고 있는 곳에서 피 비린내가 진동하고 있었다 그 모습은 흡사 사나운 맹수가 연약한 노루를 사냥하고 있는 모습들이었다 그 모습에 놀라서 영철은 몸이 굳어지는 거 같았다
그 옆에 지훈이 팔짱을 끼고 담배를 핀 채로 서 있었고 이내 영철을 보자 잠시 놀란 얼굴로 영철을 바라보았고 일시 나머지 다른 일당들도 행동을 멈추고 영철을 바라보았다
"당신이 여길 왜 와? 날 어떻게 찾았어?” "지훈아!” 영철이 지훈의 이름을 부르자 가소롭다는 듯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내 이름 부르지 마!”
옆에 있던 뱀파이어 친구들이 물었다 "누구야? 이 양반은?” "내 아버지시다! 그것도 위대한 의사 양반이시지”
영철이 어떻게든 지훈을 설득시키 보려 애써 보고자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지훈아! 집으로 돌아가자~ 너를 치료할 방법을 알아!”
그 말에 지훈은 큰 소리로 웃어댔다 "난 인간으로 돌아가고픈 맘이 없어~ 가서 잘난 누나 병이나 고쳐.. 난 지금이 너무 좋아”
옆에 있던 친구들이 낄낄 거렸다 "트리스탄은 결국 널 해칠거야” 트리스탄의 이름이 나오자 지훈의 눈매가 살짝 치켜올라가며 의아한 듯 물었다
"당신이 트리스탄을 어찌 알아? 트리스탄은 나의 영웅이야~ 내게 영원한 생명을 줬고 고통 없는 삶을 선물해 줬어~~ 그러니 그만 돌아가.. 아버지라서 봐 주는 건 여기까지니까.. 다신 찾아오지마!”
살벌한 아들의 말에 영철은 사색이 되고 온 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크리스 삼촌의 말을 전해 들은 혜리는 결국 주저 앉아 눈물을 터트렸다
"다 저 때문이에요~ 아픈 저를 간호하느라 아버지와 엄마 다 지훈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았고 아버지에게 자주 대들고 다투는 지훈이를 그때만이라도 다독여 줬어야 했는데~ 흑흑”
크리스가 혜리를 감싸 안아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너 때문이 아냐~”
레이 박사가 말을 이어갔다 "영철 박사는 인간을 보호하고 뱀파이어도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연구에 돌입했고 인간의 DNA와 뱀파이어의 DNA가 매우 흡사하다는 걸 알아냈지 다만 인간보다 빠르고 감각기관이 더 뛰어나며 무엇보다도 인간이 제일 풀어내지 못하는 숙명적인 문제 죽음에 관련된 영원히 죽지 않는 이점을 가지고 있지 하지만 그들도 단점이 있었기에 햇빛에 약하고 인간의 피를 갈구해야 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으니 박사님은 인간의 DNA와 뱀파이어의 DNA를 분자생물학 연구로 재합성해 햇빛에도 다닐 수 있고 더 이상 인간의 피를 갈구하지 않아도 되는 캡슐을 발명하게 된 거야 곧바로 나영철 박사는 트리스탄을 찾아가서 연구자료를 제시하며 협약을 체결했어 트리스탄은 바로 수긍하고 박사와 더 이상 인간을 해치지 않기로 계약을 맺었지”
크리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박사의 말을 이어갔다 "곧바로 내가 트리스탄의 무리에서 나와 나영철 박사를 도우려고 연구소에 합류하게 된 거야~ 근데 트리스탄이 계약을 맘대로 파기해 버리고 연구 자료를 이용해 인간 세상을 멸해 버리려고 한거야”
이제야 모든 게 이해간다는 듯 혜리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햇빛에도 다닐 수 있으니 낮에도 인간들을 사냥할 생각이군요”
크리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트리스탄은 그 캡슐의 장점만 이용하고 인간을 향한 피의 갈구는 멈출 수 없었던 거지!”
혜리는 일어나 책상 위에 있는 아버지 나영철 박사의 사진을 들고는 눈물을 흘렸고 그녀가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트리스탄!!! 절대 그 놈을 용서할 수가 없어요~ 죽여 버리겠어!!” 혜리의 절규가 한참 이어졌다
첫댓글 트리스탄이란 뱀파이어들의 단체인가보네요 나영철박사가 발명한 캪슐을 뱀파이어들이 좋게 받아들였으면 획기적으로 인간 수명도 엄청 늘어나서 좋기도 햇겟지만 한정된지구에 죽지는않고 계속 인구가 불어나면 그것도 재앙이 될수있을텐데요 ㅡㅡ
그래서 나영철 박사의 연구 자료가 필요한 거겠죠~ 자기들만이 생존 할 수 있는 방법을 더 연구하기 위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