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의 뼈다귀 속(虛空骨中)-향곡혜림(香谷蕙林)
허공골중석인부목(虛空骨中石人剖木) 허공의 뼈다귀 속, 돌사람이 장작 패고
대홍염리목녀급수(大紅焰裡木女汲水) 활활 타는 불길 속에 나무여자 물 긷네
수미동반노원소(須彌東畔老猿嘯) 수미산 동쪽 기슭, 늙은 잔나비 울고
해저청송학함월(海底靑松鶴銜月) 바다 밑 푸른 소나무에 학이 달을 물고 있네
*위 시는 ‘석지현’(釋智賢)님의 편저 “선시감상사전”에 실려 있는데, 참고로 석지현님은 196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1973년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였으며, 이후 인도, 네팔, 티베트, 미국, 이스라엘 등지를 수년간 방랑하였고, 편.저.역서로는 “선시”, “법구경”, “숫타니파타”, “불교를 찾아서”, “선으로 가는 길”, “벽암록”, “왕초보 불교 박사 되다”, “제일로 아파하는 마음에-관음경 강의”, “행복한 마음 휴식”, “종용록” 등 다수가 있습니다.
*향곡혜림(香谷蕙林, 1912~1978, 경북 영일군 출생)은 16세에 천성산 내원암으로 출가, 1931년 이후 운봉(雲峰) 문하에서 참선정진을 하다 어느 늦가을 바람이 창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깨달음을 얻었고, 운봉의 법을 이은 다음 각지를 두루 편력하며 납자를 제접하였고, 1958년 부산 일광에 묘관음사선원(妙觀音寺禪院)을 열자 납자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으며, 이후 20여년 동안 주로 묘관음에서 선풍을 드날리다가 부산 해운대 해운정사에서 입적하였으며, 그의 선맥은 경허(鏡虛)-혜월(慧月)-운봉(雲峰)-향곡(香谷)으로 이어집니다.
*위 시의 형식은 ‘고체시’이고, 출전은 ‘향곡선사법어집(香谷禪師法語集)’입니다.
*剖木(부목) : 장작을 패다
銜(함) : ~을 입에 물다
*위 시에는 “언어도단(言語道斷), 심행처멸(心行處滅)의 경지, 향곡의 선시 중에 최고의 걸작”이라는 주석이 달려 있습니다.
첫댓글 선문답....
참 어려운 선시에 오묘함을 느껴봅니다~~~~~~
네, 요즘 스님들과 비교하여 득도의 경지가 다르다는 느낌이 듭니다.
오늘도 즐겁고 웃는 날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