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수산업협동조합(이하 울산수협)이 지난 4월 실시한 감사 보궐선거가 금품선거로 얼룩졌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게다가 선거 유권자인 울산수협 대의원을 포함한 조합원들이 선거 직후 가진 선진지 견학 과정에서 수천만원대의 도박판까지 벌였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울산수협 조합원들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8일 울산수협 내 어촌계장 등에 따르면 울산수협은 지난 4월 22일 조합 감사 1명을 뽑는 보궐선거를 실시했는데, 3명의 후보 중 당선된 A씨가 유권자인 대의원들에게 수십만원~수백만원의 금품을 살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선거를 치룬 이틀 뒤인 24일 울산수협 대의원, 어촌계장, 임원 등 60여명이 관광버스 2대를 빌려 거제도로 선진지 견학을 떠났는데, 버스 안에서 판돈이 2,000만원이 넘는 도박판이 벌어졌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당시 버스 안에서 돈을 모두 잃은 대의원이 휴게소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찾아 다시 도박을 하는가 하면, 도박 과정에서 몸싸움까지 벌였다"며 "대부분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수천만원의 도박판을 벌인 것도 문제지만, 이 돈이 선거과정에서 흘러나온 것이라는 의문을 지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사실이 조합원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지난 5월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으며, 대의원 중 1명이 "감사로 당선된 A씨에게 현금 50만원을 받아 통장에 입금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현재까지 당시 후보들과 대의원들을 줄소환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일부 대의원은 금품수수 사실을 털어놨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특히 검찰 수사 소식이 알려지자 울산수협 대의원과 어촌계장 등 조합원들 사이에는 오히려 선거때마다 불거지는 불법 타락선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히고 있다.
한 조합원은 "매번 임원 선거때만 되면 타락으로 얼룩졌다"며 "이번에는 검찰수사도 하고 있어 진실이 밝혀져 선거 관련 병폐가 뿌리 뽑혔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정재환기자 h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