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퇴근 시간이 다 되었는데...
아버지께서 전화 하셨습니다.
몸이 아프다고...체온은 37.6도..아직은 미열.
오늘로 3주간격으로 받는 항암치료에서 4차 항암후 17일째입니다.
보통14일까지 혈구가 감소하는데..이번주는 혈구 수치가 올라서 금요일날 입원해서 백혈구 수치가 어느정도 수준이면..
다음 항암을 진행합니다.
통증을 조절용패치를 250mg 달고 계신데...오늘 저녁 교환날짜인데...밀착되지 않거나 약효가 벌써 떨어진건지..?
항암으로 혈구가 떨어져서인지..?
아니면 면역억제제로 인해...다른 감염이 생긴건지...?
도통 모르겠더군요. 의사가 아니니 당연하지요.
우선 패치 교환하시라고 하긴 했지만....전화상 아버지의 목소리에선 고통이 심하신것 같아 마음이 놓이지가 않더군요.
장기이식센터 전화해서 물으니.. "아직은 미열이니 타이레놀 드시고..물 많이 드시고...떨어지지 않거나 38도 이상이 되면, 또 다른 증상이 나타나면 응급실 가세요"
또 항암 때문에 그런것일지도 모르니깐..다시..종양내과 외래 전화하니깐... 병원번호 묻더니...
"혈구 감소로 인해 몸살기운처럼 느껴질수 있으니 38도 넘으면 응급실 가세요"라길래..
간이식도 하신 상태라고...장기이식센터의 지시 사항을 다시 한번 확인 했습니다.
종양내과선 병록번호 물어 간단하게나마 환자정보를 조회하며 통화하는것 같더군요.
이젠 어느 한쪽으로도 치중할수 없는 중대 질병이라...양쪽의 의견을 다 들어야 맘이 편합니다.
또 걱정되는것이 항암치료라는게 암과 항암제의 팽팽한 속도전이라 생각되어.. 만약 혈구 감소로 인한것이면..다음 항암을 진행할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지더군요.
종양내과서 퇴원시 처방해준 속효성진통제와 타이레놀 투여로 아버지는 열도 정상으로 내리고 조금 안정을 취하시고 저녁도 드셨습니다.
동생들도 놀랜 마음으로 퇴근해서 귀가 했습니다.
통증 조절용 패치가 밀착되지 않고 들떠 있어 진통효과를 잃어서 그랬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더 희망적인 날들을 위해 다른이유는 절대 아니길 다시한번 기원합니다.
어떤이에겐 그저 미미한 증상에 불과할것이 저희에겐 가슴 철렁이게 하는 중요한 일이 되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어쩌면..제 자신 조차도 이전에는...오늘 우리 가족의 행동이 도에 지나친 유난스런 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누구나 자신이 암환자 또는 그 가족이 될꺼라 생각지 못하고 그 상황을 맞이 할것입니다.
정말 어느날 갑자기 암환자의 가족이 되었습니다.
가급적 모든일이 희망적인 쪽이길 기원하면서 가녀린 바람에게 마구 흔들립니다.
첫댓글 어찌 이런일이..... 정말 아버님이 하루빨리 쾌유되시길 빕니다.
의료진의 각별한 관심과 적절한 치료로 빠른 쾌유 있기를 바랍니다.
엘바섬에 유배간 나폴레옹 보나팔트의 마지막 비장의 무기는 희망이었답니다. 희망을 가지시길...
이식 환자분들...체온이 오를 수 있는데요... 원칙은... 37.5도 이상 2틀 이상 유지한다거나....38도면.. 응급실 가야 한다고는 나옵니다.... 가끔.. 감기떄문에 오르는 수도 있는데.. 잘 쉬면 또 내러가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암 선고를 받고 시한부 삶을 살다 떠나 보내고, 그리고 제 자신 암 선고를 받고 병원 문을 나서면서 형언할 수 없었던 그 때가 문득 떠 오르네요. 사랑하는 사람의 시한부 암 선고를 들었을 때는 너무나 견디기 힘들어 살려만 주신다면 악마에게라도 영혼을 팔 수도 있었었는데 오히려 자신의 암에 대해서는 기적의 갈망과 체념이 교차하면서 점점 담담히 받아 드릴 수 있게 되더라구요. 지나고 나니 모든 것이 하나의 과정인데 그 과정을 우리가 모두가 힘들게 견디며 지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힘 내세요.
그러게요...정말 남의 일 같지 않아요...소변색깔 하나에 대변색깔 하나에 희비가 교차하며 또 잠자다가도 문득 깨어 살피는 우리들의 마음을 누가 알겠어요.
그래도 나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시고 절대 흔들리지 마시고 ... 빨리 좋아지시길 기도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