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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 Petersburg에서
Isaak 사원
얼마전에 난 스웨덴 왕에게 편지를 보냈다.
왕궁에서 하룻밤 신세를 좀 질 수 없느냐?
이유는 아내를 단 하루라도 왕궁에서 살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그렇다고 내가 왕이 될 수는 없지 않은가?
물론 왕이 허락하리라고 기대를 한 건 아니다.
만일의 경우, 나는 스웨덴 거류한국민을 보호해달라는 말과
무역신장을 권유할 생각이었다. 하하
이게 국제적인 차원의 민간외교라는 걸 왕이 알았을까?
부족하지만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의 정을 이해했을까?
왕의 덕성을 신뢰하여 편지를 보낸 걸 혹시 모르는 건 아닐꺄? 으하하…
출국
드디어 6월 3일 출국일이 돌아왔다.
새로 직항노선을 연 핀에어의 직원들이 아주 친절하게 대해주었다.
비행기가 중국을 거쳐 러시아의 광활한 대지를 지날 때
집사람은 창밖으로 시선을 보내며 행복한 미소를 얼굴에 담았다.
“너무 황폐한 땅 같아요. 길도 별로 없고 지역에 따라선
백설이 덮여있는 곳도 있어요, 그리고 도시가 거의 없어요.”
그러다 핀랜드에 가까이 갈땐 감탄사를 연발했다.
“어쩜 저리도 호수가 많아요?”
사랑이란 결심(decision)이다.
정서(emotion)가 아니다. 늙어 주름살이 깊어가는 아내를
미모때문에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행복의 미소를 보내는 아내가 귀엽다는
생각을 했다. 하하..
비행기는 헬싱키에서 잠시 휴식할 기회를 주었다.
그리고 러시아 땅에 우리를 내려놓았다.
여기 St. Petersburg에 오기전에 나타샤가 물었다.
'우릴 어떻게 알아볼 수 있느냐?'
그래 대답해 주었다.
'등산모를 쓴 어글리 올드 가이스'
라고 하하
나타샤는 많이 웃었다고 그 때 답신을 보내왔었다.
조크를 잘 한다면서 칭찬까지 해주었다.
나타샤와 열살짜리 아들이 나와 있었다. 과연 우릴 쉽게 알아보았다.
앞에서 안내하는 나타샤 모자를 따라 지하철을 탔다.
와! 사람들의 인상이 어쩜 전쟁터 같이 살벌하단 말인가?
전쟁의 공포와 긴장이 사위에 깔려있는 그런 기분은 별로
달갑지 않았다.
난 속으로 러시아인들의 심경을 이해하려고 했다.
쓰라린 냉전의 시대, 그 증오와 원한의 능선을
훨씬 너머
인간가족이란 단어 한 개를 머리에 떠올렸다.
Kazan 사원
빈곤과 부패의 마수
최근의 러시아는 토지의 집단소유제에 반기를 들어 무수한 농민,
저소득층이 도시로 도시로 물밀듯이 밀려들었다.
하루에도 수백만이 이동을 했다.
생활이 아직 전쟁이다.
사회는 불안정하고 부패와 빈곤의 마수와 싸우고 있다.
1991년 소비엣체제가 무너지고 인구 1억 4천 5백만의 러시아는
내부건설과 외부협력의 기치를 높이 들고 있다.
그러나 지금도 뿌리 깊은 부정부패가 시장경제와 민주주의
이념의 성장을 본질적으로 해치고 있다.
그래도 기독교가 30%나 된다니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내가 만난 교회지도자는 관광안내원이었는데 신뢰도
우정도 없었다.
빵문제가 너무 심각한 모양이었다.
2008년도 러시아의 1인당 국민소득은 최근에 지속성장을 기록해
$3,800(다시 $6,700-소스에 따라 다름)에 이르렀다.
인터넷에다 하룻밤 자는데 $35라고 광고를 해놓은 러시아의 아파트
여주인이 있었다.
그래 이메일을 보내 생각이 있으니 가격을 콘펌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이 여잔 달러를 유로화로 바꿔 말했다.
35유로라면, 56,000원이 된다.
현지 시세로 봐선 사실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지만, 단위를 속이는
맘보가 싫어 그 쪽을 포기했다.
물론 홈스테이나 유스호스텔중에는 4만원정도의 가격을 받는 곳도 있다.
흥정을 잘 해야 하고, 비교적으로 깨끗한 방을 잘 골라야 한다.
나타샤는 처음에 1박 하는데 $155를 제의했다.
코리안이면 누구나 엄청 부자로 알았던 모양이다.
난 $80을 주장했다. 그것이 상한선이라고 못을 박았다.
나타샤가 수락을 했다.
그러니 앞서 말한 56,000원짜리보다 더 비싼 편인가?
그게 아니다. 그 쪽은 1인당 요금이고
여긴 방 한개의 값이다. 또, 거의 대부분의 호스텔도 비슷하다.
많은 사람을 상대하는 호스텔은 그만큼 복잡하여 분위기가 좋지 않다.
나는 안전위주로 판단했다.
그 래 나타샤의 집을 선택한 것이다.
나타샤는 1860년대에 출간되고 근세에 영화화된 톨스로이의 명작
‘전쟁과 평화’의 여주인공 이름과 같은 이름이다.
이 사연을 여기에 소개하는 이유는, 이렇게 러시아의 호스텔이나 민박집은
별로 정직하지 않고 경우에 따라 상대를 저울질하여 시세를 호가한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이다.
또 호스텔은 대개 예약을 해야하는데 그땐 방값의 5분의 1정도를
먼저 지불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우리가 갈 땐, 현지에서 막상 찾아가보면 예약관 상관 없이 북유럽
어디서나 언제나 방은 있었다.
아마 성수기가 오면 달라지겠지만..
Gryboyebov 운하
식품점은 비싸지 않아.
러시아의 중국집 이거 진짜 엉터리다. ‘라이스 엔 베지터블’
즉 밥과 채소를 주문했는데 물론 '스팀드 라이스’라고 반복해서 말하고
한문으로 채엽(菜葉)이라고 써줘도 나온 건
팥 부스러기를 썪은 한 공기의 작은 그릇에 담은 밥이었다.
마이애미에선 안그랬다.
영국에서도 안그랬다.
아주 푸근하게 많이 주었었다.
그런데 St.Petersburg에선 그게 아니었다.
스웨덴에서도 우리가 들어간 중국집은 역시 한심했다.
아주 한심했다.
마치 애완동물을 보던 눈으로 야생동물을 만난 것 같은
그런 거칠어진 인심이다.
그리고 무지 비싸다.
그통에 우리에게 다른 지혜를 주었다.
그러니 차라리 식품점에 가, 좋아하는 식품이랑 과일을 넉넉히 사서
그걸로 식사를 대신할 수 밖에 없었다.
예를 들면, 포도와 바나나가 좋다. 참치 캔은 어디나 있다.
빵은 다양하게 준비되어있다.
사실 식품점. 즉 마트가 그래도 제일 실비로 팔고 있다.
북유럽의 어딜 가도 식품점을 이용하면 현지 물가가 비싸단 말을 별로
할 수가 없다.
Neva 강
St.Petersburg는 제정러시아의 Peter대제가 그 창시자다.
화려한 궁전이 많고, 기념관, 박물관에다 가로수가 들어선 대로와
무척 인상적인 교량이 볼만하다.
Neva강은 한 없이 아름다우나
그 물은 마치 마구간의 오수같아 더럽기 그지 없다.
Neva 강
모스코바에서 온 아가씨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보았다.
'모스코바와 St. Petersburg 둘 중에 어느 도시가 더 좋으냐?'
하고.
이 아가씨 왈,
"저는 여기가 더 좋아요. 그래 다시 여길 방문했어요."
라고.
아름다운 유럽풍 건축예술과 사원의 멋진 모습은 잊을 수가 없다.
그러나 지하철을 타보면 마치 성난 전사들처럼 약간은 살벌한 인상의
승객들을 만나게 된다.
아마 분렬과 파탄의 고개를 넘어온 강대국의 몰락, 그 충격과 지금
당장 당하고 있는, 경제난국의 시련 때문일 것이다.
치열한 생존경쟁의 긴장과 역사속에 살아있는 대국의 자존심이 한데
어울려 만들어진 부조화 같은 것이다.
그리고 찬란했던 제국의 황금시대가 몰락하고, 지금은 겉으로 보기엔
우람하고 대단한 시가의 아파트건물이, 안으로 들어가면 거의가
고물이고 파손되어, 수리가 어려울 정도다.
우리가 묵었던 숙소는 8충에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야 하는데 그게 글쎄 배낭을 지면 두사람도 체 태우지 못한다.
그러니 건축예술과 승강기 기술의 격차가 얼마나 컸는가를 실감하게 한다.
러시아의 문화수도
하여간, St. Petersburg를 애칭 ‘러시아의 문화수도’라고 하고,
또 ‘북방의 베니스’라고도 부른다.
여기에 와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명소는 The Hermitage다.
로마의 바티칸 궁전에 버금가는 대형의 박물관이다.
네바강 가까이 겨울궁전이랑 다른 세개의 빌딩과 함께 세워진 이 박물관은
황후 케더린이 18세기에 집대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미타즈
우리 내외는 근 세시간을 바쳐 이 허미티즈 박물관의 조각과 미술품을
돌아봤다.
구석 구석에 설치된 삼성 TV 셑이 가장 반가웠다.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관광인파에게 삼성은 역시,
'기술 코리아'를 크게 홍보하고 있었다.
그리고 시중의 건물지붕위에 클로스 업된 '삼성'간판이 또한 그랬다.
우리 내외는 걸어서 명소를 돌아다녔다.
숙소가 레닌그라드 중심에 있었고,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거의 대부분의 요지가 있어 돌아다니기가 편리했다.
왼종일 돌아다녔다.
다리가 아파왔다.
체중보다는 나이의 무개가 더 컸다.
우린 누구나 타임머신을 타고 있다.
추억이란 과거로 가는 여행이고 미래로 가는 여행은 바로 꿈이다.
순간은 말 없이 지나가도 추억은 오래 오래 남아서 말할 것이다.
꿈은 추억을 만들고 추억은 다시 꿈을 꾸게한다.
-이 여행기의 출판을 도와주실 분에게
행이 있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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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가고싶었던 페테스브러그 잘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해요"
자세히 해설을 하시어 사진만 보는 것과 달리 관광을 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