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에서 주말농장을 하는 분으로부터 흰계란 20개를 선물로 받았다.
집과 좀 떨어진 산비탈 아래녁에 계사를 짓고 토종 닭을 기르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런데 토종닭이 흰계란을?
갈색=토종이란 등식 아래에 한국인의 색감에는 흰색은 뭔가 인위적이고 병적으로 보인다.
일본에 가서 라면, 우동, 정식 등을 먹을 때 삶은 계란 반이 고명처럼 얹혀져 나오는 것을
먹을때, 이걸 도대체 어떻게 삶길래, 날 계란과 완숙 계란 둘 다에서 나는 비린내가 나지
않고 고소한 것일까, 거듭 생각한 적이 있다. 흰자는 완전히 익히고, 노른자는 반숙 시키는 절묘한
솜씨가 있을까?
한국에서 냉면이나 비빕밥을 먹을 때 계란 때문에 좀 괴롭다. 계란 특유의 비린내가 싫어
먹자니 입맛이 버리고 안 먹자니 아깝고.....특히 냉면의 삶은 계란은 닭똥내가 강하다.
이걸 먹는 방법은 냉면의 양념을 젖가락으로 그 위에 얹어 입안에서 섞는 방법이다.
그러면 비린내를 감수할 만 하다.
우야튼 일본에서 계란을 절묘하게 삶는 방법에 대해선 아직 잘 모른다. 그리고 우리가 즐겨
먹는 갈색 달걀 자체가 비린내가 강하고 덜 고소한다는 걸 최근에야 알았다. 흰색 달걀이
껍질은 엷은 대신 비린내가 나지 않고 고소하다고 한다. 일본 빵이 한국 빵보다 맛있는 것은
흰계란을 써기 때문이라는 말을 들었다.
일본의 식문화에서 내가 느낀 점은, 언제라도 그 집안에 가서 그 요리를 먹으면 본래 그맛이다는
점이다. 맛이 들쭉날쭉 하지 않고 일정한 균일한 맛을 낸다. 이렇게 하려면 엄청난 수고(painstaking)
가 따른다. 재료의 질이 보장 되어야 하고, 매뉴얼의 절차를 따라야 하고, 한 마디로 온갖 신경을 다 써야 한다.
그래야 품질이 보장된다.
서울, 대전, 대구, 부산에서 본죽이란 죽 체인점에 가서 버섯굴죽을 시켜 먹어면 맛이 전부 다르다.
같은 상표, 매뉴인데도 이상하게 양과 질의 차이가 제각각 다르다. 우리 동네 전민동 본죽에서
죽을 사다 먹거나 포장하지 않고 일부러 신선동과 송강 쪽으로 차를 십분 더 타고 나가야 하는데
대전이란 도시에서도 이렇게 동네 마다 죽 맛이 다르다. 내 경험으로, 서울 본죽이 제일 낫고,
양으로 치자면 부산이 최고이다. 이것도 워낙 뒤죽박죽, 들죽날죽이기에 집집마다 다르기는 하다.
이와 같이 한국의 맛집도 일정한 품질의 특기 맛을 내지 않는다. 예를 들어, 설렁탕 국물도 어떤 때는
단백하고 허전하게, 어떤 때는 걸쭉하게, 김치도 맛이 든 것을 내어 놓았다, 전혀 그렇지 않는 것이
나오고......전통 맛집이 이럴진대, 본사에서 품질을 장담한다는 체인점도 사정은 비슷하다.
우리는 왜 그렇게 하지 못하는가? 그 이유는 너무 괴롭고 수고스러워, 대충 맞추고 무시해 버리기
때문이다. 식당을 찾아가는 날의 운에 따른다. 어떤 때는 맛있고 푸짐하고, 어떤때는 질이 떨어지고
옹색하고......
이로 미루어 보아, 일본인이 중노동에 시달린다는 것은 확실한 것 같다. 그리고 딱 한 가지의 불문율
과도 같은 원칙이 있다. 일본에서는 음식 가지고 장난을 치지 않는다.
첫댓글 오사카 함버거스테이크는 신기한 면이 있었다. 그릇이 검은 무쇠로 달구어져 나오는데, 그 중안에 직경 7센티미터 되는 작은 기둥이 쏟아 올랐다. 함버거 고기 패티는 야구공 처럼 동그랗게 뭉쳐져 나오고 겉만 살짝 익혔다. 그걸 젓가락을 깨고(?) 중앙의 탑모양에 입맛 따라 구워 먹는다. 말하자면 육회로도, 불고기로도, 떡갈비로도, rare, medium, weldone 자기 취향대로 지지직 손수 구워 먹어야 한다. 밥과 야채, 소스는 국내와 어중간히 비슷하다. 다만 그릇, 패디,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많이 구우면 떡갈비 맛이 난다.
교토의 맛집에서 상식이 전복되는 체험을 하였다. 일명 튀김 장어 덮밥 요리인데, 내가 가진 상식이나 선입감으로, 기름기가 자글자글한 장어를 튀김옷을 입혀 덴뿌라 처럼 튀긴다는 것이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었다. 장어 한 마리를 통채로 튀김옷을 입혀 끓는 기름에 튀겨 내는데, 일식당 튀김 처럼 아삭하고, 눅진하게 전혀 없다. 바싹함을 살리기 위해 소스도 간장을 써지 않더라. 소금을 쓴다. 장어 튀김을 소금 간에 밥과 함께 먹는다. 상상을 초월하였다. 장어의 말린 정도, 튀김 옷, 기름의 온도와 종류에 비밀이 있지 않나 싶다. 맛은 특미는 아니고 별미에 가까운 생소한 맛. 난생처름 장어 덴뿌라를 먹었다.
일본 배울 점 많지요. 아직. 일본을 저주할 것이 아니라 일본인이 편안하고 안정되도록 간구해야 됩니다. 일본이 편안해야 이웃인 우리도 편해지니까요.
동 아시아의 역사를 통관하자면, 중국의 기본 전략은 이이제이로 언제나 오랑캐는 오랑캐로 친다는 오랑캐 분열 작전이 토대를 이루지요. 중국인에게 한국이나 일본은 오랑캐 입니다. 즉 오랑캐와 연합하여 중국과 대적할 때 중국인은 입을 다무는 경향이 있습니다. 역으로, 오랑캐 국가는 자주국방으로 중국에 대항할 수 있었지요.
같은 동네 살고 계셧네요...
음식은 입속에 들어가면 아랫니와 윗니가 절구질을 하고 혀가 침과 음식을 반죽합니다. 이 모습은 개가 토해 놓은 모습과 같습니다. 눈의 영역에서 벗어나서 맛있게 먹지만 뱉어 놓으면 다시 먹기는 쉽지 않습니다..
아~~죄송 식탐을 줄이기 위한 부정관 중이라유...ㅋ
사람님도 같은 동네에 사는 걸로 압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식도를 타고 위로 넘어가면 맛은 없어지는데, 맛에 집착하는 것은 우리가 사는 이세상이 필링의 시대이기 때문이겟지요.
문제는 한국과 일본이 연합하여 중국과 대적할 수 있는가? 한국은 일본에 침략 당한 역사라 저 새끼들이 또 침공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 있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대동아진영의 나라가 더 이상 아닙니다. 국가와 민족이란 개념이 우리보다 훨씬 약화되어 있습니다. 일본이 한반도를 재침략할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그래서 한국이 일본을 같은 오랑캐 처지에서 버팀목으로 사용할 수 있는가 그게 관건인데, 양국이 서로를 염오하는 면도 많지만, 사고와 정서의 얼개과 둘 다 판박이 비슷하게 닮아 있습니다. 즉 일본은 정서적으로 우리와 죽이 잘 맞습니다. 중국은 특이하게 자기들식으로의 중국적 사고방식과 정서가 있는데, 이게 우리로서는
꽤나 이질적 대륙방식 입니다. 한국은 일본을 후방기지와 지원부대로 삼을 수 있습니다. 아직 한국은 중국에 찰싹 달라붙어 미국을 홀대할 수 없는 처지인데, 그것은 아직 미국이 군사적으로 최강국이기 때문입니다. 때가 아닌 것이지요. 일본은 선택 수가 없습니다. 무조건 미국이 하자는 대로 따라가야 하는 입장이고, 중국을 혼자 견지하기에는 역부족이라 우야튼 미국 줄에 철저히 붙는다는 것이 생존 전략입니다. 그리고 일본 해군은 아직까지 중국 해군을 압도 하고 있습니다. 전략 시뮬레이션을 돌려 보면, 중국이 일본을 제압못하고 당하는 쪽입니다. 근데 미래의 수란게, 이 중국이 일본을 능가하고 미국과 본격적 힘겨루기를 할 수도
있는 때가 온다는 것이지요. 그 때를 대비하여 한국은 어느 정도 일본과 적당하게 거리를 두면서도 밀착할 필요가 있겠죠. 중국의 서쪽끝에 붙어 우리와 팔자 소관이 같은 나라가 베트남이고 우리가 동쪽 끝에 붙은 오랑캐 국인데, 베트남의 생존전략은 빨대 작전입니다. 러시아, 중국, 일본, 미국 단물만 빨아 먹고 여기저기 움직인다는 꽤나 간사한 전술입니다. 우리와 지정학적으로 같기 때문입니다.
베트남은 대충 20년 동안 우리도 원전 짓겠다고 발표하여 러시아, 중국, 일본, 한국으로부터 단물을 흠뻑 빨아 쳐 먹었습니다. 그리고 단물을 가장 많이 준 일본과 원전건설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최근에, 없던 것으로 합시다 하고 죄다 내팽겨쳤습니다. 일본이 베트남에 공들인 돈이 어마어마 할 것입니다. 지금 전부 부도가 난 것이죠. 속칭 털렸다. 베트남 처럼 강대국을 영악하게 요리하는 나라가 지상에 없습니다. 제가 보기에 주체 사상을 실현한 유일한 나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