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의 시 모음
이영화-실비오는소리에(MR).mp3
목차
♧비 오는 날♧
♧비 오는 날에♧
♧빗소리 듣는 동안♧
♧가랑비 오는 날♧
♧풀밭에서♧
♧빗방울의 더하기♧
♧빗방울은 둥글다♧
♧봄비 그친 뒤♧
비 오는 날
아침 깨니
부실부실 가랑비 내린다.
자는 마누라 지갑을 뒤져
백오십 원을 훔쳐
아침 해장으로 나간다.
막걸리 한 잔 내 속을 지지면
어찌 이리도 기분이 좋으냐?
가방 들고 지나는 학생들이
그렇게도 싱싱하게 보이고
나의 늙음은 그저 노인 같다
비오는 아침의 이 신선감을
나는 어이 표현하리오?
그저 사는 대로 살다가
깨끗이 눈감으리오.
(천상병·시인, 1930-1993)
비 오는 날에
내 우산살이 너를 찌른다면, 미안하다
비닐 우산이여
나의 우산은 팽팽하고
단단한 강철의 부리를 지니고 있어
비 오는 날에도 걱정이 없었거니
이제는 걱정이 된다
빗속을 함께 걸어가면서 행여
댓살 몇 개가 엉성하게 받치고 선
네 약한 푸른 살을 찢게 될까 두렵구나
나의 단단함이 가시가 되고
나의 팽팽함이 너를 주눅들게 한다면
차라리 이 우산을 접어 두겠다
몸이 젖으면 어떠랴
만물이 눅눅한 슬픔에 녹고 있는데
빗발이 드세기로
우리의 살끼리 부대낌만 하랴
비를 나누어 맞는 기쁨,
젖은 어깨에 손을 얹어
따뜻한 체온이 되어줄 수도 있는
이 비 오는 날에
내 손에 들린 우산이 무겁기만 하다
(나희덕·시인, 1966-)
빗소리 듣는 동안
1970년대 편물점 단칸방에
누나들이 무릎 맞대고
밤새 가랑가랑 연애 얘기하는 것처럼
비가 오시네
나 혼자 잠든 척 하면서 그 누나들의
치맛자락이 방바닥을
쓰는 소리까지 다 듣던 귀로 나는
빗소리를 듣네
빗소리는
마당이 빗방울을 깨물어 먹는
소리
맛있게, 맛있게 양푼 밥을 누나들은 같이 비볐네
그때 분주히 숟가락이 그릇을 긁던 소리
빗소리
삶은 때로 머리채를 휘어 잡히기도 하였으나
술상 두드리며 노래 부르는 시간보다
목 빼고 빗줄기처럼 우는 날이 많았으나
빗소리 듣는 동안......
연못물은 젖이 불어
이 세상 들녘 다 먹이고도 남았다네
미루나무 같은 내 장단지에도 그냥, 살이 올랐다네.
(안도현·시인, 1961-)
가랑비 오는 날
가랑비가 촉촉이 내렸어요.
꽃들 머리를 어루만지며
우리 머리를 어루만지며
하느님이 오늘만큼은 우리를
꽃으로 여기셨나 봐요.
꽃같이 여기셨나 봐요.
모처럼 오늘은
나도 한 송이 꽃이 아니었을까?
(박두순·아동문학가)
풀밭에서
여우비
그친 뒤
풀밭에 갔더니
빛들은
풀잎으로
알몸을 가리고
젖은 몸을 말리고 있었다.
부끄러운 아기 얼굴로
배시시 웃고 있었다.
(박유석·아동문학가)
빗방울의 더하기
톡톡톡
잎새에 더해
초록빛 키우고
톡톡톡
꽃잎에 더해
꽃잎 웃음 키우고
톡톡톡
냇물에 더해
물소리 키운다
톡톡톡
더하면서
남은 키우고
톡톡톡
더하면서
제 모습은 뺀다.
(박소명·아동문학가)
빗방울은 둥글다
만약에
빗방울이
세모나 네모여 봐
새싹이랑
풀잎이
얼마나 아프겠니?
(손동연·아동문학가)
비 오는 날
낡은 구두는
젖은 발이 안쓰럽습니다
젖은 발은
새는 구두가 안쓰럽습니다.
(유희윤·아동문학가)
봄비 그친 뒤
비 갠 날 아침에
가장 빨리 달리는 건 산안개다.
산안개가 하얗게 달려가서
산을 씻어내면
비 갠 날 아침에
가장 잘 생긴 건
저 푸른 봄 산이다.
(남호섭·아동문학가)
첫댓글 비오는날에 좋은시
잘보았습니다
비오는날엔 뭐니뭐니 해도
빈대떡에 막걸리가 제일좋지요
낮술 한잔씩 어떠신지요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세요.
고운 흔적, 감사 합니다건강 하시고, 행복 하세요^^
늘
비 오는 날에
좋은시가 많이 있군요
잘 보고 많이 생각하는 글들이였습니다
고운 흔적, 감사 합니다건강 하시고, 행복 하세요^^
늘
♧비 오는 날♧
♧비 오는 날에♧
♧빗소리 듣는 동안♧
♧가랑비 오는 날♧
♧풀밭에서♧
♧빗방울의 더하기♧
♧빗방울은 둥글다♧
♧봄비 그친 뒤♧
비에 관한시 즐감하고 갑니다
♬즐거운♬ ~시간되세요~
고운 흔적, 감사 합니다건강 하시고, 행복 하세요^^
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