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보다 내면이다
조금 한적한 곳에서 공장, 창고, 토지를 전문으로 중개하는 사무실 앞 도로엔 다니는 차량도
몇 대 없이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썰렁한 지난 여름, 부동산 사무실엔 손님도 거의 없는
어느날 었이다.
여느때와 같이 아침 일찍 사무실 문을 열고 오늘은 비를 주제로 글을 좀 써 볼까 하고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데
얼마 지나지 않은 제법 이른 아침 시간에 얼굴은 허이여 멀건하고 눈이 화경같이 둥그런게
제법 미모의 교양있어 보이는 여인이 사무실 문을 빼시시 열고 열린 문틈으로 얼굴만 들이민
채 입을 나불 거리고 있었다.
특유의 경상도 사투리와 뽀이얗게 뽀샤시 한 듯한 아주 정감있는 목소리로
" 뭣좀 물어봐도 됩니까? "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그 여인의 억양으로 보아 이곳이 타향임을 금새 알 수 있었다.
여름 이라지만 비가 내리는 날이라 열린 문틈으로 찬바람이 휘이익 들이치는게 아침부터
썰렁한 분위기를 더 스산하게하여 참으로 기분이 나빴다.
.............................................???
아무 말없이 물음표가 가득한 얼굴로 처다보자.
" 뭐좀 물어봐도 됩니까? " 하고 다시 묻는다.
" 물어보고 안물어 보고는 당신 마음이고, 도데체 들어올거요 나갈거요??"
" 들어가도 됩니까?? "
" 이~~~~런.............?? "
철이야 여름이지만 장맛비 찬 바람이 칠 때마다 빗방울에서 갈라진 안개같은 가는 물방울이
바람에 날려 사무실로 들어오고 실내의 모든 것을 축축하게 만드는 것을 좋아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또 한가지는 들어오던지 나가던지 어느한쪽이어야지, 이쪽도 저쪽도 아닌 문지방을 밟고 섰는
사람은 항상 마음이 갈대 와 같이 양다리를 걸치는 사람인 것이라서 싫었다.
" 들어오던지 나가던지 당신 마음이고, 문부터 좀 닫고 봅시다"
그러자 그 여인은 머쓱해서 문을 닫고 나가서 문밖에 섰다
참 한심한 ............!!
일반적으로 장사하는 집에 첫손님이 여자이면 재수가 없다고 한다. 그녀도 그런 속설을 알고
있는지 문을 닫고 들어와서 문의를 해도 충분할텐데 ,비가 내려 썰렁한 아침부터 남의 사무실에
들어서기가 민망한 모양이다.
사실이지 이 민망함은 눈앞의 조건이 아니라 이미 마음에서 결정된 내면의 문제이다.
어이가 없어서 문밖에 섰는 여인을 향하여 큰소리로 불렀다
" 들어오세요 "
" 들어가도 됩니까?? "
이....런 답답한
" 내...들어오라고 했지요?? "
머쓱하니 들어와 몸둘바를 모르는 여인
한여름에 덜덜 떠는 모습이 무슨 사연이 있음이 틀림이 없었다
팔자가 사나워 온갖 고생을 하고 살아온 나로서는
도데체 인생이 무었이기에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는가???
그런 인생 문제에 관심을 많이 가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종교와 사주팔자, 관상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반점쟁이가 다 되어 이제는
웬만한 사람들을 가르처 주어야 할 지경이 되었고 자녀들의 사주 팔자를 보아주니 가족 모두
이구동성으로 " 아빠 돗자리 하나 깔아 보세요 " 한다
얼마전 점쟁이를 찾아 점을 보고 온 것과 신통하게 맞아 떨어진 데다 설명도 더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하고 대안까지 제시하자 아빠의 신령함에 더 호감을 가지게 된 것이다
사무실로 들어와 머쓱하게 서 있는 그 여인에게
" 들어오던지, 물어보던지 기본이 이건 아니지 않습니까?? "
" 어떤 사무실에 가시던지 문을 열고 들어가서 문을 닫은후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상관이던
졸병이던 당신이 필요한 사람에게 무슨 용무로 왔고 이런 저런 것들이 궁금합니다 하고
일을 보는 것이 기본 아닌가요?? " 하고 묻자
" 그건 그런데.............. " 하고 말끝을 흐린다.
아마 염치가 없는 것을 저도 잘 아는 모양 이다.
그 여인은 대구에서 왔고 이름은 현이라고 했다
다양한 관상에 관심이 있던 나는 이혼녀 임을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었다
손님도 없는 부동산 사무실에는 둘만의 시간이 되었고, 쓰산한 날씨덕분에 따끈한 커피 한잔을
사이에 두고 책상서람의 빵을 꺼내 권하자 생각이 없다고 한다.
배고픈것 다 알고 드리는 것이니 사양말고 잡수세요 하면서 절반을 나누어 주면서 내가 먼저 먹자
그녀도 함께 오물오물 먹는다.
비가오는 날은 손님이나 문의전화가 현저히 적은지라 오전 시간 내내 이것저것 이야기 할 수 있었고
점심시간이 되어 점심먹으러 가자 하니 생각이 없다 한다
턱도 없는 이야기다
그녀와의 대화중에 몇끼나 밥을 먹지 못하였는지 배고픈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기본 현상인
손을 가볍게 떨고 있음을 벌써 읽고 있었고 최소한 두끼이상 굶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점심시간 이라기엔 좀 이른 시간에 식당으로 향하게 되었다
기본식사 외에 밥 두공기를 더 시켜서
" 밥 굶은것 다 알고 있으니 체면 차리지 말고 실컷 드시요 "
그렇게 오후까지 많은 대화를 하였는데 나이는 53세이고 결혼상담소에서 4년을 근무
하였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녀가 털어놓은 어려움인즉...........................!!
. <다음호 2.6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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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모레 저녁에 올려 드릴께요. ㅎㅎㅎ
점도보러 다니세요
양다리는 레인님도 잘 걸치시나봅니다
양다리는 아니고요
이제는 모든 종교를 이해하고 통합된 마음에서 보게 되었지요
그동안 집인줄 알았던 그 기둥이 집의 일부 였구나
창문도, 부엌도, 이것,저것
아 그랬었구나................하고
@레인
양다리도 아닌 여러다리
간보기 선수란 얘긴가? ㅎㅎ 간도 적당히 봐야지 잘못함 물켜고 배탈남미~~~~
@연보라빛 배탈나는거
아시면서도 여러다리를 걸치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글^쎄 제가 좀 여우가 없어서리
무우와 배추를 넣고
된장과 쌀을 넣어 끓이다
밥인지 죽인지 적당히 먹곤 하는 바람에....!!
지난해는 시인등단하였고, 금년은 수필가 등단하고
다음년도 목표도 다양하구요
좋게 봐 주세요.
하시는김에 다 하시지 긍금쿠로요
한두가지면 되어요
부동산과 노래지도사만 할거에요
즐겁고 여유로이 투잡이 가능하니까
당연지사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어느만큼 나이가 들면 외면이 내면이고 내면이 외면이 되는것 같은디유, 표정 말투 눈빛 패션취향 헤어스탈등 그 모두가 내면과 일맥상통 하는거 아닐까요?
그렇지요, 척보면 탁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