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전례
치릴로 성인과 메토디오 성인은 형제로, 그리스 테살로니카에서 태어나 튀르키예 콘스탄티노폴리스에서 교육을 받았다. 두 형제는 전례서들을 자신들이 창안한 알파벳의 슬라브 말로 번역하였고, 체코 모라비아의 슬라브족에게 파견되어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헌신적으로 일하였다. 로마로 돌아간 두 형제 가운데 치릴로 성인은 수도 서원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869년 무렵에 선종하였다. 메토디오 성인은 교황 특사로 모라비아에서 활동하다가 885년 무렵 선종하였다.
본기도
하느님, 복된 치릴로와 메토디오 형제를 통하여
슬라브 민족들에게 복음을 전해 주셨으니
저희 마음을 비추시어
하느님께서 가르치신 말씀을 깨닫고
참되고 올바른 신앙을 고백하며
하느님 안에서 한 백성을 이루게 하소서.
제1독서
<내가 창조한 사람들을 이 땅 위에서 쓸어버리겠다.>
▥ 창세기의 말씀입니다.6,5-8; 7,1-5.10
5 주님께서는 사람들의 악이 세상에 많아지고,
그들 마음의 모든 생각과 뜻이 언제나 악하기만 한 것을 보시고,
6 세상에 사람을 만드신 것을 후회하시며 마음 아파하셨다.
7 그래서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창조한 사람들을 이 땅 위에서 쓸어버리겠다.
사람뿐 아니라 짐승과 기어 다니는 것들과 하늘의 새들까지 쓸어버리겠다.
내가 그것들을 만든 것이 후회스럽구나!”
8 그러나 노아만은 주님의 눈에 들었다.
7,1 주님께서 노아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네 가족들과 함께 방주로 들어가거라.
내가 보니 이 세대에 내 앞에서 의로운 사람은 너밖에 없구나.
2 정결한 짐승은 모두 수놈과 암놈으로 일곱 쌍씩,
부정한 짐승은 수놈과 암놈으로 한 쌍씩 데려가거라.
3 하늘의 새들도 수컷과 암컷으로 일곱 쌍씩 데리고 가서,
그 씨가 온 땅 위에 살아남게 하여라.
4 이제 이레가 지나면, 내가 사십 일 동안 밤낮으로 땅에 비를 내려,
내가 만든 생물을 땅에서 모두 쓸어버리겠다.”
5 노아는 주님께서 명령하신 대로 다 하였다.
10 이레가 지나자 땅에 홍수가 났다.
복음
<바리사이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여라.>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8,14-21
그때에 14 제자들이 빵을 가져오는 것을 잊어버려,
그들이 가진 빵이 배 안에는 한 개밖에 없었다.
15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는 주의하여라.
바리사이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여라.” 하고 분부하셨다.
16 그러자 제자들은 자기들에게 빵이 없다고 서로 수군거렸다.
17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아시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어찌하여 빵이 없다고 수군거리느냐?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느냐? 너희 마음이 그렇게도 완고하냐?
18 너희는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느냐?
너희는 기억하지 못하느냐?
19 내가 빵 다섯 개를 오천 명에게 떼어 주었을 때,
빵 조각을 몇 광주리나 가득 거두었느냐?”
그들이 “열둘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0 “빵 일곱 개를 사천 명에게 떼어 주었을 때에는,
빵 조각을 몇 바구니나 가득 거두었느냐?”그들이 “일곱입니다.” 하고 대답하자,
21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아직도 깨닫지 못하느냐?”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복음을 전하는 이가 빵 걱정을 할 필요 없는 이유
만약 달리기 경주에서 출발선이 앞서 있다면 그만한 이점이 있습니다. 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우리나라 대부분 거부는 유산 상속을 통해 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흑수저, 금수저 이야기가 많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로부터 지원을 잘 받은 아이들은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그만큼 어려운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미국을 볼까요? 세계 대부호들은 대부분 상속이 아닌 자수 성가한 사람들입니다. 이것이 참 특이합니다. 그들은 모두 어릴 적 꿈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꿈들은 황당하기 그지없었습니다. 특별히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와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전 세계 최고 부자들입니다. 그리고 그 둘 모두 우주 산업에 큰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어릴 적 경험이 나를 우주로 이끌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SF소설인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어려서부터 좋아했고 ‘장차 인류의 미래에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과정에서 인류의 화성 이주 계획을 생각했습니다. 제프 베조스 역시 어려서부터 우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특히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우주에 만드는 것을 꿈꿨다고 합니다. 이들은 가진 것이 하나 없었어도 어릴 적부터 말도 안 되는 꿈을 위해 달려온 이들입니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는 지구촌 10억 인구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였습니다. 그는 어려서부터 “세상을 연결하겠다”라는 꿈을 품었다고 합니다. 그는 페이스북 지분의 99%를 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어린 시절 친 부모에게 버림받고 입양아로 자라면서 따돌림 당하고, 대학교를 중퇴했으며, 괴팍한 성격으로 인해 애플사에서 퇴사를 당하고 췌장암 진단을 받는 등 전혀 순탄치 않은 인생을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그도 황당한 꿈이 있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물건을 만들고 싶다는 꿈입니다.
오프라 윈프리는 어떻습니까? 그녀는 모든 여자 연예인 중 가장 재산이 많습니다. 재산 27억 달러(3조 5천억원) 소유자입니다. 그런데 그녀는 무일푼에서 시작했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꿈이 있었습니다. 25년간 쇼를 진행한 ‘오프라 윈프리’ 그가 살아가는 삶의 십계명 중 마지막 계명은 “포기하지 마라”입니다. 그녀의 꿈은 그녀가 어렸을 때부터 연예인이 되어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가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입니다. 그녀는 결국, 자신의 목소리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변화를 이끌려 꿈을 이루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자면 한도 끝도 없겠습니다. 그리고 그럴수록 ‘그게 우리와 무슨 상관인가?’, ‘정말 기분 나쁘네!’라는 생각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도 저는 우리도 저런 사람들처럼 돈 걱정 안 하고 살 수 있는 길이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법칙만 알면 말입니다.
우리는 이들에게서 하나의 법칙을 발견합니다. 꿈을 가지되 세상에 유익이 되는 엄청난 꿈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불가능한 환경에서도 희망과 가능성을 찾아냈다는 것입니다. 가능성이 있고 기대를 받는 사람들이라면 그 꿈에 대한 믿음이 작아도 됩니다. 하지만 이들은 엄청난 믿음의 소유자들입니다. 그 믿음을 포기하지 않은 증거는 그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이뤄냈습니다. 이것이 오늘 복음과 일맥상통합니다. 우리가 어떻게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는지 그 해답을 주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빵이 없다고 걱정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는 이런 질문을 던지십니다.
“‘너희는 어찌하여 빵이 없다고 수군거리느냐?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느냐? 너희 마음이 그렇게도 완고하냐? 너희는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느냐? 너희는 기억하지 못하느냐? 내가 빵 다섯 개를 오천 명에게 떼어 주었을 때, 빵 조각을 몇 광주리나 가득 거두었느냐?’” 그들이 ‘열둘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빵 일곱 개를 사천 명에게 떼어 주었을 때에는, 빵 조각을 몇 바구니나 가득 거두었느냐?’ 그들이 ‘일곱입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아직도 깨닫지 못하느냐?’”(마르 8,17-21)
왜 예수님께서는 두 가지 빵의 기적을 이야기하셨을까요? 또 왜 더 적은 양의 빵으로 더 많은 군중을 먹였을 때 더 많은 양으로 더 적은 군중을 먹였을 때보다 많이 남았을까요? 우리는 과연 이런 진리를 깨닫고 있나요? 아니면 무엇이 부족할까 봐 제자들처럼 걱정인가요?
예수님은 오늘 어떻게 재물이 풍족하여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는지 그 진리를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바로 더 가진 것이 없을 때 더 하느님께 감사하고 더 나누어 세상을 이롭게 하고자 하는 꿈을 꾸면 가지고 있는 것의 수백 배가 넘게 남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아주 작은 것을 가지고 큰 꿈을 품는 이들을 좋아하십니다. 그래서 가졌다고 믿는 것을 없애버리시기도 하십니다. 구약의 기드온 같은 경우입니다. 주님은 싸움에 나가기 직전 기드온의 군사를 아주 적게만 남겨서 기드온의 믿음을 극대화합니다. 그리고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하십니다. 하느님은 그렇게 우리 힘이 아닌 당신 능력으로 모든 것을 이루시기 좋아하십니다. 당신이 인간의 도움이 필요 없으신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은 믿는 이들에게 보상해 주십니다. 그러나 사랑이시기에 사랑으로 믿는 이들, 곧 불가능하게 보일지라도 세상에 이로운 업적을 이루겠다는 이들에게 은총을 베푸십니다. 그들은 엄청난 재물까지 손에 넣게 됩니다. 그러니 세상에 이로운 일을 하는 이들은 먹고살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일곱 번의 실패를 딛고 도시락을 팔아 엄청난 부를 얻은 김승호 회장도 같은 말을 합니다. 돈은 마치 흘러가는 물과 같아서 잡아 놓으려 하면 터지거나 썩습니다. 흘려보내야 하는데 그 흘려보내기 위해 잠시 머무는 자리가 우리가 소유한 돈의 액수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이상한 말 같기도 하겠지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내용과 일맥상통합니다.
주님은 우리가 돈 걱정하며 살기를 원치 않으십니다. 그러려면 세상에 유익이 되기 위해, 세상을 행복하게 하도록 그것들을 흘려보내야 합니다. 그러면 주님께서 몇 배로 채워주실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복음을 전하는 이들이 어떻게 해야 그 많은 빵이 남게 되는지 묵상하도록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재미있는 실험이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그래서 늘 자신감이 넘치는 남자 10명을 세워두고 그 앞에 아름다운 여성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밝은 미소와 함께 윙크하고는 지나갔습니다. 이제 10명의 남자에게 앞의 여성이 누구에게 미소를 짓고 윙크했는지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모두 자신을 보고 미소 짓고 윙크했다고 대답합니다.
이번에는 자신감이 부족한 사람, 남의 눈치 보는 것에 더 익숙한 남자 10명을 세웠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아름다운 여성이 등장하면서 밝은 미소와 함께 윙크하고는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누구에게 미소를 짓고 윙크했느냐는 똑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런데 이들 모두 자신이 아닌 다른 이를 보고 미소 짓고 윙크했다고 말합니다.
이 실험을 보면서, 주님의 시선을 받아들이는 우리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분명 주님께서 우리를 바라보고 계시고 우리와 함께하시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분이 많습니다. 오히려 반대로 생각하지요. 주님께서 나를 외면하신다고 나와 함께 하시지 않는다면서 불평불만을 합니다. 정말로 그렇게 차별하시는 주님이실까요? 아닙니다. 지금 내 마음이 주님을 받아들이고 있지 않아서, 또 주님의 시선을 외면하고 있어서입니다.
주님께서 ‘나’를 너무나도 사랑하신다는 자신감이 필요합니다. 또 주님께서 ‘나’와 함께하시기에 어떤 것도 다 할 수 있다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세상의 말과 행동에 흔들린다면, 나를 바라보시고 또 함께하시는 주님을 제대로 볼 수 없게 됩니다.
예수님꼐서 제자들에게 “너희는 조심하여라. 바리사이들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여라.”(마르 8,15)라고 분부하십니다. 누룩은 나중에 어마어마한 효과를 내는 작고 감추어진 것을 뜻합니다. 따라서 바리사이와 헤로데의 누룩이라는 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옳게 보이지만 실상은 많은 악이 감추어져 있어서 사람들을 나쁜 쪽으로 이끌기 때문에 조심하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제자들의 반응은 이들의 위선을 조심하려는 것이 아닌, 빵이 없다고 수군거릴 뿐입니다. 예수님을 바라보고 그분의 말씀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물질적인 빵에만 집중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는 제자들을 향해 예수님께서는 통렬히 꾸짖습니다. 그래서 전에 행했던 빵의 기적을 다시 기억하게 하면서, 예수님을 보고 예수님의 말씀에만 집중하기를 바라십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주님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자신감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주님의 사랑 안에서 어떤 것이든 다 할 수 있다는 용기입니다. 그래야 세상의 것에 흔들리지 않고, 힘차게 이 세상을 잘 살 수 있습니다.
용감한 사람은 더 강한 자를 향해 분노하며, 비겁한 자는 더 약한 자를 향해 분노한다(루쉰).
성 치릴로 수도자와 성 메토디오 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