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년 페넌트레이스 MVP를 지낸 LG 외야수 김상호(35)가
13년간 정들었던 그라운드를 떠난다.
김상호는 최근 이광은 감독에게 은퇴의사를 밝히고 야구유학이나 개인사업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구단에서도 김상호가 노쇠한 데다 젊은 선수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이번 은퇴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지난 88년 LG 전신인 MBC 청룡에서 1차지명을 받아 프로생활을 시작한 김상호는 90년 OB(현 두산)로 자리를 옮기면서 90년대 중반을 대표하는 거포로 전성기를 보냈다.
95시즌 전경기에 출장해 홈런왕(25홈런)과 타점왕(101타점)을 휩쓸며 시즌 MVP에 뽑혔고 그 해 제2회 한-일슈퍼게임 대표로 출전, 3차전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하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96시즌에도 20홈런,75타점으로 올스타 베스트 10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고 97년엔 3할1푼5리의 고타율을 기록하는 베테랑다운 모습을 보였다.
99년 초 유택현과 함께 트레이드돼 LG로 복귀한 김상호는 대타나 대수비 전문이지만 요긴할 때 한 방씩을 날리며 팀을 이끌어왔다.
올해도 동계훈련 연습경기 때 홈런을 펑펑 날려 코칭스태프가 기대를 갖게 했지만,세월의 무게를 이겨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21게임에 출장,31타수 2안타(타율 .065)가 고작이었다.
김상호는 “지난해 초 친정팀 LG로 컴백하면서 선수생활의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왔다.
올해도 전지훈련 때까지만 해도 중심타자 노릇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지만 막상 시즌에 들어가면서 그럴 만한 기회를 잡지 못했다.
팀을 옮겨서 뛰어볼까도 생각했지만 이제 나이도 됐고,선수생활의 마지막을 친정에서 보내게 해준 이광은 감독과 프런트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미련을 접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상호는 13시즌 통산 1,229경기에 출장,타율 2할6푼5리
136홈런의 성적을 남기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