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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비밀의늪
제목이 대체 뭔 뚱딴지 같은 소린가 싶으시죠?
사피엔스
총균쇠
이기적 유전자
종의기원
코스모스
정의란 무엇인가
침묵의 봄
이러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라있지 않고, 그래서인지 대중들에게 그만큼까지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뭇 독서인들 사이에서는 읽기만 하면 인생책이 된다는 책이 하나 있습니다
무려 국내 서적이라죠
(댓글 무단 캡쳐했습니다 내려달라고 요청 주시면 바로 내리겠읍니다)
당장 여시에서만 훑어도 이만큼이나 되는 호평일색의 후기가 있다...!
서점에서 찾아보면?
대체 무슨 책이길래 이렇게 찬사가 가득할까?
더 찾아보자
책을 꽤 읽는다는 사람들이 모인 독서 달글 내에서도 꽤 많은 탈주자와 어렵다고 우는 사람들을 찾아볼 수 있다...
아니, 도대체 무슨 책이길래 어려운데 좋다고 소문이 자자하단 말임...??
이 책은
인류학 박사인 이 저자가 썼는데, 도서 분류로는
이렇게 분류되어 있으나 이 책은 단순한 사회학 서적이 아니다.
학술 서적이라기에는 전문적인 지식 없이도 책을 읽는 것이 가능하며
이러한 (몇 안 되는) 불호평에서 찾아볼 수 있듯 학술 서적으로 보기에는 아무래도 무리가 있다.
그렇다면 이것은 교양서적인가?
하지만 일반 교양 서적을 접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이 책은 저 위에 가득한 탈주 후기처럼 "어 렵 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인적으로 독서의 난도를 정리해 보았는데 독서의 난도만 정리한 것이지, 어느 분야 어느 장르가 뛰어나다든가, 쉽게 읽히는 글이라고 해서 무시한다거나 하는 이유로 나누지 않았습니다. 난도에 따른 단순 분류만 해두었을 뿐임을 명확히 밝힙니다.
학술 논문 및 학술 서적 (전문 서적) <<<읽기 개어려움 학부 전공자 만큼의 전문적인 지식은 가지고 있어야 함
((((((((사람 장소 환대))))))))))))) <<<< ???????????
일반 교양 서적 <<<읽는 이, 즉 독자층을 범인-평범한 대중들-으로 놓고 책을 쓰고 편집했기 때문에 관련 지식이 0에 수렴하는 사람이라도 읽을 수 있음. 단, 난도는 이중에서도 갈릴 수 있지만 대부분 입문서를 한 두 권 곁들이면 전공자가 아니어도 독서가 가능하다
일반 소설 및 에세이 <<<<< 무난하게 독서 가능
장르 소설 <<<< 취향만 맞으면 누구나 즐겁게 독서 가능
웹소설, 라노벨 <<<< 스낵 컬쳐답게 일반적인 독서가 어려운 사람도 쉽고 즐겁게 독서 가능
대강 이렇게 분류했을 때 사장환은 자기 혼자 특이 장르를 개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쉽게 읽히지 않는데, 그렇다고 책이 진짜 난독을 불러일으키나? 하면 또 그것은 아님.
저자 딴에는 나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집필해 준 듯함
하지만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고 그냥 소설 책 읽듯 후루룩 읽으면 검은 것은 글자요, 흰 것은 여백이니... 상태가 되어버림
아니, 도대체 책 내용이 어떻길래 자꾸 겁(?)을 주는가 싶을 텐데 책의 저작권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몇 꼭지만 짧게 가져와 보겠습니다.
(…) 이러한 해석은 우리에게 낙인의 가시성에 대한 이해를 재고하게 만든다. 낙인의 가시성은 구부러진 코나 검은 피부같이 육체에 부착된 기호의 가시성이 아닐 수 있다. 카스트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 (카스트의 분포에 종족적인 편차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달리트Dalit가 신체적으로 언제나 식별 가능한 것은 아니다. 낙인의 존재는 여기서 낙인찍힌 사람과 정상적인 사람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비로소 드러난다. 즉 낙인의 가시성은 상호작용의 가시성이다. 그 경우 낙인의 비가시화는 낙인을 재생산하는 상호작용으로부터 벗어나는 것, 구체적으로 자신을 낙인찍은 사람들로부터 도망치는 것을 통해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다. 달리트는 그를 알아보고, 그에게 특정한 방식으로 말을 걸고, 또 그가 주어진 코드에 따라 반응하기를 바라는 사람들(그에게 굴욕을 주면서 복종의 몸짓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서 벗어날 때만 스티그마를 비가시화할 수 있다. (…)
- 본문 20p 중
...?ㅎ
뭐래
안녕히 계세요
...아 잠깐만!!!!! 뒤로가기 누르지 말아조요!!!! 잠깑많 내 맗읈 더 듦어줘요,..,!!!!!!!!!!!!!!!!
용어가 문제라면 네이버 띄워놓고 검색 갈기면서 읽으면 무난하게 클리어 가능합니다 정말이에요
사실, 네, 그래요, 이 책 자체가 어느정도 읽기의 수준을 요구하는 책은 맞습니다
근데 그 고통(???)을 참고 읽으면 인생책이 된다는 사람들의 후기와 찬사가 이렇게 넘쳐나는데 한 번쯤 읽어볼 마음은 들지 않나요??
읽기의 수준을 요구하다니.............. 도전 의식을 불태우지 않나요? 🔥🔥🔥🔥🔥🔥🔥🔥🔥🔥🔥
그리고 책을 진득하게 읽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독서 레벨업"에 대한 경험을 한 적이 있을 텐데, 이 독서 레벨업은 어떤 긴 시리즈를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했다거나 소위 벽돌책이라고 불리는 책을 독파했다거나 어느정도의 읽기 수준을 요구하는 책 (다시 말해, 읽기가 조금 어려운 책)을 집요하고 꼼꼼하게 공부하듯 오래 읽어나갔을 때 맛볼 수 있는 것입니다 달리기 하다가 갑자기 어느 순간 탁! 하고 느끼는 러너 하이 같은 거라고요 이거 맛보고 싶지 않나요?!?!?!
펼쳐서 읽는데 글이 눈에 안 들어온다? 딱히 전문성을 요구하는 책도 아닌데? 그러면 이거는...나랑 한 번 해보자는 거 아닌가? 싶지 않나요? 오 간만에 좀 집중해야 되는 상대가 나타났는데? 오ㅋ 이런 마음 ㅋㅋ
읽기만 하면 인생책이 될 지도 모르는데... 인생책이 안 되더라도 다른 후기들에서 보이는 것처럼 식견도 넓혀주고 삶의 시각 다르게 볼 수 있게 해준다는데...!!!! 탐나지 않나요?!?! 미루고 미루면 영원히 안 읽는다 마음 먹었을 때 한 문장이라도 읽어야 한다
차분히 물 한 잔 떠다놓고 읽기 시작해 봅시다
아무리 읽고 또 읽고, 같은 문장을 서너 번 반복해서 읽는데도 머릿속에 안 들어오면 입으로 소리내고 손끝으로 활자를 짚어가면서, 연필로 밑줄도 박박 그어가면서 또 읽어봅시다
그래도 안 읽힌다고요?
저 위에 문단 한 번 같이 볼까요 그럼?함께라면 두렵지 않아(?)
참고로 저는 범인 정도의 이해력과 독서력을 지닌 말하는 감자 정도에 해당하여 고도로 발달된 독서가가 보기에는 이 해석이 당혹스럽게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ㅎㅎ 감안해주셈..
1) 이러한 해석은 우리에게 낙인의 가시성에 대한 이해를 재고하게 만든다.
:: 이러한 해석(이 단어만 봐서는 어떤 해석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 문단 바로 앞의 문단에 대한 내용을 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은 우리에게 낙인의 가시성(눈에 들어오는 정도)에 대한 이해를 재고(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풀어보면, 앞서 이 저자가 말한 문단에 대한 요약이 바로 "낙인이 눈에 들어오는 정도에 대한 이해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다"라는 뜻이다.
2) 낙인의 가시성은 구부러진 코나 검은 피부같이 육체에 부착된 기호의 가시성이 아닐 수 있다.
:: 낙인의 가시성은 사람의 신체(육체)에서 찾아 볼 수 있는 기호(좋고 싫음)을 말하는 것이 아닐 수 있다.
3) 카스트(인도의 신분제)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 달리트(불가촉천민:카스트 신분제의 가장 낮은 계층)가 신체적으로 언제나 식별 가능한 것은 아니다.
:: 신분이 꼭 그 사람의 외형이나 신체적인 부분에서 알아챌 수 있지는 않다. 때때로 타인의 신분을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4) 낙인의 존재는 여기서 낙인찍힌 사람과 정상적인 사람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비로소 드러난다.
:: 낙인찍힌 사람을 뭘로 예시를 들어볼까요? 따돌림을 당하는 사람이라고 칩시다. 왕따라고 할게요. 따돌림은 왕따와 왕따가 아닌 급우와의 상호작용(교류)를 통해서 비로소 드러난다. 무슨 말이냐. 쉽게 말해서 그 반에서 따돌림 당하는 학생은 이마에 "왕따"라고 글자가 쓰여있지는 않아서 그냥 둘러보는 것만으로는 이중 누가 따돌림을 당하는지 알 수 없잖아요? 그런데 다른 학생들이 어떤 한 학생을 행동으로 괴롭히거나 무시하는 표정을 짓고(비언어적 몸짓 등), 언어 폭력을 가하는 상호작용-교류가 일어나면 우리는 쉽게 이중 어떤 학생이 따돌림 당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5) 즉 낙인의 가시성은 상호작용의 가시성이다.
:: 다시 말해서 낙인은 사람과 사람 간의 대화(언어 비언어 모두 포함)를 보면 알아 볼 수 있다.
6) 그 경우 낙인의 비가시화는 낙인을 재생산하는 상호작용으로부터 벗어나는 것, 구체적으로 자신을 낙인찍은 사람들로부터 도망치는 것을 통해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다.
:: 비가시화는 가시화의 반대되는 말인데, 그러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걸 말하는 거겠죠? 낙인이 눈에 띄는 정도는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드러나는데, 이 낙인이 드러나지 않으려면(눈에 띄지 않으려면) 계속해서 낙인을 재생산하는(앞서 따돌림을 예시로 들었는데 계속 예시로 들게요. 계속해서 따돌리는) 상호작용으로부터 벗어나는 것. 그러니까 같은 반 친구들이 계속해서 따돌리고 있는 그 상황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구체적으로 자신을 낙인찍은 사람들로부터 도망치는 것을 통해 비로소 이루어질 수 있다. 이 문장은 이제 어렵지 않죠? 다시 말해서 구체적으로는 나를 따돌리는 같은 반 친구들로부터 도망치는 것을 통해 내가 따돌림을 당한다는 사실을 눈에 띄지 않게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말하면 문장이 조금 어렵게 들릴 수도 있겠는데, 그냥 한마디로 말해서 내가 따돌림을 받고 있는 그 현장과 상황과 사람들로부터 도망쳐서 피하게 되면, 현재 상태가 따돌림 당하는 중ing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왕따>라는 낙인에서 벗어나 있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겁니다. 단, 이 비가시화, 즉 이 왕따라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게 단순히 도망쳐서 되느냐? 하는 문제는 이 문장에서 다루는 얘기가 아닙니다. 신분제를 철폐해도 신분의 속성이 남고, 학년이 달라지고 학교가 달라져도 또다시 따돌림을 받는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영원히 이 낙인에서 도망칠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는 그냥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상호작용을 하는 사람들로부터 현저히 떨어져있게 된 현재 상태로는 나의 낙인이 드러나지 않는다, 정도로만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회사에서 나는 따돌림을 받는 존재야. 김직시가 나를 때리고 박여시가 내 얼굴에 서류를 던졌는데, 내가 당장 이 현장에서 도망쳐서 스타필드로 갔다고 쳐볼게요 ㅋㅋ 그러면 스타필드에 있는 불특정 다수의, 내가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나를 딱 봤을 때 "아, 쟤 직장에서 따돌림 당하는구나."라는 걸 바로 알아 볼 수 있을까요? 없지
쉽게 말해서 그런 얘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 달리트는 그를 알아보고, 그에게 특정한 방식으로 말을 걸고, 또 그가 주어진 코드에 따라 반응하기를 바라는 사람들(그에게 굴욕을 주면서 복종의 몸짓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서 벗어날 때만 스티그마를 비가시화할 수 있다.
:: 아......이게 또 무슨 소리냐... 싶을 텐데 천천히 하나씩 짚어봅시다. 불가촉천민은 자신을 알아보고, 자신을 알아봤기 때문에 "특정한 방식(차별적인 언어 및 대화를 뜻함)"으로 말을 걸고, 또 그가 주어진 코드에 따라 반응하기를 바라는 사람들(불가촉천민보다 더 위에 있는 계층을 뜻함)에게서 벗어날 때만 스티그마(낙인)을 비가시화(안 보이게)할 수 있다.
자, 쉽게 정리하면 내 일도 아닌 화장실 청소와 복사 업무와 사무실 내의 모든 사람들의 식기 설거지와 커피 심부름 등이 내게 주어진 코드라고 친다면, 내가 내 일도 아닌 그 모든 잡무를 응당 처리하기를 바라는 사람들, 즉 나에게 싸가지 없게 말을 건네고 내가 응당 궂은 일을 도맡아 하길 바라는 김직시와 박여시를 비롯한 회사 사람들에게서 벗어날 때만 낙인을 안 보이게 만들 수 있다. -낙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따돌림으로부터 벗어난 상태가 될 수 있다.
7번 문장은 앞 문장을 보완하는, 결국 같은 뜻의 문장이다 이렇게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Q. 그럼 이 문단에서 저자가 얘기하고 싶은 건 뭐야?
:: 낙인은 타고나는 것이나 지위처럼 획득하는 것, 혹은 획득당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내 신체에 정말로 낙인이 찍혀있지 않아요. 그러나 이 낙인이 정말로 눈에 보이게 될 때=드러나게 될 때는 대체 어떤 경우냐. 나를 아무도 모르는 곳에 내가 똑 떨어져있거나 (연고가 없는 곳에 홀로 있음/워홀&유학&이민&이주 등) 내가 혼자 있는 경우에는 이 낙인이 드러나지 않아요. 그렇죠? 그런데 나와 교류하는 사람이 있는 경우에는 그 낙인이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나를 어떤 특정한 대상으로 보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런 사람처럼 보이게 되는 거예요. 내가 아무도 없는 곳, 혹은 외딴 곳에 홀로 존재했을 때, 나는 그냥 나지만 나와 상호작용하는 사회의 구성원들 사이에서의 나는 나 그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고, 어떤 계층의, 어떤 특정한 집단에 속해있는, 어떤 문화와 사회에 속해있는 사람이 됩니다. 그게 사회적인 낙인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나를 낙인 찍은 것처럼 대하려는 사람들 사이에 있다면, 내 이마에 진짜로 낙인이 찍혀있지 않아도 그들 사이에서 낙인 찍힌 사람처럼 취급된다는 얘기.
거 봐
하면 되잖아
찬찬히 읽으면 다 이해되잖아 그것도 짱 쉽게
그죠?
그리고 책의 모든 문장이 다 이렇지는 않아요. 쉬운 문장도 많이 있음. 어디까지나 저자가 나름 쉽게 대중적으로 쓰려고 노력해서 쓴, 비학술서적이기 때문에...!
아무튼 이런 식으로 천천히 읽으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이거 약 300p(정확히는 297p)이라서 그렇게 벽돌이 아니에요.
하루에 한 10장씩 한 달만 매일 읽으면 다 읽는 분량이라는 거지.
내가 그렇게까지 막 치열하게 독서해 본 적이 없다 싶은 사람들,
책을 읽으면서 감탄도 좀 해보고 생각이라는 것을 해보고 싶은 사람들,
가벼운 독서에 신물난 사람들
이 책을 읽어보시면 좀 마음에 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ㅎㅎㅎㅎㅎ (당연하지만 맘에 안 들 수도 있음)
제가 이 책을 읽다가 좋았던 부분을 조금씩만 더 발췌해 볼게요
아무래도 곁들임말 없이 싹 가져오거나 너무 많이 발췌하면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으니까 최대한 선을 지켜서 발췌하겠습니다,,
앞부분 위주로 발췌할게요
1
태아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인간의 태아는 분명히 인간이지만, 사회 안에 들어오지 않았기에 사람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이는 법적으로나 관습적으로나 그러하다. 법은 인간 생명이 출생과 더불어 사람의 지위를 얻는다고 명시한다. 출생이란 태아가 어머니의 자궁 바깥으로 나와서 모체와 분리되는 것을 말한다. 그 전까지 태아는 모체의 일부로 간주된다. 이는 태아를 죽이는 행위가 살인죄를 구성하지 않음을 함축한다.
(중간 생략)
유산된 태아를 위해 아무런 애도의 의례를 행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그 증거이다. 태아의 시신은 특수한 폐기물로 취급되며, 산모와 그 가족은 이 폐기물에 대해 유족이 망자의 시신에 대해 갖는 의레상의 권리들을 주장하지 못한다. 실로 죽은 태아에 대해 애도의 의례를 행해야 한다면, 낙태가 논리적으로, 그리고 심리적으로 불가능해질 것이다.
(중간 생략)
신생아와 태아의 도덕적 지위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은 간과되기 쉬운데, 신생아가 사회 속으로 들어올 때 더 이상 아무런 통과의례를 거치지 않기에 더욱 그러하다. 전통적인 사회에서는 출생과 사회적 환대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었고, 그 기간 동안 아기는 아직 사람이 아닌 것으로 간주되었다. 아기에게 이름을 지어주지 않는다든가 배내옷을 입히는 것 등은 아기가 이 세상에 들어오지 못하고 문지방 단계에 있음을 표시한다. 이 기간이 끝나면 아기는 통과의례(세례, 백일잔치)를 거쳐 사람이 되는데, 그 전에 죽을 경우 태아와 마찬가지로 장례식을 치르지 않고 매장되었다. 사회에 따라 이 기간에 영아 살해가 행해지기도 했다. 젖을 주지 않고 윗목에 엎어놓거나 인적이 드문 곳에 버리는 것 같은 단순한 방법이 많이 사용되었는데, 집안 식구들의 암묵적인 동의 아래 이루어지는 이런 행위는 살인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 본문 32-33p 중
2
유교적 가부장 사회에서 기혼 여성은 친족이 없는kinless 존재라는 점에서 노예와 비슷하다. 조선 시대에 기혼 여성에게 적용되었던 출가외인出嫁外人이라는 말은 여자들이 혼인과 동시에 부계 친족 집단에서 영구히 성원권을 상실한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출가한 여자는 부모의 제사에 참여할 수 없고, 재산을 물려받을 수도 없다. 그리고 친정 일에 관심을 가져서도 안 된다(출가외인이라는 표현은 여자가 친정 일에 개입하려 할 때 이를 저지하기 위해 주로 사용되었다). 무엇보다 그녀는 시집에서 쫓겨나도 친정으로 돌아올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친정에 대해서 '외인外人', 즉 아웃사이더가 되었다고 해서, 그녀가 남편의 친족 집단에서 그에 상응하는 자리를 얻은 것은 아니다. 그녀는 시집의 족보에 이름이 오르지도 않고, 제사에 참여하지도 않는다. 그녀는 두 집단 중 어느 쪽에서도 성원권을 갖지 못하는 것이다. 시집살이가 종살이와 비슷하게 체험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친족이 없다는 것은 자기를 위해 나서줄 제삼자가 없다는 것이다. 출가한 여자는 원래 자기가 속해 있던 친족 집단으로부터 버림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므로, 그녀의 운명은 이제 전적으로 시집 식구의 손에 달려 있다. 하지만 그녀와 노예의 공통점은 여기까지이다. 노예는 아무 명예도 갖지 않지만, 그녀에게는 명예가 중요하다. 또 그녀는 아들을 낳음으로써 시집과 혈연으로 이어지게 되며, 권력을 행사할 기회를 갖는다.
- 본문 주석 37-38p 중
이 책은 인류학자가 쓴 만큼, 사람에 대한, 사람과 사회에 대한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무엇이 사람을 사람으로 인정하는가? 혐오와 차별과 배제가 만연한 시대에 이보다 더 좋은 책이 있을까 싶은 그런 책입니다. 철학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도 있고.. 특히 통찰력이 아주 미쳣어요 통찰 맛집
여기까지만 쓰고... 글쓴 여시는 수면 시간이 극도로 부족하기에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본문에 틀린 부분이 있다거나 헛소리가 적혔다면 이는 수면 부족으로 인한 현상입니다... 상태 이상이 해제되면 수정할 예정이므로, 수정이 필요한 부분을 댓글에 남겨주시면 바로잡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지금 글 쓰는 데에 2시간 가까이 걸려서 실시간으로 글쓴이의 상태가 맛이 가고 있는 것을 여러분은 생생하게 목격 중이십니다...,.,ㅋ...ㅋㅋ,.,.,.,ㅔ
조금 어렵지만 그래도 좋은 책.. 사랑하는 나의 여성들(?)과 함께 읽고 싶어서 가져왔고요,,
아무튼 여름 방학이며 휴가를 앞두고 다들 즐거운 독서 한바탕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 본문에서 다루는 책에 대한 감상이나 비평은 댓글로 적어주시면 짱 좋고 불호평도 당연히 괜찮습니다 *
오오 읽고싶다 꼭읽어야지 고마워
혹시 여시가 좋아하는 책 몇 권 더 추천해줄수 있을까? 덕분에 읽고있는데 너무 재밌다
오 꼭 읽어봐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