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며칠째 빗소리가 그치지 않더니 오늘은 조용한 아침입니다.
그러고 보니 벌써 금요일입니다.
언제부터 장마가 시작되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네요.
‘기억’이란 한자말을
흔히 “초등학교 때 친구가 기억난다.”라든지, “할아버지의 모습은 기억이 잘 안 난다.”
와 같이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문장들에서는 ‘기억’이란 낱말이 바르게 사용된 것이 아닙니다.
이때에는 ‘기억’이 아니라 ‘생각’을 써서
“초등학교 때 친구가 생각난다.”, “할아버지의 모습은 생각이 잘 안 난다.”로
고쳐 써야 정확한 표현이 됩니다.
한자말 ‘기억’은 “어떤 일을 마음에 간직하여 잊지 않음”이란 뜻이므로
‘기억하다’라고는 쓸 수 있어도 ‘기억나다’라고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앞에서 예를 든 문장에서처럼
“도로 생각해낸다”는 뜻으로는 ‘생각난다’로 해야 문맥이 통하고 어색하지 않습니다.
곧 어떤 일이나 지식을 머리에 담아두는 일은 ‘기억’이라 하고,
기억된 것을 꺼내는 일은 ‘생각나다’로 구별해서 쓰는 것이 바람직한 것입니다.
지난 월요일(7월27일)이 한국전쟁 휴정협정 70주년이었습니다.
전쟁을 겪은 세대는 “전쟁의 참상이 언뜻언뜻 생각난다.”라 할 수 있고,
우리 모두 이때의 비극을 마음에 간직하여 잊지 말자고 할 때에
“한국전쟁을 기억하자.”고 할 수 있습니다.
또, 광복절을 맞아 “일제의 잔혹한 만행을 기억한다.”, “일제의 잔혹한 만행이 생각난다.”처럼
구별하여 말하면 좋겠습니다.
어쨌건 “기억이 나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들과 같은 말은 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