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래자 삼배
"뒤에 오면 석 잔이 라니 자네가 더 먹어야하네." 우리 말 寶庫라는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에 나오는 대목이다. 소설 속 한온이가 황천왕동이에게 연속해서 술잔을 권하는 장면이다. '뒤에 오면 석잔'이라는 거는 요샛말로 '후래자삼배' 아니가. 나중에 온 사람은 석잔을 거푸마셔야 한다는 듯이다. 먼저 온사람들과 술기운을 맞춰 주려는 주당들의 배려인지 모르겠다.
후래자삼배를 누가 처음으로 입길에 올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나라에 들어온 건 70년이 넘은 것으로 보인다. 1930년 경성을 배경으로한 다나카 히데미쓰의 '취한 배경'에 이 말이 나온다 일본어에도 가케쓰케산바이라고 해서 또 같은 말이 있다.
술 따위를 남에게 권하기도 하고 자기도 받아 마시는 모습을 '퀀커니잣거니'또는 '권커니 잡거니'라고 한다. 국립국어어원이 바른말로 삼은 것이다. 하지만 언중은 퀀커니 자커니' 권커니 작거니'도 입길에 올린다.
'권하다'와 어이'거니'를 줄여 쓴 '권커니'는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표준어로 삼게다는 '작거니'는 어딘까지 어색하다. '잣'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 수 없다. '작거니'의 '잡'은 '술잔을 잡는 다'는 뜻이 있고 '작거나의 작' 술잔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집'도 '작'도 사실인지 아닌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 그렇다면 '자커니'가 제격 잊다. 말의 뿌릴가 분명하지 않을 경우에는 소리나느는로 적는 게 말법이다.
'가섶안주'는 나물로 차린 초라한 안주를 뜻한다 이 보다 못한 안주도 있다. '침안주'다 침을 안주로 삼아 강술을 마시는 걸 말한다. (열에 열 깡술이라지만 강술이 표준어다) '술잔거리'는 술 몇 잔 정도를 사먹을 만한 돈이라는 뜻이다. 춘향전에 춘향이 자기를잡으러온 아전등에게 건네는 돈이 바로 이 술잔거리다.'술추렴'은 여러사람이 술값을 분담하거나 차례로 돌아가며 술을 내는 것이다. '계영배'라는 술잔이 있다. '술이 가득 차면전부 빠져나가는 술잔인데 욕심을 다스리라는 가르침을 준다.
송년모임이 사작됐다. 한 해의 묵은 찌거기를 날려 보내려는 주당들이 많이 바쁠 때다. 자 '거섶안주'면 어떻고 '침안주'면 또 어떤가 벗과 나누는 술은 향기롭기만 할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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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靑泉 池古瓮
첫댓글 연말 연시! 술 적당히 마시라는 권고의 말씀 다시 새겨야 할 듯! 감사
'거섶안주'와 '침안주'면 어떡하우 옆에 붕우가 있으면 되지유 자 한 잔합시다.
정감 넘치던 용어들이 서서히 생명력을 다 한것 같아 쓸쓸하네요! 감사
주고받는 이야기도 정감이 철철 넘치는 언어들이 넘실넘실 되야 구수하지유
오고 가는 잔에 정과 우정이 서려있어 좋아 보입니다. 감사
서로 통하는 붕우와 한잔해야 술맛도 좋고 취하지도 않고거워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