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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물평시(稱物平施)
물건을 저울질하여 베풂을 고르게 한다는 뜻으로, 균형이 너와 나를 살리는 길이다는 말이다.
稱 : 저울 칭(禾/9)
物 : 물건 물(牛/4)
平 : 평평할 평(大/1)
施 : 베풀 시(方/5)
출전 : 주역(周易) 第15卦 지산겸(地山謙)
周易 第十五卦
地山謙
象曰 : 地中有山, 謙; 君子以裒多益寡, 稱物平施.
상전에 말하기를, "땅 속에 산이 있는 것이 겸괘니, 군자가 본받아서 많은 것을 덜어 적은 데 더해서, 물건을 저울질하여 베풂을 고르게 한다."
(謙卦 대상전)
작고 연약한 동물들은 자신의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서 부지런히 새끼를 낳고 기른다. 쥐를 예로 들어보자. 빠른 놈은 태어난 지 한 달만에 새끼를 낳을 수 있다고 한다. 더구나 한 번에 스무 마리까지 낳는다. 뿐만 아니라 1년에 일곱 번도 임신이 가능하다. 참으로 경이로운 번식력이다.
왜 그럴까? 종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먹이사슬의 하층부에 있어서 구렁이나 올빼미 살쾡이 등 모든 동물의 먹잇감이 되기 때문이다. 경이로운 번식력을 발휘하여 많이 낳아도 다 잡아 먹히기 때문에 그저 현상을 유지할 정도인 것이다.
호랑이는 어떨까? 1년에 한 번만 낳고, 그것도 세 마리 이상 낳지 않는다. 더구나 새끼가 성숙할 때까지 2~3년 동안은 임신하지 않는다. 쥐에 비하면 엄청난 여유다. 먹이사슬의 상층부에 있기 때문에 태어난 새끼들이 죽을 염려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만약 호랑이가 1년에 한 번씩 새끼를 낳는다면 어떻게 될까? 호랑이가 사는 동네에 짐승의 씨가 마를 것이다. 호랑이 한 마리가 1년 동안 먹어치우는 짐승의 수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숲의 균형이 깨진다. 반면에 지금처럼 호랑이가 멸종된 숲의 사정은 어떨까? 천적이 없어진 멧돼지나 노루가 마구 번식을 해서 사람이 사는 민가에까지 먹이를 구하러 내려오게 된다. 역시 균형이 깨진 것이다.
균형이 깨지면 그곳의 환경이 변화한다. 멸종해서 없어지는 동물과 식물이 생기고, 새로이 번창하는 동물과 식물이 생긴다. 새로운 환경에 맞는 새로운 균형이 생긴다. 살기 위해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만약 새로운 균형을 맞추지 못하면 그 숲은 멸망하게 된다. 어떻게 하든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그 환경 안에서 존재할 수 있는 만큼만 동물과 식물이 살 수 있다. 동물이 더 많아지면 초목이 견디지 못하고 결국 사막화가 된다. 반면에 식물이 많아지면 동물의 사는 공간이 줄어들고 결국 산불이 나서 다 타버린다.
잡아먹히는 동물과 잡아먹는 동물과의 균형! 식물의 개체수와 그 식물을 포용해서 자라게 해주는 땅의 균형! 균형이 맞으면 현상태를 유지하며 발전하지만, 균형이 어긋나면 환경을 재편성해야 한다.
한 달에 버는 수입과 지출이 균형을 이루어야 현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비행기의 날개 한쪽이 부서져서 짧아지면 곧바로 추락하는 것과 같다. 은하계나 태풍 등도 균형이 맞을 때는 계속 커지고 번성하지만 균형이 무너지면 곧바로 소멸하고 만다.
그래서 세상의 가장 크고 훌륭한 덕목을 '균형'이라고 하는 것이다. 하늘이 "살아라!"하고 명령을 내렸는데, 그 명령을 잘 따르려면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균형이 깨지면 작게는 환경이 무너지고, 크게는 우주가 무너진다. 그렇게 되면 "살아라!"하고 명령을 내리는 주체도 그 명령을 받는 객체도 없어지고 마는 것이다.
따라서 우주를 구성하는 모든 구성원은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잘 살아야 한다. 그래야 우주가 균형을 유지하고, 균형을 유지해야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에 존재하는 어느 하나도 필요 없는 구성원이 없다는 생각, 나아가 그들 모두가 최선을 다해야 나를 비롯한 우주가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이 귀중한 것이다.
그래서 주역에서는 "많은 것에서 덜어 적은 데 더해주고, 사람을 저울질하듯이 잘 평가해서 알맞게 쓰이도록 한다"고 가르친 것이다.
■ 겸양을 실천하라
주역(周易) 제15괘 지산겸(地山謙)
○지산겸(地山謙) : 겸손의 지혜가 담긴 괘이다.
○부다익과 칭물평시(裒多益寡 稱物平施) : 많은 것을 덜어서 적은 것을 돕고 만물을 헤아려서 고르게 베푼다. 그것이 겸양의 도이다.
겸양(謙讓) : 바다처럼 낮춰라.
겸(謙)은 '겸손', '겸양'을 뜻하며, 겸손의 지혜, 겸양의 도를 알려주는 괘이다. 겸손의 지혜, 겸양의 도는 무엇일까? 겸양하려면 밝은 마음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겸양하면 유종의 미를 거들 수 있다. 주역에서 겸양을 매우 중시한다. 겸괘의 괘사와 효사에 길(吉)한 경우가 많고, 특별히 나쁜 얘기가 나오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하 주역이 알려주는 겸손의 지혜를 알아본다.
地山謙 - 겸손의 지혜, 겸양의 도
괘명(卦名) :
겸(謙) 또는 지산겸(地山謙)
상괘는 땅을, 하괘는 산을 상징한다. 산이 땅 보다 자기를 낮추니 겸양을 뜻한다. 유일한 양효가 낮은 곳에 임하는 상이기도 하다.
괘사(卦辭) :
謙(겸) 亨(형) 君子有終(군자유종)
겸손해야 하는 상황이다. 밝게 통하면 군자가 끝맺음이 있다.
(解說)
밝은 마음이 아니면 겸양하기 어렵다. 끝맺음이 있다는 것은 사람으로서 이 세상에서 해야 할 역할 즉, 천명(天命)을 다하게 된다는 뜻이다. 우리가 주역을 공부하는 목적은 천명을 다하기 위함이다.
지산겸 괘 효사
初六, 謙謙, 君子, 用涉大川, 吉.
초육은 겸손하고 겸손한 군자이니, 큰 내를 건너려고 용을 쓰면 길하리라.
六二, 鳴謙, 貞吉.
육이는 울림이 있는 겸손이다. 바르게 하니 길하리라.
九三, 勞謙, 君子有終, 吉.
구삼은 수고하고도 겸손하니, 군자가 끝마침이 있어서 길하리라.
六四, 无不利, 撝謙.
육사는 이롭지 않음이 없으니, 두루 겸손하라.
六五, 不富以其鄰, 利用侵伐, 无不利.
육오는 이웃과 함께 부유해지지 않는다. 쳐들어가 정벌하는 데 힘쓰면 이로우며, 이롭지 않음이 없다.
上六, 鳴謙, 利用行師, 征邑國.
상육은 울려서 겸손하니, 군사를 동원하여 읍국을 정벌하는 것이 이롭다.
지산겸 괘 대상전(大象傳)
象曰 : 地中有山, 謙; 君子以裒多益寡, 稱物平施.
'상전'에서 말했다. 땅 속에 산이 있는 것이 '겸'이니, 군자가 이를 본받아 많은 것을 덜어서 적은 것을 돕고 만물을 헤아려서 고르게 베푼다.
(解說)
땅 아래 있는 산은 조용하면서도 굽히지 않는 힘이 숨어있고,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진정 강한 사람만이 진실로 겸손할 수 있다.
많은 것을 덜어서 적은 것을 돕고 만물을 헤아려서 고르게 베푸는 것, 그것이 곧 겸양의 도이다. 과한 것은 덜어내고, 부족한 것은 보태준다. 공정하게 무게를 재고 분배한다.
겸손을 갖추어서 맡은 일에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을 말함이다. 군자유종(君子有終)은 군자가 최종적(終)으로 가지고 있어야(有) 하는 덕목으로 군자가 끝까지 지키는 것을 말한다.
(解)
겸손은 성공을 지속 또는 영구적으로 하는 방법이다.
주희는 "유종은 먼저는 구부리고 나중에는 펴는 것이다(有終 謂先屈而後伸也)"고 말했다.
정이는 "소인은 욕망이 있으면 다투고 덕이 있으면 자랑하니 비록 겸손을 힘써 사모하더라도 행하여 지키지 못하니 유종하지 못한다(在小人 則有欲必競 有德必伐 雖使勉慕於謙 亦不能安行而固守 不能有終也)"고 하였다. 누구나 겸손할 수 있고, 누구나 겸손하려고 노력할 수 있느나 소인은 이런 자세를 끝까지 유지 못한다는 것이다.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는 말이다.
또한 정이는 "산이 땅 가운에 있다 하지 않고 땅 가운데 산이 있다 한 것은 낮은 가운데 그 숭고함을 쌓기 때문이다. 만약 숭고함을 낮은 가운데 쌓는다면 문리가 불순한 것이다(不云山在地中而曰地中有山 言卑下之中 蘊其崇高也 若言崇高蘊於卑下之中 則文理不順)"고 하였다. 낮은 자리에 있어도 자신의 숭고함을 쌓아가는 것이 바른 것이고, 중심이 비천한데 숭고한 척하며 쌓는 것은 불순한 것이라는 말이다.
겸손은 성장하는 때(亨) 필요한 것이다. 어리고 지위가 낮고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에 있을 때(元) 필요한 것이 아니다. 그런 시기(元), 지위에 있을 때는 오히려 고개를 들어야 한다. 싹이 땅을 뚫고 올라오려는 듯 고개를 빳빳히 들어야 한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것이다. 즉, 익지 않은 벼는 고개를 빳빳이 들고 햇빛을 봐야 클 수 있기 때문이다. 겸손의 때는 시작할 때(원)가 아니라, 성장할 때(형) 필요한 기술이고, 겸손할 수 있는 것은 가진 자(군자)의 권리이다.
15. 지산겸(地山謙)
謙 亨 君子有終
역경의 15괘는 지산겸(地山謙)이다. 겸은 겸손(謙遜)으로 사람이 살아가는 도(道)이다. 괘상을 보면 땅 속에 산이 있다. 높이 솟아야 할 산이 땅 속에 있다. 그래서 '겸손하라'는 의미다.
귀신도 겸손한 사람에게는 복을 주고 욕심이 많은 사람에게는 해를 준다. 모든 것에 겸손하면 탈과 해가 없다. 또한 지산겸은 '낮추다', '늦추다'는 뜻이다. 성품을 점해 지산겸이 나왔다면 그 사람은 아는 것이 많아도 겸손한 사람이다.
겸괘는 '자기를 낮춘다'라는 뜻이지만 그렇다고 남에게 아부하기 위하여 자기를 낮추는 것은 아니다. 자기 자신을 과시해서 남의 앞에 나서는 일을 하지 않고 내면에 충실한 역량과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계사전(繫辭傳)에서는 이를 '겸덕(謙德)'이라고 한다.
10괘인 천택이(天澤履)에서는 '예의(禮儀)'를 덕의 기본으로 했으나 겸괘에서는 덕의 줄기라고 하고 이를 '겸존광야(謙尊光也)'한다. 겸괘를 만나면 조용히 때를 기다리는 것이 좋다. 그래서 늦추고 서서히 추진하면 진출의 기회가 오지만 급하게 당장 전진하면 필패(必敗)한다. 그러나 뇌수해(雷水解)괘를 만나면 빨리 추진해야 한다.
겸괘의 상하괘의 관계를 살펴보면 겸괘는 음(陰)으로만 구성된 집단에 삼효만이 유일한 양(陽)이다. 구삼(九三)의 입장에서 보며 자기 아랫사람이나 상층부 사람들은 실력이 없어서 오만해지기 쉽다. 그러나 실제 구삼의 위치는 하층부의 중심에서 벗어나 있고 상층부에 진입해 있지도 않는데 자신의 위치와 직분을 망각하고 오만하게 행동하면 모든 구성원들로부터 배척당한다.
그래서 겸손하고 또 겸손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겸괘(謙卦)'라 했다. 즉 구삼은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으나 육이, 육사가 아니어서 실권이 없으니 겸손하지 않으면 실권자들에게 제거되고 만다. 마치 조선초 남이장군과 같은 처지다.
상하괘의 상을 보면 땅 속에 산이 있어 지중유산지과(地中有山之課)요 산에 오르면 평지가 나오니 등산평안지상(登山平安之象)이고 겸손한 자세로 높은 곳을 우러러 보면 아래를 취할 수 있으니 앙고취하지상(仰高就下之象)이며 겸양의 순수함으로 자신을 자랑하지 않고 남을 먼저 예우하고 고루 베풀게 되니 칭물평시지의(稱物平施之意)의 상이다.
겸괘를 대유괘 다음에 배치한 이유에 대해 서괘전(序卦傳)에서는 '큰 것을 가지고 있는 자는 가히 차지 못한다. 고로 겸괘로 이어 받는다(大有者 不可以盈 故 受之以謙)'고 말한다.
대유괘는 크게 영화롭고 부유한 것을 의미하는데 이 부유함은 재앙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 부유함으로써 재앙을 초래하지 않고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겸손으로 이것을 지키는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을 훈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겸괘의 괘사(卦辭)는 '겸형 군자유종 길(謙亨 君子有終 吉)'이다. '겸(謙)'은 자기를 낮추는 일이지만 이를 실행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이보다 못한 사람 밑에 있고, 부유하면서도 교만하지 않게 실력을 발휘한다는 것은 보통사람은 실천하기 어려운 덕목이다. 오직 진정한 군자만이 겸도(謙道)를 지켜 형통할 수 있고 군자의 끝을 완성해 길을 얻을 수 있는 덕목이기 때문에 '겸형 군자유종 길(謙亨 君子有終 吉)'이라 했다.
단전(彖傳)에서 겸의 도를 '하늘의 도는 아래를 가지런히 해 광명하게 하고 땅의 도는 낮춰 위로 올라가며, 하늘은 가득찬 것을 싫어해 겸손을 돕고 땅도 가득 찬 것을 변화시켜 겸손하게 하고, 귀신도 가득 찬 것을 해롭게 해 겸손한 것에 복을 주고, 사람도 가득 찬 것을 나쁘게 하고 겸손한 것을 좋아한다. 겸손을 우러러 보면 빛이 나고 자신을 낮추면 밟힘을 당하는 일이 없어 겸손이 군자의 마침이다(謙亨, 天道下濟而光明 地道卑而上行 天道虧盈而益兼 地道變盈而流謙 鬼神害盈而福謙 人道惡盈而好謙 謙尊而光 卑而不可蹂 君子之終也)'고 설명하고 있다.
상전(象傳)에서는 '땅 가운데 산이 있는 것이 겸이니 군자는 많은 것을 덜어서 부족한 것을 더하고 만물을 저울에 달아 만물이 평등해지도록 베푼다(地中有山謙 君子以衰多益寡 稱物平施)'고 한다.
겸괘는 인륜의 살아가는 도리를 말하고 있어 물질적 이득을 취하는 장사 등에서 겸괘를 얻으면 좋지 않다. 겸괘에서는 자신을 낮추라고 하는데 장사할 때는 이익을 취해야 한다.
득괘해 겸괘를 얻으면 모든 일에 있어 쓸데없는 참견을 주의해야 하고 자신의 재능을 숨기고 물러나는 편이 좋다. 조용히 때를 기다리면 진출의 기회가 오지만 급하게 당장 전진하면 반드시 실패한다. 처음에는 만사가 뒤틀리고 손조롭지 못해 자신의 선택이 틀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과 망설임이 있으나 이는 성공으로 가는 과정이니 오롯이 한길로 나가야 한다.
오직 겸손과 겸양의 마음가짐으로 유화하게 사람들과 교류하면 신뢰와 발탁이 있다. 겸손의 미덕만이 살길이다. 현재는 높은 데에서 내려와 땅 아래로 잠겨 있는 상이니 영화로운 사람 또는 높은 지위에 있던 사람이 낮은 곳에 떨어져서 누추한 곳에 있지만 겸손의 마음으로 때를 기다리면 만회의 기회가 온다.
겸괘의 과거, 현재, 미래를 나타내는 운이생괘법으로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역이생괘(易位生卦)로 겸괘의 상하괘를 서로 위치를 바꿔보는 법으로 산지박에서 지산겸이 왔다고 보는 견해다.
둘째는 순음(純陰)의 곤(坤) 안에 일양(一陽)이 끼어들어 겸괘가 만들어 졌다고 보는 마세주슈(眞勢中州)의 래징생괘법(來徵生卦法)의 견해다.
셋째는 효의 운이(運移)로 산지박의 상구가 오효로 옮겨 수지비가 되고 사효로 옮겨 뇌지예가 되고 그렇게 효로 옮겨 지뢰복이 되는 운이 생괘법이고 이와 반대로 지뢰복에서 지수사, 지산겸으로 점점 상효로 올라가 산지박이 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현재의 운기는 쇠하지만 점점 상승해 영화로워져 신용도 더해간다고 판단하는 것은 겸의 뜻과 함께 이 효가 운이해 뇌지예가 되고 수지비가 돼가는 기세라고 판단한 것이다.
사업· 거래· 지망 등은 급진하면 실패하고 나아가려면 순서를 밟아 천천히 시도해야 하며 자신이 표면에 나서지 말고 남을 따라가는 편이 유리하다. 혼인은 인물은 좋지만 지금 보다는 점차 잘 돼가고 잉태는 좋은 시기이고 예정보다 늦다. 기다리는 사람이나 가출인, 분실물 등은 소식이 없고 나타나지 않으니 서두르지 말고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병은 곤중(坤中)에 일양(一陽)이 막힌 상이니 식도나 위가 막히거나 식독, 설사, 구토가 있고 남자 나신(裸身)의 상으로 성병으로 인한 고름, 피가 나오며 날씨는 비가 내릴 듯한 흐린 날씨다.
周易 第十五卦
地山謙
☷(地)
☶(山)
겸(謙)괘는 겸손하다는 의미인데 왜일까. 산은 원래 땅 위에 높이 솟아 있는 것인데, 땅 속에 있어 스스로가 높은 체하지 않고 있는 괘이다. 대유(大有)괘에서 부귀해지거나 한 나라를 다스리는 군주가 되었을 때에 겸손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卦意
(1) 謙卦는 겸손하다는 의미인데, 사람이 부귀해지거나 한 나라를 다스리는 군주가 되었다거나 할 때에 이것은 크게 둔 것이고 크게 두었을수록 겸손해야만 大有를 계속할 수 있는 것이다.
(2) 위는 坤三節(☷) 땅괘이고 아래는 艮上連(☶) 산으로 地와 山이 겸손하다는 것이다. 산은 원래 땅 위에 높이 솟아 있는 것인데 땅 속에 있어 자신 스스로가 높은 체하지 않으므로 겸손한 것이다. 그리고 양 하나에 다섯 음으로 되어 있으니 양이란 높고 강한 것인데 높은 체하지 않고 다섯 음 속에서 겸손히 처하여 謙卦를 이루고 있다.
(3) 계사하전 제7장에 아홉 가지 덕을 말하는데 "겸은 덕을 쥐고 나가는 자루(謙德之柄也)"라고 했다. 倒轉卦는 雷地豫(16번)卦이다.
卦辭
謙 亨 君子有終
겸은 형통하니 군자가 마침이 있느니라.
(1) 성인이 謙卦의 主爻인 구삼효를 놓고 한 말씀이다. 하나의 陽이 다섯 陰에게 겸손하고 있어 매사에 형통하다. 象으로 보더라도 상육을 가리고 보면 외호괘가 震下連(☳) 우레괘로 앞이 탁 트여 형통한 것이다. 이렇게 謙은 형통할 뿐만 아니라 결국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것이다.
(彖傳)
彖曰 謙亨 天道下濟而光明 地道卑而上行. 天道虧盈而益謙 地道變盈而流謙 鬼神害盈而福謙 人道惡盈而好謙 謙尊而光卑而不可踰 君子之終也.
단전에 이르길, "謙亨은 하늘의 도가 아래로 건너서 광명하고, 땅의 도가 낮은 데서 위로 행함이라. 하늘의 도는 가득 찬 것을 이지러지게 하며 겸손한 데는 더하고, 땅의 도는 가득 찬 것을 변하게 하며 겸손한 데로 흐르고, 귀신은 가득 찬 것을 해롭게 하며 겸손함에는 복을 주고, 사람의 도는 가득 찬 것을 미워하며 겸손한 것을 좋아하나니, 謙은 높아도 빛나고 낮아도 넘지 아니하니 군자의 마침이라."
(1) 문왕이 謙卦에 '謙은 亨通하다'고 한 것에 대한 공자의 분석이다. 위에 있는 천도가 몸을 굽혀 땅으로 내려와 광명하게 해주니 괘상으로 보아 九三 양효가 坤三節 땅 밑에 있으므로 몸을 굽혀 겸손하니 광명을 이루는 것이다(天道下濟而光明). 지도(地道)는 본래 아래에 있는 것인데 괘상으로 보아 위에 있으니 비이상행(卑而上行)이다.
(2) 이를 天道, 地道, 神道, 人道로 나누어 말하면 천도휴영이익겸(天道虧盈而益謙)은 하늘의 기운으로 말한 것이니 음양의 사그라지고 자라남을 뜻하고, 지도변영이류겸(地道變盈而流謙)은 땅의 형세로 말한 것이니 높은 산은 평지가 되고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을 뜻하고, 귀신해영이복겸(鬼神害盈而福謙)은 조화의 이치로 말한 것이니 교만한 자에게 재앙과 손해가 있고 겸손한 자에게 복과 길함이 있는 것을 말하고, 인도오영이호겸(人道惡盈而好謙)은 인정으로 말한 것이니 교만하고 부유한 자에게는 친하게 아니하고 미워하며 겸손한 자에게는 친하고 싶은 것이 사람의 속성이라는 것을 말한 것이다.
(3) 그래서 겸손은 높이 처해 있을 때에는 높으면서도 겸손하므로 더욱 빛이 나고, 낮게 처해 있을 때는 법도를 지나치지 않으니 군자가 이렇게 행동하면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것이다(君子之終也).
(大象)
象曰 地中有山謙 君子以裒多益寡 稱物平施.
상전에 이르길 땅 가운데(속에) 산이 있는 것이 謙이니, 군자가 이로써 많은 것을 덜어서 적은 데에 더해서, 물건을 저울질하여 베풂을 고르게 하느니라.
(1) 地山謙卦는 위에 있던 양이 아래로 내려왔고 높이 있던 산(☶)이 땅 속(☷)에 있어 평평해진 상이다. 모두가 겸손하다면 일정하고 고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높고 낮고 많고 적게 되는 것이 아닌가.
(2)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모두 사람으로서 높은 권리를 타고 나왔으니 사실상 높은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군자가 지중유산(地中有山)의 평등해진 象을 본받아서 많은 것을 덜어서 적은 곳에 더하고 높은 것은 내리고 낮은 것은 올려서(裒多益寡), 높고 낮음과 많고 적음이 모두 평평하게 되는 정치를 해야 한다(稱物平施)는 말이다.
(小象)
初六 謙謙君子 用涉大川吉.
초육은 겸손하고 겸손한 군자니 써 大川을 건너더라도 길하리라.
象曰 謙謙君子 卑以自牧也.
상전에 이르길, '謙謙君子'는 낮춤으로써 스스로 기르느니라.
(1) 육의 음이 맨 처음에 있어 初六이다. 이 초육은 겸손하다는 괘의 제일 밑에 있어서 '謙謙'이 된다. 겸손은 군자라 가능하기에 '謙謙君子'라고 했다.
(2) '大川'은 왜 나온 것일까. 초육을 보면 내호괘가 감중련(☵) 물괘가 되니 대천을 건너는 것이 나오므로 큰 내를 건넌다는 것이다(用涉大川). 즉 이렇게 겸손한 군자라면 큰일을 해낼 것이고 따라서 길한 것이다(吉). 이렇게 겸손한 괘의 가장 아래에 있는 겸겸군자는 맨 아래에서 자기 몸을 기르고 있는 것이다(卑以自牧也).
六二 鳴謙貞吉.
육이는 울리는 겸이니 바르고 길하리라.
象曰 鳴謙貞吉 中心得也.
상전에 이르길, '鳴謙貞吉'은 중심을 얻음이라.
(1) 육이는 음이 음자리에 바르게 있고 내괘에서 中을 얻었다. 바른 자리에서 중도를 지키고 있어 스스로 겸손하다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세상 사람들이 모두 알고 있는 것이다.
(2) 여기의 '鳴'은 '울 명'이라 하지 않고 '울릴 명'이라 한다. 그래서 자기 스스로 울어서 세상에 알리는 것이 아니라 그의 겸손함이 자연 세상에 울려 퍼지니 이것이 '鳴謙'으로 바르고 길한 것이다(貞吉). 六二가 음이 음자리에 바르게 있고 내괘에서 中을 얻었으니 중심이 된다(中心得也).
九三 勞謙君子有終吉.
구삼은 수고로워도 겸손함이니 군자가 마침이 있으니 길하리라.
象曰 勞謙君子 萬民服也.
상전에 이르길, '勞謙君子'는 모둔 백성이 복종함이라.
(1) 구양이 세 번째 구삼이다. 수고로워도 겸손하는 군자인 구삼은 괘사에서 언급한 '君子有終'의 주인이다. 괘사는 문왕의 글이고 爻辭는 그의 아들인 주공이 쓴 것이지만 둘의 관점이 일치하고 있다. 구삼은 모든 약한 음효를 위해 헌신하면서 자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니 수고로운 것이다.
(2) 구삼은 이렇게 수고로워도 아래에서 겸손하고 있으니(勞謙) 군자가 끝을 이루어 길하지 못할 까닭이 없는 것이다(君子有終也). 이렇게 수고로워도 겸손하니 군자에게 마음으로 복종하지 않은 백성이 어디 있겠느냐는 것이다(萬民服也).
(3) 공자 계사전에서, "수고로운 謙이니 군자가 마침이 있어 길하다(勞謙 君子有終 吉)" 하니 공자 말씀하시길, "수고로워도 자랑하지 아니하며 공이 있어도 덕으로 여기지 않음이 후함의 지극함이니, 그 공으로써 남의 아래에 둠을 말함이라. 덕은 성함을 말하고 예는 공손함을 말하는 것이니, 겸손함이란 공손함을 이루어서 그 위를 보존하는 것이다(子曰; 勞而不伐, 有功而不德, 厚之至也. 語以其功下人者也. 德言盛, 禮言恭. 謙也者, 致恭以存其位者也)."
六四 无不利撝謙.
육사는 謙을 엄지손가락으로 하니 이롭지 않음이 없느니라.
象曰 无不利撝謙 不違則也.
상전에 이르길, '无不利撝謙'은 법칙에 어긋나지 않음이라.
(1) 육이라는 음이 네 번째에 있어 육사이다. 휘(撝)자는 문장적으로만 보면 발휘한다고 새길 수 있지만, 여기서 撝자는 엄지손가락으로 보아야 한다. 그래서 엄지손가락으로 겸손해야 한다고 새겨야 한다. 왜 그럴까?
(2) 양은 딱딱해서 뻣뻣하지만 음은 부드럽다. 육사는 中을 얻지 못했지만 음이 음자리에 있어 부드럽다. 그리고 육오 인군 밑에 있는 대신의 자리이다. 대신은 엄지손가락으로 겸손해야 한다는 것이다.
(3) 엄지손가락으로 겸손해야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손가락 중에 엄지를 제외한 다른 네 손가락은 저 혼자만 뻣뻣하게 있어 다른 손가락에게로 갈 수 없지만 엄지손가락은 다른 손가락에게 다 가기 때문에 겸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엄지는 으뜸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모든 손가락 밑에서 겸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4) 그러므로 엄지손가락으로 겸손하다는 말은, 어디든 겸손하지 않은 곳이 없이 누구에게든 겸손하다는 뜻이다. 한 인군의 명을 받아 나라를 다스리는 대신이 자신의 부하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이나 천민까지도 차별하지 말고 겸손해야 한다는 것이다(撝謙). 그래야 신하로서 자신의 직책을 옳게 수행하는 것이고 그렇게 하는 것이 이롭지 않음이 없다는 것이다(无不利).
(5) 사람이 겸손하지 못하는 까닭은 원칙을 어기기 때문이다. 원칙을 어기고 자신만을 네세우게 되어 꼿꼿해지기 때문에 겸손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겸손한 육사는 원칙을 어기지 않고(不違則也).
六五 不富以其隣 利用侵伐 无不利.
육오는 富하지 아니하고 그 이웃으로써 함이니, 써 침벌함이 이로우니 이롭지 않음이 없으리라.
象曰 利用侵伐 征不服也.
상전에 이르길, '利用侵伐'은 복종하지 않는 것을 치는 것이다.
(1) 육이 다섯 번째 육오이다. 성인은 괘를 그어놓고 설명하는 바가 그 자리마다 다르다. 육오는 인군의 자리이지만 음이 양자리에 있어 바르지 못하지만 中을 얻고 지존의 자리에서 나라를 다스리는 것이다.
(2) 육오 인군이 정치를 잘하려면 자기 혼자만 富하려고 하지 말고(不富), 모든 재물을 나라 안의 사람 전부에게 나누어 주라는(以其隣) 말이다. 양은 실한 것이고 음은 허한 것이니 '不富'가 나온다.
(3) 그러나 인군이 무조건 겸손하라는 것은 아니다. 이토록 겸손하게 정치를 하는데 이에 복종하지 않는 부류가 있다면 정벌을 해야 하는 것이다(利用侵伐). 그래서 인군 혼자 독부(獨富)하지 않고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니 나라가 튼튼하고 또 복종하지 않는 곳을 쳐서 정벌하니 이로운 것이다(无不利).
(4) 겸손하다는 괘에 왜 침벌을 말했는가에 대해 공자가 설명한 내용이다. 겸손하고 바른 육오 인군의 정치에 복종을 하지 않는 곳을 정벌한다는 뜻이다(征不服也). 그래야만 나라가 평화를 유지해 하나로 화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의 괘가 곤괘(☷)로 군사가 되고 상육을 가리고 보면 외호괘로 진괘(☳)이니 정벌한다는 말이 나온다.
上六 鳴謙 利用行師 征邑國.
상육은 우는 謙이니 써 군사를 행하여 읍국을 침이 이로우니라.
象曰 鳴謙 志未得也 利用行師征邑國也.
상전에 이르길, '鳴謙'은 뜻을 얻지 못함이니, 가히 써 군사를 행하여 읍국을 침이라.
(1) 육음이 맨 위에 있어 상육이다. 상육의 '鳴謙'은 六二의 '鳴謙'과는 다르다. 상육은 "지금 내가 이만큼 겸손하고 있는데 왜 세상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을까?" 하고 울고 있는 것이다. 상육은 겸손하다는 괘의 맨 위에 있기에 위에 있으면서 자기가 겸손하다고 하면 안 되는 것이다.
(2) 상육은 높은 자리에 있고 더구나 상육이 변하면 간상련(☶) 산괘가 되어 높은데 내가 겸손하고 있다고 한다면 누가 알아주지는 않는 것이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으니까 울고 있는 것이 상육의 명겸이다(鳴謙).
(3) 그래서 성인은 '利用行師征邑國'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이 자리는 인군의 자리가 아니므로 행사(行師) 즉 군사를 행한다고 보고, 나라를 친다고(征邑國) 보면 반란을 꾀하는 역적이 되니 곤란한 것이다.
(4) 내 몸의 군주가 들어 있는 곳은 바로 심장이다. 즉 내 마음속에 몸을 다스리는 심군(心君)이 들어 있는 것이다. 그래서 심장은 한 몸의 읍국이 된다. 한 나라의 읍국은 인군이 다스리는 것이고 한 몸의 읍국은 자기 정신 즉 마음이 다스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의 정신적인 군사를 총동원해서(利用行師), 실제로 겸손하지 않으면서 남이 나를 겸손하다고 알아주었으면 하는 욕심을 쳐내서 깨끗이 하라는 것이다(征邑國).
(5) 상육은 겸손하는 데 뜻을 얻지 못해 울고 있다(志未得也). 공자도 주공의 말씀처럼 상육을 보고 네가 정신적인 군사를 총동원해서(可用行師) 사사로운 욕심을 모두 쳐내어 깨끗이 하라고 한 것이다.
(總說)
(1) 초효는 맨 밑에 있어 겸손하고 또 겸손하면서 스스로 덕을 기르니 어떠한 일도 해낼 수 있고,
(2) 六二는 남을 의식하지 않고 계속 겸양의 덕을 쌓으니 저절로 덕이 알려져 이름이 높고,
(3) 九三은 남을 위해 노력하면서도 그 공을 남에게 돌리니 크게 유종의 미를 거두며,
(4) 六四는 고관의 위치에서 엄지손가락 같이 두루 겸손하니 이롭이 않음이 없고,
(5) 六五는 통치자가 욕심을 버리고 백성을 위해 일하는데도 그 정책에 따르지 않거나 교만한 자가 있으면 평화적 차원에서 정벌하라 했고,
(6) 上六은 밑에 있어야 할 음이 위에 있으면서 겸손한 체만 하면서도 남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슬퍼하는 격이니 자신의 마음을 반성해 보라고 한 것이다.
(7) 다시 말하면 초육은 겸겸(謙謙), 육이는 명겸(鳴謙), 구삼은 노겸(勞謙), 육사는 휘겸(撝謙), 상육은 명겸(鳴謙)으로 모두 겸을 말했지만 六五는 '謙'자를 말하지 않았다. 그 까닭은 육오가 임금이기 때문이다. 임금이 너무 겸손하기만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용침벌(利用侵伐)인데 불부이기린(不富以其隣)이 六五의 謙인 것이다.
▶️ 稱(일컬을 칭/저울 칭)은 ❶형성문자로 称(칭), 穪(칭)은 속자(俗字), 秤(칭)은 통자(通字), 偁(칭)은 본자(本字), 称(칭)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벼 화(禾; 곡식)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일컫다의 뜻을 나타내는 글자 爯(칭)으로 이루어졌다. 禾(화; 벼)의 수효를 소리내어 세다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稱자는 '일컫다'나 '저울'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稱자는 禾(벼 화)자와 爯(들 칭)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爯자는 한 손에 물고기를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무게를 달다'나 '저울질하다'는 뜻이 있다. 그래서 갑골문에서는 禾자가 없는 爯자가 이미지 '저울질하다'는 뜻으로 쓰였었다. 소전에서는 여기에 禾자가 더해지면서 곡식의 무게를 잰다는 뜻의 稱자가 만들어졌다. 稱자는 후에 무게를 달아 가격을 제시한다는 뜻이 파생되면서 '부르다'나 '일컫다'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稱(칭)은 ①일컫다 ②부르다 ③칭찬하다 ④저울질하다 ⑤무게를 달다 ⑥드러내다 ⑦들다, 거행하다 ⑧걸맞다, 부합하다(들어맞듯 사물이나 현상이 서로 꼭 들어맞다) ⑨알맞다 ⑩헤아리다 ⑪좋다, 훌륭하다 ⑫저울(=秤) ⑬명칭(名稱), 칭호(稱號) ⑭명성(名聲) ⑮무게의 단위(單位) ⑯벌(의복을 세는 단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이름 명(名), 고함지를 포(咆), 권세 권(權), 이름 호(號), 기릴 포(褒), 기릴 찬(讚), 기릴 송(頌)이다. 용례로는 좋은 일을 한다거나 했다고 또는 어떤 일을 잘 한다거나 했다고 말하거나 높이 평가하는 것을 칭찬(稱讚), 공덕을 칭찬하여 기림을 칭송(稱頌), 어떠한 뜻으로 일컫는 이름을 칭호(稱號), 칭찬하여 감탄함을 칭탄(稱歎), 무엇 때문이라고 핑계함을 칭탈(稱頉), 칭찬하여 천거함을 칭거(稱擧), 칭찬하여 높임을 칭상(稱尙), 맡은 직무에 맞게 책임을 다함을 칭색(稱塞),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이 꼭 들어 맞음을 칭시(稱是), 옷이 몸에 꼭 맞음을 칭신(稱身), 병이나 탈이 있다고 핑계함을 칭양(稱恙), 칭찬하고 부러워함을 칭염(稱艷), 원통함을 들어서 말함을 칭원(稱冤), 칭송하고 축하함을 칭하(稱賀), 전부를 총괄하여 일컬음 또는 그 명칭을 총칭(總稱), 사물이나 현상을 서로 다른 것 끼리 구별하여 부르는 이름을 명칭(名稱), 임시로 거짓으로 일컬음 또는 그 이름을 가칭(假稱), 불러 일컬음 또는 이름을 지어 부름을 호칭(呼稱), 어떤 대상을 가리켜 부르는 것 또는 그 이름을 지칭(指稱), 존경하여 높여 부르는 명칭을 존칭(尊稱), 존경하여 일컬음을 경칭(敬稱), 세속에서 보통 일컫는 칭호를 속칭(俗稱), 이름이나 호를 고침 또는 그 이름이나 호를 개칭(改稱), 공통으로 쓰이는 이름 두루 일컬음을 통칭(通稱), 간략히 줄인 이름을 약칭(略稱), 다르게 부르는 칭호를 이칭(異稱), 본이름이 아닌 귀엽게 불리는 이름을 애칭(愛稱), 몸에 맞추어 옷을 마른다는 뜻으로 일의 처한 형편에 따라 적합하게 일을 처리하여야 함을 이르는 말을 칭체재의(稱體裁衣), 왼쪽과 오른쪽이 서로 같지 않고 차이가 나는 형상을 일컫는 말을 불상칭형(不相稱形), 여러 사람이 모두 한결같이 칭송함을 일컫는 말을 만구칭송(萬口稱頌), 무릎을 손으로 치면서 매우 칭찬함을 일컫는 말을 격절칭찬(擊節稱讚) 등에 쓰인다.
▶️ 物(물건 물)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소 우(牛=牜; 소)部와 음(音)을 나타내며 勿(물)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만물을 대표하는 것으로 소(牛)를 지목하여 만물을 뜻한다. 勿(물)은 旗(기), 천자(天子)나 대장의 기는 아니고 보통 무사(武士)가 세우는 색이 섞여 있는 것, 여기에서는 색이 섞여 있음을 나타낸다. 또한 物(물)은 얼룩소, 나중에 여러 가지 물건이란 뜻을 나타낸다. 그러나 옛 모양은 흙을 갈아 엎고 있는 쟁기의 모양과 牛(우; 소)로 이루어져 밭을 가는 소를 나타내었다. 나중에 모양이 닮은 勿(물)이란 자형(字形)을 쓰게 된 것이다. ❷회의문자로 物자는 '물건'이나 '사물'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物자는 牛(소 우)자와 勿(말 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勿자는 무언가를 칼로 내리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物자는 소를 도축하여 상품화시키는 모습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고대에는 다양한 색이 뒤섞여 있던 '얼룩소'를 物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후에 다양한 가축의 종류나 등급과 관계된 뜻으로 쓰이게 되면서 지금은 광범위한 의미에서의 '제품'이나 '상품', '만물'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物(물)은 (1)넓은 뜻으로는, 단순한 사고(思考)의 대상이건,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이건을 불문하고, 일반으로 어떠한 존재, 어떤 대상 또는 어떤 판단의 주어(主語)가 되는 일체의 것 (2)좁은 뜻으로는, 외계(外界)에 있어서의 우리들의 감각에 의해서 지각(知覺)할 수 있는 사물(事物), 시간(時間), 공간(空間) 가운데 있는 물체적, 물질적인 것 (3)사람이 지배하고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구체적 물건. 민법 상, 유체물(有體物) 및 전기(電氣) 그 밖에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自然力). 사권(私權)의 객체(客體)가 될 수 있는 것 등의 뜻으로 ①물건(物件) ②만물(萬物) ③사물(事物) ④일, 사무(事務) ⑤재물(財物) ⑥종류(種類) ⑦색깔 ⑧기(旗) ⑨활 쏘는 자리 ⑩얼룩소 ⑪사람 ⑫보다 ⑬살피다, 변별하다 ⑭헤아리다, 견주다(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알기 위하여 서로 대어 보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물건 건(件), 물건 품(品), 몸 신(身), 몸 궁(躬), 몸 구(軀), 몸 체(體)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마음 심(心)이다. 용례로는 사람이 필요에 따라 만들어 내거나 가공하여 어떤 목적으로 이용하는 들고 다닐 만한 크기의 일정한 형태를 가진 대상을 물건(物件), 물건의 본바탕으로 재산이나 재물을 물질(物質), 물건 값을 물가(物價), 쓸 만하고 값 있는 물건을 물품(物品), 물건의 형체를 물체(物體), 물건의 분량을 물량(物量), 물건을 만들거나 일을 하는 데 쓰는 여러 가지 재료를 물자(物資), 어떤 사람의 좋지 않은 행동에 대해 많은 사람이 이러쿵 저러쿵 논란하는 상태를 물의(物議), 마음과 형체가 구별없이 하나로 일치된 상태를 일컫는 말을 물심일여(物心一如), 사물에는 근본과 끝이 있다는 뜻으로 사물의 질서를 일컫는 말을 물유본말(物有本末), 세상의 시끄러움에서 벗어나 한가하게 지내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물외한인(物外閑人), 바깥 사물과 나 그리고 객관과 주관 또는 물질계와 정신계가 어울려 한 몸으로 이루어진 그것을 이르는 말을 물아일체(物我一體), 무엇이나 제각기 그 주인이 있다는 뜻으로 무슨 물건이나 그것을 가질 사람은 따로 있음을 이르는 말을 물각유주(物各有主), 생물이 썩은 뒤에야 벌레가 생긴다는 뜻으로 남을 의심한 뒤에 그를 두고 하는 비방이나 소문을 듣고 믿게 됨 또는 내부에 약점이 생기면 곧 외부의 침입이 있게 됨을 이르는 말을 물부충생(物腐蟲生), 나는 물건이 많고 지역이 또한 넓음을 일컫는 말을 물중지대(物衆地大), 만물이 한 번 성하면 한 번 쇠함을 이르는 말을 물성칙쇠(物盛則衰), 물건이 오래 묵으면 조화를 부린다는 말을 물구즉신(物久則神), 물질적인 면과 정신적인 면의 양면을 일컫는 말을 물심양면(物心兩面), 사람과 사귀는 데 선물이나 음식 대접은 다소 박하더라도 정만은 두터워야 함을 이르는 말을 물박정후(物薄情厚), 세상이 시끄러워 사람의 마음이 안정을 얻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물정소연(物情騷然), 사물은 바뀌고 세월은 흘러감을 이르는 말을 물환성이(物換星移) 등에 쓰인다.
▶️ 平(평평할 평, 다스릴 편)은 ❶상형문자로 물 위에 뜬 물풀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 수면이 고르고 평평(平平)하다는 뜻이다. ❷지사문자로 平자는 '평평하다'나 '고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平자는 干(방패 간)자와 八(여덟 팔)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平자는 '방패'와는 아무 관계가 없고 또 사물의 모습을 본뜬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平자는 악기 소리의 울림이 고르게 퍼져나간다는 뜻을 형상화한 것이기 때문이다. 平자는 소리가 고르게 퍼져나간다는 의미에서 고르거나 평평하다는 뜻을 가지게 되었고 후에 '안정되다'나 '화목하다'라는 뜻도 파생되었다. 그래서 平(평, 편)은 (1)일정한 명사(名詞) 앞에 붙이어 평범(平凡)한, 평평(平平)한의 뜻을 나타냄 (2)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평평하다, 바닥이 고르고 판판하다 ②고르다, 고르게 하다 ③정리되다, 가지런하게 되다 ④편안하다, 무사하다 ⑤평정하다 ⑥정하다, 제정하다 ⑦이루어지다 ⑧바르다 ⑨갖추어지다 ⑩사사로움이 없다 ⑪화목하다, 화친하다 ⑫쉽다, 손쉽다 ⑬표준(標準) ⑭들판, 평원(平原) ⑮산제(山祭: 산에 지내는 제사) ⑯보통(普通) 때, 평상시(平常時) ⑰보통, 보통의 수준 ⑱평성(平聲), 사성(四聲)의 하나 그리고 ⓐ다스리다, 관리하다(편) ⓑ나누다, 골고루 다스려지다(편)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평탄할 탄(坦), 편안할 녕(寧), 편안 강(康), 클 태(泰)이다. 용례로는 어떤 가정 밑에서 많은 수나 같은 종류의 양의 중간의 값을 갖는 수를 평균(平均), 평온하고 화목함을 평화(平和), 평상시를 평소(平素), 뛰어난 점이 없이 보통임을 평범(平凡), 평상시의 소식을 평신(平信), 차별이 없이 동등한 등급을 평등(平等), 바닥이 평평한 땅을 평지(平地), 사람이 삶을 사는 내내의 동안을 평생(平生), 지표면이 평평한 넓은 들을 평야(平野), 무사히 잘 있음을 평안(平安), 벼슬이 없는 일반민을 평민(平民), 평평한 표면을 평면(平面), 평탄한 들판 평야를 평원(平原), 난리를 평온하게 진정시킴을 평정(平定), 까다롭지 않고 쉬움을 평이(平易), 어느 한 쪽에 기울이지 않고 공정함을 공평(公平), 마음에 들거나 차지 않아 못마땅히 여김을 불평(不平), 균형이 잡혀 있는 일을 형평(衡平), 대지의 평면을 지평(地平), 마음이 기쁘고 평안함을 화평(和平), 넓고 평평함을 편평(扁平), 인간의 욕심은 한이 없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평롱망촉(平隴望蜀), 깨끗하며 욕심이 없는 마음을 일컫는 말을 평이담백(平易淡白), 엎드려 땅에 머리를 댄다는 뜻으로 공경하여 두려워하는 모습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평신저두(平身低頭), 고요한 땅에 바람과 물결을 일으킨다는 뜻으로 공연한 일을 만들어서 뜻밖에 분쟁을 일으키거나 사태를 어렵고 시끄럽게 만드는 경우를 가리키는 말을 평지풍파(平地風波), 모래톱에 내려앉는 기러기라는 뜻으로 글씨를 예쁘게 잘 쓰는 것을 비유해 이르는 말 또는 아름다운 여인의 맵시 따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평사낙안(平沙落雁), 마음을 평온하고 순화롭게 함 또는 그런 마음으로 줄여서 평심이라고 하는 말을 평심서기(平心舒氣), 평지에 산이 우뚝 솟음으로 변변치 못한 집안에서 뛰어난 인물이 나옴을 비유하는 말을 평지돌출(平地突出), 심기를 조용하게 가져 잡념을 없앤다는 뜻으로 마음이 평온하고 걸리는 것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평기허심(平氣虛心), 뛰어난 점이 없이 보통을 일컫는 말을 평평범범(平平凡凡), 이른 새벽에 다른 사물과 접촉하기 전의 맑은 정신을 이르는 말을 평단지기(平旦之氣), 안온하며 아무것도 변한 일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평온무사(平穩無事) 등에 쓰인다.
▶️ 施(베풀 시, 옮길 이)는 ❶형성문자로 음(音)을 나타내는 也(야, 시)와 그 이외(以外)의 글자 (언; 깃발)으로 이루어졌다. 깃발이 흔들거린다는 뜻으로 음(音)을 빌어 베푼다는 뜻으로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施자는 '베풀다'나 '실시하다', '드러내다', '뽐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施자는 㫃(나부낄 언)자와 也(어조사 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也자는 '야, 시'로의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施자의 갑골문을 보면 사람을 줄에 매달아 놓은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고대에는 적의 시신을 창에 매달아 적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곤 했다. 施자는 그러한 모습을 그린 것이다. 금문에서는 也자가 발음요소로 쓰이면서 지금의 施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施자에 '드러내다'나 '뽐내다'라는 뜻이 있는 것도 적들에게 아군의 용맹성을 표현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그래서 施(시, 이)는 성(姓)의 하나로 ①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 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②실시하다 ③미치게 하다, 나누어 주다 ④널리 퍼지다, 번식하다 ⑤드러내다 ⑥뽐내다, 과장하다 ⑦기뻐하다 ⑧탄핵하다 ⑨효시(梟示)하다 ⑩흩뿌리다 ⑪좋아하는 모양 ⑫은혜(恩惠) 그리고 옮길 이의 경우는 ⓐ옮기다(이) ⓑ끌다(이) ⓒ연장하다(이) ⓓ미치다(영향이나 작용 따위가 대상에 가하여지다), 만연하다(이) ⓔ버리다(이) ⓕ해제(解除)하다(이) ⓖ기울다(이) ⓗ비스듬히 가다(이) ⓘ바르지 아니하다(이)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실제로 행함을 시행(施行), 계책을 베풂 또는 그 계책을 시책(施策), 은혜를 베풂 또는 그 은혜를 시혜(施惠), 의술 따위를 베푸는 일을 시술(施術), 정치를 행함을 시정(施政), 공사를 실시함을 시공(施工), 자물쇠를 채워 문을 잠금을 시정(施錠), 건축이나 토목 따위의 일을 착수하여 진행함을 시공(施功), 어떤 일을 시행하고 조치를 취함을 시조(施措), 상을 주는 일을 시상(施賞), 논 밭에 거름을 주는 일을 시비(施肥), 승려나 절에 물건을 바치는 사람 또는 그 일을 시주(施主), 실제로 시행함을 실시(實施), 은혜를 갚아서 베풂을 보시(報施), 하려던 일을 그만 둠을 물시(勿施), 요구하는 대로 베풀어 줌을 허시(許施), 시행할 일을 계획함을 설시(設施), 많은 사람에게 널리 사랑과 은혜를 베풂을 박시(博施), 제기한 의견을 받아들여 시행함을 채시(採施), 명령에 좇아 일을 시행함을 거시(擧施), 정해진 범위를 벗어나 함부로 마구 베풂을 남시(濫施), 청원이나 요구를 들어서 그대로 베풀어 줌을 청시(聽施), 서시가 가슴을 쓰다듬는다는 뜻으로 함부로 흉내내다가 웃음거리가 됨을 이르는 말을 서시봉심(西施捧心), 못생긴 여자가 서시의 눈썹 찌푸림을 본받는다는 뜻으로 시비나 선악의 판단 없이 남을 흉내냄을 이르는 말을 동시효빈(東施效矉), 엎드릴 수도 없고 위를 쳐다볼 수도 없는 병이란 뜻으로 오만하고 아첨하는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거저척이(遽篨戚施), 제 것을 남에게 잘 주는 이는 무턱대고 남의 것을 탐낸다는 말을 경시호탈(輕施好奪), 전례를 참고하여 상을 줌을 일컫는 말을 고례시상(考例施賞), 방형에나 원형에나 다 잘 들어맞다는 뜻으로 갖가지 재능이 있어서 어떤 일에도 적합함을 이르는 말을 방원가시(方圓可施), 사랑과 은혜를 널리 베풀어 뭇사람을 구제함을 일컫는 말을 박시제중(博施濟衆), 꾀는 있으나 쓸 만한 데가 없음을 일컫는 말을 계무소시(計無所施), 시주가 없는 옷이란 뜻으로 승려가 자신이 모은 천 조각으로 꿰매어 만든 옷을 일컫는 말을 무시주의(無施主衣), 빈말만 하고 실행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공언무시(空言無施), 남을 헐뜯는 나쁜 말을 하기 쉬움을 일컫는 말을 악어이시(惡語易施), 차례를 거꾸로 시행한다는 뜻으로 곧 도리에 순종하지 않고 일을 행하며 상도를 벗어나서 일을 억지로 함을 이르는 말을 도행역시(倒行逆施)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