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9. 내가 중심이다(2024.10.13)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군대 2년은 나를 사랑하고
내 가족을 사랑하고
내 조국을 사랑하는 기간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올해도 이제 한 달 조금 더 남았습니다.
제가 올해 1월 첫 법회에서 ‘새해 계획’을 세우고 잘하고 있는지 틈틈이 점검하라고 법문을 했습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습관에서 벗어나야 하므로 그만큼의 노력과 고통이 따릅니다.
올해 여름은 유달리 무더웠습니다.
대나무가 아픔을 참아가면서 스스로 제 몸에 마디를 만들 듯 여러분도 길고 혹독한 무더위 속에 국방 의무를 하였습니다.
앞으로 살아갈 70년 세월이 이보다 더 혹독한 괴로움이 온다 해도 여러분은 잘 버텨줄 것입니다.
우리는 ‘나잇값을 해야 한다’ 고 말합니다.
나잇값을 하는 사람이란 그 나이에 걸맞게 생각하고 행동하며 줏대가 확실하고 중심이 또렷한 사람을 말합니다.
중심이 또렷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어깨에 힘이 들어간 사람을 중심을 잡은 사람이라 할까요?
아니면 목에 잔뜩 힘을 주고 후임이나 자기보다 약한 사람 앞에서 군림하려는 사람을 중심이 꽉 잡힌 사람이라 할까요?
모든 중심에 내가 있습니다.
내 뒤에 부처님이 계시지만 내가 부처님 뒤로 가면 부처님은 내 앞에 계십니다.
서울은 호국 태안사에서 보면 남쪽이지만 내가 수원으로 가면 서울은 북쪽입니다.
이렇게 나에게 고정된 남쪽도 북쪽도 없는 것처럼 모든 곳은 나를 기준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이 세상의 중심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인간관계도 그렇습니다.
부모님은 나를 아들이라 부르지만 나는 그분을 부모님이라 부르며, 동생은 나를 형이라 부르지만 나는 그를 동생이라 부릅니다.
내무반에서 이 병장이고 학교에서는 학생이 됩니다.
이렇게 수십 가지 수백 가지로 변하는 게 나입니다.
그렇지만 나는 변한 것이 없습니다.
시간과 장소에 따라 사람들이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나를 부를 뿐 정작 나는 변한 게 없습니다.
나는 오로지 나요, 나는 우주 만물의 중심입니다.
세상의 모든 기준은 내가 되고 모든 잣대는 내 기준으로 생각하고 측정합니다.
여러분은 여러분 각자 중심이 되고 나는 내가 중심입니다.
관세음보살이 계십니다.
머리에 쓴 보관에 아미타부처님을 모시고 계신 보살님입니다.
관세음이란 세상의 모든 소리를 듣고, 모든 소리를 본다는 뜻으로 어느 때 어느 곳이나 찾는 사람이 있으면 나타나서 도와주시는 보살님입니다.
천 개의 손이 있고 손마다 보는 눈이 있어 천 개의 눈을 가진 보살님입니다.
찾는 곳에 따라 천사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군인으로 나타나며, 때로는 거지로도 나타납니다.
마치 내가 아들이 되고 형도 되며 이 병장과 학생이라 불리는 것처럼 관세음보살도 그때마다 여러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우리가 모두 관세음보살입니다.
여러분이 착한 마음을 먹고 좋은 일 하고 주관이 뚜렷하면 관세음보살이 되고 부처님이 됩니다.
여러분이 휴가를 가면 부모님은 맨발로 뛰어나와 반깁니다.
여러분 곁에 관세음보살님이 계셔도 부처님이 계셔도 부모님은 여러분을 더 반갑게 맞이합니다.
휴가 나온 아들을 본체만체하고 관세음보살에게 먼저 다가갈 부모님은 없습니다.
그것은 여러분이 관세음보살보다 더 소중하고 귀중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모두가 관세음보살이기 때문입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天上天下 唯我獨尊
부처님이 태어나서 사방 일곱 걸음을 걸으시며 한 손은 하늘을 향하고 한 손을 땅을 가리키며 외친 첫 가르침입니다.
“하늘 위 하늘 아래 오직 내가 존엄하다. 나는 삼계에서 가장 높고 가장 크고 가장 칭송받을 사람이다.”
이 말은 부처님께서 자신에게 하신 말이 아니라 모든 인간에게 세상의 중심임을 깨닫도록 일러주신 말입니다.
왜냐하면, 저와 여러분도 부처님이 될 수 있는 불성佛性 즉 부처의 씨앗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팽이가 중심을 잡아야 계속 돌아가는 것처럼 내가 중심을 잘 잡아야 합니다.
내가 굳건히 서 있어야 합니다.
내 가정도 내가 중심이 되고 이 사회도 내가 중심이 되고 우리나라도 내가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대충 살아온 내가 다시는 흔들리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하루하루를 허투루 보내지 않고 보람찬 생활을 해야 합니다.
부모님께 효도하고 재대 후 열심히 공부하고 사회에 나가면 열심히 살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물을 대는 사람은 물을 끌어들이고
활을 만드는 사람은 화살을 곧게 한다.
목수는 재목을 다듬고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 자신을 다룬다.
논에 물을 대려는 사람은 물이 아무리 멀리 있어도 강물을 끌어들여야 하고, 활을 만드는 사람은 화살을 곧게 해야 좋은 화살을 만들고 전쟁에 이길 수 있습니다.
재능 있는 목수는 재목을 잘 다듬어야 좋은 건물을 지을 수 있고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의 중심을 꽉 잡아야 합니다.
그리하려면 자신을 잘 다루어야만 합니다.
부처님께서 이렇게도 이르셨습니다.
이전에는 게을렀더라도 지금은 게으르지 않다면
그는 이 세상을 비추리라,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
어제까지 게으르고 대책 없이 살아왔더라도 지금 이 순간부터 게으르지 않고 중심을 잡고 계획을 세워 열심히 살아간다면 마치 구름에서 나온 달처럼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훌륭한 인물이 된다는 부처님 말씀입니다.
앞으로 70년을 살 병사들이 한 번쯤 되새겨 보기 바랍니다.
일본의 일류대학 졸업생이 큰 회사에 이력서를 냈습니다.
사장님은 면접시험장에서 부모님을 목욕시켜드리거나 닦아드린 적이 있는지 뜻밖의 질문을 하셨습니다.
청년은 단 한 번도 없다고 정직하게 대답하자 그러면 부모님의 등을 긁어드린 적 있는지 물었습니다.
청년은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네,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등을 긁어드리면 어머니께서 용돈을 주셨습니다.”
청년은 입사를 못 할까 봐 어릴 때 기억까지 찾았습니다.
면접이 끝나고 청년이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드리자 사장님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일 이 시간에 다시 오세요.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부모님을 닦아드린 적이 없다고 했는데 내일 오기 전에 꼭 한 번 닦아드렸으면 좋겠네요.”
청년은 꼭 그러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는 빨리 취업해야 할 형편이었습니다.
아버지는 그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날품 팔아 키웠습니다.
어머니의 바람대로 도쿄의 명문대학에 합격했고 학비가 엄청 큰돈이지만 어머니는 한 번도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청년이 돈을 벌어 어머니의 은혜에 보답해야 할 차례입니다.
청년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 어머니는 일터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온종일 밖에서 일하시니까 발이 가장 더러울 거야. 그러니 발을 닦아드리는 게 좋겠다.”
집에 돌아온 어머니는 아들이 발을 씻겨드리겠다고 하자 의아하게 생각합니다.
“발은 왜 닦아준다는 거니? 마음은 고맙지만 내가 닦으마.”
어머니는 한사코 발을 내밀지 않았습니다.
청년은 어쩔 수 없이 어머니를 닦아드려야 하는 이유를 자초지종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니, 오늘 면접시험에서 사장님이 어머니를 씻겨드리고 내일 오라고 했어요. 그래서 꼭 발을 닦아드려야 해요.”
그러자 어머니의 태도가 금세 바뀌었습니다.
어머니는 두말없이 문턱에 걸터앉아 세숫대야에 발을 담갔고 청년은 오른손으로 조심스레 어머니의 발등을 잡았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가까이 살펴본 어머니의 발이 자신의 하얀 발과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앙상한 발등이 마치 나무껍질처럼 보였습니다.
“어머니 그동안 저를 키우시느라 고생 많으셨죠. 이제 제가 은혜를 갚을게요. 오늘 면접을 본 회사가 유명한 곳이에요. 제가 취직하면 고생을 하지 마시고 집에서 편히 쉬세요.”
청년의 손이 어머니의 발바닥에 닿은 순간 청년은 숨이 멎는 것 같았고 말문이 막혀서 할 말을 잊었습니다.
어머니의 발바닥은 시멘트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어 도저히 사람의 피부라고 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의 손이 발바닥에 닿는 것조차 못 느꼈습니다.
발바닥의 굳은살 때문에 아무런 감각이 없었습니다.
청년의 손이 가늘게 떨리고 고개를 숙이고 울음을 참으려고 이를 악물었습니다.
새어 나오는 울음을 간신히 삼켰지만, 어깨가 들썩이는 것은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이때 한쪽 어깨에 어머니의 부드러운 손길이 느껴졌습니다.
청년은 어머니의 발을 끌어안고 목을 놓아 울었습니다.
다음날 청년은 사장님에게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니가 저 때문에 얼마나 고생하셨는지 이제야 알았습니다. 사장님은 학교에서도 배우지 못한 것을 깨닫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만약 사장님 아니었다면 저는 어머니 발을 씻겨드릴 생각을 평생 못했을 겁니다. 가족이라곤 한 분밖에 안 계신 어머니를 이제 편안히 모시겠습니다.”
청년은 그 회사에 취직되어 오래오래 근무하였습니다.
<탄줘잉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중>
여러분 어떻습니까?
부대로 돌아가면 부모님께 전화를 드리거나 편지를 쓰기 바랍니다.
부모님이 인터넷을 잘 하시면 이메일로 편지를 보내드려도 좋습니다.
‘저를 이렇게 훌륭하게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제대하면 우리 집은 제가 중심을 꼭 잡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부모님 오래오래 사세요.’ 하고 말입니다.
오늘 법문을 마칩니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군대 2년은 나를 사랑하고
내 가족을 사랑하고
내 조국을 사랑하는 기간이다.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한 꽃이다.
※2024년 10월 13일 호국태안사 일요법문
첫댓글 오늘 군법회에 참석은 병사 7명, 회징님, 꼬마불자님, 제 아내 이렇게 11명입 참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