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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딩] 03
씬/1 꽃밭 (D)
꽃밭이 넓게 넓게 펼쳐져 있다. 한쪽에 마련된 하우스 안에서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린다.
남자1 : (일어) 살았네~
씬/2 하우스 (D)
대야에 가득 담겨져 있는 카라 꽃. 들여다보는 하우스에서 꽃을 돌보는 일꾼들.
여자1 : (일어) 윤수씨 꽃들이 다시 다 살아 났어요~
하우스 한쪽에서 나무들을 돌보고 있던 윤수가 고개를 들고 보는. ?
윤수 : (일어) 그죠? 살았죠? (웃는다)
윤수 경쾌하게 다가와서 들여다보는. 꽃잎들을 하나 하나 만지다가.
윤수 : 카라는 조금 시든 것 같아도 이렇게 정성을 들이면 다시 살아나요. 고맙게도.. (웃는다) 이거 제가 가져가도 되죠?
여자1 : 그럼요~ 오늘 수업 마지막 날이었죠? 축하해줄 사람은 있어요?
윤수 : (표정 웃는) ...네.
여자1 : (손에 든 장미 보이며) 나는 이거 가져갈 건데.
윤수 : 이쁘네요.
여자1 : 남편 생일이예요.
윤수 : 어머 그럼 주세요. 그렇게 들고 가지 마시고 저 주세요. 제가 금방 만들어 드릴게요.
윤수 장미 다발을 건네받아서 꽃다발로 만든다. 척척 솜씨 좋게 이쁘게 다 만들고 맘에 들어 웃는 윤수.
여자1에게 건네주는 윤수의 표정.
씬/3 진희의 고급 맨션 (저녁)
넓고 탁트인 야경이 보이는 맨션이다. 티브이에선 일본어 방송이 나오고 있다.
카라를 화병에 꽂는 윤수. 맘에 든다. 화병을 사이드 테이블에 놓으려다가 멈칫 한다. 테이블에 놓여 있는 여자 머리핀.
흘낏 주방쪽을 보는 윤수. 트여 있는 주방에서 스파게티 국수를 삶고 있는 진희. 소스를 맛보고 있는데.
윤수 : ...어제 손님 왔었어?
진희 : 아니.
윤수 : (표정)
진희 : 피곤해서 일찍 잔다고 했잖아. 왜?
윤수 : (잠시 그러다가) 아무것도 아니야.
머리핀을 집고. 그 자리에 꽃병을 놓는 윤수. 진희 돌아보면 윤수 깜짝 놀라서 핀을 뒤로 감춘다.
진희 : 왜 그렇게 놀래? 죄진 거 있어?
윤수 : (도리 도리)
진희 : (꽃보고) 어.. 좋다.
윤수 : (머리핀을 주머니에 넣으며) ...오빠가 좋아하는 꽃이잖아요. 꽃말도 좋아 청순하다~
진희 : (꽃 안보고 윤수를 보며) 어울린다.
윤수 : ?
진희 : 바보. 그 꽃을 내가 뭐 하러 좋아하겠어. 너랑 닮아서 좋아하는 거지.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서면)
윤수 : (표정)
진희 : (계속 요리하는)
윤수 : 그거 알아요?
진희 : 뭐?
윤수 : 늘 결정적인 순간에 사람을 감동시키는 거.
진희 : (웃으며 보는)
테이블에 장식된 카라꽃. 두 사람 거실에서 편안한 모습으로 접시에 국수를 담아 와인을 마시며, 티브이를 보며 먹고 있다.
오래된 연인의 모습이다. 윤수는 조금 심심하다. 아까부터 안경까지 낀 진희의 시선은 cnn에 고정되어 있다.
몇번은 흘낏 보다가 안되겠다. 일부러 소리 나게 접시를 내려놓고 턱 괴고 진희를 보는.
진희 : (계속 고정) 다 먹었어? 그럼 냉장고에 과일 있어.
계속 진희를 보는 윤수. 진희 결국 흘낏 윤수를 보는.
진희 : (피식 웃는) 왜?
윤수 : 오늘이 무슨 날인지는 알아?
진희 : 음... 너 플로리스트 학원 졸업한날이잖아. (하다가 다시 웃는) 왜? (하다가) 아아~ (티브이 리모콘 집는)
윤수 : (짐짓 그러다가 결국 웃는다) 봐요.. 난 괜찮으니까 봐~ 일이잖아.
진희 : 됐어 다 봤어. 끄자~ (끄는 그리고 돌아 본다 잔 들고) 축하해~ 2년이나 고생했어.
윤수 : (한 모금 마시고 그러다가 보는) 음... 이제 어쩌지?
진희 : (짐짓) 한국 가야지. 공부 끝났는데 ..안가 ?
윤수 : (좀 서운해서 보는) 나 혼자 가도 돼?
진희 : ..누가 혼자래?
윤수 : 그럼 같이 가?
진희 : (씨익 웃으며 마시는)
윤수 : (! 반짝하는) 한국으로 돌아가요? 언제 결정 났어?
진희 : 저번주에.
윤수 : 그래서 여기 뉴스가 아니었구나? (하다가) 잘됐다. 잘됐네 정말~ (하는데)
진희 : 기분 좋아? 그럼 너 기분 좋은 김에 오늘 우리 몇 개만 더 결정하자. 외교관은 원래 이럴 때 딜을 해야하는 거거든.
윤수 : ? 딜?
진희 :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낸다 주먹에 쥐고)
윤수 : 뭔데? (손 내밀면) 졸업 선물?
진희 : (주려다 말고 다짐) 내말 들을 거지?
윤수 : .. (피식 웃는) 내가 언제 말 안들은 적 있어요?
진희 : (주려다 말고 다시 다짐) 어 그리고 매일 하는 소리 하기 없기. 혹시 비싼 거 아냐... 그거 안돼.
윤수 : 알았어. (웃으며) 대체 뭔데?
진희 : (씨익 웃으며 손 펴는)
윤수의 손에 툭 하고 떨어지는 반지. 결혼반지다. 크고 화려하다.
윤수 ! 진희를 본다.
진희 : ...귀국하면 바로 결혼하자.
윤수 : (진희를 보고 있는)
진희 : 응? (보다가) 음.... 결정도 감동도 안 해주네..
윤수 : (조금 웃으며 반지를 만지작 거려보는)
진희 : 좋아.. 그걸로 감동이 안되면 그 반지의 보증서를 보여주지.
바지 주머니에서 종이를 꺼내는 진희.
윤수 : 하지마~ 보증서 같은거.. 필요 없어..
진희 : (하는데 읽는) 햇빛이 바다를 비출 때 나, 그대를 생각합니다.
윤수 : !
진희 : 달 그림자 샘에 어릴 때 나, 그대를 생각합니다... (픽 웃지만)
윤수 : (표정)
진희 : (그래도 계속) 먼 길 위로 먼지 자욱이 일 때 나 그대 모습을 봅니다. 깊은 밤 좁은 길에서 마주친 나그네에게서도
나, 그대 모습 봅니다. (그러다) 생략 (웃고) 멀리 떨어져 있어도 나는 그대의 곁에 있고 그내는 내 곁에 있습니다.
해는 기울어 별 반짝이는데 아, 그대 지금 내 곁에 있다면..
윤수 : (표정)
진희 : 프로포즈 받을 때 이 시가 듣고 싶다며.
윤수 : 기억하고 있었어요? ...그거 우리 중학교 때 국어 선생님이 청혼할 때 읽으셨던 시거든.. 낭만적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진희 : (표정) ... 음... 조금은 ... 감동 받았어?
윤수 : ....(끄덕)
진희 : ...결정 했어?
윤수 : (잠시 그러다가 끄덕 하는 그러다가) 근데..
진희 : ?
윤수 : (반지 들어 보이는) 이거 혹시 많이
진희 : (따라하는) 비싼거 아냐?
윤수 : (동시에) 비싼거 아냐?
윤수 풋 웃고. 진희 가볍게 윤수의 머릴 툭치는. 윤수 손의 반지를 받아서 끼워주는 진희.
진희 : 고맙다.
윤수 : 나도... 고마워요.
진희와 윤수 두 사람의 모습에서.
씬/4 침실 (N)
잠들어 있는 진희.
씬/5 거실 (N)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윤수. 메일함을 열어 놓고 보고 있는. 승우에게 편지를 쓰고 있었다.
윤수 : (소리) 오늘 청혼을 받았어. 이런 중요한 얘길 꼭 하고 싶은 사람은 나한테는 세상에서 너하고 선생님밖에 없는데...
이렇게 오래 연락도 못하게 하고 너, 참 미워.
윤수 손에 끼워진 반지를 본다. 너무 부담스러울 정도의 반지다. 그러다 주머니에서 핀을 꺼내 본다.
잠시 보다가 핀으로 머리를 묶는. 윤수 일어나서 창 쪽으로 야경을 내려다보는 윤수.
윤수 : (소리) 승우야... 넌 늘 내 문제에 답을 알고 있었는데.. 한 가지 가장 중요한 얘길 안 해줬었잖아...
결혼에서 중요한 게 뭐냐고 내가 물어봤던 거 기억해? (사이) ...그게 뭐니? 이젠 답을 찾았니?
씬/6 고급 수입 가구상 (D)
세나 혜림과 침대를 고르고 있는 듯.
세나 : (자랑스러운) 사랑이래. 승우씨는 결혼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 하는 게 사랑이라고 했어.
혜림 : 그래? (침대를 눌러 본다 갸웃 이건 아니다) 하긴 결혼에 사랑이 있으면 좋긴 좋지.
세나 : 엄만~ 사랑이 제일 중요하지.
혜림 : 그래 그렇다니까 누가 뭐래? 너나 미스터 한이나 둘 다 성격도 무난하고 조건도 맞는 편이고
그런데다가 사랑까지 있으면 잘 살거야. 좋아.
세나 : 엄마~! (말이 안통한다)
혜림 : 저거 괜찮네. 저기 앉아 볼까?
혜림 가서 앉아보는. 음 괜찮은데? 들썩 들썩 해보는.
혜림 : 세나야 이거다.
세나 : 진짜 이쁘다~ (앉아보는 음~) 이거네!
두 사람 마주 보고 박수 짝짝 치며 좋아하는.
씬/7 명품 그릇 샵 (D)
화려한 식탁에 놓여지는 반짝 거리는 그릇들. 웨지우드 헤르메스 같은 명품 그릇들이 차례 차례 놓여지는.
혜림과 세나 마주 앉아 있다. 세나 맘에 안든다 고개를 흔들면 치우고 다시 그릇을 가져오는 사람들.
이번엔 혜림의 맘에 들지 않는다.
세나 : 승우씨 너무 멋있지 엄마~
혜림 : 넌 미스터 한이 그렇게 좋니?
세나 : (웃음 비져 나오는 표정) 아니 뭐.. 음...
혜림 : 큰일이다. 저래서 완전히 꽉 잡혀 살지.
그릇 다시 놓이는데 혜림 세나 ! 두사람 마주 보며 끄덕.
혜림 : 이거지?
세나 : 응. 이거다! (박수 짝짝)
씬/8 거리 (D)
명품 샵들이 즐비한 거리를. 팔짱끼고 길을 걷고 있는 혜림과 세나.
혜림 : 그렇지만 아무리 니들 둘이 좋아도 결혼 전까지는 안돼.
세나 : ?
혜림 : 뽀뽀 정도야 괜찮지만~ 그것도 문제긴 한가? 하다보면 그게 제때 제때 멈춰지나 어디~
세나 : 엄마! (하다가) 그런 말이었어? 말도 안돼. 승우씨는 그런 거 안 해.
혜림 : 안해? 안하면 어떡해.
세나 : (표정) 엄마!
혜림 : 남자들은 좋아하는 여자들은 그냥 보고만 있진 못하던데..
세나 : ...승우씬 그런 사람 아냐. 우린 손도 안 잡아 봤단 말야.
혜림 : 응.. 뭐.. 원래 그게 결혼에서 사랑이란 건 그렇게 중요한건 아니니까...
세나 : 엄마! 승우씨는 결혼에서 제일 중요한 게 사랑이라고 했다니까!
혜림 : (들은 척 만 척) 어머 세나야.
세나 : ?
혜림 고급 샵에 걸려진 남성용 바바리 코트를 본다. 세나 따라서 보는.
혜림 : 이거다!
세나 : (맘에 든다) 응! (끄덕 끄덕)
마주보고 박수치고 신나서 샵으로 들어가는 혜림과 세나.
씬/9 양평 세나의 신혼집 (D)
차가 들어온다. 차에서 내리는 세나와 혜림. 마당에서 와인 한잔 마시고 있던 정일이 일어난다.
정일 : 이게 누구야~~ 우리 공주 왔니?
세나 : 여기가 어디예요?
혜림 : 어디긴 어디야. 니네들 살집이지.
세나 : !! 진짜?
씬/10 신혼집 현관 (D)
정일 세나의 눈을 가리고 혜림 뒤쫓아 들어오는데.
정일 : 짠~! (손떼는)
세나 : (보는 표정) !
아직 가구는 없지만 분위기가 좋다.
혜림 : (뒤에 들어오다 보고) 어머 자기야.. 너무 멋지다.
정일 : 내가 다시 다 보수했어. 괜찮지?
세나 : (표정) ..아빠가 직접?
정일 : 그래~ 야 욕실 타일까지 하나 하나 다 아빠가 감독한거야.
세나 : (뭉클 글썽한다) 고마워요.
세나 정일과 혜림을 끌어 안는. 정일과 혜림도 흐뭇하고 찡한 표정으로.
씬/11 청와대 앞 도로 (D)
서 장관의 차가 나오고 있다. 뒤에 비서진의 차가 같이 따라 나오고 있는.
씬/12 차안 (D)
앞좌석에 앉아 있는 승우. 운전하고 있는 윤 비서관. 승우는 계속 뭔가 끄적이고 있는.
윤비서관 : 선배님이 APEC에 파견 간다니까 그쪽에서 장관님이 선배님만 너무 신임하시는 거 아니냐고 그러던데요?
승우 : 음 장관님이 누굴 따로 신임하고 그러실 분이야? 결혼한다니까 APEC으로 빼 주신거지.
윤비서관 : 그거 준비가 더 바쁠텐데.. 하긴... 선배님 말고도 팀이 구성될 테니까 그죠? (웃는) 근데 아까부터 뭐하세요?
승우 : 음... (쑥스러운 듯 웃는)
윤비서관 : 뭔데요?
승우 : ...청첩장에 뭐라고 쓸지..
윤비서관 : 직접 쓰실려구요?
승우 : (끄덕) 이거 옛날부터 내가 직접 써야지 그랬거든.
윤비서관 : 그럼 뭐라고 쓸지도 아예 만들어 놓으시지 그러셨어요.
승우 : (표정) ..만들었었어.
윤비서관 : ? (흘낏 본다)
승우 : ... (공책 덮는) 잘 안되네. (하다가) 뭐.. 예전에 생각했던 거 하고는 다르니까.
윤비서관 : ? 뭐가요?
승우 : (창밖 보는 표정) ...결혼 말야. 같은걸 쓰면 미안하잖아.
윤비서관 : (더 모르겠는) 누구한테 미안한데요?
승우 : (잠시 그러다가) 아, 신호 바뀐다.
씬/13 관저 정원 (저녁)
승우와 윤 비서관 비서실 쪽으로 걸어 들어오는데 비서실에 지영과 혜정이 문 열고 나오고 있는.
혜정 : 그때 그 여자 맞지?
지영 : 한비서관님하고는 안 어울렸죠? 한비서관님까지 집안보고 조건보고 결혼 하는 거 좀 실망이예요.
게다가 소문엔 땅 부자라고 하던데.. (하다가) 어머.
혜정과 지영 승우와 윤 비서를 발견하는. 당황하는 두 사람.
승우 짐짓 웃으며 가볍게 목례하고. 윤 비서관 두 사람에게 왜 그랬냐고 눈짓하는.
승우 : 퇴근 하세요? (못 들은 척 웃어 준다) 내일 뵈요. 그럼. (지나쳐 가면)
혜정,지영 : (미안한 표정)
씬/14 관저 앞 (오후)
퇴근하는 승우. 걸어 나오는데 앞에 세나의 집 차가 기다리고 있다.
기사 승우를 보자 얼른 차에서 내린다. 승우 아, 같이 인사한다.
씬/15 양평 집 입구 (저녁)
승우를 기다리고 있는 세나. 기대에 차 있는 모습. 차가 들어온다. 좋아서 일어나는 세나.
차 멈춰서고 내리는 승우. 조금 굳은 표정이다. 그렇지만 세나 승우를 보는 것만으로 좋은. 승우 세나를 발견한다.
세나 : 승우씨~!
승우 : (표정 다가오는) 대체 무슨 일이예요 세나씨.
세나 : 또 세나씨 예요?
승우 : ?
세나 : 왜 아직도 세나씨예요? 다음엔 이름.. 불러준다고 했잖아요.
승우 : (아, 그 얘기) 다음에요. (둘러 본다) 여기가 어디예요?
세나 : (승우 기분 모르고) 또 다음이래. 벌써 몇 번째 다음인 줄 알아요? 세나야 이렇게 부르는게 그렇게 어려워요?
승우 : 그것보다.. 무슨 일이예요?
세나 : 아, (표정) 저기... 차보내서 놀랐어요? (하고) 아빠가 깜짝 선물이 있다고 해서요. 얼른 들어가요. (손잡으려 는데)
승우 : (어.. 좀 물러선다)
세나 : ?! 어...
승우 : 아, (하다가) ...들어가요. (앞으로 가면)
세나 : (조금 무안해진)
씬/16 집 이층 (N)
강이 보이는 거실에 식탁을 차리는 혜림과 가정부. 정일이 초를 준비하고 있다. 승우 세나와 올라오자.
세나 : 엄마 아빠 승우씨 왔어요.
혜림 : 어머 미스터 한 어서 와요~
승우 : 네. 안녕하셨어요? (정중히 인사하는)
정일 : 그렇지 않아도 막 음식이 다 돼서 기다리고 있었네. 이리와~
식탁에 앉아 있는 승우. 세나가 음악을 얹고 온다. 음악이 흘러나오고.
정일이 샴페인을 딴다. 세나와 혜림 박수 치고. 승우의 잔에 샴페인을 따라주는 정일. 다들 잔에 따라주고.
혜림 : 들어요~ 우리가 좋아하는 집에서 해온 음식들인데 미스터 한한테는 잘 맞을까 모르겠네~
승우 : (표정)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정일 : (다른 잔들에도 따르며) 관사에서도 얼마 안 멀지?
혜림 : 내가 보니까 30분이면 되겠어. (승우에게) 아, 미스터 한 운전 할 줄 알지?
승우 : 네... (세나를 본다) ?
세나 : (승우에게 생긋 웃고 정일에게) 아빠가 말해줘~
정일 : 아... 뭐, 다른 계획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우리 뜻을 오해 하지 말아줘. 사실 이집은 세나 오빠가 쓰려고 마련한 곳인데
걔가 갑자기 뉴욕으로 가게 되는 바람에.. 그냥 비워 두고 있었거든.
승우 : (표정) 네...
혜림 : 세나한테 들으니까 나중에 전원에서 살면 좋겠다고 했다면서? 나중에 살건 뭐 있어.
승우 : (표정)
세나 : (좋아서) 승우씨... 이집 우리한테 주시는 거래요~
승우 : !
세나 : 아빠가 다 꾸며 주셨어요. 나도 오늘 알았어요.
정일 : 아유 말마. 그래도 우리 딸이 처음으로 살집인데 이집만은 내손으로 꾸며 줘야지... 싶어서 회사에 맡기지 않고
내가 직접 다 꾸몄어.
혜림 : 우리 집도 좀 그렇게 신경써주지~ 너무해. (승우에게) 어때요? 아직 가구는 다 안 들어왔는데
그동안 나하고 세나가 골라뒀으니 그것만 들어오면 돼.
세나 : 예전부터 이것저것 봐둔 것 중에 고른 거라서 승우씨 마음에도 꼭 들 거예요.
승우 : (표정)
세나 : 이집이라면 우리가 봐둔 거 웬만한 건 다 들여올 수 있겠다 그치? (혜림 본다) 아이 좋아~
승우 : (그런 세나를 보는 표정)
정일 : 이게.. 별거는 아니지만 우리 딸에 대한 내 마음을 담은 거니까.. 그냥 암말 말고 받아줘.
이따 보면 알겠지만 나름대로 문고리 하나도 다 내가 고른 거야. 허투루는 아닌 거 알거야.
세나 : (다시 감동한 표정) ...아빠... 고마워요..
승우 : (그런 세나의 표정을 흘낏 본다 난감하다)
정일 : 받아주면 좋겠네. 나는.. 우리 세나가 여기서 행복해지는 거 보고 싶어. 받아주게.
혜림 : 그리고.. 여기 살려면 차가 필요 할 텐데 차는 자네가 편리한 걸로 우리가 사 둘 테니까.
세나 : 무슨 차가 좋아요? (승우 보는) 어떤 색이 좋아요?
승우 : (표정) ... (세나를 보다가 그래도 안 되겠는지 자세 바로 한다) 저기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정일, 혜림 : ?
승우 : 우선 뭐라고 감사 드려야 할지.
정일 : 감사는.. 아, 이제 부모 자식간인데 이런걸로 일일이 감사할게 뭐 있어. 그냥 우리딸 행복하게만 해줘.
승우 : 죄송합니다..그게 아니라.. 무엇보다 이렇게 아끼시는 세나씨와 결혼을 허락해 주신걸 가장 감사드려요. 그렇지만..
(잠시 세나 보는) 죄송하지만 사양 할게요. 이런 집, 아직 제가 유지할만한 입장이 못 됩니다.
세나 : !
혜림 : 아 그런 걱정이라면 이집에 대한 건 우리가 신경 쓸 테니까...
정일 : 그래 그럼 되지.
승우 : 그럴 순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정일, 혜림 서로 마주보는.
세나 : ...승우씨,,, 왜요~ (안타깝다)
승우 : (세나 저지하고 계속) 이렇게 아버님 어머님께서 들여 주신 정성에 대해선 잊지 않고 그 만큼
더 저도 세나씨에게 잘하겠습니다. 하지만 이 집은 받을 수 없어요.
정일,혜림 : (표정)
혜림 : 그럼 어쩌지..어디서 살건데? (표정)
승우 : 제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가 있습니다. 그렇게 불편하지 않을 정도예요.
정일 : (못마땅한)
혜림 : 가 봤니?
세나 : (표정 도리도리)
혜림 : 혼자 살던 곳이면 작은 평술텐데.. 대강 이집에 맞춰서 가구도 전부 큰 걸 골라 놨거든. 어쩌나.. 다 다시 골라야..하나?
승우 : 죄송합니다 번거롭게 해드려서. (하고 세나에게) 미안해요. 기대 했을 텐데.. 그래도 나는 나하고 세나씨 하고 둘이서
하나하나 새로 만들어가는 것도 ...기대가 되는데요.
세나 : ...(금방) ...둘이서요...?
승우 : 네.
세나 : (비죽 웃음 나온다) ...
정일 : (맘 상한)
혜림 : (눈치)
승우 : 죄송합니다. (단호한) 이해해주세요.
씬/17 차안 (N)
혜림이 열심히 창밖만 보는 정일을 위로한다.
혜림 : 아, 저런 마음이 얼마나 기특해. 처가가 좀 잘산다고 넙쭉 받아 먹는 것보다 훨 나아~ 역시 공직에 있는 사람이라 다른가?
정일 : 그 집이 돈이야? 정성이지.
혜림 : 그래도 돈 없으면 할 수 없는 정성이잖어.
정일 : 세나도 그래. 아빠 정성보다 남자가 좋다 이거지?
혜림 : 그럼 세나가 좋아하지도 않는 남자랑 결혼하면 좋겠어?
정일 : (창 밖 보는)
혜림 : 자기야 그만 화 풀어라~
정일 : (흥 뿌리치는)
혜림 : 세나 아빠~~ (보는데) 그러게 품안에 자식이라니까 왜 그렇게 이뻐는 해가지구..
정일 : (눈 가리는)
혜림 : 자기 울어? 지금 우는 거야?
정일 : 울긴 누가 울어. (하면서 손수건 꺼낸다)
혜림 : 자기야~
정일 : (눈 누르며) 몰라. 억울해. 넘 억울하고 아까워 죽겠어.
씬/18 아파트 복도 (N)
엘리베이터 열리고 나오는 승우와 세나. 세나 쇼핑백 하나 들고 있는.
엘리베이터 문 열리자 복도에서 런닝 셔츠 바람으로 담배 피는 아저씨보고 멈칫 하는 세나. 세나 아무렇지도 않은 척 웃고.
더워서인 듯 열어놓은 문틈으로 들리는 부부싸움 하는 소리. 아이들이 울면서 뛰어가기도 한다. 무척 서민적인 분위기.
애써 실망을 감추는 세나.
씬/19 승우의 아파트 거실 (N)
들어오는 두 사람. 불 켜지고. 세나 멈칫 멈칫 들어오는데 승우 대강 널려진 것들을 정리하는.
세나 둘러보는 표정. 쌓여진 책들에 눈이 가는. 슬몃 미소가 떠오르는 세나.
세나 : 책장...부터 사야겠어요.
승우 : (돌아본다. 웃는 표정) 앉아 있어요. 옷 갈아입고 나와서 차 줄게요.
세나 앉아 있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승우가 차를 만들어 가지고 나온다. 차를 받고 잠시 말이 없는 두 사람.
승우 : ....왜 이렇게 말이 없어요. (그러다가) 실망했어요?
세나 : ...엄마 아빠는 조금 실망하셨을 거예요.
승우 : 더 실망 안하시게 앞으로 우리가 잘 해요.
세나 : (금새 좋은) 난 괜찮아요..그리고... 이 집은 어딜 가도 승우씨가 보일 거 같아서 맘에 들어요.
승우 : (표정)
세나 : (아참 한다) 아, 그리고 이거.
쇼핑백 여는.
승우 : ?
세나 : 이거 오늘 엄마랑 샀어요. 맞는지 승우씨가 입어보고 사야하지만 엄마랑 나랑 너무너무 맘에 드는데
우리나라에 딱 하나밖에 안 들어 온 거라고 해서 누가 다른 사람이 사 갈까봐 우선 그냥 사왔어요.
바바리 꺼낸다.
세나 : 봄 뉴욕 컬렉션에서 나왔던 옷이었어요. 진짜 잘 입어야 멋진옷인데 승우씨라면 당연히 소화할거 같아서요.
이거 입고 나가면 알 만한 사람은 다 알아보구..
승우 : (보며 웃는)
세나 : ...이것도 안돼요?
승우 : 음.. 세나씨 앞에서만, 집에서만 입어야겠네.
세나 : (표정)
승우 : 알 만한 사람이 다 알아보는 우리나라에 하나 들어온 옷... 입기엔 좀 불편한 직업이잖아요.
세나 : ....그렇구나. 맞아... 생각이 짧았어요.
승우 : 물러도 되는 거죠?
세나 : (끄덕 끄덕)
승우 : (잠시 그러다가) 너무.. 다르죠? 세나씨 세계하고 내 세계하고.
세나 : 아니예요. (하다 짐짓 활짝 웃는다) 좋아요. 재밌어요. 달라서. (하고는 금방 풀죽는다)
승우 : .. (보는)
씬/20 승우의 집 앞 길가 (N)
걷고 있는 두 사람. 승우 세나를 배웅하고 있다.
승우 : 정말 안 데려다 줘도 되요?
세나 : 그럼요~
다시 걷는 두 사람. 잠시 걷다가 승우 세나를 본다.
승우 : ...세나씨는 결혼하면 이렇게 살고 싶다 그랬던 거 있었어요?
세나 : ?
승우 : 그냥 상상했던거 없었나요?
세나 : 그럴 리가.. 한 다섯 살 때부터는 그런 거 상상 했었는데요?
승우 : 어떤 거였어요?
세나 : 음... 우선 정말 멋진 남자를 만나서.. 깜짝 놀랄만큼 잘생긴 남자요.
승우 : 뭐요? (하하 웃는다)
세나 : 진짜 이쁘고 멋진 옷들 골라서 남편한테 입혀주고.. 잡지에 나오는 것 같이 완벽한 인테리어로 집을 꾸미고.
승우 : 어울려요. (웃으며 끄덕 끄덕)
세나 : 아침에 일어나면 같이 운동 다니고 가끔은 침대에서 남편이 가져다 주는 아침을 먹기도 하고. 같이 여행도 많이 다니구.
뉴욕에 뮤지컬을 보러 간다든지 드레스 입고 파리 가르니에 오페라 극장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낸다든지
뭐 셀 수 도 없을 만큼 많아요.
승우 : (끄덕이는 그러다가) 나는... 음.. 그런 상상을 했어요. 뭐든 같이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가령 같은 책을 읽고
서로 얘길 나눈다거나 이런 저녁에 손잡고 산책을 다니며 오늘은 어땠는지 요즘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그런 걸 같이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 비오는 날 아내가 우산을 들고 마중 나와 준다거나
또, 같이 나란히 나이 먹으며 늙어 가면 좋겠다. 뭐 그런 생각이요.
말하는 사이 택시 정류장에 서는 두 사람. 승우 얘기 끝나자 세나 조금 실망하는 표정.
세나 : 그렇구나.
승우 : (생각에 잠겨 모르고)
세나 : 나하곤 다르네요... (잠시 그러다가)... 정말 우린 다르네.
승우 : ! (본다)
세나 : (짐짓) 달라도 괜찮아요. 내가 맞추면 되니까.. (풀죽은)
승우 : 아.. 그렇게 들렸다면 미안해요.. (하다가 들여다보면서) 화났어요? .... 세나씨?
세나 : (불쑥) 왜 아직도 세나씨예요? 승우씬 나보다 훨씬 어른인데 왜 아직도 나한테 말을 안 놓는 건데요?
세나야 이렇게 부르는 게 그렇게 어려워요?
승우 : 아... 그건 내가 워낙 말을 잘 못 놔서 그래요.
세나 :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는데 이젠 그게 아니라 나하고 거리를 두려고 그러는 거 같아요.
승우 : 그렇지 않아요.
세나 : (보는) 그러면 왜 손도 한번 안 잡아 주는데요. 아까도 내가 손 잡으려는데 뿌리쳤잖아요.
아직까지 키스도 한번 안했다니까 엄마도 놀랬어요. (하다 아차)
승우 : (표정 난감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다)
세나 : (자기가 말해놓고도) 창피해. 이런 말 절대 안하려고 했는데..
승우 : (표정)
세나 : ...정말로 여러 가지 차이가 있긴 하지만... 승우씨가 늘 거기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거 같아서 불안해요.
승우 : (듣고 있다)
세나 : 그러다 날 싫어하지 않을까... 그래서요. (그러다가 수습) ....아, 차 온다... 갈게요.
승우 : (본다)
손들어 택시를 잡는. 택시 멈춰서자 타려는 세나.
승우 : 세나씨!
세나 : .... (돌아보는)
승우 : (사이) 불안 해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난... 어떤 일이 있어도 싫어하거나 그러지 않을테니까..
세나 : (끄덕)
승우 : 그리고 되도록 말도 놀게요.
세나 : (끄덕)
승우 : 그리고..
세나 : (보면)
승우 : (피식 웃는) 다음에 만나면 다른 것도 해요.
세나 : (끄덕 하다가 어?)
승우 : 손 잡는 거나... 뭐.. 다른 거. (짐짓 웃는데)
세나 보는 그러다가 이윽고 창피해진다 고개 푹 숙이는. 갈게요. 차에 타버리는 세나.
승우 웃음 나오는데. 세나가 타고 간 차의 뒷모습을 보는 승우의 표정.
씬/21 택시 안 (N)
차타고 가는 세나. 어쩐지 얼굴이 화끈거린다. 얼굴 감싸는.
세나 : 어떡해~ (하는데 그러다 풋 웃는)
씬/22 세나의 집 AV 룸 (N)
영화를 보고 있다. 화면 가득 나오는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키스 씬. 보고 있는 세나. 심각하다.
세나 : (심장이 두근거리는지 손으로 누른다) 왜 이러지?
씬/23 예술의 전당 (D)
오페라 리허설 하는 걸 보고 있는 세나. 멍한 표정이다. 그러다 무대에서 키스씬이 벌어지자 세나 다시 앗 하는.
세나 : (얼굴 화끈 한지 감싸는 표정) 어떡해~
씬/24 헤어 샵 (D)
머리 하고 있는 세나. 열심히 문자를 보내고 있는데. 툭 떨어지는 잡지. 키스하는 모델 남녀 사진.
세나 악~ 잡지를 집어 던진다.
수지 : 봤지?
은희 : 정말이네~ (옆에 앉아서) 세나야? 너 오늘이 디데이라며?
세나 : 디데이는.. 무슨 소리야?
수지 : 거울보고 연습 많이 했어?
세나 : (흘기는 그러다가) 니들 부러워서 그러지?
수지 : (짐짓 기막혀 하는) 부럽기는~ (하고 다시 잡지 들이대는)
세나 : 그만해~
수지 : 키스하는 거 보지 말고 이 손을 보란 말야.
세나 : (? 보는) 반지?
은희 : 그 뒷장도 봐.
넘기면 화려한 결혼반지가 클로즈업 되어 있다. 세나 맘에 든다.
세나 : 이거다!
수지, 은희 : 이거지?
세나 : 응. (끄덕이는)
수지 : 이거 우리나라 샵에도 들어왔다더라. 너 이번 주말엔 우리랑 웨딩 드레스하고 반지 보러 다니기로 한 거 안 잊어 버렸지?
은희 : 어, 그거 이번 주말이었나? 어떡해 내가 잊어 버렸다~ 그때 나 선보기로 했단 말야.
수지,세나 : 선?
수지 : 너까지?
은희 : 세나가 결혼한다니까.. 우울하잖아. 아, 이제 우리 처녀 삼총사의 화려한 날이 이렇게 끝나는구나 싶기도 하고.
수지 : 그래서 유부녀 삼총사 되자구? (딱 잘라) 난 싫어.
은희 : 그러는 너두 저번 주말에 선 봤잖아?
수지 : (은희 입 막는)
세나 : 뭐? 수지 너두? (흐응~) 하여튼 니들은 뭐든 그렇게 날 따라 해야 직성이 풀리니?
수지 : 얘 좀 봐~ 너 따라 하는 거 아냐. 우리 아버지 알지? 학교 졸업하고 줄곧 들이 대시잖니. 선 보는 건 원래 내 주말스케줄이야.
은희 : 아~ 니가 세나를 안 따라 한다구?
수지 : 물론이지!
은희 : 저번에 선본 남자 뭐하는 남잔데?
수지 : .....외교관.
세나 : 진짜?
은희 : 그 저번엔...
수지 : (표정) ...외교관... (그러다가) 담주에 선보는 남자는 사업가란 말야!
은희 : (알고 있는 짐짓) 전직은?
수지 : ... (짐짓 딴청) 외교관...
세나 : (풋 웃는 표정)
씬/25 BB-party (저녁)
승우 : 니가 선을 본다구?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정민 : 응... 너 결혼하는 거 보니까 나도 위기감이 느껴져서 말야.
승우 : (피식) 아버지가 또 괴롭히시니?
정민 : 그래.. (본다) 잘하면 재벌 사위가 돼서 신문에 날지도 몰라.
승우 : (하하 웃는다)
정민 : 음 이거 좋으네.. (종이 들고 읽어본다) 저희 두 사람이 결혼을 합니다.
승우 : 하지마~ (뺏는)
정민 : 왜 못읽게 해.. 잘 썼는데. (하다) 그거 세나씨 봤어?
승우 : ?
정민 : 보면 감동할까? 아님 실망할까? 윤수씨라면 감동했을 텐데.
승우 : (멈칫)
정민 : .. 어.. 미안. (그러다가) 음 온 김에 식장을 어디할지 보고 가.
화면 틀어 보는 정민.
승우 : 내가 뭘 알아야지.
정민 : 세나씨가 하도 까다로워서 그런다. 니가 먼저 보고 내일 미팅에서 내 편 좀 들어 달라구.
승우 : (피식 웃는다)
정민 : 너 일년 안에 사람이 달라지겠더라? 세나씨 물건 고르는 안목이 보통이 아니던데?
승우 : (웃음 나오는) 쇼핑이 취미라잖니. (보는)
정민 : 진짜 ? (웃는)
승우 : 음.. 역시 난 다 비슷 비슷한 거 같다. 어 저게 우리나라야?
화면 지나쳐 가는데 정민, 화면을 보고 있는 승우를 보며 말 할까 말까 망설이는데.
승우 : (화면 보면서) 하고 싶은 말 해.
정민 : 루이 있잖아.. 루이가 자꾸 윤수씨 얘기해도 니가 좀 참아줘. 걔는.. 음 우리 부모님.. 이혼하고 그러시는 바람에
상처가 있어서 그래. 알지? (하다가) 너하고 윤수씨가 잘 안된게 싫었었나봐. ....(긁적) 걔가 윤수씨 좀 좋아했잖아.
승우 : (표정) ... 알았어.
정민 : 고맙다. (그러다가 다시 망설이는)
승우 : (픽 웃는) 할 말 남았으면 또 해.
정민 : ...아냐. (그러다가) 음.. 야, 청첩장 나오면.. 윤수씨 하고 진희 선배에게 보낼 거냐?
승우 : (사이) ....그럼. 나한텐 세상에서 제일 가까운 사람인데.
화면 보는 승우표정.
아름다운 결혼식장 장소들이 스쳐서 지나간다.
씬/26 승우의 집 앞 길가 (N)
승우 걸어가는데 문자가 들어온다. 승우 보는 표정. 신윤수라고 뜨는 이름.
승우 잠시 보는. 아닌거 알지만.. 돌아서서 걷기 시작하는 다시 뛰기 시작한다. 뛰어 가는 승우.
씬/27 윤수의 꽃집 앞 (N)
강아지 산책 시키려고 나왔던 루이가 기다리고 있다.
뛰어 오는 승우. 루이를 보고 멈춰서 숨 고르는 승우. 루이 일어나서 승우를 본다.
루이 : ...이젠 안속을 줄 알았는데.. 또 윤수 누나 온줄 알았어?
승우 : (본다) ...넌 줄 알았어.
루이 : 근데 왜 왔어?
승우 :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루이 : (솔직한 대답에) ..형... 나 자꾸 이래서 미안한데. 결혼하지 마라.
형 결혼하는 거 윤수 누나가 결혼하니까 홧김에 하는 거 같아서 나 싫어.
승우 : (잠시 보다가 짐짓 미소)
루이 : 그 여자도 싫구. 형한테 안 어울리니까.
승우 : (표정) ...이제는 니가 이렇게 불러도 형 다시는 안 올 거야. 부르지 마.
루이 : (본다)
승우 : 알았지? (하고는 루이 뭔가 말하려 하는데 손가락 들어서 가르키며 하지 말라는) 잘 자라. (돌아서는)
걷고 있는 승우의 표정.
어린승우 : (소리) 햇빛이 바다를 비출때...
씬/28 고향집 외경 (N) - 회상
뒷마당에 평상 놓여 있고 거기서 공부를 하고 있는 승우와 윤수.
중학교 교복 차림의 승우와 윤수가 앉은뱅이 상에 마주 앉아 있다. 멀리서 그림처럼 잡힌다.
승우 : (외우는) 나, 그대를 생각합니다. 달 그림자 샘에 어릴 때 나, 그대를 생각합니다. 먼 길 위로 먼지 자욱이 일 때
나, 그대 모습을 봅니다. 깊은 밤...깊은 밤... 윤수야 그 담이 뭐지?
윤수 : (짐짓) 몰라. 그거 외울 시간 있으면 영어 공부나 해.
승우 : 안돼. 이거부터 외우고. 나중에 나도 이걸로 청혼해야지.
윤수 : 선생님 반지 훔쳐서?
승우 : 야, 그게 몇 년전 얘긴데.. 그리고 우리 엄마 반지 맘에 든다고 그런건 너다?
윤수 : 내가 언제!
승우 : 니가 그랬어. (그러다가) 자구 갈 거지?
윤수 : 안돼! (챙긴다) 이모가 중학생 되고는 절대 너희 집에서 자면 안 된다구 그랬단 말야.
승우 : 야, 자구가... 너희 이모부 밤엔 술 드시고 무섭다며..
윤수 : (새침) 나 간다. (일어나서 내려가는)
승우 : 윤수야 (흘낏 안돌아 보는거 보다가 치이 하고 책 챙기는데)
윤수 : (소리) 승우야!
승우 보면 마당 가운데서 예쁘게 웃으며 잘자 하고 손 흔드는 윤수.
승우 보는데. 윤수 돌아서 간다. 윤수의 뒷모습이 안쓰럽다.
씬/29 길가 (N)
잠시 서 있는 승우. 다시 걷기 시작한다. 걸어가는 승우의 뒷모습. (F.O)
씬/30 세나의 방 (D)
(F.I) 음악. 까닥 까닥 박자 맞춰지는 발. 마스카라로 올려지는 속눈썹. 셋팅 돼서 흘러 내리는 머리.
원피스가 미끄러지듯 입혀지는 모습. 손가락으로도 화장대를 톡톡 두들기며 박자 맞추는. 마지막으로 립스틱을 바르는.
티슈로 찍어내고 거울보는 세나. 완벽한가 하는. 그러다가 거울을 보는 표정. 아무도 없는데도 괜히 주위를 살펴 본다.
그러다가 거울에 대해 뽀뽀 해보려는데. 툭 음악이 끊기고 치지직. 펄쩍 놀라는 세나. 그러다가 자기도 에이 하며 푹 웃고 만다.
씬/31 관저 앞 (오후)
퇴근하고 있는 승우. 핸드폰이 삐빅 울린다.
세나 : (소리) 오늘은 문자 별로 안 보냈죠? 다섯 개째. 지금 클럽으로 가고 있는 중이예요. 좀 있다 봐요.
웃는 승우 핸드폰 닫는데. 다시 문자가 온다. 어쩔 수 없군 하면서 핸드폰 열어보는 승우. 잠시 멈칫.
‘신윤수’. 윤수의 번호가 떠 있다.
보는 승우 잠시 그러다가 삭제를 누른다.
승우 : 루이 이 녀석 정말. (웃으며 걸어가는)
씬/32 윤수의 꽃 집 앞 (오후)
걸어가는 세나. 걷고 있는데 무엇인가 또르르 굴러 내려온다. ? 가서 줍는. 반지다. 은희와 수지가 보여준 반지와 비슷하다.
세나 : 어머 이 반지! (하며 돌아보는데)
꽃집 앞에 서 있는 윤수.
윤수 : ? (웃어 보이는 표정)
세나 : 제가 봐둔 거하고 비슷해서요. (내민다) 너무 이쁘네요.
윤수 : (받으며) 고마워요. (웃는)
세나 : 그럼~
가볍게 목례하고 걸어가는. 윤수 걸어가는 세나의 뒷모습을 보는 표정.
그러다 반지를 받아 다시 끼고 다시 열쇠를 찾아 문을 잠그는. 돌아서는데. 돌아서다 멈칫하는 윤수.
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는 승우. 윤수, 승우를 본다. 승우도 윤수를 보고 있다. 두 사람 바라보고 있는 표정.
씬/33 BB- Club (오후)
아직 오픈 전이다. 들어오는 세나. 무대에서 기타치고 있던 루이, 세나를 보자 딱 연주 멈추는.
세나 : (웃는) 안녕하세요~
루이 : (꾸벅 인사하고 돌아선다)
세나 : 저기요! (하는데)
정민 : (소리) 세나씨.
누군가 잡아서 세나 돌아보면 정민이 웃고 있다.
정민 : 왔어요?
세나 : 네.. 안녕하세요. (하고 루이 보는) 제가 뭘 잘못한 거죠?
정민 : 음.. 저 녀석이 세나씨를 좋아하나 봐요.
루이 : (돌아보며 기막혀서 정민 보는)
정민 : (씨익 웃어 보이는 표정)
씬/34 윤수의 꽃집 앞 (오후)
그대로 마주 서 있는 승우와 윤수 두 사람.
윤수 : (이윽고) 승우야.
윤수 걱정스럽게 승우를 보면. 승우 결국 웃어 준다. 그제야 안심이 되는 듯 웃는 윤수.
윤수 : 살았다. 너 나 보고 모른 척 할까봐 겁 먹었거든.
승우 : (보다 웃으며 팔짱끼는) ...잘 지냈니?
윤수 : (끄덕인다)
승우 : 윤수야.. (불러보는)
윤수 : 승우야. (불러본다)
씬/35 BB - Club (오후)
가수가 나와서 루이의 기타에 맞춰 가볍게 노래를 부르고 있다. 세나와 정민은 마주 앉아서 식장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정민이 늘어놓은 사진의 장소를 다 감탄을 하며 보는 세나.
세나 : 와~ 넘 멋져요. 이것두 너무 좋아요. 여기도 꼭 하고 싶었던 곳이예요.
정민 : (뒤로 느긋하게 기대서 재밌어 하며 보는 표정)
세나 : 와~~~ 바로 여기예요. (사진들 보는) 다 좋아서 어쩌죠? 너무 고생하셨어요.
정민 : ....근데요?
세나 : (웃는) 다 좋아서 여기선 못 고르겠어요... 조금만 더 찾아보면 안 될까요? 시간이 너무 빠듯한가요?
정민 : (웃는) 내 이럴 줄 알았어. 더 찾아 봅시다. (사진들 모으는데)
갑자기 딩~ 하고 루이의 기타소리가 멈춰지고.
가수 : 왜 그래?
하는데 세나 돌아보는. 승우보자 반가워서 얼른 일어나는. 그러다 ? 정민도 벌떡 일어난다.
승우와 윤수가 같이 들어오고 있다.
정민 : (수습하고) ...윤수씨! (앞으로 가는) 이게 얼마만이요?
루이 : ! (보고 있는)
정민 : 언제 온 거예요?
윤수 : 어제요.. (웃는) 반가워요~ (루이에게) 루이야.
세나 : (갸웃 누굴까?)
승우 : (세나와 눈이 마주친다)
정민,루이 : 어.. (세나를 보고)
윤수 : (세나를 보는) ?
세나 : 안녕하세요? ...좀 아까 위에서 뵀죠? (하고 승우보는)
윤수 : 네.. 안녕하세요? (승우를 본다) ?
승우 : (짐짓 웃으며) 세나씨. (세나에게로) 제 어릴 적 친구예요. 신윤수.
세나 : 아아~ (알아본다) 혹시 그때 집에서 사진으로 본.. 아, 안녕하세요.
윤수 : (승우 집에서 ?) !
세나 : 정말 반갑습니다. 저는 세나예요 이세나.
윤수 : 네 반갑습니다... (승우 보는 표정)
승우 : ...나랑 결혼할 사람이야.
윤수 : (!)
디링 소리 나서 사람들 보면 루이 기타 거칠게 내려 놓고 주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정민 루이야 하고, 사람들 눈치. 세나 어리둥절한 표정, 승우 표정, 윤수 표정.
세나 : 루이씨는 누굴 좋아하면 저런데요.. (농담해보지만 썰렁한)
씬/36 거리 외경 (저녁)
저녁 어스름. 거리에 한 두개씩 불빛들이 켜지기 시작한다.
씬/37 레스토랑 (저녁)
식사를 하고 있는 세나와 승우. 세나는 재잘 거리는데 승우는 아까부터 계속 건성이다.
세나 : 윤수씨는 정말 저하고 취향이 비슷한가 봐요. 깜짝 놀랐어요. 제 친구들이 그 반지 보여줘서 이거다 했거든요.
승우씨 친구 분이 저랑 같은 취향이라니 정말 기뻐요. 친해 질수 있을 거 같아요. 그치만 꼭 그 반지를 고집하는 건
아니예요. 반지는 승우씨가 골라주는걸 하고 싶어요. 그래도 혹시 참고삼아 한번 제대로 보실래요?
수지가 줬던 페이지를 찢은 종이를 백에서 꺼내서 승우 앞에 미는.
승우 다른 생각 하다 어..네 사진을 본다.
승우 : 이게 뭐죠?
세나 : 아까 못보셨죠?... 윤수씨 반지요.
승우 : ...아, (마음이 좀 아프다. 짐짓 보는) 음... 윤수 취향은 아닌데.
세나 : 네?
승우 : 워낙 단아한 걸 좋아하는 애라서.. (다시 아) 이게 나쁘단 건 아니예요.
그냥 윤수가 어머니 반지를 굉장히 가지고 싶어 했던게 떠올라서요.
세나 : 승우씨 어머님이요?
승우 : 네.. 어릴때요. 아주 단순한 반지였는데. (하고 짐짓 다시 보는) 음 이게 세나씨 취향이군요.
세나 : (잠시 보다가) 얼마나 오랜 친구예요?
승우 : 음..그게 아주 어렸을 때부터요. 같은 동네서 자랐으니까..
세나 : 아, 그렇구나.. 그럼 거의 가족 같겠어요. 진짜 둘이 너무 닮아서 놀랐어요. 분위기도 말하는 것도 진짜 많이 닮았어요.
승우 : ... 그래요?
세나 : 그럼 그 반지는 윤수씨 결혼하실 분이 고르신 거겠다 그죠?
승우 : (그렇구나 싶은) ... 그럴거예요.
씬/38 호텔 외경(N)
씬/39 호텔 스쿼시 장 (N)
스쿼시 치고 있는 진희. 땀을 흘리고 있다.
들어오는 윤수. 진희를 찾는 표정의 윤수. 진희, 윤수를 발견하는 손을 들어 보인다.
씬/40 호텔 야외 일각 (N)
나란히 걷고 있는 윤수와 진희.
윤수 : 집에 다녀왔어요?
진희 : 차만 가지고 나왔어.
윤수 : 왜 그랬어. 부모님께서 집으로 들어오라고 안하셔?
진희 : 뭐.. 우리 집 분위기가 좀 그렇잖아. 그냥 집 구할때까지 호텔에 있으려고.. 같이 있자.
윤수 : 나는 .. 정민씨 회사로 다시 들어가려고. 거기 내방도 아직 있다고 하고.
진희 : (피식) 정민이랑.. 그 놈들.. 아직도 너한테 충성인거야?
윤수 : 질투해? (웃는)
진희 : 응. (웃고 그러다 보는 표정)
윤수 : 왜요?
진희 : 만났어? ...(조금 웃으며) 기다리고 있던가?
윤수 : (웃는다 도리도리)
진희 : (표정) 그래? 의왼데?
윤수 : 승우 결혼한데.
진희 : ! 음... 그것도 의외로군. 원래 한승우는 의외란 게 없는 인간이잖아. (웃는) 어떤 사람이야.
윤수 : ... 오빠하고 비슷한 취향을 가진 아가씨.
진희 : 나하구? (하하) 그거도 의외네.
윤수 : (자기 반지 본다)
진희 : (윤수가 보는 손 잡으며 걷는) 그렇게 맘에 들어?
윤수 : 응.
진희 : 거짓말.. 그런 취향 아니잖아.
윤수 : (본다)
진희 : 취향 맞춰 고르려다 이제는 나한테도 좀 맞춰달라고 일부러 고른 거야.
윤수 : 응.. 맘에 들어요.
진희 : 주말에 이모님댁에 간다며 나도 같이 갈까?
윤수 : 담주부터 근무라면서요. 준비해야줘...
진희 : 그럼 이모님댁 다녀오면 바로 우리집에 같이 인사가자...
윤수 : 응.
진희 : ... (그러다가) 기다리길 바랬던 거 아니었어? (보는)
윤수 : ... 그럴 리가.. (짐짓 웃는 표정)
씬/41 세나의 집 앞 (N)
바래다주는 승우. 세나 짐짓 웃는.
세나 : (웃는다) 그럼 조심해서 가요. 들어갈게요. (돌아서는데)
승우 : (보다가 불러보는) 세나씨.
세나 : (돌아보는)
승우 : 오늘... 미안해요. 내가 좀 이상했죠? 오늘 같이 할 일도 많았는데.
세나 : (다른 걸 생각하고 확 얼굴 붉어지는) 어.. 그게.. 그거야 상황이 되야 하는 거고. 나는 별로 서두르고 싶은 생각이..
승우 : ? (하다가 눈치 채는 짐짓) 음.. 난 우리 결혼식 준비를 말한거였는데. 음 다른 생각했어요?
세나 : 아~~ 그거예요 그 생각 했어요. 뭐든 빨리 서두르지 말자.
승우 : (웃는다)
세나 : 갈게요. (난감해서 돌아서는데)
승우 : 그냥 가면 어떡해요. 농담이었어요. 세나씨. (하는데)
세나 문 앞에 서 있다가 결심한 듯 다시 돌아선다. 돌아서서 승우에게 다가오는 세나.
각오하고 눈을 감고 승우의 옷깃을 꼭 잡고 서서 승우에게 입을 맞추는 세나. 승우 !
세나 이윽고 떨어져서 승우를 보는 표정.
세나 : 자꾸.. 세나씨라고 부르니까 .. 그러니까...
승우 : (보는 표정)
세나 : 들어갈게요.
돌아서서 가는데. 승우 세나를 바라보는 표정.
씬/42 세나의 방 (N)
세나 방으로 들어온다. 그러다가 스르륵 주저 앉아 버리는 확 얼굴 감싸는.
세나 : 어떡해~! (하는데)
씬/43 승우의 아파트 (N)
들어오는 승우. 들어와서 웃옷을 벗는데 전화벨 울린다. 승우 전화를 받는다.
승우 : 여보세요. (하는데) ..... (표정)
씬/44 호텔방 (N)
전화를 걸고 있는 윤수.
윤수 : 집에 들어왔구나?
씬/45 승우의 아파트 / 호텔방 (N)
승우 : ... 그렇잖아도 들어와서 전화하려고 했어. (하다가) 놀랬어?
윤수 : 응 놀랬어. (짐짓 웃는다) .. 축하해. (사이) 아까 축하한단 말도 제대로 못해서 섭섭했어.
승우 : 너도 축하해..
윤수 : 그 아가씨 이쁘던데?
승우 : ...
윤수 : 좋은 사람인거 같았어.
승우 : 그래.. 좋은 사람이야.
윤수 : ... 혹시.. (하다가) 아냐.
승우 : 저기, 나.. 니 얘기 했었어. 너라곤 안했지만...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구.
윤수 : .. (끄덕이는)
잠시 말이 없는 두 사람.
윤수 : 그 놀이 기억해?
승우 : 뭐?
윤수 : 우리 둘이 어릴때 했던 거. 소공녀에 나왔던 거 있잖아. 셈치기 놀이.
승우 : (웃는) 소공녀 기억나. 부자인 셈치고 맛있는 게 있는 셈치고.. 그래.. 우리 그거 자주 했었지.
윤수 : 일등 한 셈치고, 밥 먹은 셈치고, 안 싸운 셈치고, 좋아하는 셈치고 ... 우리 부모님이 살아계시는 셈치고..
승우 : ...
윤수 : 기다린다는 말 같은 건 안했던 셈치고...
승우 : !
윤수 : (표정)
승우 : 뭐 하나만 물어봐도 돼?
윤수 : 응.
승우 : 너는 행복하니 ?
윤수 : .... (표정) 그럼. 행복하지.
승우 : ... 그래. 그럼... 기다린다는 말 같은 거 나 안했어.
윤수 : 고마워... 그리고 하나만 더.. 기다린 사람 (짐짓) 나란 얘기 하지마. 나 세나씨 한테 미움 받기 싫어.
승우 : .. 그래.
윤수 : 다행이다. 나 계속 니 옆에서 너 행복하게 사는 거 보고 싶으니까...
승우 : (짐짓) 그래 걱정마. 지겹게 보여줄게.
윤수 : (웃는 표정)
승우 : (표정) ... 돌아와서 기뻐.
두사람 : (한동안 표정)
씬/46 세나의 집 현관 (D)
갈비, 과일등이 현관 앞에 쌓여 있다.
세나 : 엄마 이걸 다 내가 어떻게 들고 가~!
혜림 : 니가 왜 들고 가! 차에 싣고 가면 되잖아.
세나 : 안돼. 차는 안타고 간다 그랬지? 그리고 내가 선물 샀다니까~ (쇼핑백 들어 보인다)
혜림 : 차를 왜 안타구 가? 미스터 한이 뭐라고 그러니? 내가 미스터 한한테 전화해 줄까?
세나 : 엄마~~
정일 : (나오다 보고) 안 가져간다는데 그냥 둬. 뭐 이쁘다고 줘?
세나 : 아빠~
정일 : (흥 하는)
세나 : 아빠 삐졌어요?
정일 : 삐지긴 누가 삐졌다 그래~
세나 : 유치해~
정일 : 뭐어? 유치해? 자기야 전화기 가져와.
혜림 : 왜?
정일 : 그놈한테 전화 걸어서 저거 안 가져가면 결혼 못 한다 그럴 거야!
세나 : 아빠아~ (하는데)
씬/47 기차 역 (D)
세나 내려오는데 역에서 신문 읽고 있는 승우가 보인다. 세나 좀 창피 해 지는데.
승우 신문 접고 그러다가 세나를 본다. 세나 쑥스러워 딴청.
승우 그 모습 보고 피식 웃는.
씬/48 승우의 집 앞 길 (D)
걷고 있는 승우와 세나 두 사람. 계속 쑥스러워 하는 세나.
승우 : (웃는) 그러게 그렇게 창피한 일을 왜하나.. (하다) 좀 가까이 걸으면 안되요?
세나 : ? (보면)
승우 : (손잡고 걷는)
세나 : !
승우 : 저번에 여기 같이 왔을 때는 우리가 이렇게 결혼 할 줄은 몰랐는데.
세나 : 정말요? (당연하게) 난 알았어요.
승우 : (하하 웃는다)
피아노 소리가 울린다. 승우 소리 듣는.
세나 : 어머 승우씨 어머님이신가 봐요~ (하는데)
승우 : (표정 아닌걸 알고 있다)
스르르 세나 손을 놓는 승우.
세나 : ?
씬/49 승우의 집 마당 (D)
승우와 세나 보면 마당에 들어온다.
문이 열린 마루에 윤수가 피아노를 치고 있다. 옆에서 보고 있는 승우모 숙희.
세나 어머 하는 표정으로 윤수를 보는. 승우의 표정. 곡이 끝나자 박수를 치는 세나.
윤수 ! 숙희도 세나를 보는.
승우 : 저희 왔어요.
세나 : 안녕하세요~~
윤수 : (조금 난감한)
숙희 : 왜 이렇게 빨리 왔어? 한 두시간은 더 걸릴 줄 알았는데.
승우 : 장관님이 부산에 가셨거든요. 오늘 일찍 퇴근했어요. (윤수 본다)
윤수 : 이모님 댁에 왔다가 인사하러.. 오기 전에 가려고 했는데.
숙희 : 가긴 어딜 가? 이렇게 왔는데 저녁도 안 먹고 가니?
세나 : 그래요~ 가긴 어딜 가요~~
승우 : (윤수 보고)
윤수 : (조금 미안하다)
씬/50 승우의 집 마루 (오후)
앉아 있는 숙희. 승우 세나 그리고 윤수. 세나가 숙희 앞으로 선물을 밀어 놓는다.
숙희 : 고마워요.
세나 : (반짝 반짝) 풀러 보세요~
숙희 : 나중에.. (밀어 놓으면)
세나 : (실망하는)
윤수 : (눈치 채고) 선생님 제가 궁금해요. (선물 가져간다) 제가 풀러봐도 되요 세나씨?
세나 : 네~ (좋아서)
윤수 선물을 풀러 보는데. 화려한 모자가 나온다. 망사가 덮여 얼굴에 쓸수 있는 스타일에.
숙희 무어라 말할 수 없는 표정. 승우 푹 웃음 터지는. 윤수도 의외다 웃음 참는.
세나 : 저기 저번에 보니까 어머님이 상추랑 이런 채소 가지러 밭에 가시던데 그런 때 쓰세요. (모자 들고 자기가 써보는)
특히 이 망사는 의외로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데요. 썬크림 바르실 거 없이 이걸 얼굴에 내리시면 되요...
승우 : (못참고 웃으며 세나 귀엽게 보는)
윤수 : (그런 승우를 본다)
세나 : 웃지 말아요 승우씨.. 밖에 나가시긴 좀 너무 화려하지만 집에서 쓰시는 건데요 뭐... 되도록 이쁜 게 좋잖아요 그죠?
숙희 : (결국 웃고 만다)
세나 : (표정)
숙희 : (조금 부드러워지는) 고마워요. 잘 쓸게요.
세나 : 네.... (승우 흘겨보고) 근데 어머님하고 승우씨가 많이 닮았어요.
숙희 : 그래요?
세나 : 어머님.. 승우씨도 말 안놓거든요. 제가 그걸 놓게 하려고 무려 (..하다가 음... 입 다문다)
승우 : (결국 하하 웃는)
숙희 : 놓게 하려고 뭘 했는데요?
윤수 : 뭔데요 세나씨? (승우에게) 뭐야?
숙희 : 뭐니? (승우에게)
승우 : 아무것도 아니예요.
세나 : 네.. 아무것도 아니예요. 어머님.. (배시시 웃는)
씬/51 승우의 집 외경 (저녁)
씬/52 승우의 집 마루 (저녁)
식사 하고 있는 숙희와 승우 윤수와 세나의 모습이 보인다.
세나 : 근데.. 피아노 너무 잘 치시던데.. 왜 피아노과를 안가셨어요?
윤수 : ... 음..
숙희, 승우 : (표정)
윤수 : 아주 어릴 때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이모 집에서 자랐거든요. 피아노 계속 고집하는거 이모님께 죄송해서요.
세나 : ... 아.. (말을 잘못했구나 싶은) 음.. 사실 안 가길 잘하셨어요. 저는 정말 지겨웠거든요.
윤수 : 아, 세나씨 피아노과 나오셨죠? (승우에게) 들어봤어?
승우 : 아니.
윤수 : 그럼 한번 들려줘요. 선생님도 듣고 싶으시죠?
세나 : 아, 창피한데... (하면서도 윤수가 고마운)
숙희 : 그래 밥 먹고 듣자. (하다가) 입에는 맞아요?
세나 : 네... 국수가 정말 맛있어요 어머님. 어디 제품이예요?
숙희 : (표정)
윤수 : 직접 만드세요.
세나 : 국수를요? (놀라운)
윤수 : 맛있죠? 선생님 저, 이거 그리웠어요.
숙희 : (윤수 보는) 윤수 너, 너 보면 단단히 야단치려고 했는데 승우하고 들(세나) 오는 바람에 야단도 못 쳤어.
세나 : 왜요? 전 괜찮은데요.
승우, 윤수 : (웃는)
세나 : (숙희 표정보고 얼른) 죄송해요.
윤수 : ... 죄송해요.
숙희 : 나한테 얘기 한마디 없이 의논 한마디 없이.. (그러다가) ....승우 선배라는 그 사람은.. 괜찮은 사람이야?
윤수 : 네에.
승우 : (굳은 표정)
숙희 : 그래 니가 오죽 잘 알아서 했겠냐만.. 다음주에 서울 가면 한번 보여줄 수 있니?
윤수 : 선생님이 봐주실래요?
세나 : (윤수보며) 좋겠다~
세사람 : (세나 보면)
세나 : 아니요, 어머님 딸 같아서요. 너무 부러워요.
숙희 : (아무래도 솔직한 성품의 세나가 당황스러운)
승우 : 서울엔 무슨 일로 오세요?
숙희 : 결혼 준비 안 해? 예물이랑.. 그런 것도 해야 하고 (세나에게) 부모님도 뵈야 하고..
세나 : (아 예물) 어머님 저 가지고 싶은 게 있어요.
숙희 : ?
승우,윤수 : (세나 보는)
숙희 : 그게 뭐지?
세나 : 어머님 결혼반지요.
승우 : (윤수를 보는)
윤수 : (승우를 마주 본다)
세나 : 저, 그거 가지고 싶은데요. (윤수에게) 그 반지 좋아하셨다면서요.
윤수 : (승우를 보고)
승우 : (표정)
세나 : 승우씨도 어머니 반지 좋아하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반지 얘기들은 때부터 그거 주시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숙희 : (표정) 그게.. 별로 좋은 것도 아니구..
세나 : 주시면 안 될까요? 저한테 굉장히 의미 있는 게 될 거예요.
숙희 : ... (표정 그러다가) 그래요 정 그렇다면.. (하는데)
승우 : 안돼요. 엄마.
세나 : ?
윤수 : (승우 본다) !
승우 : ... 그냥 다른 거 사죠? (짐짓 웃으며 세나에게) 그거.. 어머니한텐 아버지 추억이 담긴 건데
그냥 우리는 우리 걸로 따로 하면 좋겠어요.
세나 : 아, 우리는 우리 걸로.. (좋은) 죄송합니다.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
윤수 : (승우를 흘낏 보는 표정)
승우 : (묵묵히)
씬/53 마루 (N)
피아노 치고 있는 세나. 아름다운 곡이다. 숙희 내심 세나가 조금은 맘에 든다.
승우 피아노 치고 있는 세나가 다시 보인다. 윤수 그런 승우를 흘낏 보고 미소 짓는 표정. 그러다가 조용히 일어나 나서는 윤수.
나가는 윤수를 보는 승우.
씬/54 뒤뜰 (저녁)
뒤뜰에 놓인 평상. 윤수 혼자 앉아 있는데. 기척이 들려 보면 승우다. 아직 피아노 소리가 들리고 있는.
윤수 : 어.. 왜 나왔어?
승우 : ... 그냥.. 너 나와서. (윤수 옆에 앉는다 잠시 그러다) 아직 좀 더운가?
윤수 : 여기 생각 많이 나더라? 나는 있지 고향에 대해 생각하면 꼭 여기가 떠올라.
(불쑥) 소감이 어때? 이렇게 다 커서 결혼할 사람을 이집에 데리고 온 소감이.
승우 : 음... 선배 한번 데리고 와 봐. 그럼 알게 될테니.
윤수 : (물끄러미) 반지.. 왜 그랬어?
승우 : ? 아... 그냥.. 그거 어머니 거니까.
윤수 : ...그래도 그거 가지고 싶어하는 마음이 이쁘잖아. 난 알거 같은데.
승우 : (흘낏 보는)
피아노 소리 끊기는.
윤수 : 세나씨 참 이쁘다. 이쁘고 순수해. 샘나는데?
승우 : (짐짓 웃는) 솔직하지. 의심할 줄 모르고. (그러다) 너에 대해 의심할 줄 알았는데 안하더라. 그냥 무조건 믿더라.
나도.. 좀 당황하는 중이야... 그러니 오히려 뭔가 큰 잘못을 하는 거 같아서.
윤수 : 그러게.. 미안하네.
승우 : 니가 왜? 전부 다 나 때문인데.
윤수 : (불쑥) 너 세나씨 좋아하지?
승우 : (! 표정)
윤수 : 나, 니 대답 알고 있었어. 결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거.. 나 너는 당연히 사랑일거라고 생각했어.
승우 : ... 너는?
윤수 : 나는 좀 다르던가? 아니.. 나도 그런가? (웃는 그러다 보는) 그러니까 나는 니가 세나씨를 좋아하지 않으면 결혼 같은 건
절대 결심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해.
승우 : ... (표정)
윤수 : (웃는)
승우 : 그렇지 않다면?
윤수 : ? (본다)
승우 : 나는.. 참 내가 생각해도 답답한 놈이야.. 한번 믿었던거를 잘 바꾸지 못해...
(본다) 나는 늘 생각했어. 내 인생에 사랑은 한번 뿐이라고. 그걸로 충분하다고.
윤수 : ! 승우야...
승우 : 지금도 그래. 나한테 사랑은 한번 뿐이야.
표정. 윤수도 낭패한 표정으로. 그렇게 두사람 앉아 있다가.
승우 : 난.. 윤수야.. (하는데)
윤수 : 미안해 내가 말을 잘못 꺼냈어. (일어나서 돌아서는 그러다) !
승우 : ? (그러다 돌아보면)
세나가 서 있다. 두사람 난감한 표정. 어디서부터 뭘 들은 걸까.
세나 이윽고 짐짓 생긋 웃는.
세나 : 승우씨 ....이제 기차 시간 다 됐는데~
씬/55 달리는 기차 외경 (N)
씬/56 기차 안 (N)
기차를 타고 가는 승우와 세나. 두사람 아까부터 아무말 없다.
승우 세나를 바라보는.
승우 : (결심하고 말하려는) 세나씨...
세나 : 사랑이죠?
승우 : !
세나 : 승우씨가 결혼에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거요 그거 지금도 사랑인거죠?
승우 : (잠시 그러다 대답 못하는)
세나 : ... 지금은 아니라도... 꼭 지금은 아니라도요... 언젠가는 날 사랑할 수.. 있는 거죠? (글썽한 얼굴)
승우 : (표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