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 "말 있음(有句)"
위산선사가 대중에게일러 보이시기를
"있음의 귀절(有句)과 말 멊음의 귀절(無句)은 등(藤)나무가 나무에 의지 한 것과 같으니라"하였는데,
소산스님이 묻기를
"사께서 말씀하시기를 "있음의 귀절(有句)과 말 멊음의 귀절(無句)은 등(藤)나무가 나무에 의지 한 것과 같으니라"하셨다 하니 홀연히 나무가 쓰러지고 등이 마르면 말절(句)은 어디로 돌아가는 것이옵니까?" 하자
선사가 깔깔깔 크게 웃으시니소산스님이 이르기를
"제가(某甲)4천리밖에서 베방석(좌복)을 팔려(구경을 얻고자 라는 뜻)고 왔거늘 화상께서는 어찌조롱을 하시옵니까?"하자
선사께서 시자를 불러"돈을 가져다가 이 상좌에게 주어라" 하고나서 다시 당부하시기를
"향후에 외눈박이 龍(이외눈박이 용을 두고 명초스님이 애꾸외눈이 였다고 기술한 이들이 있으나 잘못 안 것이니, 외눈박이란 제3의 눈 즉 청명안(법안)을 갖춘 명안종사를 이르는 것임)이 그대를 점검하리라" 하였다.
후에 (소산스님이)명초선사 처소에 이르러 전의 이야기를 들자 명초선사가 이르기를
"위산은 머리도 꼬리도 바르게 일렀으나 이를 아는이(知音者)를 만나지 못하였을 뿐이로다" 하니
소산스님이 다시 묻기를
"나무가 쓰러지고 등이 마르면 말절(有句)은 어디로 돌아가는 것이옵니까?"하자
명초선사가 이르기를
"위산의 웃음을 다시 새롭게 하는 구나" 하니
소산이 이 말아래 바로 살피고(깨닫고)서 이르기를
"위산선사가 원래 웃음속에 칼이 있었구나" 하였다.
문)"有句,無句가 등나무가 나무에 의지 한 것과 같다" 한 도리를 일러보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