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전 예수제의 유래 ◎
예수제를 처음 거행한 사람은 인도 마가다국의 빔비사라왕이었습니다.
그 인연을<예수천왕통의>에서는 이렇게 전하고 있습니다.
어느해 겨울, 밤이 늦도록 잠을 못 이루는 빔비사라왕 앞에
명도(冥道:저승)의 사자(使者)들이 나타났습니다. 홀연히 나타난 명부
사자의 무서운 모습을 보고 빔비사라왕은 너무나 놀란 나머지 그만
기절하고 말았습니다.
명도의 사자들은 기절한 빔비사라왕을 그대로 떠안고 저승을 향해
길을 떠났습니다.
잠시후 정신을 차린 빔비사라왕은 자신이 어디론가 끌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자신은 궁궐의 침상에 누워 있는것이 아니라
명도의 사자들에게 이끌여 죽음의 세계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낯설은 저승 모습 중에서도 빔비사라왕의 눈에 특히 이상한 것이 보였습니다.
풀이나 나무가 나지않은, 마치 눈서리가 온통 덮인 것 같은 거대한 하얀
산이 보인 것입니다. 그 산을 보자 빔비사라왕은 대체 이것이 무슨
산인가 궁금했습니다.
"미안합니다만 저기 보이는 저 산이 무슨 산인지 알려 주시겠습니까?"
빔비사라왕이 사자들에게 물었습니다.
" 저 산은 남섬부주의 사람들이 예수시왕재로 돌아가신 부모, 스승, 형제,
자매들을 위하여 명왕께 바친 재물들입니다. 하지만 그 재물들을 법답게
만들지 않았기에 명왕께서 받지 않으시고 그냥 버린 것들인데 오랜
세월동안 쌓이다 보니 큰 산처럼 된것입니다."
빔비사라왕과 사자들은 그 산을 지나쳐 계속 앞으로 걸어갔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길 양 옆으로 무수한 귀신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귀신은 날카로운 칼과 같은 이빨을 무섭게 드러내고 빔비사라왕을
노려보았습니다. 또 어떤 귀신은 입에서 시뻘건 피를 내뿜고 있었고
또 다른 귀신은 세개, 네개나 되는 눈을 휘번뜩이며 빔비사라왕을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빔비사라왕은 너무나 무서워 간담이 서늘해졌습니다.
얼마를 그렇게 가자 귀졸이 하나 나타나 빔비사라왕을 옥사에 가두었습니다.
왕은 옥사가 철컥 잠기는 소리를 듣자 대체 내가 왜 이렇게 저승을
와야하는가. 여기는 바로 지옥이 아닌가 생각을 하니 억울한 마음이
울컥 솟았습니다. 빔비사라왕은 아직 문밖에 있는 사자들을 향해
소리를 쳤습니다.
" 나는 왕에 오른 이후에 바른 법으로 나라를 다스렸습니다. 그리고
악업을 짓기는 커녕 선업만을 지었다고 자부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내게
무슨 죄가 있다고 이런 법을 주려 하십니끼?"
그러자 사자들은 안타깝다는 듯이 대답하였습니다
"대왕께서 성심으로 시왕 49도를 공양했다면 우리들이 대왕을 어찌
감히 배은하겠습니까?
종관 권속들이 대왕의 공양을 얻지 못하여 대왕께서는 이런 고통을
받게 되신 것임을 바로 아십시요."
빔비사라왕은 사자들의 말이 전혀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그래서 왕은 끈질기게 사자들을 설득하지 시작했습니다.
"아니, 대체 그것이 무슨 말입니까? 세상에는 종관의 이름이 없습니다.
그분들의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세상범부들이 그럼 다 저와
같은 고통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너무지나친 처사입니다.
이제 제가 사자들을 통해 종관권속들을 알게 되었으니 그분들의
이름을 제게 알려 주시고 저를 다시 세상으로 돌려 보내주신다면
저는 물론 어리석은 중생들이 모두 법답게 수행을 하도록 제가
널리 중생들을 제도하겠습니다."
빔비사라왕의 간청은 결국명도에 받아들여졌고, 왕은 죽음을 면하고
다시 세상으로 돌아올수 있었습니다.
그때 빔비사라왕이 가져온 명도 종관 권속들이란
지장대성을 위시하여 6대천조(天曺),도명무독(道明無毒),6대천왕(天王)
명부시왕(冥府十王),16판관(判官),3원장군(三元將軍),선악2부동자(善惡
二部童子), 37위귀왕, 감제직부호법선신토지영관(監濟直符護法善神土地靈官)
97위, 시왕각배종관(十王各陪從官)162위 등 도합 259위였다고 합니다.
빔비사라왕은 다시 살아난후 매일 1위씩 예배공양하면서 전세의
죄업을 참회하고 현세의 죄업소멸과 건강장수를 빌기 25년, 그간
왕은 총59차례의 "예수시왕생칠재(豫修十王生七齋)"를 올리는 모범을
중생들에게 보이며 교화를 해 종래에는 도솔천에 태어나 지장대성을
뵙고 수다원과를 얻었다고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