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주거문화
시마네현 마쓰에시(島根県松江市)에 있는 무사의 전통주택.무사의 주택은 가문(家門)의 격식에 따라 규모가 다양하다.
일본 주택의 특징
일본은 고온다습한 기후적 특성을 고려해서 개방적인 주택 구조를 갖는 여름형 주택을 기본으로 하여 지어지는 특징이 있다. 창문을 많이 만들고 지붕을 높게 만들어 통풍성에 주안을 두는 구조이기 때문에 추운 겨울에는 부적합한 주택 구조라 할 수 있다. 비교적 온난한 기후를 보이는 일본에서는 겨울철보다는 여름철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것에 주택의 중점을 두었던 것이다.
또한 지진이 많이 일어나는 조건은 일본의 주택을 높게 짓지 않고,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보다 목조건물을 많이 짓게 했다. 건물을 낮게 지을수록 지진에 무너질 확률이 낮고, 콘크리트보다는 목조건물이 흔들림에 훨씬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현재도 고층맨션을 제외한 일반주택은 대부분 목재를 사용해 짓는다. 하지만 그 때문에 일본의 많은 주택은 화재에 약하고, 공동주택의 경우는 방음이라는 측면에서 몹시 취약하다.
한 예로 1995년 고베대지진때 6천 명에 가까운 사망자 중에서 목조건물의 화재에 의한 인명 피해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또한 대학가의 오래된 목조 아파트에서는 이웃 간에 소음에 의한 피해와 그로 인한 마찰이 자주 일어난다. 옆집의 텔레비전 소리는 물론이고 심한 경우에는 전화로 대화하는 소리까지 전부 들릴 정도이다. 그러한 구조에 익숙치 않은 외국인이 소음으로 인한 마찰에 당황해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본인들은 전통적으로 목조주택을 좋아한다.
도야마현 고카야마의 갓쇼즈쿠리(合掌造り) 민가. 옛날에는 대가족이 주거했으므로 건물이 크다.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어 있다.
일본의 오래된 민가의 주거 형태, 즉 주택 구조는 지역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나타낸다. 눈이 많이 내리는 추운 지방의 주거 형태와 고온다습한 아열대성 기후를 갖는 지역의 주거 형태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예를 들어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에서는 현관 입구에 눈을 털어내기 위한 공간을 배려한다든지, 실내의 온기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중 출입문을 설치한다든지 하는 특징이 있고, 지붕의 경사도를 급하게 만들어 눈이 쌓이지 않도록 하고 있다.
또한 비바람을 막기 위한 이중창인 아마도(雨戸, あまど)를 만들지 않는다. 결빙에 의해 아마도가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고온다습한 남부 지방에서는 태풍에 의한 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아마도를 만드는 것이 일반화되었으며, 온난한 기후를 고려해 창을 크게 만들고, 전체적으로 볼 때 주택 규모가 작다는 특징이 있다.
현대 일본의 주택문화
현대 일본의 주거는 크게 아파트(맨션)와 단독주택으로 구분된다. 일본의 개인주택은 목조가 많고, 2층 혹은 단층으로 되어 있다. 목조는 화재에 약하지만 통풍이나 채광이 좋고 고온다습한 아열대의 일본 기후에 적합하다. 또한 안정감 있는 목재의 감촉이 일본인의 정서와도 맞는다. 그러나 최근에는 콘크리트나 철골조의 주택이 늘어나고 있으며 주택 형태도 서양식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아파트가 편리하다고는 해도 일본인들은 단독주택을 선호한다.
집이 한 채 있던 땅에 상속세 문제 등으로 3~4채 이상의 소규모 단독주택을 짓는 예도 늘고 있다.
패전 후 일본 경제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고도성장을 이루었다. 다양한 기능이 도쿄(東京)로 집중되었는데, 이것은 경제 발전에 더해 극도의 효율성을 발휘한 시스템이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또한 이러한 전후의 경제 발전과 더불어 사람들의 생활은 급속히 안정을 되찾았으며, 의식주를 비롯한 생활 개선에 대한 여론 또한 높아졌다.
종래 일본 주택의 특징은 개방성에 있었다. 일본의 재래식 집은 기본적으로 기둥과 대들보로 만들어져 쇼지문(障子門, しょうじもん)이나 널문 등이 벽의 기능을 대신했다. 따라서 이것을 걷어내면 안팎의 구분이 없어지고 하나로 연결된다. 그것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관혼상제 등 각종 행사에 아주 편리했다. 이러한 주택의 개방성은 바로 접객의 양식이며, 칸막이가 명확하지 않은 것은 주거 생활이 프라이버시 지향이 아니었음을 말해준다.
따라서 전후 주택 양식에서는 개인 생활 중시, 특히 어린이 교육문제와 관련한 개인실의 중요성이 인식되기 시작했다. 또한 식생활을 중심으로 한 생활 전반의 편리성을 위해 공동 공간으로서의 다이닝 키친과 거실이 도입되었다. 이에 따라 생활 전체가 바닥 앉기식에서 의자 앉기식으로 바뀌면서 종래의 다타미(畳)는 노인 취향의 방이나 응접실 공간으로서 별도로 존재하게 되었다.
일본 전통주택의 다타미(畳)와 쇼지문(障子門)
일본 전통주택의 다타미(畳)와 후스마(襖)
중산층의 1주택당 마루의 평균 면적은 20세기 초에는 165㎡였지만 그 이후에 점차 줄어들고 있다. 쇼와시대(昭和時代, しょうわじだい : 1926~89년) 초기에 100㎡였던 것이 1993년에는 더욱 줄어서 88㎡가 되었다. 1980년대에는 땅값이 급등해 마루 면적을 축소하는 경향이 커졌다. 따라서 내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은 교외의 좁고 작은 주택(개발업자가 건축한 집)으로 이사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도쿄(東京), 오사카(大阪, おおさか), 나고야(名古屋, なごや) 등의 대도시에서는 도심에서 2시간 이내에 통근이 가능한 지역에 건축된 주택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많은 일본인이 꿈꾸는 이상적인 주택은 높은 돌담이나 울타리 나무로 둘러싸인 작은 정원에 자가용을 주차할 수 있는 차고가 있는, 아담한 2층집이나 기와집이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집은 모르타르를 바른 목조건물이다. 40세 전후의 샐러리맨이 지은 단독주택의 평균 마루 면적은 115.48㎡이며 부엌, 다타미를 깐 방이 2개 또는 3개 정도, 카펫을 깔거나 또는 마루를 깐 응접실이 1개 또는 2개인 가옥 구조가 표준적이다.
도코노마(床の間)방의 상좌에 바닥을 약간 높여 만들어 놓은 곳. 꽃·족자 등으로 꾸며 놓는다.
현대 일본 주택의 서양식 방.
전통적인 일본 가옥은 마루를 통하기보다 방과 방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방과 방은 쇼지(障子, しょうじ : 장지)와 후스마(襖, ふすま : 맹장지)라는 문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다시말해 용도가 정해져 있는 서양식의 방과 비교하면 좀 더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구조이다. 현대 주택에서는 대부분 마루, 쇼지와 후스마를 없애고 가구와 침대 등 서양식의 특징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전통적인 일본 가옥에 비해 집안 구조를 확실히 구분해 개실화(個室化)하고 있다.
새로 짓는 단독주택의 80%는 서양식 화장실, 거실, 부엌이 있고 그 중에 현관은 60% 이상이 미닫이문보다 서양식 문으로 되어 있다. 새로 건축하는 주택의 90%가 전통적인 도코노마(床の間)를 만들고 있는데, 이런 점을 볼때 일본인은 일본식과 서양식을 절충한 스타일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대 일본의 주거 상황
일본인들이 새로운 주거를 정할 때 우선 생각하는 것은 임대냐 매입이냐 하는 것이다. 취직이나 결혼을 하면서 부모로부터 집을 물려받는 것은 예외로 하면 일반적으로 도시의 임대주택(아파트, 맨션, 단독주택)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도쿄의 경우 23개 구내에는 다양한 부동산 매물이 있는데, 특히 젊은 사람들이 자취를 시작할 때는 비교적 수월하게 아파트나 맨션을 빌릴 수 있다.
소규모 임대아파트.학생이나 독신자들이 사는 저렴한 임대아파트.
이에 반해 가족을 위한 임대주택은 극히 한정되어 있다. 1955년경까지는 23개구 내에도 단독주택을 임대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1965년 이후는 점차로 집세 수입이 높은 아파트나 맨션으로 바뀌어 현재는 아주 오래된 건물을 제외하고는 단독주택을 찾기란 매우 어렵다. 또 공간이 넓은 고급 맨션의 임대료는 터무니없이 비싸 서민들은 좀처럼 살 수 없다. 도쿄도에 사는 사람들의 주택 불만 조사를 살펴보면 '넓이와 방배치' 27.4%, '방음설계가 나빠 시끄럽다' 16.5%, '임대료' 12.2% 등에 불만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본 가정의 목욕탕은 보통 욕실과 화장실이 분리되어 있다.
도쿄에서 일하는 샐러리맨에게 '집'이란 침실 기능을 하는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희망 자녀 수가 2.4명인데 반해, 실제는 1.53명이란 차이 역시 '주택문제'의 요인으로 들 수 있다. 즉 살고 있는 공간의 넓이에 만족하고 있는 사람이 적다는 것은 만족할 만한 크기의 집에 살기엔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특히 도쿄권에 집을 둔 사람들의 주거 공간은 전국에 비해 좁을 뿐만 아니라 토지 구입 가격도 비싸다.
부동산 중개소(不動産屋)일본 역시 부동산 매매나 임대 등의 경우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편, 이런 집에서 일본인들은 어떤 식으로 직장에 다니고 있을까? 도쿄 도심부에 다니는 20~59세의 샐러리맨 및 20대 직장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를 보면, 편도 통근 시간이 평균 72분이란 결과가 나왔다. 도쿄권의 경우 통학·통근 시간이 편도 1시간 이내는, 50년 49.2%에서 60년 43.7%로 감소했고, 오히려 90분 이상 걸리는 경우는 15.8%에서 19.4%로 증가했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평균적인 샐러리맨이 단독주택을 갖고 있다 해도, 어디까지나 종래 도심부로는 통근이 어려웠던 지역의 주택을 구입한 것이어서 신칸센(新幹線, しんかんせん) 외에는 통근 수단이 없다. 신칸센 통근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은 통근에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것을 감수하더라도 내 집을 갖고 싶어 하는 일본인의 마이홈에 대한 집착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
일본인들은 왜 이렇게까지 내 집을 갖고자 집착하는 것일까? 그것은 전후 일본에서 '1세대 1주택 정책'이 일관적으로 추진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축 부문은 더욱 발전했고, 기업도 이 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해 왔다. 이렇게 해서 일본인들에게 집을 갖는다는 것은 인생의 커다란 의미 중 하나가 되었다.
한 예로, 진학이나 취직에 버금가는 목적 중 하나로 주택 소유가 신분의 상징을 뜻한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실제로 자택을 소유하면 신용카드가 간단히 발급된다. 다시 말해 집을 갖는다는 것이 목적화한 것이다. 이러한 현대 일본인의 주거와 주택에 관한 인식과 문화는 우리 한국의 주택문화에도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고 하겠다.
1955년대부터 1960년대 초, 일본 최대의 도시 도쿄로 인구가 유입되면서 주택에 대한 수요가 상승했다. 이를 위해 생각해낸 것이 집합주택 건설이다. 그 추세가 1950년대 중반부터 일본주택 공단이 개발·공급한 2DK이고, 이 집합주택은 단지(團地, だんち)라는 새로운 용어를 낳았다. 이와 병행해 전후의 주택 사정으로 좁은 땅을 이용한 공동주택이 보급되었고, 이를 의미하는 영어 'apartment'에서 '아파트'란 단어가 생겨났다. 당시 이 말은 간사이(関西, かんさい) 지방의 '문화주택'과 함께 신식 공동주택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한편 아파트가 일반화됨에 따라 점차 단어가 가진 신선감·고급감이 떨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맨션이다. 맨션은 1955년경 민간 부문에 등장한 새로운 형태의 집합주택인데, 당초에는 도시에 사는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판매했다. 원래 '맨션'(mansion)은 영어로 호화 대저택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고급 아파트를 지칭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최근에는 속어적 표현으로 '만(万)션'이 아닌 '억(億)션'이란 말도 쓰고 있다.
일본 일본인 일본문화, 정형
첫댓글 우리나라 같이 철근 콘크리트 주택과는 일장 일단이 있겠지만,
일본의 주류인 목조 주택이 친환경 적이고, 인체 건강에도
여러모로 유익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 대만, 중동같은 나라에서는 콘크리트 주택이 대세이지만 미국이나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목조가옥이 많습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지진이 심하여 콘크리트 주택에 살다가는 깔려 죽습니다. 건축을 하는 친구의 말에 의하면 콘크리트 건물은 지진을 만나면 순간적으로 획 돌면서 붕괴된다고 합니다.
오래 전 큐슈를 여행할 떄 일행들이 온천을 할 동안 마을울 구경하면서 건축물을 자세히 살펴 봤습니다. 일본 주택들은 아주 간소하면서 주택 재료가 목재와 샷시로 되어 있었습니다. 지진을 만난다고 하더라도 집이 쉽게 붕괴되지 않고 기울어 지겠지요.
지금 아파트 생활을 하지만 원래 살고 싶었던 주택은 푸른 초원위에 지은 나무 집입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