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通靑 인문학 아카데미 1 Tongchung Humanities Academy | 543회 | 주 제 | 강 사 | |||
에세이와 자전적 소설 | 최 금 희 (방송3사 출연 인문학 강사) | |||||
2023. 4. 25 (화) 14:00~15:30 | 대구수성구립 용학도서관 시청각실 | 문의 | 053-668-1728 독서문화팀 통청담당 | |||
통청카페 | http://cafe.daum.net/tongchungdg | |||||
통청通靑: 가장 정성스러운 소통을 통해 맑고 푸른 빛의 인간과 삶/앎을 추구함. |
에세이와 자전적 소설
에세이와 자전적 소설의 차이
에세이(수필)
16세기 말 철학자이자, 법관, 작가인 몽테뉴(Michel Eyquem de Montaigne, 1533-1592)가 자신의 견문이나 감상을 자유로운 형식으로 쓰고 이를 『에세(Las essays)』라 이름을 붙였다. 몽테뉴는 에세이라는 장르를 탄생시켰으며, 유럽에 고대 회의주의 사상을 부활시켰다. 『에세』는 죽음, 우정, 동물, 전쟁, 여행, 섹스, 취향 등등 여러가지 주제를 가진 1백 편이 넘는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단편들의 특징은, 특정 주제에 관련하여 자기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솔직하게 써내려간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조선 후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1737-1805)의 열하일기 가운데 ‘일신수필(馹迅隨筆)에서 유래되었다. 연암 나이 44세, 1780년 청나라 고종 건륭제의 칠순잔치의 축하사절단의 수행원으로 북경에 갔을 때 쓴 일기문과 기행문 형식의 글이었다. 이미 훨씬 오래전인 1202년 중국인 홍매가 “용제수필”의 성격을 따른 것으로 동양에서 에세이에 해당되는 수필이 380년이나 앞섰다고 할 수 있다. 이규보의 백운소설도 수필형식의 산문으로써 대표적이다.
내가 일찍이 묘향산에 올라가 상원암(上元庵)에서 묶게 되었는데, 밤새도록 달이 대낮처럼 밝았다... 한쪽 귀퉁이에 있는 우리나라는 비록 그러한 수모는 면했으나 중국을 위해 원수를 갚아 치욕을 씻으려는 마음이야 어찌 하루이틀에 잊어버리겠는가!(박지원 『열하일기』154~159)
자서전: 자신의 생애 전반에 대해 쓰는 글이다. 1인칭이나 3인칭으로 쓴다.
회고록: 자신이 생애 중 특정한 시기나 특별한 활동, 업적 등을 회상하여 쓰는 글. 1인칭으로 기록된다.
자전소설: 자기 생애나 그 일부를 소재로 쓴 소설.
자전적 소설: 허구적인 서사물이라는 점에서 <전기>나 <에세이>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작품의 예술적 목적을 강조하기 위해 자신의 개인적 경험의 일부분을 생략하거나 집중적으로 강조, 혹은 어떤 부분들을 조작해내기도 한다.
카를 이바느이치는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아저씨 같은 재미있는 노인이었지만, 나의 어린 소견으로 보아도 그는 항상 나의 사회적 지위보다 낮은 사람이었다.
그와 반대로 생 제롬은 교양 있고, 모든 사람들과 동등해지려고 노력하는, 젊고 잘생긴 멋쟁이었다... 그는 자신의 위풍당당함에 빠져 있었다. 마지막 음절에 강한 악센트나 곡절 부호를 넣어 말하는 그의 화려한 프랑스어 문구들은 역겹기 짝이 없었다.(톨스토이 『소년시절』119p)
에세이를 어떻게 써야 하는가.
◈ 2023년 3월 교보문고 베스트 에세이 순위
1위: 기분이 태도가 되지 말자
2위: 생에 감사해
3위: 오둥이입니다만!
4위: 잘될 수밖에 없는 너에게
5위: 모든 것인 기본에서 시작된다
6위: 런던에서 온 평양 여자
7위: 열 번 잘해도 한 번 실수로 무너지는게 관계다
8위: 너의 하루가 따숩길 바라
9위: 기분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
10위: 당신은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
◈ 에세이를 잘 쓰기 위한 팁
에세이나 수필은 고독, 방황, 출발, 여행, 사색, 그리움, 사랑, 우수 등의 포괄적인 경험과 감성을 솔직하게 담아야 한다. 에세이와 수필은 그 주제의 폭과 영역의 다양함으로 인하여 장르의 분화로 이어지고 있다. 가령 영화 에세이, 독서 에세이, 여행수필, 여행 에세이, 생태 에세이, 포토 에세이 등이다.
첫 문단에 주제가 명확하게 드러나도록 쓰는 것이 좋다.
어느 날 문득 호(號)를 가지고 싶었다.
예로부터 이름은 부모님이 지어주시고 호는 자신의 인생관이나 등을 고려해서 본인이 가지는 두 번째 이름이다. 어릴 적 고려시대 문인이었던 이규보의 작품집을 비롯하여 조선 건국 전후 시대의 역사도 즐겨 읽었다. 어린 나에게는 옛날 사대부들은 왜 이름 외에, 호가 있고, 시호가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군 했다.
반드시 실제경험을 토대로 써야 한다.
빨간 해당화 열매 안에는 작은 씨들이 털과 함께 있었는데 이를 털어내고 먹으면 새콤 달콤했던 기억이 난다. 해당화 꽃은 향기도 너무 좋아서 향수원료로도 사용된다고 한다. 우리 집에서 해안가는 약 50분~1시간 걸어야 갈 수 있는 거리다. 나는 해안가를 갈 때마다 손을 가시에 찔려가면서 해당화 꽃도 따오고 열매도 익은 걸로 골라서 따먹었을 뿐만 아니라 덜 익은 주항 색 열매는 집에 따가기도 했었다. 어떤 때는 해당화 열매를 너무 많이 먹어서 변비가 온 적도 있었다.
실제 이야기 하는 직접화법으로 써야 한다.
순간 아이들은 아주 해맑게 그리고 눈망울이 커지면서 내게 연거퍼 질문을 던졌다.
‘우와 정말요?’
‘헐 대박~ 선생님 진짜예요?’
‘어쩐지 가끔 선생님의 억양이 좀 이상했어요.’
‘선생님 두만강 헤엄쳐 왔어요?’
‘선생님 탈북? 왜 탈북했어요?’
강의실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겨우 아이들을 진정시키고 차분차분 탈북 이야기를 잠깐 해주고 수업 진도를 나갔다. 수업 진도를 나가는데도 아이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자꾸 이것저것 질문한다.
수사보다 에피소드가 중요하다.
에피소드에 대해 몇줄 쓰고 다음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며 써가는 것이 좋다.
어느 화창한 가을날, 아마 9월 9일 공화국 창건 기념일로 기억한다. 그날 가족사진을 찍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동네 아주머니들이 한복을 곱게 입은 어머니를 불러 세웠다. 마침 어머니가 새로 한복을 맞추어서 처음 입은 날이라 어머니도 기분 좋으셔서 한복을 자랑하시고 사람들은 이쁘다고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때 아버지가 아파트 계단을 올라가지 않으시고 뒷짐 짓고 어머니의 모습을 흐뭇하게 미소 지으며 바라보던 모습을 나는 평생 잊을 수가 없다. 두 분은 정말 서로를 존경하고 애틋하게 여기는 참사랑을 하신 것 같다.
일상에서 의미를 찾아가야 한다.
키메시지(Key Message)를 정하고 나머지를 버릴 때 문장이 간결해진다.
형용사와 부사, 접촉사는 최대한 절제하고 써야 문장이 매끄럽고 독자들이 읽을 때 문장의 의미가 쉽게 전달된다.
미사여구가 잔뜩 들어간 형용사로 된 글은 독자들이 읽을 때 산만한 느낌을 준다.
부사도 마찬가지다. 작가들의 작가로 유명한 스티븐 킹은 “지옥으로 가는 길은 수많은 부사들로 뒤덮여 있다”는 말을 남겼을 정도로 부사를 경계했다.
<매우>, <굉장히>, <별로>, <반드시>...
자신의 생각과 철학을 개입시켜야 한다. 담백하되 화려하지 않고, 감성적이되 수다스럽지 않고 자신만이 향기가 나는 글이 되어야 한다.
〈이어지는 강의 예고〉
▪ 544회(2023.5.2.) : 장자 해설(5), 이태호(통청원장/『노자가 묻는다』 저자) ▪ 545회(2023.5.9.) : 장자 해설(6), 이태호(통청원장/『노자가 묻는다』 저자) ▪ 546회(2023.5.16.) : 장자 해설(7), 이태호(통청원장/『노자가 묻는다』 저자) ▪ 547회(2023.5.23.) : 어떻게 말할까?, 이경희(대구가톨릭대학교 연구교수) |
通靑 인문학 아카데미 1 Tongchung Humanities Academy | 543회 | 주 제 | 강 사 | |||
에세이와 자전적 소설 | 최 금 희 (방송3사 출연 인문학 강사) | |||||
2023. 4. 25 (화) 14:00~15:30 | 대구수성구립 용학도서관 시청각실 | 문의 | 053-668-1728 독서문화팀 통청담당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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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청通靑: 가장 정성스러운 소통을 통해 맑고 푸른 빛의 인간과 삶/앎을 추구함. |
에세이와 자전적 소설
에세이와 자전적 소설의 차이
에세이(수필)
16세기 말 철학자이자, 법관, 작가인 몽테뉴(Michel Eyquem de Montaigne, 1533-1592)가 자신의 견문이나 감상을 자유로운 형식으로 쓰고 이를 『에세(Las essays)』라 이름을 붙였다. 몽테뉴는 에세이라는 장르를 탄생시켰으며, 유럽에 고대 회의주의 사상을 부활시켰다. 『에세』는 죽음, 우정, 동물, 전쟁, 여행, 섹스, 취향 등등 여러가지 주제를 가진 1백 편이 넘는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단편들의 특징은, 특정 주제에 관련하여 자기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솔직하게 써내려간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조선 후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1737-1805)의 열하일기 가운데 ‘일신수필(馹迅隨筆)에서 유래되었다. 연암 나이 44세, 1780년 청나라 고종 건륭제의 칠순잔치의 축하사절단의 수행원으로 북경에 갔을 때 쓴 일기문과 기행문 형식의 글이었다. 이미 훨씬 오래전인 1202년 중국인 홍매가 “용제수필”의 성격을 따른 것으로 동양에서 에세이에 해당되는 수필이 380년이나 앞섰다고 할 수 있다. 이규보의 백운소설도 수필형식의 산문으로써 대표적이다.
내가 일찍이 묘향산에 올라가 상원암(上元庵)에서 묶게 되었는데, 밤새도록 달이 대낮처럼 밝았다... 한쪽 귀퉁이에 있는 우리나라는 비록 그러한 수모는 면했으나 중국을 위해 원수를 갚아 치욕을 씻으려는 마음이야 어찌 하루이틀에 잊어버리겠는가!(박지원 『열하일기』154~159)
자서전: 자신의 생애 전반에 대해 쓰는 글이다. 1인칭이나 3인칭으로 쓴다.
회고록: 자신이 생애 중 특정한 시기나 특별한 활동, 업적 등을 회상하여 쓰는 글. 1인칭으로 기록된다.
자전소설: 자기 생애나 그 일부를 소재로 쓴 소설.
자전적 소설: 허구적인 서사물이라는 점에서 <전기>나 <에세이>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작품의 예술적 목적을 강조하기 위해 자신의 개인적 경험의 일부분을 생략하거나 집중적으로 강조, 혹은 어떤 부분들을 조작해내기도 한다.
카를 이바느이치는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아저씨 같은 재미있는 노인이었지만, 나의 어린 소견으로 보아도 그는 항상 나의 사회적 지위보다 낮은 사람이었다.
그와 반대로 생 제롬은 교양 있고, 모든 사람들과 동등해지려고 노력하는, 젊고 잘생긴 멋쟁이었다... 그는 자신의 위풍당당함에 빠져 있었다. 마지막 음절에 강한 악센트나 곡절 부호를 넣어 말하는 그의 화려한 프랑스어 문구들은 역겹기 짝이 없었다.(톨스토이 『소년시절』119p)
에세이를 어떻게 써야 하는가.
◈ 2023년 3월 교보문고 베스트 에세이 순위
1위: 기분이 태도가 되지 말자
2위: 생에 감사해
3위: 오둥이입니다만!
4위: 잘될 수밖에 없는 너에게
5위: 모든 것인 기본에서 시작된다
6위: 런던에서 온 평양 여자
7위: 열 번 잘해도 한 번 실수로 무너지는게 관계다
8위: 너의 하루가 따숩길 바라
9위: 기분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
10위: 당신은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
◈ 에세이를 잘 쓰기 위한 팁
에세이나 수필은 고독, 방황, 출발, 여행, 사색, 그리움, 사랑, 우수 등의 포괄적인 경험과 감성을 솔직하게 담아야 한다. 에세이와 수필은 그 주제의 폭과 영역의 다양함으로 인하여 장르의 분화로 이어지고 있다. 가령 영화 에세이, 독서 에세이, 여행수필, 여행 에세이, 생태 에세이, 포토 에세이 등이다.
첫 문단에 주제가 명확하게 드러나도록 쓰는 것이 좋다.
어느 날 문득 호(號)를 가지고 싶었다.
예로부터 이름은 부모님이 지어주시고 호는 자신의 인생관이나 등을 고려해서 본인이 가지는 두 번째 이름이다. 어릴 적 고려시대 문인이었던 이규보의 작품집을 비롯하여 조선 건국 전후 시대의 역사도 즐겨 읽었다. 어린 나에게는 옛날 사대부들은 왜 이름 외에, 호가 있고, 시호가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군 했다.
반드시 실제경험을 토대로 써야 한다.
빨간 해당화 열매 안에는 작은 씨들이 털과 함께 있었는데 이를 털어내고 먹으면 새콤 달콤했던 기억이 난다. 해당화 꽃은 향기도 너무 좋아서 향수원료로도 사용된다고 한다. 우리 집에서 해안가는 약 50분~1시간 걸어야 갈 수 있는 거리다. 나는 해안가를 갈 때마다 손을 가시에 찔려가면서 해당화 꽃도 따오고 열매도 익은 걸로 골라서 따먹었을 뿐만 아니라 덜 익은 주항 색 열매는 집에 따가기도 했었다. 어떤 때는 해당화 열매를 너무 많이 먹어서 변비가 온 적도 있었다.
실제 이야기 하는 직접화법으로 써야 한다.
순간 아이들은 아주 해맑게 그리고 눈망울이 커지면서 내게 연거퍼 질문을 던졌다.
‘우와 정말요?’
‘헐 대박~ 선생님 진짜예요?’
‘어쩐지 가끔 선생님의 억양이 좀 이상했어요.’
‘선생님 두만강 헤엄쳐 왔어요?’
‘선생님 탈북? 왜 탈북했어요?’
강의실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겨우 아이들을 진정시키고 차분차분 탈북 이야기를 잠깐 해주고 수업 진도를 나갔다. 수업 진도를 나가는데도 아이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자꾸 이것저것 질문한다.
수사보다 에피소드가 중요하다.
에피소드에 대해 몇줄 쓰고 다음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며 써가는 것이 좋다.
어느 화창한 가을날, 아마 9월 9일 공화국 창건 기념일로 기억한다. 그날 가족사진을 찍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동네 아주머니들이 한복을 곱게 입은 어머니를 불러 세웠다. 마침 어머니가 새로 한복을 맞추어서 처음 입은 날이라 어머니도 기분 좋으셔서 한복을 자랑하시고 사람들은 이쁘다고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때 아버지가 아파트 계단을 올라가지 않으시고 뒷짐 짓고 어머니의 모습을 흐뭇하게 미소 지으며 바라보던 모습을 나는 평생 잊을 수가 없다. 두 분은 정말 서로를 존경하고 애틋하게 여기는 참사랑을 하신 것 같다.
일상에서 의미를 찾아가야 한다.
키메시지(Key Message)를 정하고 나머지를 버릴 때 문장이 간결해진다.
형용사와 부사, 접촉사는 최대한 절제하고 써야 문장이 매끄럽고 독자들이 읽을 때 문장의 의미가 쉽게 전달된다.
미사여구가 잔뜩 들어간 형용사로 된 글은 독자들이 읽을 때 산만한 느낌을 준다.
부사도 마찬가지다. 작가들의 작가로 유명한 스티븐 킹은 “지옥으로 가는 길은 수많은 부사들로 뒤덮여 있다”는 말을 남겼을 정도로 부사를 경계했다.
<매우>, <굉장히>, <별로>, <반드시>...
자신의 생각과 철학을 개입시켜야 한다. 담백하되 화려하지 않고, 감성적이되 수다스럽지 않고 자신만이 향기가 나는 글이 되어야 한다.
〈이어지는 강의 예고〉
▪ 544회(2023.5.2.) : 장자 해설(5), 이태호(통청원장/『노자가 묻는다』 저자) ▪ 545회(2023.5.9.) : 장자 해설(6), 이태호(통청원장/『노자가 묻는다』 저자) ▪ 546회(2023.5.16.) : 장자 해설(7), 이태호(통청원장/『노자가 묻는다』 저자) ▪ 547회(2023.5.23.) : 어떻게 말할까?, 이경희(대구가톨릭대학교 연구교수) |
通靑 인문학 아카데미 1 Tongchung Humanities Academy | 543회 | 주 제 | 강 사 | |||
에세이와 자전적 소설 | 최 금 희 (방송3사 출연 인문학 강사) | |||||
2023. 4. 25 (화) 14:00~15:30 | 대구수성구립 용학도서관 시청각실 | 문의 | 053-668-1728 독서문화팀 통청담당 | |||
통청카페 | http://cafe.daum.net/tongchungdg | |||||
통청通靑: 가장 정성스러운 소통을 통해 맑고 푸른 빛의 인간과 삶/앎을 추구함. |
에세이와 자전적 소설
에세이와 자전적 소설의 차이
에세이(수필)
16세기 말 철학자이자, 법관, 작가인 몽테뉴(Michel Eyquem de Montaigne, 1533-1592)가 자신의 견문이나 감상을 자유로운 형식으로 쓰고 이를 『에세(Las essays)』라 이름을 붙였다. 몽테뉴는 에세이라는 장르를 탄생시켰으며, 유럽에 고대 회의주의 사상을 부활시켰다. 『에세』는 죽음, 우정, 동물, 전쟁, 여행, 섹스, 취향 등등 여러가지 주제를 가진 1백 편이 넘는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단편들의 특징은, 특정 주제에 관련하여 자기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솔직하게 써내려간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조선 후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1737-1805)의 열하일기 가운데 ‘일신수필(馹迅隨筆)에서 유래되었다. 연암 나이 44세, 1780년 청나라 고종 건륭제의 칠순잔치의 축하사절단의 수행원으로 북경에 갔을 때 쓴 일기문과 기행문 형식의 글이었다. 이미 훨씬 오래전인 1202년 중국인 홍매가 “용제수필”의 성격을 따른 것으로 동양에서 에세이에 해당되는 수필이 380년이나 앞섰다고 할 수 있다. 이규보의 백운소설도 수필형식의 산문으로써 대표적이다.
내가 일찍이 묘향산에 올라가 상원암(上元庵)에서 묶게 되었는데, 밤새도록 달이 대낮처럼 밝았다... 한쪽 귀퉁이에 있는 우리나라는 비록 그러한 수모는 면했으나 중국을 위해 원수를 갚아 치욕을 씻으려는 마음이야 어찌 하루이틀에 잊어버리겠는가!(박지원 『열하일기』154~159)
자서전: 자신의 생애 전반에 대해 쓰는 글이다. 1인칭이나 3인칭으로 쓴다.
회고록: 자신이 생애 중 특정한 시기나 특별한 활동, 업적 등을 회상하여 쓰는 글. 1인칭으로 기록된다.
자전소설: 자기 생애나 그 일부를 소재로 쓴 소설.
자전적 소설: 허구적인 서사물이라는 점에서 <전기>나 <에세이>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작품의 예술적 목적을 강조하기 위해 자신의 개인적 경험의 일부분을 생략하거나 집중적으로 강조, 혹은 어떤 부분들을 조작해내기도 한다.
카를 이바느이치는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아저씨 같은 재미있는 노인이었지만, 나의 어린 소견으로 보아도 그는 항상 나의 사회적 지위보다 낮은 사람이었다.
그와 반대로 생 제롬은 교양 있고, 모든 사람들과 동등해지려고 노력하는, 젊고 잘생긴 멋쟁이었다... 그는 자신의 위풍당당함에 빠져 있었다. 마지막 음절에 강한 악센트나 곡절 부호를 넣어 말하는 그의 화려한 프랑스어 문구들은 역겹기 짝이 없었다.(톨스토이 『소년시절』119p)
에세이를 어떻게 써야 하는가.
◈ 2023년 3월 교보문고 베스트 에세이 순위
1위: 기분이 태도가 되지 말자
2위: 생에 감사해
3위: 오둥이입니다만!
4위: 잘될 수밖에 없는 너에게
5위: 모든 것인 기본에서 시작된다
6위: 런던에서 온 평양 여자
7위: 열 번 잘해도 한 번 실수로 무너지는게 관계다
8위: 너의 하루가 따숩길 바라
9위: 기분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
10위: 당신은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
◈ 에세이를 잘 쓰기 위한 팁
에세이나 수필은 고독, 방황, 출발, 여행, 사색, 그리움, 사랑, 우수 등의 포괄적인 경험과 감성을 솔직하게 담아야 한다. 에세이와 수필은 그 주제의 폭과 영역의 다양함으로 인하여 장르의 분화로 이어지고 있다. 가령 영화 에세이, 독서 에세이, 여행수필, 여행 에세이, 생태 에세이, 포토 에세이 등이다.
첫 문단에 주제가 명확하게 드러나도록 쓰는 것이 좋다.
어느 날 문득 호(號)를 가지고 싶었다.
예로부터 이름은 부모님이 지어주시고 호는 자신의 인생관이나 등을 고려해서 본인이 가지는 두 번째 이름이다. 어릴 적 고려시대 문인이었던 이규보의 작품집을 비롯하여 조선 건국 전후 시대의 역사도 즐겨 읽었다. 어린 나에게는 옛날 사대부들은 왜 이름 외에, 호가 있고, 시호가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군 했다.
반드시 실제경험을 토대로 써야 한다.
빨간 해당화 열매 안에는 작은 씨들이 털과 함께 있었는데 이를 털어내고 먹으면 새콤 달콤했던 기억이 난다. 해당화 꽃은 향기도 너무 좋아서 향수원료로도 사용된다고 한다. 우리 집에서 해안가는 약 50분~1시간 걸어야 갈 수 있는 거리다. 나는 해안가를 갈 때마다 손을 가시에 찔려가면서 해당화 꽃도 따오고 열매도 익은 걸로 골라서 따먹었을 뿐만 아니라 덜 익은 주항 색 열매는 집에 따가기도 했었다. 어떤 때는 해당화 열매를 너무 많이 먹어서 변비가 온 적도 있었다.
실제 이야기 하는 직접화법으로 써야 한다.
순간 아이들은 아주 해맑게 그리고 눈망울이 커지면서 내게 연거퍼 질문을 던졌다.
‘우와 정말요?’
‘헐 대박~ 선생님 진짜예요?’
‘어쩐지 가끔 선생님의 억양이 좀 이상했어요.’
‘선생님 두만강 헤엄쳐 왔어요?’
‘선생님 탈북? 왜 탈북했어요?’
강의실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겨우 아이들을 진정시키고 차분차분 탈북 이야기를 잠깐 해주고 수업 진도를 나갔다. 수업 진도를 나가는데도 아이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자꾸 이것저것 질문한다.
수사보다 에피소드가 중요하다.
에피소드에 대해 몇줄 쓰고 다음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며 써가는 것이 좋다.
어느 화창한 가을날, 아마 9월 9일 공화국 창건 기념일로 기억한다. 그날 가족사진을 찍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동네 아주머니들이 한복을 곱게 입은 어머니를 불러 세웠다. 마침 어머니가 새로 한복을 맞추어서 처음 입은 날이라 어머니도 기분 좋으셔서 한복을 자랑하시고 사람들은 이쁘다고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때 아버지가 아파트 계단을 올라가지 않으시고 뒷짐 짓고 어머니의 모습을 흐뭇하게 미소 지으며 바라보던 모습을 나는 평생 잊을 수가 없다. 두 분은 정말 서로를 존경하고 애틋하게 여기는 참사랑을 하신 것 같다.
일상에서 의미를 찾아가야 한다.
키메시지(Key Message)를 정하고 나머지를 버릴 때 문장이 간결해진다.
형용사와 부사, 접촉사는 최대한 절제하고 써야 문장이 매끄럽고 독자들이 읽을 때 문장의 의미가 쉽게 전달된다.
미사여구가 잔뜩 들어간 형용사로 된 글은 독자들이 읽을 때 산만한 느낌을 준다.
부사도 마찬가지다. 작가들의 작가로 유명한 스티븐 킹은 “지옥으로 가는 길은 수많은 부사들로 뒤덮여 있다”는 말을 남겼을 정도로 부사를 경계했다.
<매우>, <굉장히>, <별로>, <반드시>...
자신의 생각과 철학을 개입시켜야 한다. 담백하되 화려하지 않고, 감성적이되 수다스럽지 않고 자신만이 향기가 나는 글이 되어야 한다.
〈이어지는 강의 예고〉
▪ 544회(2023.5.2.) : 장자 해설(5), 이태호(통청원장/『노자가 묻는다』 저자) ▪ 545회(2023.5.9.) : 장자 해설(6), 이태호(통청원장/『노자가 묻는다』 저자) ▪ 546회(2023.5.16.) : 장자 해설(7), 이태호(통청원장/『노자가 묻는다』 저자) ▪ 547회(2023.5.23.) : 어떻게 말할까?, 이경희(대구가톨릭대학교 연구교수) |
通靑 인문학 아카데미 1 Tongchung Humanities Academy | 543회 | 주 제 | 강 사 | |||
에세이와 자전적 소설 | 최 금 희 (방송3사 출연 인문학 강사) | |||||
2023. 4. 25 (화) 14:00~15:30 | 대구수성구립 용학도서관 시청각실 | 문의 | 053-668-1728 독서문화팀 통청담당 | |||
통청카페 | http://cafe.daum.net/tongchungdg | |||||
통청通靑: 가장 정성스러운 소통을 통해 맑고 푸른 빛의 인간과 삶/앎을 추구함. |
에세이와 자전적 소설
에세이와 자전적 소설의 차이
에세이(수필)
16세기 말 철학자이자, 법관, 작가인 몽테뉴(Michel Eyquem de Montaigne, 1533-1592)가 자신의 견문이나 감상을 자유로운 형식으로 쓰고 이를 『에세(Las essays)』라 이름을 붙였다. 몽테뉴는 에세이라는 장르를 탄생시켰으며, 유럽에 고대 회의주의 사상을 부활시켰다. 『에세』는 죽음, 우정, 동물, 전쟁, 여행, 섹스, 취향 등등 여러가지 주제를 가진 1백 편이 넘는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단편들의 특징은, 특정 주제에 관련하여 자기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솔직하게 써내려간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조선 후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1737-1805)의 열하일기 가운데 ‘일신수필(馹迅隨筆)에서 유래되었다. 연암 나이 44세, 1780년 청나라 고종 건륭제의 칠순잔치의 축하사절단의 수행원으로 북경에 갔을 때 쓴 일기문과 기행문 형식의 글이었다. 이미 훨씬 오래전인 1202년 중국인 홍매가 “용제수필”의 성격을 따른 것으로 동양에서 에세이에 해당되는 수필이 380년이나 앞섰다고 할 수 있다. 이규보의 백운소설도 수필형식의 산문으로써 대표적이다.
내가 일찍이 묘향산에 올라가 상원암(上元庵)에서 묶게 되었는데, 밤새도록 달이 대낮처럼 밝았다... 한쪽 귀퉁이에 있는 우리나라는 비록 그러한 수모는 면했으나 중국을 위해 원수를 갚아 치욕을 씻으려는 마음이야 어찌 하루이틀에 잊어버리겠는가!(박지원 『열하일기』154~159)
자서전: 자신의 생애 전반에 대해 쓰는 글이다. 1인칭이나 3인칭으로 쓴다.
회고록: 자신이 생애 중 특정한 시기나 특별한 활동, 업적 등을 회상하여 쓰는 글. 1인칭으로 기록된다.
자전소설: 자기 생애나 그 일부를 소재로 쓴 소설.
자전적 소설: 허구적인 서사물이라는 점에서 <전기>나 <에세이>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작품의 예술적 목적을 강조하기 위해 자신의 개인적 경험의 일부분을 생략하거나 집중적으로 강조, 혹은 어떤 부분들을 조작해내기도 한다.
카를 이바느이치는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아저씨 같은 재미있는 노인이었지만, 나의 어린 소견으로 보아도 그는 항상 나의 사회적 지위보다 낮은 사람이었다.
그와 반대로 생 제롬은 교양 있고, 모든 사람들과 동등해지려고 노력하는, 젊고 잘생긴 멋쟁이었다... 그는 자신의 위풍당당함에 빠져 있었다. 마지막 음절에 강한 악센트나 곡절 부호를 넣어 말하는 그의 화려한 프랑스어 문구들은 역겹기 짝이 없었다.(톨스토이 『소년시절』119p)
에세이를 어떻게 써야 하는가.
◈ 2023년 3월 교보문고 베스트 에세이 순위
1위: 기분이 태도가 되지 말자
2위: 생에 감사해
3위: 오둥이입니다만!
4위: 잘될 수밖에 없는 너에게
5위: 모든 것인 기본에서 시작된다
6위: 런던에서 온 평양 여자
7위: 열 번 잘해도 한 번 실수로 무너지는게 관계다
8위: 너의 하루가 따숩길 바라
9위: 기분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
10위: 당신은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
◈ 에세이를 잘 쓰기 위한 팁
에세이나 수필은 고독, 방황, 출발, 여행, 사색, 그리움, 사랑, 우수 등의 포괄적인 경험과 감성을 솔직하게 담아야 한다. 에세이와 수필은 그 주제의 폭과 영역의 다양함으로 인하여 장르의 분화로 이어지고 있다. 가령 영화 에세이, 독서 에세이, 여행수필, 여행 에세이, 생태 에세이, 포토 에세이 등이다.
첫 문단에 주제가 명확하게 드러나도록 쓰는 것이 좋다.
어느 날 문득 호(號)를 가지고 싶었다.
예로부터 이름은 부모님이 지어주시고 호는 자신의 인생관이나 등을 고려해서 본인이 가지는 두 번째 이름이다. 어릴 적 고려시대 문인이었던 이규보의 작품집을 비롯하여 조선 건국 전후 시대의 역사도 즐겨 읽었다. 어린 나에게는 옛날 사대부들은 왜 이름 외에, 호가 있고, 시호가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군 했다.
반드시 실제경험을 토대로 써야 한다.
빨간 해당화 열매 안에는 작은 씨들이 털과 함께 있었는데 이를 털어내고 먹으면 새콤 달콤했던 기억이 난다. 해당화 꽃은 향기도 너무 좋아서 향수원료로도 사용된다고 한다. 우리 집에서 해안가는 약 50분~1시간 걸어야 갈 수 있는 거리다. 나는 해안가를 갈 때마다 손을 가시에 찔려가면서 해당화 꽃도 따오고 열매도 익은 걸로 골라서 따먹었을 뿐만 아니라 덜 익은 주항 색 열매는 집에 따가기도 했었다. 어떤 때는 해당화 열매를 너무 많이 먹어서 변비가 온 적도 있었다.
실제 이야기 하는 직접화법으로 써야 한다.
순간 아이들은 아주 해맑게 그리고 눈망울이 커지면서 내게 연거퍼 질문을 던졌다.
‘우와 정말요?’
‘헐 대박~ 선생님 진짜예요?’
‘어쩐지 가끔 선생님의 억양이 좀 이상했어요.’
‘선생님 두만강 헤엄쳐 왔어요?’
‘선생님 탈북? 왜 탈북했어요?’
강의실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겨우 아이들을 진정시키고 차분차분 탈북 이야기를 잠깐 해주고 수업 진도를 나갔다. 수업 진도를 나가는데도 아이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자꾸 이것저것 질문한다.
수사보다 에피소드가 중요하다.
에피소드에 대해 몇줄 쓰고 다음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며 써가는 것이 좋다.
어느 화창한 가을날, 아마 9월 9일 공화국 창건 기념일로 기억한다. 그날 가족사진을 찍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동네 아주머니들이 한복을 곱게 입은 어머니를 불러 세웠다. 마침 어머니가 새로 한복을 맞추어서 처음 입은 날이라 어머니도 기분 좋으셔서 한복을 자랑하시고 사람들은 이쁘다고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때 아버지가 아파트 계단을 올라가지 않으시고 뒷짐 짓고 어머니의 모습을 흐뭇하게 미소 지으며 바라보던 모습을 나는 평생 잊을 수가 없다. 두 분은 정말 서로를 존경하고 애틋하게 여기는 참사랑을 하신 것 같다.
일상에서 의미를 찾아가야 한다.
키메시지(Key Message)를 정하고 나머지를 버릴 때 문장이 간결해진다.
형용사와 부사, 접촉사는 최대한 절제하고 써야 문장이 매끄럽고 독자들이 읽을 때 문장의 의미가 쉽게 전달된다.
미사여구가 잔뜩 들어간 형용사로 된 글은 독자들이 읽을 때 산만한 느낌을 준다.
부사도 마찬가지다. 작가들의 작가로 유명한 스티븐 킹은 “지옥으로 가는 길은 수많은 부사들로 뒤덮여 있다”는 말을 남겼을 정도로 부사를 경계했다.
<매우>, <굉장히>, <별로>, <반드시>...
자신의 생각과 철학을 개입시켜야 한다. 담백하되 화려하지 않고, 감성적이되 수다스럽지 않고 자신만이 향기가 나는 글이 되어야 한다.
〈이어지는 강의 예고〉
▪ 544회(2023.5.2.) : 장자 해설(5), 이태호(통청원장/『노자가 묻는다』 저자) ▪ 545회(2023.5.9.) : 장자 해설(6), 이태호(통청원장/『노자가 묻는다』 저자) ▪ 546회(2023.5.16.) : 장자 해설(7), 이태호(통청원장/『노자가 묻는다』 저자) ▪ 547회(2023.5.23.) : 어떻게 말할까?, 이경희(대구가톨릭대학교 연구교수) |
通靑 인문학 아카데미 1 Tongchung Humanities Academy | 543회 | 주 제 | 강 사 | |||
에세이와 자전적 소설 | 최 금 희 (방송3사 출연 인문학 강사) | |||||
2023. 4. 25 (화) 14:00~15:30 | 대구수성구립 용학도서관 시청각실 | 문의 | 053-668-1728 독서문화팀 통청담당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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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와 자전적 소설
에세이와 자전적 소설의 차이
에세이(수필)
16세기 말 철학자이자, 법관, 작가인 몽테뉴(Michel Eyquem de Montaigne, 1533-1592)가 자신의 견문이나 감상을 자유로운 형식으로 쓰고 이를 『에세(Las essays)』라 이름을 붙였다. 몽테뉴는 에세이라는 장르를 탄생시켰으며, 유럽에 고대 회의주의 사상을 부활시켰다. 『에세』는 죽음, 우정, 동물, 전쟁, 여행, 섹스, 취향 등등 여러가지 주제를 가진 1백 편이 넘는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단편들의 특징은, 특정 주제에 관련하여 자기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솔직하게 써내려간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조선 후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1737-1805)의 열하일기 가운데 ‘일신수필(馹迅隨筆)에서 유래되었다. 연암 나이 44세, 1780년 청나라 고종 건륭제의 칠순잔치의 축하사절단의 수행원으로 북경에 갔을 때 쓴 일기문과 기행문 형식의 글이었다. 이미 훨씬 오래전인 1202년 중국인 홍매가 “용제수필”의 성격을 따른 것으로 동양에서 에세이에 해당되는 수필이 380년이나 앞섰다고 할 수 있다. 이규보의 백운소설도 수필형식의 산문으로써 대표적이다.
내가 일찍이 묘향산에 올라가 상원암(上元庵)에서 묶게 되었는데, 밤새도록 달이 대낮처럼 밝았다... 한쪽 귀퉁이에 있는 우리나라는 비록 그러한 수모는 면했으나 중국을 위해 원수를 갚아 치욕을 씻으려는 마음이야 어찌 하루이틀에 잊어버리겠는가!(박지원 『열하일기』154~159)
자서전: 자신의 생애 전반에 대해 쓰는 글이다. 1인칭이나 3인칭으로 쓴다.
회고록: 자신이 생애 중 특정한 시기나 특별한 활동, 업적 등을 회상하여 쓰는 글. 1인칭으로 기록된다.
자전소설: 자기 생애나 그 일부를 소재로 쓴 소설.
자전적 소설: 허구적인 서사물이라는 점에서 <전기>나 <에세이>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작품의 예술적 목적을 강조하기 위해 자신의 개인적 경험의 일부분을 생략하거나 집중적으로 강조, 혹은 어떤 부분들을 조작해내기도 한다.
카를 이바느이치는 내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아저씨 같은 재미있는 노인이었지만, 나의 어린 소견으로 보아도 그는 항상 나의 사회적 지위보다 낮은 사람이었다.
그와 반대로 생 제롬은 교양 있고, 모든 사람들과 동등해지려고 노력하는, 젊고 잘생긴 멋쟁이었다... 그는 자신의 위풍당당함에 빠져 있었다. 마지막 음절에 강한 악센트나 곡절 부호를 넣어 말하는 그의 화려한 프랑스어 문구들은 역겹기 짝이 없었다.(톨스토이 『소년시절』119p)
에세이를 어떻게 써야 하는가.
◈ 2023년 3월 교보문고 베스트 에세이 순위
1위: 기분이 태도가 되지 말자
2위: 생에 감사해
3위: 오둥이입니다만!
4위: 잘될 수밖에 없는 너에게
5위: 모든 것인 기본에서 시작된다
6위: 런던에서 온 평양 여자
7위: 열 번 잘해도 한 번 실수로 무너지는게 관계다
8위: 너의 하루가 따숩길 바라
9위: 기분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
10위: 당신은 결국 무엇이든 해내는 사람
◈ 에세이를 잘 쓰기 위한 팁
에세이나 수필은 고독, 방황, 출발, 여행, 사색, 그리움, 사랑, 우수 등의 포괄적인 경험과 감성을 솔직하게 담아야 한다. 에세이와 수필은 그 주제의 폭과 영역의 다양함으로 인하여 장르의 분화로 이어지고 있다. 가령 영화 에세이, 독서 에세이, 여행수필, 여행 에세이, 생태 에세이, 포토 에세이 등이다.
첫 문단에 주제가 명확하게 드러나도록 쓰는 것이 좋다.
어느 날 문득 호(號)를 가지고 싶었다.
예로부터 이름은 부모님이 지어주시고 호는 자신의 인생관이나 등을 고려해서 본인이 가지는 두 번째 이름이다. 어릴 적 고려시대 문인이었던 이규보의 작품집을 비롯하여 조선 건국 전후 시대의 역사도 즐겨 읽었다. 어린 나에게는 옛날 사대부들은 왜 이름 외에, 호가 있고, 시호가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군 했다.
반드시 실제경험을 토대로 써야 한다.
빨간 해당화 열매 안에는 작은 씨들이 털과 함께 있었는데 이를 털어내고 먹으면 새콤 달콤했던 기억이 난다. 해당화 꽃은 향기도 너무 좋아서 향수원료로도 사용된다고 한다. 우리 집에서 해안가는 약 50분~1시간 걸어야 갈 수 있는 거리다. 나는 해안가를 갈 때마다 손을 가시에 찔려가면서 해당화 꽃도 따오고 열매도 익은 걸로 골라서 따먹었을 뿐만 아니라 덜 익은 주항 색 열매는 집에 따가기도 했었다. 어떤 때는 해당화 열매를 너무 많이 먹어서 변비가 온 적도 있었다.
실제 이야기 하는 직접화법으로 써야 한다.
순간 아이들은 아주 해맑게 그리고 눈망울이 커지면서 내게 연거퍼 질문을 던졌다.
‘우와 정말요?’
‘헐 대박~ 선생님 진짜예요?’
‘어쩐지 가끔 선생님의 억양이 좀 이상했어요.’
‘선생님 두만강 헤엄쳐 왔어요?’
‘선생님 탈북? 왜 탈북했어요?’
강의실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겨우 아이들을 진정시키고 차분차분 탈북 이야기를 잠깐 해주고 수업 진도를 나갔다. 수업 진도를 나가는데도 아이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자꾸 이것저것 질문한다.
수사보다 에피소드가 중요하다.
에피소드에 대해 몇줄 쓰고 다음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며 써가는 것이 좋다.
어느 화창한 가을날, 아마 9월 9일 공화국 창건 기념일로 기억한다. 그날 가족사진을 찍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동네 아주머니들이 한복을 곱게 입은 어머니를 불러 세웠다. 마침 어머니가 새로 한복을 맞추어서 처음 입은 날이라 어머니도 기분 좋으셔서 한복을 자랑하시고 사람들은 이쁘다고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때 아버지가 아파트 계단을 올라가지 않으시고 뒷짐 짓고 어머니의 모습을 흐뭇하게 미소 지으며 바라보던 모습을 나는 평생 잊을 수가 없다. 두 분은 정말 서로를 존경하고 애틋하게 여기는 참사랑을 하신 것 같다.
일상에서 의미를 찾아가야 한다.
키메시지(Key Message)를 정하고 나머지를 버릴 때 문장이 간결해진다.
형용사와 부사, 접촉사는 최대한 절제하고 써야 문장이 매끄럽고 독자들이 읽을 때 문장의 의미가 쉽게 전달된다.
미사여구가 잔뜩 들어간 형용사로 된 글은 독자들이 읽을 때 산만한 느낌을 준다.
부사도 마찬가지다. 작가들의 작가로 유명한 스티븐 킹은 “지옥으로 가는 길은 수많은 부사들로 뒤덮여 있다”는 말을 남겼을 정도로 부사를 경계했다.
<매우>, <굉장히>, <별로>, <반드시>...
자신의 생각과 철학을 개입시켜야 한다. 담백하되 화려하지 않고, 감성적이되 수다스럽지 않고 자신만이 향기가 나는 글이 되어야 한다.
〈이어지는 강의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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