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옥은 계영배의 비밀을 찾기 위해 경기도 광주의 사옹원을 찾아가 지순영 노인을 만나 그의 제자이자 양아들인 우명옥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우명옥은 어려서 지순영을 만나 도기 제작을 전수받아 조선 제1의 도기가가 된다. 가정의 불운을 떨쳐버리고 혼신의 힘으로 계영배를 제작하고 금강산으로 떠난다. 임상옥은 젊어서 수행했던 금강산으로 가서 석숭스님의 안부를 묻고, 석숭스님은 계영배가 깨지는 그 순간에 입적하심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간의 임상옥을 이끌어온 석숭스님이 곧 우명옥임을 알게 되어 마침내 계영배의 비밀을 알게 된다.
임상옥은 금강산에서 절의 세벽 종소리를 들으며 ‘현자는 모든 것에서 배우는 사람이며, 강자는 자기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며 부자는 자기 스스로를 만족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또한 ‘욕망의 유연함을 깨닫고 그 욕망의 절제를 통해서 스스로 만족하는 자족이야 말로 하늘아래 최고의 거부로 나아가는 상도’임을 예지한다.
임상옥은 금강산에서 의주로 돌아와 세가지를 실천하는데 첫째, 99칸의 세집을 파가하고 둘째 송이와의 인연을 끝내고 셋째 상업에서 은퇴했다 그리고 가객으로 생을 보냈다. 임상옥은 측근 박종일을 추사 김정희에게 보내니 김정희는 그의 마지막 작품으로 상업지도를 그려 임상옥에게 준다. 그 상업지도는 여러 경로를 거쳐 일본인이 소장하다가 최근에 한 기업가가 사들여 한국으로 귀환한 국보급 작품이라 한다.
송이는 임상옥과 헤어져 한양 마포에서 의녀로 생활하면서 천주교에 귀의하여 40세에 순교한다.
임상옥이 70이 넘어 마당에 병아리를 솔개가 물고 가는 것을 보고 깨달은 바 있어 그 다음날 그에게 부채가 있는 의주 상인들을 불러 들여 부채를 탕감해 주고 그간 모은 재산을 나누어 줌으로써 그의 스승이자 인도자인 석숭스님의 마지막 예언을 실천한다.
글중에 ‘부처님이 말씀하신 재산을 없애는 여섯가지 일로 첫째는 ’술에 취하는 일이요, 둘째는 도박을 하는 일 셋째는 방탕하여 여색에 빠지는 일, 넷째는 풍류에 빠져 악행을 저지르는 일, 다섯 번째는 나쁜벗과 어울리는 일, 여섯 번째는 게으름에 빠지는 일이다‘, 끝
전에 상도를 읽은 적이 있지만 작가가 작고하고 다시 이 책을 읽으니 1800년대 순조 시대의 사회상, 상업상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