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룡산,구룡산(685,675m,영천),상리회관-오재-부처바위-무지터-우산서당

[산마루]

낙동정맥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 사룡산(四龍山·685m)과 구룡산(九龍山·675m).

정확히 말하면 경주와 영천의 경계가 사룡산 능선길이고,구룡산은 영천과 청도를 가로지르다  영천으로 약간 올라 서 있다.

전형적인 육산으로 낙동정맥에서 살짝 벗어난 비슬기맥의 시작점인 사룡산(四龍山·685m)과 구룡산(九龍山·675m)은 낙엽깔린 능선길을 마음껏 내달릴 수 있는 코스.

비슬기맥은 낙동정맥에서 갈려져나와 대구·창녕 방향으로 향하는 146.5km의 지맥길.

즉 사룡산에서 출발, 구룡산~발백산~비슬산~열왕산을 거쳐 창녕 종암산으로 이어져 낙동강에서 끝을 맺는다. 

이 비슬기맥을 흔히 '용의 기운이 흐르는 산줄기'라고 이야기한다.

사룡산, 구룡산, 용각산 등 비슬지맥 산군의 산 이름에 유독 '용(龍)' 자가 많이 들어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국시대에 사룡산은 이웃한 경주 오봉산의 부산성과 연결되는 군사적 요충지였다.

신라 병사들이 이 산을 거점으로 적을 물리쳤다고 한다.

때문에 영천 사람들은 사룡산을 전방산(戰防山)이라고도 부른다.

동네 어르신들이 사룡산을 '전배이'라고 부르는 것도 전방산에서 유래한 것이다.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와서 만나는 2차선 포장도로의 오재(382m).

사룡산 정상과 무려 300m 이상 표고차가 난다.

오재를 경계로 사룡산 자락과 구룡산 자락이 나뉜다. 

구룡산은 예부터 신령스러운 산으로 알려져 있다.

전설에는 열 마리의 용이 구룡산 무지터에서 승천하려다 아홉 마리만 승천하고 막내인 한 마리는 떨어져 구룡산 일대에서 방황하였는데,

그 곳이 바로 경산과 청도의 경계에 위치한 반룡산이라고 한다.

산행일시: 2015년 4월 14일(화)

  * B팀은 버스를 오재까지 올려 다양한 루터를 이용하였다. 

* 클릭하면 원본 지도(비슬지맥)

비슬지맥

비슬지맥

상리회관 조금 못미쳐 좌측으로 상동교회 십자가 철탑이 보인다.

그곳에서 버스를 대곤 좌측 다리를 건너 우리가 오를 사룡산을 올려다 본다.

※ 카메라가 에러가 나서 날짜와 시간은 맞지 않는다. 다만 구간 소요시간은 참고할 수 있다.

산행채비를 갖추곤...

삼삼오오 산길로 접어든다.

두 번째 작은 다리를 건너며 마을 골목을 지나...

마을 뒤의 농로를 따른다.

요즘엔 약초로 민들레도 재배하나보다 하였는데,그게 아니라 어린 묘목을 심었는데 민들레가 잡초로 자라고 있단다.

비 개인 후의 과수원에 도화(桃花)가 한창이다.

세멘트 포장로가 끝나는 'Y'로 갈림길에선 우측길로 접어들어...

임도급 넓은 길에서 첫 좌측 좁은 산길로 올라서야 한다.

우리는 그 들머리를 20여미터 지나 이 지점(작은 수로가 있는 계곡 앞)에서 좌측으로 접어 들었다.

제법 넓은 분지를 이룬 이 작은 계곡의 좌측 능선길이 우리가 오를 등로.

그래서 좌측 야트막한 능선을 치고 올라오니 단단한 등로를 만난다.

내가 올라온 아래를 내려다보며 일행들을 불러보지만 아무도 올라오지 않는다.

이유가 있었다. 산나물의 여왕인 드릅이 지천에 깔렸더란다.

진달래가 반겨주는 오르막길을 등로표시로 쳐놓은 줄을 따라 오르자니 비온 후라 그런지 미끄럽고 다소 거칠다.

걸은지 약 1시간만에 만난 갈림길.(좌측이 사룡산 방향이고 우측이 구룡산 방향) * 좌측 사룡산을 갔다가 다시 이 지점으로 되내려와야 한다.

갈림길에서 10여분 만에 사룡산에 섰다.

낙동점맥을 타는 정맥꾼들도 정맥에서 조금 비켜선 사룡산을 찍고 돌아 간다.

필자 좌측 뒤론 장륙산으로 향하는 일명 사룡분맥이라 일컫는 또다른 지맥길.

네 마리의 용이 꿈틀거리는 정상에 자리한 묘지 한 기.

아까 우리가 올라선 갈림길로 되돌아 왔다. 아무런 안내 이정표가 없다.

이제 구룡산을 향하여 오재로 내려선다. 정면에는 잡목에 가린 구룡산.

간밤에 내린 봄비를 함초롬히 물고 있는 진달래 산길.

시루봉 가는 길 푯말.

묘지가 있는 큰 바위를 에둘렀다.

등로 우측 아래론 상리에서 올라오는 921번 도로가 구절양장(九折羊腸)처럼 꾸불꾸불하다.

921번 도로의 고개인 오재에 내려선다.

오재(해발 382m)는 영천시와 청도군의 경계.

오재의 안내판

청도쪽으로 우리가 내려온 사룡산 나무계단이 보인다.

오재에 있는 애국지사 이형표(李亨杓) 추모비. 이형표는 영천 남부를 주 활동무대로 구룡산에 본거지를 두었다.

1905년 굴욕적인 을사조약이 맺어지자, 기개있는 선비와 우국 지사들은 분하고 억울함을 참지 못하여 다투어 의병을 조직하고 더러는 자결하기도 하였다.

당시 삼남도찰사 정환직은 평소 고종의 신임을 받고 있던 몸으로 왕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밀지를 받는데서 시작되었다.

"경이 화천지수(華泉之水)를 아는가?" 이는 제나라 환공을 적의 추격에서 탈출시킨 봉추부의 고사로서, 정환직으로 하여금 일본으로부터 나라를 되찾는 데 힘을 써달라는 황제의 간곡한 당부가 담겨있는 내용이었다.

이에 정환직((1844 ~ 1907)은 을사오조약 직후 12월 5일 즉각 관직을 사퇴하고 아들 정용기(1862 ~1907)와 함께 계획을 수립하여 먼저 영남에서 의병모집을 실행토록 조치하면서 산남의진이 조직되었다.

산남이라 함은 경상북도 조령(문경 새재) 이남의 영남 지방을 일컫는 말이다.

정환직,정용기, 최세윤으로 이어진 산남의진은 신돌석부대와 함께 구한말 제2단계 의병 운동을 대표하는 의진으로, 주로 포항, 영일, 영천 일대를 중심으로 일제에 대항 거센 항쟁의 횃불을 들었다. <자료>

오재쉼터

사룡산 나무계단을 타고 내려선 오재에선...

좌측 청도 방면으로...

50여 미터 내려가면 우측으로 구룡산 들머리가 이정표와 함께 있다.

구룡산 들머리 지점의 이정표

영천시 방면(날머리인 상리쪽)의 휘어지는 도로.

포장임도를 만난다.

포장임도에 내려서면 만나는 이정표

안내판

임도에 내려서면 좌측으로 구룡산 무지터 안내판과...

전봇대의 수암사 안내판을 따른다.

포장임도 좌측으로 조금 이동하여 만나는 구룡산 들머리

이정표

부처바위를 만난다.

3m정도의 키에 기도하는 부처형상의 기암이다.미륵골 돌부처라 불리우며 영험있는 기도처로 많은 불자들이 소원을 빌고 있다고 한다.

부처바위 앞의 모진 생명력.

부처바위는 두 손을 앞으로 다소곳이 모아 기도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전망대에선 우리가 타고온 사룡산과 정맥이 힘차 보인다.

건너온 사룡산과 낙동점맥과 우측 뒤론 부산성이 있는 오봉산이 짐작되는데...

무지터 갈림길.

이정표

구룡산 정상의 데크전망대

다시 바라보는 사룡산과 낙동정맥과 사룡분맥

겹겹의 산들이 겹치며 역동적으로 꿈틀거린다.

아홉마리의 용이 승천하였다는

전설을 뒤로하고...

전망데크에 표시된 등산로 푯말따라 내려선다.

구룡산 정상에 있는 이정표엔 비슬지맥인 발백산(675m)이 4.7km라고 되어 있다.

정상에서 10여분 경과 후 하산능선 우측으로 무지터가 보인다. (조금 더 아래엔 무지터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살짝 내려가 보니 전설만 요란하지 전혀 관리가 되지 않아 온갖 쓰레기가 나뒹구는 한 켠에...

어릴적 우리 고향 논에 있는 웅덩이보다도 못한 샘터가 있고...

안내판이 덩그렇게 세워져 있다.

용의 눈에 해당되는 명당지로서 가물 땐 기우제를 지낸 곳이라 한다.

명당자리에서 식사를 하곤 쓰레기를 아무렇게나 버린 산꾼들의 작태일 것.

무지터 옆의 200여평의 너른 반석위에서 기우제를 지낸 음식을 골고루 나누어 먹었다고 한다.

나무에 걸린 오색깃발은 요즘도 행사를 지낸 흔적으로 보인다.

녹슨 제단의 타다남은 양초.

다시 등로로 올라오면 만나는 이정표

연리목 갈림길이다.

연리목 갈림길의 이정표

연리목 안내판이 붙어 있다. 산길은 이 연리목을 거치도록 안내가 되어 있다.

중간에 붙은 이 지점이 아니고...

마치 나무 받침대처럼 붙어 있는 이 지점.

연리목(連理木)은 각기 다른 두 나무가 가까이 자라면서 붙은 현상으로 남녀간의 지극한 사랑에 비유된다. *가지가 붙은 것은 연리지(枝)

아무런 표식이 없는 등로는 연리목 바로 옆의 좌측으로 난 소로. 이어지는 등로는 산사면을 비스듬이 타고돌다...

세멘트 포장임도에 내려선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상리2.4km를 따라 임도를 걷는다.

두곡저수지의 잔잔한 물결을 우로 지나...

용운사 안내판을 돌아보고...

다시 뒤돌아본 모습.

상리마을에서 범상치 않아 보이는 고가를 보고 가까이 다가가 본다.

우산서당(友山書堂)이다. 대청마루 안에도 똑같은 현판이 걸려있다.

허물어져가는 담장 밖에서 카메라만 갖다대곤 돌아서려는데,아주머니 한 분이 어떻게 왔느냐고 묻는다. 그리곤 문을 열어주며 안으로 들어가서 보라고 한다.

그리 오래되어 보이지는 않지만 문살이 예사롭지 않다. 관리하지 않으면 누가 떼어가버릴 것만 같다.

섬세한 문살무늬.

대청마루엔 '우산서당기(友山書堂記)'가 걸려 있다. '세을사중춘일성산이기윤기(歲乙巳仲春日星山李基允記)'라고 적혀있다.

며느리로 보이는 아주머니는 서당의 역사가 한 100년 정도 되었을 거라 하였으니 1965년 을사년은 아니고 더 거슬러 올라가서 1905년 을사년으로 추측된다.

그나저나 아무런 자료가 없으니 난감하기는 한량이 없다.

다른쪽 벽면엔 원운(原韻)이 걸려있다. 그 운률을 짚어 보려고 애를 써보지만 역부족 ㅠㅠ..

우산서당 편액.

우산서당상량문

성경헌(誠敬軒)현판과...

시사제(時思齊)현판도 걸려있다.

오래된 장독더미 한 켠에 우두커니 선 노한용기념식수

 동암정(董庵亭) 중건기등(重建記等)을 쓴 성균관전학(成均館典學) 노한용(盧漢容)을 말하는 듯.

본관은 광주(광산) 光州(光山)으로 영천(永川)인이다.<자료를 뒤적여 인용>

다 허물어져가는 담장과...

외관은...

옛날 이 고을에서 상당한 세력을 이루렀을 거라는 추측과,후학들을 가르친 고귀한 인품을 가진 분만은 틀림이 없을 것이다.

아주머니는 영천시에 건의를 하여도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금방이라도 무너져가는 우산서당을 무력하게 지켜보는 아주머니나,아무런 안내자료가 없어 멍청한 나그네나 답답키는  마찬가지다.

영천시 문화관광 담당자는 조사를 통하여 최소한의 관리라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 버스가 주차하고 있는 상리회관 앞의 너른 공터에 약 5시간 만에 내려왔다.

돌아보면 2차선 아스팔트도로는 오재로 가는 청도방면 길이고,우리는 오른쪽 수암사 방향에서 내려왔다.

상리회관 앞의 너른 공터엔 지나치리만큼 돈으로 치장한 흔적들(궂이 인도를 구분한...)이 보인다.

물자가 풍부한 우리나라 참 부자 나라.

옥분씨한테 얻은 드릅나물로 늙으신 우리 어머니에게 늦은 저녁상을 받는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시간동안 이렇게 어머니에게 저녁상을 받을 수 있을까?

갑자기 뚝 떨어진 어머니의 기력에 못난 자식은 못내 가슴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