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소년 흡연율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담배를 피운 지 1년밖에 안 된 청소년도 폐기능이 현저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명의대 동산병원 가정의학과 홍채근·김대현 교수팀은 지난해 5월부터 올 9월까지 대구 지역 4개 고등학교를 방문, 담배를 피우는 고등학생 103명과 이들과 키와 체중이 같은 비(非)흡연 학생 95명을 선발해 각 그룹의 폐기능을 비교 조사했다. 흡연 고등학생들이 담배를 피운 기간은 평균 12개월이었고, 흡연량은 평균 하루 5개비였다. 이들은 모두 과거에 심폐질환을 앓은 적이 없었다.
폐기능은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가 최대한 빠른 속도로 숨을 내쉬게 해서 처음 1초 동안 뿜어낼 수 있는 호기(呼氣)량과 전체 호기량 등을 측정했다. 이 같은 방식의 ‘1초 호기량’은 폐와 기관지의 탄력성을 알 수 있는 지표이며, 전체 호기량은 폐활량과 연관 있다.
조사 결과 비흡연 학생의 1초 호기량은 2.8ℓ인 반면, 흡연 학생은 2.4ℓ에 불과했다. 전체 호기량도 비흡연 학생은 2.9ℓ인 반면, 흡연자는 2.5ℓ로 조사됐다. 이는 그만큼 흡연 학생의 폐활량과 기관지 탄력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로, 흡연량이 많은 학생일수록 이들 지표가 더 낮게 나왔다.
김대현 교수는 “청소년은 흡연 기간이 짧아 흡연으로 인한 신체변화를 감지하기 어려우나 이처럼 짧은 흡연 기간에도 벌써 폐기능 감소 현상이 온다”며 “같은 흡연량과 흡연 기간이라도 청소년 시기부터 흡연을 시작한 사람은 폐암 발생률이 더 높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청소년 흡연율은 남자 고등학생이 35%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여고생 흡연율은 8.1%로, 최근 10년 사이 4배 이상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