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기자= '국내 최초 외환딜러' '외환딜러계의 전설' ' 한국 여성 금융인의 대모(代母)'..김상경 한국국제금융연수원장(58)을 지칭하는 수 식어들이다.
그가 다시 책을 펴냈다. <나는 나를 베팅한다, 그리고 그후>(국일미디어, 320쪽, 1만2천원).
김 원장은 지난 1979년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은행에서 국내 최초로 외환 딜링룸을 만들 때의 주축 멤버로, 한국 외환딜러 제1세대다. 아멕스은행 치프 딜러( 이사), 중국은행 서울지점 치프 딜러를 지냈으며 현재는 국내 최대 여성금융인들의 연합회인 사단법인 여성금융인네트워크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여성으로서 치프 딜러를 지낸 경우는 국내에서는 그가 유일하다.
김원장이 1994년 자신의 인생관과 딜링룸 경험 등을 담아 쓴 책 <나는 나를 베 팅한다>는 10만권의 판매고를 올리며 베스트셀러가 된 바 있다. 이후 이 책이 절판 됐지만 김원장의 책에 대한 수요는 끊이지 않았다. 이 수요에 답하고자 나온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외국 돈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직업
외환 딜러라는 직업은 일반인에게 생소하다. 김원장은 지금도 ‘외환 딜러가 무 엇이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고 한다. 김원장은 외환 딜러란 ‘외국 돈을 싸게 사 서 비싸게 파는 직업’이라고 소개한다. 이 말에는 무시무시한 뜻이 숨어있다. 쌀 때가 언제고 비쌀 때가 언제인지 딜러가 스스로 알아서 판단하라는 메시지가 그것이 다.
훌륭한 딜러가 되려면 국제경제의 흐름, 세계정치 판도 등 필요사항을 분석하고 종합하는 머리도 뛰어나야 하지만 본능에 가까운 동물적인 육감도 필요하다는 것이 김원장의 지적이다. 딜러는 동물적인 육감으로 하루하루 단기 예측을 하면서 돈을 버는 사람들이다. 장기 예측은 경제학자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딜러라는 직업이 이런 특성을 갖다보니 영국, 싱가포르, 홍콩 등지에서는 오히 려 경제학을 전공한 학사나 석사들을 딜러로 선호하지 않는다고 김원장은 전한다. 머릿속에 경제이론들이 깊이 박혀 있으면 시장을 이론대로만 읽으려는 경향이 강하 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국, 싱가포르, 홍콩 등지의 외환시장에서 활약하는 딜러들은 최종학력이 고졸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학력과 전공이 그럴듯하지 않아도 다수의 시장 참여자들이 어떻게 거래하는지 잘 읽어낼 수 있는 능력만 갖췄다면 딜러로 성공할 자격을 가졌다는 것이 김원장의 조언이다.
▲딜러로 성공하고 싶다면
이미 15년전 2억원대의 연봉을 받은바 있는 김원장은 책을 통해 현직 딜러들에 게 딜러로서 성공하기 위해 명심해야 할 사안도 전한다. 훌륭한 딜러가 되기 위해서 는 한 번에 큰 수익을 올리려 하지 말고 매달 꾸준히 일정한 수익을 올리려 노력해 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지나간 일을 돌아보며 ‘그때 그 가격에 샀어야 했는데... ’라든가 ‘그때 그 가격에 팔았어야 했는데...’식의 후회를 하지 말고 앞으로 어 떤 전략으로 수익을 올릴 것일까에 대해서만 고민하라고 말한다. 실수는 가능한 한 빨리 잊어버리라는 것이다. 또한 한도를 지키는 등 원칙을 반드시 고수하라고 조언 한다. 딜러들은 한도를 어기고 싶은 유혹을 자주 느낀다. 김원장은 한도를 한 번 넘 는 등 원칙을 깨다보면 원칙이라는 게 무의미해지며 나중에는 원칙 없이 거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원칙을 무시하며 거래했다가 베어링 은행을 망하게 한 닉 리슨을 대표적인 예로 꼽았다.
김원장에 따르면 경제학에서 말하는 근본적 분석이나 기술적 분석은 딜링에는 별달리 중요하지 않다. 노련한 딜러는 분석 따위에 의존하지 않고 시장의 분위기를 육감으로 느낀다. ‘감’은 타고나는 것도 아니고 감이 좋다고 해서 과신해서도 안 된다. 딜러가 항상 염두에 둬야 할 점은 예측이 맞아들어갈 때 거래량을 늘려서 이 익을 극대화시키는 것보다 예측이 맞지 않았을 때 거래 손실을 최소화시키는 것이다.
▲김상경만의 네트워크 관리 노하우
김원장에게 수익관리 만큼이나 중요하고 어려운 일은 사람을 관리하는 일이었다. 그가 소개하는 인맥관리 노하우는 다음과 같다. 김원장은 평소 아는 사람들을 세 부 류로 나눠서 정리한다고 한다. 우선 1년에 한 번씩 연하장 보내줄 사람이다. 평소에 자주 보긴 어렵지만 이들과는 인연의 끈을 놓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원칙이다. 다음 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전화 통화를 할 사람, 마지막은 자주 얼굴 보며 생각을 공유 할 사람이다. 이렇게 주변 사람들을 셋으로 분류하면 나의 네트워크가 어느 정도인 지,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가 한눈에 보여 인맥 관리가 한결 간단해진다는 것이 김원 장의 조언이다.
▲新 10만 양병설
딜러로서의 인생 제1막을 닫고 한국국제금융연수원장으로 제2막을 연 김원장에
게 남은 포부는 ‘금융인 10만명 양성’이다. 김원장은 자본시장 통합법으로 금융 업계의 판도가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은행은 물론 증권회사, 보험회사의 창구 직원들이 금융권의 모든 상품을 다룰 수 있어서 경쟁이 치열해지게 된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고객들은 은행과 증권회사, 보험회사 등 어디든지 이용 하기 편하고 잘 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게 돼 금융회사 직원들은 고객에게 만족을 줄 수 있도록 중무장을 해야 한다. 또한 양적, 질적 측면 모두에서 날로 높아지고 있는 금융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정보 수준은 금융회사 직원들에게 게으름을 허락하 지 않을 것이다. 김원장은 국제금융연수원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금융회사 직원들 을 준비된 인재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더 확장해 한국의 동북아 금융허브 건설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것이 김원장의 소망이다.
마지막으로 최초의 딜러, 최초의 여성 치프 딜러로서 김원장은 여성들에게 말한 다. “여성 외환딜러의 연봉은 7천만원에서 1억5천만원 수준이고 철저히 능력에 따 라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이 정도면 도전해볼 만하지 않을까?”
첫댓글 좋은 정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