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조찬구 시인의 9번째 시집
현실의 고뇌와 번민을
극복하는 종교에 기인한 시를 보여준다.
<출판사 서평>
조찬구 제9시집 ≪은총(恩寵)이야≫는 구약에서는 인간의 죄(罪)에 대한 하느님의 용서·사랑·은혜를 베푸는 감사의 뜻을 말한다. 신약에서는 그리스도가 인간의 죄(罪)를 구속(救贖)(罪惡에서 인류를 건져냄)해 내는 사랑이다.
조찬구 시 (제8시집 ≪사랑 빛≫에 이은 이번 시집 ≪은총이야≫ 상재에 담은 제9시집 총 편수)는 그 생산량으로만 헤아려도 한국 현대시 (모더니즘 시) 시인들 상위권에 속하는 매우 견실한 중견 시인이다.
이번 제9시집에 담긴 조찬구 시의 메타 텍스트 ≪은총(恩寵)이야≫는 대구 ‘가톨릭 문인회원’으로 활동해온 족적이 말해주듯 그가 신앙 시인임을 알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의 이번 제9시집 ≪은총(恩寵)이야≫가 기독교를 선양하는 이류(二流)시인 (詩의 종교학이란 책에서 엘리어트가 이성적으로 신(神)에 접근하고 종교와 신에 대해 깊은 회의를 느낀다고 해서 그가 종교와 신을 부정했으리라고 미리 짐작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면서 기독교를 선전하는 2류 시인이었느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라고 했다.) 이라고 운운할 수는 없다. 조찬구 시는 엘리어트의 종교관처럼 그가 불교나 힌두교에서 깊이 심취했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의 종교관은 그의 작품의 기독교적 색채에도 불구하고 어떤 특정 종교를 모두 초월하는 보편성과 일관성을 획득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조찬구 시는 기독교를 선전하는 2류 시인의 시일 수는 없다.
<작가 소개>
달성군 구지면 출생, 대구광역시 수성구 거주, 성지여자중학교 퇴임,
한국문인협회 회원, 대구문인협회 회원, 대구 가톨릭 문인회 회원,
시집_제1집~제8시집 ‘사랑 빚’ 출간.
<목차>
1. 헤아리고 헤아려서<-수정이나 그냥 사용
흐르는 시간 한두 자로 잡아 놓고
흐르는 시간 한두 점으로 잡아 놓고
흐르는 시간 오가는 선율 속에 오가네, 영혼에서 영혼으로
달빛 아래/5월엔/한 작품/오후 한때/투병/외로워서/펜으로/건강 눈높이/공사 중/읽지 않고, 대작(大作)들/변함없이, 오늘 밤도/분리배출/민 낯/실천, 요(要)는/읽고서, ‘오래된 원고’/일기(日記), 어느 날/정리 및 청소 요망/술맛 당기는 날/
2.생각 흐르는 대로
달과 별 보이잖아도
걷는 걸음 걸음 침묵으로 다독여 주네요
선들 선들 봄바람
드세게 휘몰아치는 밤
상책/실천, 요(要)는 2/오월 봄바람/요망, 수작(秀作)/써 본다/영화 감상/스팸처리/공짜는 없다(?)/버리는가, 욕심/이면지/버리는가, 욕심 2/뱃살(腹肉)/이면지 2/넘네, 원 샷 고개/화장품, 모양은/봄바람/버리는가, 욕심 3/넘어, 원 샷/좋아하는 숫자/이면지 3
3. 바람 차가운 오월
한바탕 드센 바람 휘몰아치는 속
싱그러운 새 소리 새 소리
책 교환/건강검진/층간 소음/산책부터/원 샷 전(前)/한밤중 일화/밤중 일화/버리는가, 욕심 4/이면지 4/손, 발톱 깎기/한 달 생활비/진료/책 읽기, 진료 후/일반건강검진 2/일반건강검진 후/은총이야/오후 한때 2/홍시/작품 초안/또 피운다
4. 흐르는 대로 흐르는
햇살 밝은 날 쨍하게
눈뜨는 금잔화 금잔화
기품 높은 여인네 빨강 국화
서서히 물드는 청 단풍 잎새
원천적인 차단 요망/여름맞이/분갈이/작품 초안 2/일기, 어느 날 2/원 샷, 자기 전 약/일기, 어느 날 3/작품 초안 3/대화/대화 2/가을 편지/끽연, 과도한/오래 살아야 하는 이유/오류/오류 2/오류 3/쉬었다 가자/넘으며, 튀각 퇘각/도둑놈 일 처리/손해
5. 유월 어느 날
바람 불 듯 구름 가듯
물 흐르듯 산맥 의연하듯
성묘 3/성묘 기타/독중감(讀中感)/오후 한때 4/여가 선용/통독(通讀) 기타/자투리 시간에/진료 3/진료 후/진료 후 2/6.13 지방선거/옥자, 거미줄 친/흐르며/퇴고/가을바람에 2/아들 생각/아들 생각 2
<작품 소개>
돈 빌리면 ‘문서 없는 종이 된다’
했던가.
우리한테서 돈 빌려 간 여동생네
집사람 생일 챙겨주고
오디주 한 통 오디잼 한 통
오소리 즙 한 박스
오소리 쓸개 주 한 병
민물 장어 한 박스
칡즙 한 박스
건강 음료 두 병
무김치 세 통 김장 김치 세 통
가장 좋은 부분 멧돼지 고기 한 팩
삼십 년 된 더덕주 한 병
기다란 병에 담긴 하수오 주 한 병
빌려간 돈 때문에 ‘문서 없는 종 되어’
이래저래 챙기고 챙겨주네
형제지간에도 이러하거늘 하물며
당신께서 베푸시는 은총이야
말과 글로 어찌 형언할 수 있으리오
<은총이야>
전화 주문 배달 온 점장
‘맥주 마니아 십니다.’
가볍게 배 두드리며 ‘맥주 배(腹) 입니다.’
매실주나 고급 소주나 포도주
택했더라면
고개 숙여 꽁초 끝 밟아 누르고
일어서는데
힘들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나날이 기울이고 기울이는 맥주잔 캔 맥주
전에는 모임 가면 군중 심리로
한 대 피우고 했는데
이젠 괜찮습니다.
선생님도 ‘담배 끊으십시오.’
모친께서, ‘술, 담배 좀 줄이거라.’
집사람도 ‘술, 담배 좀 줄이소.’
여동생은 ‘술, 담배 중 한 가지만 하세요.’
전화 주문 배달 온 점장
‘맥주 마니아 십니다.’
현관 입구 서서 가볍게 배 두드리며
‘맥주 배(腹) 입니다.’
<실천, 요(要)는 2>
아침은 죽에 밥 말아 먹고
점심은 메밀국수 삶아 먹고
저녁은 김치 비빔밥 해 먹었네요
담배 피우러 나갔다 나눈 얘기
하려는데
식탁 일어나 큰 방 향해 가기에
‘먹는데 목숨 걸었소?’
‘예.’
입가심하고서 안방 문 열고
‘먹는데 목숨 걸었소?’
‘예.’
‘배나 좀 들여놓으소.’
‘덜 먹고 운동해야지요.’
불룩하게 튀어나온 배로
삼시 세끼 꼬박꼬박 챙겨 먹네요
<대화2>
담배 연달아 예닐곱 개비 피웠더니
어리어리한 몸과 정신
슬리퍼 신고 오르막 겨우겨우 오르네
이온 음료 마셨더니 조금 안정되는 듯
늦은 점심 냉면 먹고
담배 연달아 예닐곱 개비 피웠더니
가로수 우거진 아파트 길
걷는데 힘겨움 느끼네
한 시간, 한 시간 반 간격으로
빠짐없이 날리는 두 개비 두 개비
요는 정신 차려 한꺼번에 피우니
개비 수 줄여야 하네, 술 함께
<끽연, 과도한>
목 불편한 아내
공부방에서 초안 쓰고 있는데
안방에서 나왔다 들어가길래
초안 작성하고 나서
‘왜 나왔다 들어갔어요?’ 물으니
‘당신 밖에 나갔는지 싶어 나왔다
들어갔다.’ 하네요
현대 의학 한계와 안개 속 투병
오늘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이어지는데.
<투병>
외로워서 수시로 눈물 흘리고
외로워서 집에 장난 전화하고
외로워서 문자 주고받고
외로워서 주소록 정리하고
외로워서 티비(TV) 영화보고
외로워서 좋은 책들 읽고
외로워서 전자우편 열어보고 정리하고
외로워서 밥먹다 눈물 흘리고
외로워서 워드하다 눈물 흘리고
외로워서 혼잣말 중얼중얼 거리고
외로워서 깊은 숨 다시 또 쉬어보고
외로워서 늦잠 자고 또다시 자고
외로워서 통화 통화 여기저기 이어지고
외로워서 술, 담배 여전히 이어지고
외로워서 한두 자 적어 띄워보네
<외로워서>
맑게 개인 한겨울
한 달 동안 사병 기초훈련 마치고
나오길 기다린 지 삼십여 분
군가 소리 들리더니
연병장 밖 나오는 젊은이들 속
집사람 함께 찾아낸 너의 모스
울음 삼키고 차분한 내자 함께
보금자리 돌아온 세 사람 한 가족
그 이후 네 건강회복 기회 있었는데
못난 애비 소홀함으로 놓쳐버리고
‘모든 것이 다 지나가는 것이라’ 자위하며
오늘도 변함없이 가슴 속 용서 청하고 청한다
겨울 한 복판 하늘은 여전히 너와 내 가슴속 맑게 개어 있건만
<아들 생각 2>
분류 : 문학>시/에세이>시
제목 : 은총이야
지은이 : 조찬구
출판사 : 한비출판사
출판 일 : 2018년 7월 20일
페이지 : 131
가격 :10,000
ISBN :9791186459836 04810
9788993214147(세트)
제재 : 반양장 길이_225 폭_130 두께_9
첫댓글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문운이 창성하시길 바랍니다.
시인님 축하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사랑과 은총 가득한 나날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