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먼에게 일어난 모든 것은 쇼 프로그램의 프로듀서인 크리스토프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다. 그는 한 인간의 탄생에서부터 사망까지 일생에 이르는 모든 시간을 카메라에 여과 없이 담아 그것을 시청자들에게 생중계하려는 계획을 세웠던 것이다. 이 작업을 위해 그는 시헤이븐이라는 섬 하나를 통째로 세트로 만든다. 신이 지구라는 토양 위에 인간을 창조했듯이 그는 시헤이븐을 지구로 만든 것이다. 그리고 인간을 창조한 대신 트루먼이라는 이제 갓 태어난 아기를 선택한다. 트루먼은 어머니의 몸에서 탯줄이 끊어지는 그 순간부터 그의 모든 성장과정이 낱낱이 시헤이븐의 세트장에 설치된 수천 개의 정밀 카메라에 의해 스물 네 시간 생중계되기 시작한다.
트루먼은 어렸을 때부터 남달리 산 너머 세계와 바다 건너 세계에 대한 유별난 모험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트루먼의 성향은 제작자 크리스토프에게는 위험하기 그지없는 열정이었다. 그가 트루먼의 이 성향을 가만히 두었다가는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만든 그의 세트와 그의 프로그램이 일순간에 무용지물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트루먼을 둘러싸고 있는 가짜 가족과 친구, 그리고 개나 바윗돌까지 동원하여 그의 외부세계에 대한 동경을 꺾어 보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그의 시도는 트루먼에게 별 약효가 없어 보였다. 결국 크리스토프는 극단의 조치를 취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바다 한가운데서 만난 풍랑에 의해 아버지가 죽음으로 치닫는 연출이었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물에 대한 공포를 지니게 된 트루먼은 아주 겁이 많고 심약한 아이로 성장해 나간다. 충격적인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트루먼에게 주어지던 금기사항이 가족 등 바깥 세계에서 주어지는 게 아니라 트루먼 내부에서 스스로 생겨나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트루먼은 "당신의 모든 것은 조작된 것" 이라는 말을 남기고 정신병을 이유로 섬에서 사라진 첫사랑인 여성의 말을 잊지 못한다. 그렇지만 그런 의문 역시 자신의 평온한 일상을 방해할만한 것이 못된다고 믿으며 살고 있다. 이번 영화에서 역시 투명하고 맑은 세상 속의 순진한 진실을 지키고 가는 그의 모습, "트루먼 버뱅크"의 모습은 또 한번 머리 속에 기억될 것이다. 트루먼은 최선을 다해 진실하게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소박한 한 인간이다. 하지만 어느 날 인가부터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의 모든 생활이 하나 둘씩 이상하게 느껴진다. 늘 집안의 자질구레한 물건들에 대해 그 용도나 특성을 늘어놓는 아내, 하늘에서 떨어지는 카메라, 익사했다가 살아 돌아온 아버지...그것으로부터 시작해서 급기야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이 추적되는 라디오 주파수, 늘 똑같은 주변사람들 모습, 드디어 그는 자신에게 무언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것은 도저히 믿기 어려울 정도의 것이어서 트루먼은 혼란에 빠진다. 평범하고 평온한 트루먼의 삶이란 것이 사실은 철저하게 계산된 한편의 쇼, 즉, 드라마이며 그의 아내, 친척, 이수, 친구들이 모두 드라마에 캐스팅 되어 연기를 하는 배우들이고 그가 사는 마을까지 거대하게 제작된 세트여서 그의 일상을 세계 220개국 시청자들이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 말하자면 트루먼은 몰래 카메라의 어리석은 주인공이고 자신만이 그 사실을 모른 채 살아왔다는 것이다. 그의 집안과 마을 곳곳에 기상천외한 수범으로 몰래 카메라가 숨겨져 있어 트루먼의 일거수 일투족을 24시간 지켜보고 있고 그의 아내가 사오는, 혹은 그가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상품들은 그대로 광고방송이 되어 텔레비전 화면으로 전송되고 있음을 트루먼은 알게된다.
** 자신의 삶이 사실은 모두 치밀하게 연출된 것이고,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24시간을 보고 있다면?
트루먼 버뱅크는 아름다운 아내가 있고, 보험회사에 근무하는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그러나 그가 어렸을 때 분명히 돌아가신 아버지를 길에서 만나고, 또 금방 수상한 사람들에 의해 끌려가는 것을 보고 뭔가 심상찮은 음모가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는 최고 인기프로 트루먼 쇼의 자신도 모르는 주인공. 그가 태어나던 순간부터 방송되기 시작해 30살이 될 때까지 24시간 사방에 있는 카메라가 그를 방송에 내보내고 있는 것. 그가 살고 있는 마을은 거대한 세트, 그의 주변인물들은 모두 고용된 조연배우들, 그가 살아온 삶은 모두 예정된 각본이었던 것이다. 자신이 조작된 세상에 살고 있음을 확신하게 된 트루먼은 마침내 은밀히 배를 타고 용기를 내어 바깥세상을 향한다. 인공으로 만들어진 폭풍우도 그의 진실에 대한 열정을 막을 수는없었던것이다.
크리스토프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자유를 찾는 트루먼에게 크리스토프는 마지막으로 교신을 한다.
다음은 트루몬과 크리스토르의 대화이다.
"당신은 누구죠?"
"나는 수백만 시청자에게 희망과 기쁨과 영감을 주는 텔레비젼 쇼의 창조자이지."
"그러면 나는 누구죠?"
"너는 스타야."
"진짜는 아무것도 없었나요?"
"네가 진짜지, 너를 만들고는, 보기에 좋았지. 트루먼 잘 들어, 저 바깥세상에는 내가 너를 위해 만든 이 세상만큼 진실이 없어, 거짓말과 기만이 있을 뿐, 하지만 내가 만든 세상에서 너는 두려워할 것이 없어. 나는 너 자신보다 너를 더 잘 알아."
당신의 참된 자아(파랑 새)는 어디에 있습니까?
당신이 진실이라고 믿는 현실은 과연 진실입니까?
거대한 권력의 매체에 당신은 눈과 귀를 열은 듯 닫고 사는것은 아닙니까?
*** 부처님이 제자 아난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은 눈앞의 경계에 따라 일어나는 허망한 생각이라.
너의 참된 성품을 미혹케 하는 것이다.
네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르도록 도적을 오인하여 아들인 줄 여기고
너의 본래 항상한 것을 잃어버린 탓으로 윤회에 굴러 다니게되었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