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녀석들' 1주년 회식 날 좌담...그들이 뽑은 맛집 BEST 3
팀워크 포인트는 딱 한 가지, '잘 먹는다'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고파지는 마성의 프로그램. 유쾌하고 웃음이 끊이질 않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먹방!
Comedy TV의 <맛있는 녀석들>이 1주년을 맞이했다.
누구보다 맛있게 먹을 줄 아는 네 명의 그 녀석들을 만났다.
다양한 먹방 프로그램들이 이젠 정점을 찍고 안정기에 접어든 듯해요.
<맛있는 녀석들>이 어느덧 1주년을 맞았는데 꾸준한 인기 비결이 뭘까요?
김민경
저는 저희 넷의 팀워크라고 생각합니다.
자, 문세윤 씨가 말씀해 주시죠.
문세윤
(아이스크림을 먹으며)저 식사 중이잖아요.
김준현
팀워크 이야기는 없던 걸로 하겠습니다.(웃음) 얼마 전에 성시경 씨랑도 통화하면서 이야기한 건데,
진심으로 먹는다는 게 통한 것 같아요. 실제로 주변에서 말씀들 많이 하세요. 진짜로 먹으니까 볼만하더라, 라고요.
진심으로 맛있게 먹고 또 맛있으면 많이 먹게 되거든요.
김민경
맞아요. 먹는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인다고.
문세윤
지난주에 <배우학교>라는 프로그램을 보는데 연기를 배우고 싶다고 모인 사람들을 앞에 두고 박신양 씨가 묻더라고요.
연기를 하러 온 건지 연기쇼를 하러 온 건지. 물론 저희는 먹방 프로그램을 하고 있지만 쇼를 하지는 않아요.
촬영을 하러 오는 게 아니고 정말 먹으러 오거든요.(웃음) 그 리얼함과 진정성이 전달되는 게 아닐까 싶어요.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정말 즐기고 있거든요.
제작진에 의해 짜인 느낌이 없는 프로그램 같아요.
김준현
초반에 프로그램이 아직 자리를 못 잡았을 때 제작진의 디렉션이 조금은 있었어요. 그랬는데 몇 회 하다 보니까 굳이 디렉션이 없어도 알아서 잘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제작진도 그냥 저희를 풀어놔요, 방목하는 것처럼. 너무 먹는다 싶으면 제어하는 정도지.(웃음) 제작진의 그런 역할도 큰 몫을 하는 것 같아요.
문세윤
선수들을 믿어주는 것 같아요. 제작진들이 저희들을 믿고 정말 편하게 해주세요.
음식에 대한 철학이 다들 있으실 텐데요.
김준현
1부터 10까지 즐길 수 있는데 1, 3, 5, 7 이렇게 띄엄띄엄 먹지 말자는 거예요. 식탁 위에 있는 반찬들도 하나씩 다 먹어보고요. 어차피 한 끼라는 건 한정된 시간과 양이 정해져 있잖아요. 1 먹고 2 먹는 게 아니고 1 먹고 1.1도 먹고 1.2도 먹고 1.3도 먹고, 그렇게 세분화해서 맛을 좀 더 풍부하게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김민경
저는 프로그램을 하면서 스스로 느낀 건데 정말 음식을 맛있게 먹으니까 행복해지고 또 좋은 일들이 생기는 것 같아요.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 말이랑 비슷한 건데 음식을 맛있게 먹으면 복이 들어온다고 생각해요.
음식을 맛있고 행복하게 먹으면서부터 하고 싶던 일들도 많이 들어오고 상황도 좋아졌어요. 정말 감사한 일이죠.
유민상
저는 철학이라고 할 것까진 아직 없지만 프로그램을 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어요. 시청자 여러분 이야기도 많이 듣고요.(웃음) 시청자의 눈으로 맛이 없는데 맛있다고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닌지 감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내부자입니다.
솔직하게 거짓 없이 순수하게 먹자. 그게 지금 제 철학인 것 같네요.
문세윤
저는 밥이 보약이라는 것을 기본 베이스로 깔고 있어요. 바쁘다 보니까 많은 사람들이 대충 끼니를 때우고,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에 소홀한 것 같아요. 일을 해야지 어떻게 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밥을 먹고 또 후식을 먹느냐고 하시는데, 어떻게 보면 저희가 먹고 살기 위해서 일을 하는 거잖아요. 식사시간이 생활의 즐거운 장이 될 수 있는데 그걸 그냥 지나쳐 버리는 게 많이 안타까워요. 게다가 건강도 해칠 수 있고요. 삼시 세끼만 잘 챙겨 먹어도 건강할 수 있어요. 밥 속에 영양소가 다 있거든요.(웃음)
김준현
행복에는 큰 게 없어요. 하루 한 끼 맛있게 즐기면 인생이 행복해지는 거예요. 가장 가까운 곳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행복함이 먹는 데서 오는 즐거움이기 때문에, 행복한 인생을 만드는 아주 쉬운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먹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여태껏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네 분의 캐릭터가 확실하게 정해져 있어서 더 재미있어요.
김준현 씨는 먹을 것에 대해 남다른 관심이 있으신 것처럼 보이던데 계기 같은 게 있나요?
김준현
가풍이 그랬어요. 저희 집이 유교적인 집안이라 밥상 예절이 엄격했어요. 밥상 앞에서는 말도 하면 안 되고, 입을 벌리고 먹으면 안 되고 그래서 깔끔하게 먹어야 되고 달그락 소리도 내면 안 되고요. 음식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죠. 그게 어렸을 때부터 습관이 된 것 같아요. 식탐도 많았어요. 이번 설에도 모여서 이야기를 했는데 네다섯 살 때도 제 앞에 짜장면이 온전히 한 그릇 있어야 밥을 먹기 시작했대요. 남의 것 덜어서 주면 안 먹고요.(웃음) 호기심도 많아서 이것저것 다 먹어보다가 매워서 울기도 하고. 조기교육이 잘된 거죠.
문세윤 씨는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이 참신하고 다양하시더라고요. 어디서 주로 아이디어를 얻는지 궁금해요.
문세윤
제 아이디어가 많은 건 아니고 팀워크인 것 같아요. 평소에도 생각을 하긴 하는데, 서로 조언도 많이 해주고 작가님들이랑 고민도 많이 하고요. 사실 음식이나 지식 관련해서는 김준현 씨가 원톱이에요. 그를 따라잡을 순 없어요.(웃음) 많이 배우기도 하죠.
맏형인데도 밉상 캐릭터를 담당해서 악플을 담당하고 계시는 유민상 씨는 혹시 불만 없으세요?
유민상
여러분들은 저한테 고마워해야 돼요.
저한테 악플이 쏠려서 지분을 다 가져가니까 여러분들이 악플이 없는 거 아니겠어요?(웃음)
김준현·김민경·문세윤 항상 고맙죠.(웃음)
유민상
예전에 한 드라마에서 연민정 씨 있죠. 그분이 그 역할을 할 때 지나가던 사람들이 다들 그렇게 욕을 했다고 하잖아요.
그만큼 역할에 몰입해 있다는 걸 입증한 거죠. 그것과 같아요. 시청자 여러분들이 다들 제 완벽한 악역 연기에 속고 계시는 거예요. 제가 평상시에는 얼마나 착한데요.(웃음)
문세윤
대본에는 유민상 씨가 악역이라고 나와 있는 걸 본 적이 없는데요.(웃음)
유민상 씨 덕분에 방송에서 해도 되는 멘트와 해서는 안 될 멘트를 배워요.
김준현
먹방 중간중간 저희가 개그와 자잘한 멘트로 재미를 더하는데, 개그맨 네 명이 모여서 그런 것도 있지만 가장 많은 소재를 던져주는 사람이 사실 유민상 씨예요. 프로그램의 재미에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하죠. 개그로 공격하기도 좋아요.
다 받아주거든요.(웃음)
김민경 씨는 프로그램의 홍일점인데, 혼자만 여자라서 서운하거나 아쉬운 점은 없으신가요?
김민경
오히려 혼자 여자라서 더 편한 거 같아요. 엄청 특별한 대우를 해주진 않지만(웃음) 그래도 여자이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동생이나 누나처럼 챙겨주는 것도 많고요. 장난도 많이 치긴 하지만 여리다는 걸 아니까 아껴준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사실 이분들과 계속 같이 있다 보면 저도 모르게 제가 여자라는 걸 깜빡할 만큼 이분들‘화(化)’가 돼요.(웃음) 오히려 시청자분들이 그런 모습을 더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각자 더 맛있게 먹는 법에 대한 경쟁심 같은 건 없나요?
김준현
경쟁보다는 정말 다들 맛있게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깎으면 수술인데 살짝 넣으면 시술이잖아요. 그런 느낌이에요. 제가 직접 요리를 하는 건 아니지만 반조리를 하는 거죠. 첨가하고 얹어서 먹는 것. 맛있게 먹으면 좋잖아요? 각자 많이 먹어본 메뉴에서는 좋은 팁이 잘 나와요.
유민상
제가 낸 팁이 오늘 가장 맛있는 팁으로 뽑히면 기분이 좋긴 하죠.
그 정도 수준이지 경쟁심이나 승부욕 같은 건 없는 것 같아요.(웃음)
문세윤
맞아요. 누구보다 잘 먹어야지 예쁘게 먹어야지 하는 건 정말 다들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보기에도 편한 것 같고요.
제가 예능을 많이 해보진 않았지만 이렇게 편한 촬영장은 없었어요. 참 행복한 곳에서 일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준현
먹다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즉석에서 재료를 사 오기도 해요.
감독님이 뛰어가서 사 오기도 하고, 정말 맛있게 먹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죠.
방송이 아닌 평소에는 어떤 음식을 좋아하시고 즐겨 드시는지 궁금해요.
유민상
각자 좋아하는 음식 스타일이 조금씩 달라요. 김준현 씨랑 문세윤 씨는 찌개나 밥 위주의 한식을 좋아하는 어른 입맛이고, 저랑 김민경 씨는 초딩 입맛이에요. 저는 혼자 사는 남자다 보니까 그때그때 대충 끼니를 때워요. 사실 <맛있는 녀석들> 할 때가 제일 잘 먹는 날이에요.
김준현
저는 요즘 중식에 꽂혀 있어요.
양꼬치집에서 파는 본토 중국음식들 있잖아요. 경장육슬에 가지볶음에… 고량주 같이 먹으면….
문세윤
저는 주야장천 밥과 김치를 사랑합니다. 김치는 피를 맑게 해주죠.(웃음)
실제로 ‘한입만’에 당첨된 멤버는 정말 한 입만 드시나요?
김민경
네, 정말 안 먹어요. 저희끼리의 약속이기도 하고. 촬영이 끝나고도 안 먹어요.
문세윤
제가 오늘 지켜야 다음 주에 다른 희생양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철저하게 참아요.(웃음) 김준현 씨 담당의가 말씀해주셨는데 저희는 한 달을 굶어도 안 죽는다고 하시더라고요. 물만 먹어도 된다고. 한두 끼야 뭐 약간 어지러울 뿐이죠.(웃음)
두 번째 촬영하는 식당에서 배가 부를 텐데도 정말 맛있게 드시더라고요.
문세윤
식당 이동을 하면 중간에 두세 시간 텀이 있어요. 중간에 그곳(?)을 다녀오느냐 마느냐가 관건이죠.(웃음)
또 음식 장르가 바뀌니까 괜찮아요. 다들 밥배랑 디저트배가 따로 있지 않나요?(웃음)
유민상
정말 두 번째 집 음식은 도저히 못 먹겠다 싶은 날에도 막상 눈앞에 음식이 나오면 먹게 돼요.
군침이 돌아요. 참 신기하죠.(웃음)
그래서 최근에 조작 방송 아니냐는 의혹이 많이 있었어요. 치킨 11마리 사건도 그렇고요.
문세윤
저희가 11마리를 다 먹은 건 아니고요. 스태프들도 함께 먹은 것까지 해서 11마리로 나간 거 같아요. 사실 방송에 안 나간 것도 있어서 7~8마리쯤 먹긴 한 것 같아요.(웃음) 방송 분량은 늘 넘치니까요. 저희는 조작하지 않습니다.(웃음)
김준현
너무 웃긴 게 저희가 4그릇씩 먹었는데 방송에는 3그릇만 먹은 것처럼 나온 적도 있어요.
더 먹었는데 다 잘렸더라고요.(웃음)
마지막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한 개씩만 꼽아주세요.
김민경
저희가 속초에 갔었는데 유민상 씨가 두 식당 연속으로 먹지 못하는 벌칙에 걸려서 서러움에 운 적이 있어요.(웃음)
문세윤 씨도 캠핑 갔을 때 울었고요.(웃음)
문세윤
아빠는 쉽게 울지 않습니다.(웃음) 본능적으로 성욕보단 식욕이라고 했거든요. 식욕이 막히니까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정말 먹고 사는 게 중요하구나 새삼 느낄 수 있었죠.(웃음)
김준현(36)
더 맛있게 먹는 연구만 36년째. 누구나 인정하는 맛의 철학자 김프로. 먹을 것을 굉장히 아끼고 사랑하며 품격 있게 먹을 줄 아는 남자. 이게 다 조기교육(?) 덕분이라고.
문세윤(34)
맛의 조력자 문선생. 맛있게 먹는 방법이 그 누구보다 다양하고 참신하다. 가장 막내지만 특유의 능글맞음으로 유민상에게 정색과 호통을 담당하고 있음. 맛은 밥이다? 일편단심 밥과 김치 마니아.
김민경(35)
먹방요정에서 먹방대장부로? 유일한 홍일점. 남자만큼 잘 먹는다는 놀림에도 굴하지 않는다.
아직 먹어보지 못한 음식이 의외로 많다. 음식에 담은 정성까지 캐치하는 맘 여린 감동주의자.
유민상(37)
맏형임에도 불구하고 멤버들에게 맛없게 먹는다고 구박당하는 슬픈 뚱보. 초딩 입맛에 잘 흘리고 먹어 웃음을 유발한다.
타고난 밉상 DNA로 인해 악플에 시달리지만 <맛있는 녀석들>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적인 존재.
사심 가득! 맛있는 녀석들이 꼽은 맛집 BEST 3
군자네 ★
진정한 밥도둑 고등어 김치찜
맛있는 녀석들이 밥을 가장 많이 먹게 만든 바로 그곳
위치 서울시 마포구 대흥로 53
영업시간 전화문의 문의 02-706-5454
에버그린 ★★
응답하라, 추억의 정통 경양식
어릴 때 먹었던 돈가스를 떠올리게 하는 곳
위치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인덕원로 29-16
영업시간 11:00~16:00(일요일 휴무) 문의 031-425-4359
경원집 ★★★
잡냄새 제로 보들보들 족발
미식가 신동엽과 김준현이 인정한 바로 그곳
위치 서울특별시 종로구 사직로 133-6
영업시간 09:30~22:00 문의 02-734-7024
출처 | 여성조선
(2016년 3월 12일 조선일보) / 글 | 김민지 / 여성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