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5. 레지오 훈화- 스트레스를 풀자
찬미예수님!
2024년 연중 마지막 주간이네요. 한 해 동안 하느님의 자녀로서 살아오신다고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가톨릭 달력상 새해를 맞이하는 대림 제1주일 전에 먼저 스트레스를 풀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간에는 ‘스트레스’에 대해 잠시 묵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푸른 초원에서 무리를 지어 한가롭게 풀을 뜯다가 사자를 발견한 말의 행동에서 동물학자들은 스트레스의 정체를 정확히 파악해냈습니다.
말은 평소 눈여겨봤던 도피로를 따라 온 힘을 다해 도주합니다.
사자의 발견에서부터 전력 질주의 행동으로 옮기는 시간은 불과 0.5초 이내에 이뤄집니다. 이때 말은 보법 중에서 가장 빠른 형태인 습보로 줄행랑을 치는데 그때 속도는 자그마치 시속 50-55km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런 환경이 주어지면 말의 생리적 현상은 급격한 변화를 맞게 됩니다.
먼저 격렬한 근육 활동이 이뤄지기 때문에 모든 에너지가 근육으로 몰리게 되고 심장은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마구 펌프질을 해댑니다.
이 결과 혈압은 상승하고 공기흡입량을 최대화시키고자 폐 역시 확장됩니다.
적의 동태를 파악하기 위해 동공은 팽창되고 타액 분비가 일시에 억제돼 입안이 마르고 소화 기능은 거의 중단되다시피 합니다.
만약 도주로가 막혀 뒤쫓아 온 맹수와 맞서게 되면 말은 암벽 등을 들이받아 일종의 자살을 선택하거나 앞다리를 쳐들거나 뒷발질을 하면서 최후의 공격을 시도합니다. 죽느냐 사느냐의 골목에서 말의 이런 행동은 극도의 스트레스에 의한 산물이라고 동물학자들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스트레스에 의한 말의 행동 양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지는데 하나는 “도피”며 다른 하나는 “투쟁”입니다.
도피형태가 극에 달하면 자살에 이르고 투쟁이 지나치면 파괴적인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카드 빚 시달린 30대 가장 아내와 딸 살해 뒤 자살기도” “연체 독촉에 회사원 휴가내 강도 돌변” 사회면에 가끔 등장하는 우울한 기사에서 보듯 카드빚 독촉이라는 압력(스트레스)을 받았을 때 심리적으로 불안, 분노, 슬픔 등을 겪으면서 이를 견디지 못해 전자는 극단적인 도피를, 후자는 극단적인 투쟁을 선택한 것입니다. 인류 역사의 첫 번째 살인사건으로 기록된 창세기 4장 2절의 이야기도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극한적 투쟁이란 심리적 반응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카인이 동생 아벨을 돌로 죽인 이 사건은 시기와 질투라는 스트레스가 원인이었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스트레스를 풀었으면 좋겠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한 예방법으로 욕심을 버리라고 전문가들은 강력히 충고합니다. 성경도 이점을 강조했습니다. “욕심이 잉태하면 죄를 낳고 죄가 자라면 죽음을 가져옵니다”(야고버1,15) 욕심을 품게 되면 남과 비교하게 되고 그 결과 스트레스의 심리적 반응으로 생길 수 있는 모든 요소 즉 시기, 미움, 질투, 원망, 분노 등이 싹트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시대가, 또 우리 자신들이 바로 이 욕심에서 생기는 스트레스 때문에 내 자신이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데 불행이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풀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주님의 은총과 사랑이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