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 지다
작가 박완서가 지다.
그의 작품을 한 번도 읽은 적 없지만 그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아는 바이다.
그의 나이 8순.
나에겐 별 관심 없는 작가였다. 꼭 히 관심 이라면 이화여대 1년 재학 시절 동아일보 “파지장”이던가 하는 작품으로 50년대 말 혜성처럼 등단한 정연희가 궁금하다. 당시 심사평을 한 김동리는 한국 신문학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기성신인 통틀어 최고라고 격찬 했던 작가 정연희가 그립다.
그리고 이즈음 작곡가인 남편을 도와 가사를 작사해주는 아까운 여류 양인자가 기억난다, 부산 출신으로 고등학교시절 장편으로 등단 한 것으로 알고 있는 양인자가 유행가 작사나 하고 있다는 사실이 좀 서글퍼 기도하다.
“그 겨울의 찻집“ 같은 노래 말은 정말 기가 막힌다.
...아름다운 죄 사랑 때문에 ...
....뜨거운 이름 가슴에 두면.....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등이 기억에 박히는 명 구절들이다.
이제 박경리가 가고 그가 가니 일세를 풍미하던 여류작가 둘이 삽시간에 우리 곁을 떠난 셈이다.
소설 좋아하던 내가 친숙 해 질수 없었던 이유는 그가 늦게 등단한 작가라서 그런가 보다. 우리가 친숙 했던 여류는 멀리 박화성 김말봉 장덕조 최정희.한무숙 한말숙 강신재 등이다. 특히 59년도 어느 초봄이던가? 마포 어느 버스 정류장 앞이던가? 에서 파란 비닐우산을 받쳐 들고 있던 여류 최정희 여사의 아릿다운 모습에 넋 놓고 바라보던 기억도 새롭다.
현재 우리시대의 대 작가라면 김동리 황순원 등이 있고 친숙했던 작가 유주현 박영준 오영수. 최태응. 최인욱 채만식 곽하신 곽학송 김 송 김광주 등이 그리운 분 들이다. 이즈음 명성을 날리는 작가 김훈은 김광주의 아들이고 이즈음 절필한 작가 천승세는 박화성의 아들이다.
이제 노 작가 한사람이 사라지는 의미는 그 작가만 사라는 것이 아니라 소설이란 존재도 함께 사라지는 것이다. 그것이 몹시 슬퍼다.
작가도 순수작가와 인기작가 둘로 구분 할 수도 있다.
상사(上士)는망명(忘名)이요 중사(中士)는입명(立名)이요 하사(下士)는절명(窃明)이라한다, 뜻이 높은 선비는 자기 이름을 잊고 있어도 남이 알아주고 그 다음부류는 자기가 누구라는 것을 내세우고 그것도 못되는 선비는 유명인의 이름을 도용(盜用) 차용(借用) 하기에 이른다.
우리시대 대 작가들과 박완서는 상사(上士)에 속하는 비속(非俗)한 인물임이 그립다. 이즈음 삼국지로 큰 돈 번 이문열 김홍신 황석영 들과는 격과 차원이 다르다는 의미에서도 박안서의 그 순진무구하고도 순수한 내면이 표출되는 그의 미소가 그리워지기 시작한다.
다행히 교직에 있는 분들은 생계가 유지 되지만 작가로써만 생계가 어려운 시대에 작가의 순수 수입이 년 봉 이백 수 십 만 원 정도라는 계산을 하는 사람도 있는 상황이다. 경희대 봉직 시절 학교 버스로 동승 하게 되는 작가 조해일과 시인 박이도는 문학 동네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오히려 체육 하는 나를 경이적인 눈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그때 무용가 김백봉 님도 함께 동승하기도 했던 시절 얘기다. 이렇듯 학교에 재직 하는 작가들은 생계가 보장된 이유로 작품 활동은 자연 뜸하게 된다. 이제 각종 드라마나 각종 께임 스포츠 등에 밀린 소설 문학은 더 버틸 여력이 없다. 잘 아는 젊은 작가는 소설로써 살기는 어려운 시대라고 푸념한다. 그리고 소설은 이제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소녀처럼 티 없이 순진한 맑은 웃음의 박완서.
그의 소설가로써의 인기와 소설가 외적인 인품이 또한 그립게 되었다. 박완서가 지는 것은 바로 이 시대 소설문학이 지는 것 같은 절박한 슬픔이다.
박완서가 지고 이 시대 소설이 진다.
우리 39들의 대구 사회 제일 우수했던 수재들도 그 시대 가장 친숙하게 접했던 문학 장르와의 깊은 인연은 이 작가의 사라짐을 보는 섭섭함은 같을 것이란 생각으로 이 글을 올린다. 2011.1.27.8시10분
첫댓글 금송 정말 고맙습니다. 글 만 올렸는데 누가 이렇게 좋은 그림 좋은 음악 올렸는가 했더니 금송형이 초라한 몸에 치장 잘 해 주셨구료. 더욱이 "나목"으로 등단한 작가의 첫 작품명에 걸맞는 나목 사진이 절묘하구려. 동절 건강 유의 하시고요.
첫댓글 금송 정말 고맙습니다. 글 만 올렸는데 누가 이렇게 좋은 그림 좋은 음악 올렸는가 했더니 금송형이 초라한 몸에 치장 잘 해 주셨구료. 더욱이 "나목"으로 등단한 작가의 첫 작품명에 걸맞는 나목 사진이 절묘하구려. 동절 건강 유의 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