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본 시편은 정직하게 살려는 성도가 하나님께 공의의 현실화를 간절히 촉구하는 시입니다. 성도가 보기에 이 세상에서 악인들은 자신의 악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고 너무도 쉽게 악을 행하였습니다. 그래서 그 문제에 대해서 하나님께 간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아마도 다윗이 왕위에 오르기 전에 사울에게 쫓기면서 지은 것으로 보이는 이 시에서는 기도의 중요한 원리와 본을 배울 수 있습니다.
1. 의인의 간절한 간구
1) 응답을 구하는 기도
시를 시작하면서 다윗은 자신의 결백함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의 정직함을 드러내려는 태도가 아니라 자신의 기도가 응답되기를 간구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믿음으로 행했고 진실했기 때문에 지금부터 간구하는 자신의 기도에 응답하시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응답을 구하면서 자신의 입장만을 편들어 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공평하게 살펴 주시기를 구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공평하게 자신의 입장을 보아 달라고 구할 수 있는 것은 그가 떳떳한 신앙 양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2) 의인의 결백함
다윗은 자신이 떳떳함을 가지고 하나님께 응답을 간구할 수 있었던 근거로 자신의 결백함을 다시 한번 증언하고 있습니다. 특히 밤에 하나님이 자신을 권고하셨다는 것은, 사람들의 긴장이 풀리는 시간이요 가장 은밀한 시간에조차 하나님 앞에 시험을 받아 부끄러움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그는 그의 입술로 범죄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말에 실수가 없는 자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고 야고보서 기자가 언급하듯이(참조, 약3:2) 우리들도 다윗처럼 입술을 통해 범죄하지 않도록 다짐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또한 다윗은 자신의 결백함이 자신의 끝없는 노력이거나 자신의 의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좇는 것으로 가능하다고 언급합니다. 주의 입술의 말씀을 따라 스스로 악행을 삼가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신이 말씀을 따르며 떳떳하고 결백한 삶을 살아 나갈 때 실족지 않게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하나님께서 선하게 그러한 자의 길을 인도하시는 것입니다.
2. 원수들로부터 구원을 간구하는 기도
1) 고통받는 상황에서 도움을 구함
의인의 간절한 기도를 드리던 다윗은 자신의 고통을 주님께 아뢰고 구원을 간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윗이 자신의 고통을 주님께 아뢰고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기도에 응답하실 것을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 피하는 의로운 자에게 하나님은 당신의 오른손을 들어 구원해 주시는 것을 직접 경험한 다윗이기에 담대히 간구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은혜를 과거에 체험대 본 사람은 어려움을 당해도 담대히 하나님께 나아감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외에는 어떤 해결책도 부족하거나 미진하다는 것을 다윗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그는 하나님께만 전적으로 매달려 하나님에게 도움을 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다윗이 '기이한 인자를 나타내소서'라고 기도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선택하신 자에게 베푸시는 은혜를 간구하는 것이며, 어떤 의미에서 하나님은 그런 은혜를 자신이 선택한 자들에게 베풀어주실 책임이 있으십니다. 그러므로 이런 은혜를 간구하는 다윗은 가장 효과적으로 기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2) 원수들의 잔학성을 고발함
자신의 고통에 대해 간단하게 언급하면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하던 다윗은 원수들의 잔학성을 구체적으로 고발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자기를 압제하는 악인과 극한 원수에게서 벗어나기를 원했습니다 압제하는 악인이란 특별한 이유도 없이 사람을 헤치는 자들을 말합니다. 따라서 다윗의 생애에 있어서 그의 망명기에 그를 죽이려 했던 사울을 언급하는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다윗은 그 악인들을 묘사하기를 그들은 자기 기름에 잠긴 교만한 자들이며 은밀하게 길가에 숨어 있다가 행인들을 덮치는 사자와 같이 헤치는 자들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그 악인들의 세력이 매우 강하고 아울러 잔인하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이렇게 다윗이 묘사하는 악인의 모습은 사도 베드로가 경고하고 있는 대로 '우는 사자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는' 우리 그리스도인의 대적 사탄과 같습니다(참조, 벧전5:8). 그러므로 우리는 근신하며 깨어서 하나님께 기도하여 믿음을 굳게 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대적 사탄을 능히 이길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3. 구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응답
1) 구원을 호소함
다윗은 악인에 대해서 소상히 묘사하면서 하나님께 그들의 처벌을 간구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일어나셔서 주의 칼로 악인에게서 자신의 영혼을 구해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그리고 다윗은 악인들이 현세에서 자신의 부와 명예와 온갖 좋은 것들을 다 누리고 후손들에게 물려주기도 하는 것을 묘사하면서 자신이 받을 분깃은 하나님뿐이고 내세에 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나님께 소망을 두고 현세에서 인내하는 삶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진정 우리 성도들에게 바라시는 신앙의 참모습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오늘 우리가 당하는 고통에 집착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그 모든 상황에 대해서 적절한 응답과 보상을 하실 것을 믿으면서 하나님께 간구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2) 응답해 주실 것을 확신함
악인들의 처벌을 간구하면서 길게 기도했던 다윗은 아직 그 기도가 응답된 것은 아니었지만 하나님께서 응답해 주실 것을 확신하게 됩니다. 그래서 가지게 된 다윗의 믿음은 현세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내세, 즉 육신의 죽음 이후에 있을 부활의 때를 기대하게 됩니다. 부활의 때에 보게 될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족하겠다고 응답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16편의 마지막 부분과 유사한 본시편의 끝 부분은 구약에서 보기 드물게 부활의 사상을 언급하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결론
본 시편을 살피면서 과연 우리들은 어려운 상황에 접했을 때 하나님의 간섭을 간구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 외에 어떤 다른 인간적인 해결책으로만 만족하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를 돌아보면서,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면서 모든 방법을 간구할 수 있는 자들이 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이 세상에서 겪는 잠시 동안의 역경을 능히 이겨내고 부활의 소망과 내세에 얻게 될 우리의 축복을 기억하면서 오늘의 상황을 인내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