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은혜 속에 봉사와 헌신
동료 봉사자들 도움으로 긴급 이송
‘헉’ 소리도 지르지 못할 만큼 극심한 복부통증이 갑자기 몰려왔다. 2020년 2월 여느 때처럼 주일 2부 예배 후 남선교회 본부 사무실에 들렀던 차였다. 낯빛이 하얗게 질려가는 나를 보며 옆에 있던 봉사자들이 재빨리 119에 신고를 하고 응급조치를 해 주러 몰려들었다.
곧장 앰뷸런스가 왔고 나는 여의도성모병원을 거쳐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됐다. 검사 결과 대동맥류였다. 대동맥은 세겹으로 이뤄져 있는데 그중 바깥쪽부터 두 겹이 찢어졌다. 혈압은 측정이 불가할 정도로 치솟고 어떤 진통제도 듣지 않을 만큼 멈추지 않는 고통 속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가 시작됐다.
중환자실에 있으면서 죽을 것 같은 고통이 2~3일 동안 온몸을 관통하자 내 인생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4살 때 세상을 떠나신 어머니, 불안했던 어린 시절, 사람이 모자란다며 등 떠밀려 나간 미팅에서 만난 사랑하는 아내, 다른 조건 안 보시고 오로지 교회에 다니는 것만을 약속해 달라며 결혼을 허락해 주신 장인 장모님, 첫아이를 임신하고도 추운 겨울에 혼자 버스를 타고 교회 가던 아내, 아내와 뱃속 아이가 걱정돼 교회에 데려다주다 첫 예배를 드렸던 날, 꼭 나한테만 맞춰서 하는 것 같았던 목사님의 설교, 남선교회 봉사를 하던 날들, 잘 자라준 두 아들까지 모든 것이 다 떠올랐다.
평소 꾸준히 운동을 했기에 건강이라면 자신 있었다. 병상에 누우니 내 선택이고 의지라고 생각했던 건강관리도 봉사도 내가 하고 싶다고 하는 게 아니었다. 하나님께서 허락해 주셔야만 할 수 있는 것을 깨달았다. 낫게 해달라는 기도보다 봉사하던 시간들이 행복이었는데 더 열심히 하지 못한 것을 회개하면서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겨드렸다.
파열된 혈관이 잘 아물어 일주일 만에 퇴원을 했다. 나중에 의사로부터 마지막 한 겹까지 파열됐으면 10분 내로 즉사했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집에 있다가 혹은 아무도 없는 곳에서 쓰러졌으면 어땠을지 생각하니 봉사하는 가운데 많은 사람들과 함께였다는 것이 감사했다. 병원에 이송될 때도 보호자로서 끝까지 내 곁을 지켜준 동료들에게도 고마웠다. 나의 회복을 위해 사랑하는 장모님과 가족들은 물론 구로대교구 목사님과 성도님들, 남선교회 봉사자들, 아내가 봉사하는 찬양대에서도 중보기도해 준 덕분에 빠르게 일어날 수 있었다.
나도 예전에는 ‘시간이 없다’, ‘아이가 어리다’, ‘여유가 생기면 봉사하겠다’라면서 봉사를 안 했었다. 하지만 막상 봉사를 시작하니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시간표로 내 삶을 다 바꿔주셨다. 사업 환경을 바꿔주셔서 스트레스 없이 일할 수 있게 됐고, 자녀들도 공부 강요나 잔소리 한번 하지 않았어도 잘 성장했다. 내가 하나님께 은혜를 받았으니 하나님께 봉사와 헌신을 드리는 것이 마땅하다. 아직 하나님을 모르는 분들이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고 많은 기쁨과 행복을 누리길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