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하늘에는 구름이 파티를 열고 있었다. 저마다 모양을 내며 나를 유혹했다. "아, 어디든 떠나고 싶다" 이렇게 하늘을 떠도는 구름이 멋진 날에는 내 마음도 따라 방황하곤 한다. 아직 철이 안들어서 일까? 문을 열고 들어오며 "여보야, 오늘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 구름이 나를 유혹하며 어디든 가자고 하네. 우리 수요일에 어디든 가자"
오늘 점심은 남편이 중국 음식을 투고해 온다고 한다. 점심 준비를 안 해도 되어 한가롭다. 다음 주 수업 숙제나 해야겠다. <어머니가 그립다> <오래된 물건에는 시간이 산다> 두 가지 주제를 놓고 감정을 말하지 않고 독자가 느끼게 쓰는 것이다. 반드시 사물 1개, 감각 묘사와 짧은 대화 1개를 넣는 거다. 무엇을 쓸까 고민하다 많은 회원이 어머니를 택할 것 같아 오래된 물건에 대해 쓰기로 했다. 무엇이 있을까? 주위를 둘러보니 저마다 내 얘기를 쓰라고 손짓한다.
식탁위에 놓인 작은 토기 신발이 내 시선을 이끌었다. 그것은 52년이 넘은 오래된 것이니 제목에 합당했다. 컴퓨터를 열고 일단 숙제를 써서 보내고 창밖을 내다보니 지난 삶이 구름속에 담겨 회상됐다.
남편은 연애할 때 "시장갈 때도 자가용으로 모실께 나에게 시집와요" 라는 말로 나를 유혹했다. 결혼 후 그의 말대로 나의 발이 되주었지만 직장에 나간 낮에는 딸을 등에 업고 동네 시장을 다녔다. 연신내 시장 입구에는 여러대의 손수레가 갖가지 물건을 담고 손님을 끌었다. 그중 한 손수레 위에는 여러 가지 토기 인형이 서로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내 발길은 자주 멈추었고 시장에 갈 때마다 하나씩 손에 쥐고 왔다.
나는 작은 모형을 모으는 취미가 있었다. 작은 자동차와 인형등을 모아 장식장에 넣어두었다. 미국에 살면서 딸의 생일이 다가오면 나는 작은 피아노 모형을 사러 여기 저기 기웃거렸다.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치는 딸에게 이모양 저모양의 피아노를 모아 결혼 할 때 주고 싶었다. 작을수록 값은 비싸 거의 100불이 넘었지만 아깝지않았다.
어느 해 피아노를 받으며 딸이 "엄마, 솔직히 난 이런거 별로 좋아하지 않아. 이건 엄마 취미지 내 취미는 아냐" 말하여 그 다음 해부터는 다른 선물을 주었다. 휴가나온 아들이 그 소리를 듣고 "엄마, 걱정마. 이 다음에 누나가 싫다면 내가 간직할께" 했다.
내가 피아노를 모으기 시작한 것은 이름은 기억되지 않는 피아노 대가 집을 다녀온 후였다. 그 집에는 작은 피아노가 거실에 70종류가 넘게 진열되어 있었다. 피아노를 연주하는 남편에게 아내가 선물한 것이라는 말을 듣고 나도 딸에게 해주고 싶었다. 아들과 대륙횡단하는 길에 어느 시골의 골동품 가게에 들렸을 때 아들은 나무로 만든 피아노를 사서 내게 선물이라며 주었다.
숙제를 쓰려고 떠난 추억속에는 웃고 울던 내 모습이 담겨있다. 되돌릴 수 없는 지난 날이지만 후회도 없고 미련도 없다. 다만 아쉬움이 남아 있지만 그 또한 부질없는 일이기에 구름에 실어 보낸다. 많은 일을 회상하며 구름을 타고 여행을 떠나는 오후 시간이 좋다. 이런 날은 어린아이처럼 세상 잡념 모두 버리고 떠다니는 구름속에 묻혀 보고싶은 친구나 찾아가고 싶다. 그 옛날처럼 커피 한 잔 마시며 웃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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