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3일 토요일, 오늘도 역시 날씨는 좋다.
찔레꽃가뭄은 꾸어서라도 한다더니 요즘 가뭄의 징조가 보여서 걱정이다. 토, 일, 월요일 석가탄신일을 합쳐 3일 연휴, 날씨가 좋으니 우선 놀러다니긴 좋다. 허리 휘는 농부들은 비 바라느라고 학모가지가 됐는데 농자(農字)도 모르는 사람들이야 비를 바랄까.
우리고장과 너무나 친근한 어른 중봉 조헌선생의 발자취를 찾아서 옥천향토사연구회에서 김포에 가는 날이다. 군청 마당에 모인 회원들은 승합차 하나에 다 담을 수(?) 있는 단출한 인원이다. 가정의 달 5월의 연휴를 맞아 다른 계획들도 많을 것이다. 아침 8시 30분이 조금 넘어 고속도로로 들어섰다.
가다보니 연휴라 그런지 하행선은 차들로 북새통을 이뤄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자동차 왕국임은 이걸로 보아도 알만하다. 반도체와 휴대폰, 자동차를 만들어 팔아서 먹고사니 이만한 불편쯤이야 참아야 하지 않을까. 오히려 이런 상황을 자랑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상행선은 막히지 않는다. 더구나 우리는 승합차라 전용도로로 씽씽 오월의 훈풍을 갈랐다.
11시 30분쯤 김포문화원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다. 전화를 하니 직원이 와서 우리 차는 그 차 뒤를 따라 중봉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행사장으로 향했다. 행사는 우리 옥천에서 하는 중봉충렬제나 지용제에 비해 규모가 현저히 작았다. 때마침 가설무대에선 농악이 펼쳐지고 있어서 잠시 관람을 하고 그곳에서 제공한 설렁탕으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우리끼리 행사장과 같이 있는 우저서원(牛渚書院)을 둘러 보았다. 우리는 이걸 보러 온 것이다. 우저서원은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 10호다. 소재지는 경기도 김포시 감정동 492번지. 인조 26년(1648년) 선생이 태어난 집터에 건립되었다. 숙종 1년(1675년) 우저(牛渚)라는 사액(賜額)을 받았다고 한다. 본당(本堂)과 사당(祠堂), 강당인 여택당(麗澤堂)이 있고 사당에는 조헌선생의 위패가 봉안되어 있다.
사당 왼쪽의 비각엔 조헌선생 추모비가 있지만 많은 세월이 흐른 흔적으로 글씨가 흐릿해져서 도저히 읽을 수가 없다. 영정모습을 휴대폰에 담았는데 빛이 반사되어 사진이 이상해졌다. 선생에게 죄송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서원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선생은 옥천 사람으로 착각할 정도로 우리들에게 친숙해서 그런지 여기 김포에서 탄생하신 게 잘 와 닿지를 않는다.
나는 중봉 조헌선생하면 의병장으로 왜군과 싸우다 공을 세우시고 금산서 장렬히 전사하신 무인(武人)으로서의 선생의 모습이 크게 머릿속에 자리잡고 있는데, 여러 관직에 보은현감까지 하신 분이니 문관이라고 보아야 옳겠다. 선생께선 문무(文武)를 겸비하셨지만 내 생각엔 일찍이 무(武)쪽으로 방향을 잡으셨더라면 이 나라에 공헌한 바가 더 크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중봉 조헌선생하면 의병장 조헌만이 머릿속에 자리하고 있어서 이런 짧은 식견과 생각만으로 오늘 선생을 찾았으니 그저 선생 앞에 민망할 뿐이다.
다음으로 선생의 동상을 찾았다. 동상은 김포시 북변동 876번지 48번 국도 변에 높이 7m규모로 세워져 있다. 선생의 늠름한 모습과 위용을 돌아보고 지나가는 분에게 부탁하여 단체사진을 찍고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향토사학회의 신참으로 같이 가신 분들의 몇몇의 성함은 다 기억은 못하지만 즐겁고 유익한 여행이었다. 특히 운전하신 분의 고생이 아주 많으셨다.
* 일부 자료는 인터넷 검색 결과입니다.
첫댓글 유익한 글 잘 읽었습니다.
애국 애족이라는 단어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요즈음
옛 선현들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뜻있는 여행에 동참을 하셨군요.
덕분에 조헌선생의 생애와 업적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귀중한 우리의 역사와 전통을 널리 알리고자 노력하시는
옥천향토사연구회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선생님 글이 맛깔스럽습니다.
어려운 이야기같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옥천에는 중봉선생이 너무 친근한 어른입니다.
안남면 도농리에는 선생을 모신 묘소도 있구요.
김포시 선생의 탄생지 유적은 향토사연구회 회원들과 제가
처음 돌아보고 많은 걸 느끼고 배우고 왔습니다.
제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쟁이 동탄님이 가입하여 열심을 내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려가는 동탄님은 행복하고 살맛나는 요즘이 한창땝니다요


늦바람이 단단히 들어서 제2의 인생을 울트라마라톤 경주하듯이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 뱅기 태워주셔두 사고가 안 나겄네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