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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의 티키타카] 20017년 동아시안컵 우승은, 신태용 감독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 밑그림을 완성할 수 있는 시간을 단축시켜줬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 팀은 이제 아부다비에서 치를 것이 유력한 1월 해외 전지훈련, 3월 유럽 원정 평가전 등 단 두 차례 A매치 소집 이후 5월 최종 엔트리 23명일 발표한다. 전술 밑그림은 나왔다. 11월도 12월도 균형이 가장 좋았던 포메이션은 4-4-2. 4-3-3과 3-4-3으로 변형이 자연스럽다. 그에 맞는 퍼즐을 찾았다.
신태용 감독은 17일 귀국한 뒤 18일 하루만 쉬고 19일에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추기 위한 발걸음. 부상과 이적 후 새로운 소속 팀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공격수 황희찬과 석현준의 상태를 직접 체크하기 위해서다.
두 선수의 컨디션과 움직임을 소속 팀 경기로 확인한 뒤 3월 유럽 원정 평가전에 소집해 최종 점검할 것이다. 이때도 대표 팀에 올 수 없는 불의의 상황이 생기거나, 신 감독이 소집 명단에서 뺀다면 23인 엔트리 안에 들기 어렵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준비하던 홍명보 전 감독은 차두리를 3월 그리스와 유럽 원정 친선 경기 명단에 포함했으나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직접 보지 못했다. 5월 엔트리에 넣을 수 없었던 이유다. 반면 마지막까지 경기 감각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박주영은 이 경기에서 결정적인 골을 넣어 검증을 통과했다.
황희찬과 석현준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신태용 감독의 선택을 받았던 선수들이다. 서로 스타일이 다르다. 황희찬은 작지만 무게중심이 낮고, 힘이 좋다. ‘황소’라는 별명을 가진 황희찬은 스트라이커 포지션에서 저돌적으로 치고 들어가 슈팅을 뿌린다. 측면으로 넓게 움직일 수 있다. 직접적 포지션 경쟁자는 최근 대표 팀 공격진의 새로운 구심축으로 떠오른 이근호다. 이근호는 2017년 동아시안컵 첫 두 경기에 무릎 부상으로 빠졌으나 일본과 3차전에 선발로 나서 김신욱의 활약을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도왔다.
191cm의 장신 공격수 석현준은 김신욱과 역할이 겹친다. 공중볼 획득 능력, 헤더 득점 능력을 갖췄다. 힘이 좋고 왼발 마무리 슈팅이 탁월하다. 김신욱이 힘과 높이에서 근소하게 앞선다면 석현준은 전방 압박의 속도와 범위가 더 좋다. 석현준은 측면으로 빠지는 플레이도 가능하고, 2선과 연계 플레이도 좋다. 단점이라면 대표 팀 소집 경험이 김신욱보다 적어 조직력을 맞추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게티이미지코리아
◆ 공격수: 손흥민, 이근호, 김신욱 + 석현준/황희찬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결정력을 갖춘 선수로 꼽히는 손흥민이 한 자리를 확실히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투톱 파트너로 3명이 선발될 수 있다. 동아시안컵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한 이정협은 기회를 잡기 어려울 것이다. 진성욱은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으나 결정력에서 유럽파에 비교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이근호가 동아시안컵에는 미드필더로 분류됐고, 실제로 스리톱 상황이나 4-2-3-1 포메이션에서 좌우 날개 위치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손흥민, 황희찬, 석현준, 김신욱이 모두 선발될 여지가 있다. 스웨덴, 멕시코, 독일 등 상대 성향에 따라, 당일 컨디션에 따라 서로 다른 장점을 가진 투톱 조합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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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드필더: 이재성, 권창훈, 정우영, 기성용, 염기훈 + 이명주? 구자철? + 주세종? 이창민? 박주호?
미드필더 포지션은 4-4-2 대형에서 좌우 측면에 배치되어 전방 압박, 2선 연계, 두 줄 수비 상황에서 모두 인상적인 이재성과 권창훈이 축이 될 것이다. 중앙에서 중심을 잡는 선수는 주장 기성용. 동아시안컵에서 기성용의 자리를 준수하게 커버한 정우영도 이변이 없는 한 본선까지 간다. 기성용의 대안이자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왼발 킥 능력이 탁월한 염기훈도 조커로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이근호까지 미드필더로 분류되어 선발된다면 남은 자리가 많지 않다. 김민우가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가능성을 보였고, 이근호가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를 볼 수 있어 중앙 미드필더 영역에서 최 한 명, 최대 두 명 정도가 추가로 기회를 받을 수 있다. 고요한도 중앙 미드필더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이 자리에 많은 선수가 들어오지 못할 것이다.
동아시안컵에 소집된 주세종과 이명주는 군 입대 이후 컨디션을 얼마나 잘 유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1월 해외 전지훈련에 오지 못하고, 3월부터 K리그챌린지에서 경기한다. 이때 감각이 떨어지면 경쟁에서 어려울 수 있다. 제주유나이티드 소속인 이창민이 이 점에서는 더 유리하다. 이명주가 전후방 이동이 자유롭고, 주세종은 스루 패스와 세트피스 상황에서 킥력이 강점. 이창민은 과감한 중거리슛과 2선으로 진입해 연결하는 킬러 패스가 좋다. 각기 장점이 다르지만 월드컵 본선에서 선발보다 조커 내지 플랜B로 기용될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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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감독이 부여한 역할과 기회의 빈도로 본다면 이명주가 현재까지는 가장 앞서있다. 중국과 1차전 공격 연계의 중심이었고, 북한과 2차전에는 김신욱과 나란히 교체로 들어갔다.
이명주와 같은 영역에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뛰는 구자철이 있다. 구자철은 11월 A매치 당시 세르비아와 경기에서 투톱 자리에 손흥민과 배치되어 제로톱 역할을 수행했다. 구자철은 10월 A매치 당시에도 모로코와 경기에 페널티킥을 얻어 손흥민의 무득점 행진을 깨는 데 기여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경험한 구자철은 최전방, 2선, 중원 등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템포는 이명주, 힘은 구자철이 앞서다는 평가. 둘 모두가 승선하기는 어렵다. 이명주의 컨디션 관리, 구자철의 3월 유럽 평가전 소집 여부가 중요하다.
울산현대 입단으로 침묵을 깬 박주호는 2018시즌 K리그클래식이 시작되면 새로운 경쟁자가 될 수 있다. 박주호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맹활약했고,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는 마인츠05 시절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레프트백으로 호평 받았다.
기본적으로 신태용 감독이 추구하는 경기 중 유기적 포메이션 변화에 대응할 수 있고, 국제 경험이 풍부하다. 왼발 킥 능력이 좋다. 두 가지 포지션에서 최고의 플레이를 한다는 점에서, 풀백 영역에 고민이 있는 대표 팀 입장에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카드다. 주세종, 이창민, 박주호가 미드필더에 남은 한 자리를 두고 경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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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백: 김진수, 김민우, 고요한 + 최철순? 이용?
박주호가 레프트백 포지션의 새로운 경쟁자로 가세할 가능성이 있지만 11월 A매치, 12월 동아시안컵에서 각각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인 김진수와 김민우는 본선 엔트리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김민우의 경우 상주상무 입대로 인한 컨디션 변수가 있으나 K리그클래식에서 경기한다. 김민우는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전진배치되었을 때 김진수와 호흡이 특히 좋았다. 박주호가 선발되더라도 왼발잡이 세 명이 모두 승선할 여지는 있다.
라이트백이 가장 고민이다. 어느 누구도 확실하게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최철순은 노련한 측면 수비가 강점이지만 오버래핑 상황에서 크로스 패스를 비롯해 공격 세밀함에서 지속적으로 아쉬움을 지적 받는다. 고요한도 포백의 라이트백 영역의 전문가는 아니다. 고요한이 중앙으로 좁혀 들어올 수 있고, 저돌적으로 상대 측면 뒤 공간을 파는 장점을 앞세워 선택될 수 있다.
최철순의 자리를 위협하는 라이트백 후보가 많지 않지만, 이용이 부상에서 회복해 전성기 기량을 되찾는다면 지금 대표 팀에 없는 날카로운 오른발 크로스 능력을 바탕으로 도전장을 내밀 수 있다. 하지만 이용이 자신의 가치를 얼만큼 빠르게 보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3월 유럽 원정 평가전에 기회를 도모해야 한다.
◆ 센터백: 장현수, 권경원, 김민재 + 정승현? 김영권? 윤영선?
센터백은 큰 이변이 없을 것이다. 장현수가 본선까지 주장 완장을 차고 리드한다. 부상 중인 상황에도 동아시안컵에 데려간 김민재에 대한 신뢰는 확고하다. 김민재는 미래까지 내다 보고 기대를 보내는 선수다. 장현수의 파트너는 권경원이다. 힘과 높이가 좋고, 왼발 빌드업이 강점이다.
포백을 기본으로 하면 센터백은 4명을 뽑는다. 스리백을 쓴다면 선수가 더 필요하지만, 대표 팀은스리백을 플랜B로 삼고 있으며, 변형 스리백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미드필더 한 명이 내려와서 채우거나, 수비를 더 신경써야 하는 시점이나 경기에 한 명의 센터백을 추가 투입하는 정도다. 센터백을 5명이나 뽑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결국 센터백의 남은 자리는 하나다. 정승현은 동아시안컵에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성공적이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참가했던 정승현은 북한과 경기에 오른쪽 센터백으로 나서 전진 수비와 측면 영역 커버 등 군더더기 없는 플레이를 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권경원이 무실점 경기의 이유로 정승현의 플레이를 꼽았을 정도다.
경험 측면에서 앞서는 선수는 김영권이다. 김영권은 11월 A매치에서 주도권을 잃었고, 동아시안컵 명단에서 빠졌다. 신태용 감독이 체중을 줄이고 오라는 지시에 11월 소집 당시 3kg을 뺐지만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았다. 신태용호 1기에서 주장을 맡았으나 당시 경기 외적으로 벌어진 논란으로 심리적인 어려움도 겪고 있다.
김영권은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이 관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온 몸을 던지며 투혼을 발휘했고,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도 경험한 김영권도 2018시즌 행선지가 월드컵 본선 경쟁에 적지 않은 영향일 미칠 것이다. 왼발 빌드업이 좋은 김영권은 권경원과 직접적 경쟁자로 볼 수 있다. 장현수와 김민재가 오른발 잡이라는 점에서 김영권에게 유리한 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김영권은 가능하다면 1월 해외 전훈에 합류해 대표 팀에 녹아들 필요가 있다. 1월에 대표 팀 안에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할 경우 3월 유럽 원정 평가전에는 선발 출전 기회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
김영권은 끊임없이 이적설에 휘말려 있다. 중국슈퍼리그가 아시어쿼터를 폐지했고, 광저우헝다가 파비오 칸나바로 감독 부임으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김영권은 소속 팀에서 꾸준히 출전하지 못하면 월드컵에 가지 못할 것이다. 1월 해외 전훈에는 AFC 챔피언스리그 일정이 없는 팀, 선수 차출에 무리가 없는 팀에서만 선수를 데리고 갈 예정이다. 새로운 얼굴을 볼 수 있는 기회다. 한일전에 무난한 플레이를 보인 윤영선이 1월 북유럽 팀과 평가전에서 선전할 경우 경쟁은 더 심화될 수 있다.
◆ 골키퍼: 조현우, 김승규 + 김진현? 김동준? 정성룡?
골키퍼는 조현우와 김승규가 이변이 없는 한 본선에 간다. 둘 중 누가 넘버원으로 나설지는 미정이다. 김승규는 부상으로 동아시안캅에 오지 못했다. 그 사이 조현우의 존재감이 높아졌다. 김진현은 중국과 동아시안컵 1차전에 선발로 나섰다. 무난한 경기를 했고 좋은 선방도 있었다. 신 감독이 추구하는 빌드업 과정에서도 좋은 점을 갖고 있다.
신 감독 입장에서는 경기 출전 가능성이 높지 않은 세 번째 골키퍼로 누구를 데려갈 지 고민이 될 것이다. 세 번째 골키퍼는 분위기 메이커여야 하기도 하다. 어린 김동준은 벤치에 머물러 있어도 불만이 크지 않을 수 있다.
정성룡은 2017시즌 가와사키프론탈레의 사상 첫 J1리그 우승을 이끌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정성룡 역시 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선수다. 가시마앤틀러스의 권순태는 손가락 부상 이후 팀내 주전 경쟁에서 밀린 것이 아쉽다. 김진현, 김동준이 동아시안컵에서 대표 팀 분위기를 함께 익혔다는 점에서 앞서지만, 2018시즌 소속 팀에서의 경기력에 따라 정성룡이나 권순태가 새롭게 떠오를 가능성이 없지 않다.
▣ 2017년 A매치로 본 신태용호 2018년 러시아 월드컵 23인 엔트리 구도
FW(4): 손흥민, 김신욱, 황희찬, 석현준
MF(8): 이재성, 권창훈, 정우영, 기성용, 염기훈, 이근호, 이명주/구자철, 주세종/이창민/박주호
DF(8): 김진수, 고요한, 김민우, 권경원, 장현수, 김민재, 김영권/정승현, 최철순/이용
GK(3): 김승규, 조현우, 김진현/김동준
글=한준 (스포티비뉴스 축구팀장)
http://sports.news.naver.com/kfootball/news/read.nhn?oid=431&aid=00000004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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