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래소 하얀 밥알 부처
-윤동재
한국전쟁 때 빨치산 취사장이었다는
신불산 배내골 파래소 폭포
꿈꾸고 바라던 바래소가
푸르게 멍든 파래소로 바뀐 탓에
생채기가 엉긴 걸까
차가운 물빛 위 햇빛
그 햇빛 위 빨치산 경계의 눈빛
지금도 바람 따라
서늘하게 일렁일렁
숱한 세월이 지났건만
마르지도 않고
썩지도 않고
눈을 빤히 뜨고 있는
빨치산이 떨어뜨린
하얀 밥알 한 알
북도 남도 조국
친일매국 무리와 점령군
어느 쪽에도 발을 들여놓을 수 없어
손뼉을 칠 수 없어
통일이라는 꿈
해방이라는 바람을 힘겨운 짐으로 지고
오직 살길 찾아
산처럼 산이 된 산사람
아니 산 사람
밥 짓기를 끝내자
밥을 보자기에 잽싸게 퍼담아 싸서 짊어지고
벼랑을 기어오를 때
그 등을 조마조마 쳐다보던
하얀 밥알 한 알의 눈
하얀 밥알 한 알
모든 걸 알면서도
입술을 굳게 깨물고
꾹꾹
신불산 억새도 간월재 억새도
하얀 밥알 한 알에
억새 서걱이며
꾹꾹
당부
무엇이 진실이었는지
누구를 위한 싸움이었는지
하늘도 말해주지 않고
폭포 소리 새 소리 바람 소리에
날마다 얼굴을 말갛게 씻은
빨치산이 떨어뜨린
하얀 밥알 한 알
똥글똥글 뜬 두 눈
아픔을 먹고
슬픔을 먹고
오직 제힘만으로
모든 걸 끌어안고 득도한
하얀 밥알 부처
#신불산 #빨치산 #한국전쟁 #파래소 #밥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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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재 몽유기행시
몽유기행시
<파래소 하얀 밥알 부처>한국전쟁 때 빨치산 취사장이었다는 신불산 배내골 파래소 폭포
푸른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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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3.1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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