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업무용 빌딩 7~8곳… 시장에 나와 매매 시장 '훈풍'… 포스코건설 송도 이전 계속돼… 강남 임대료 하락은 이어질 듯…
올해 상반기 국내 오피스시장은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주춤했다. 빌딩 투자 수요가 줄어들고 신규 공급은 늘면서 빈 사무실이 증가하고 임대료는 떨어졌다.하지만 전문가들은 하반기 이후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임대시장은 크게 달라지기 힘들어도 매매시장의 경우 일부 오피스 빌딩이 매각을 진행하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가 늘어 상반기보다 활기를 띨 전망이다.
◆상반기 대형 빌딩 15건 매매
상반기 시장에서 큰 관심을 끈 물건은 여의도의 유진투자증권 빌딩. 지난 1994년 준공된 빌딩으로 지하 6층~지상 20층, 연면적 4만440㎡의 대형 건물이다. 유진투자증권이 10년간 장기 임차하고 있어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시장에서 장점으로 부각됐다. 이 때문에 5년 전 이 빌딩을 샀던 독일계 투자회사 데카(Deka Immobilien)는 870억원의 매매 차익을 남기고 지난 4월 대한지방행정공제회에 1810억원에 매각했다. 3.3㎡당 매각가격이 1480만원으로 한화증권, 대우증권 빌딩에 이어 여의도에서 세 번째로 비싼 건물이 됐다.
중구 정동빌딩에도 관심이 쏠렸다. 정동빌딩은 지난해 두 차례 매매 협상을 벌였으나 가격 차이 등으로 매각이 무산됐다가 지난 3월 1780억원에 삼성투신운용에 팔렸다. 지난달 서울역 앞 게이트웨이타워는 1420억원에 동부화재에 매각됐고 강남구 오뚜기사옥(540억원), 하이투자증권 빌딩(550억원) 등도 거래가 완료됐다.
올 1분기 소폭 하락했던 서울지역 업무용 빌딩 공실률은 2분기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화63시티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업무용 빌딩 평균 공실률은 4.9%로 전 분기 대비 0.5%포인트 상승했다.
여의도권을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공실이 증가했다. 특히 강남권은 삼성동 빌딩 등 신규 공급이 늘어난 데다 포스코건설의 송도사옥 이전으로 대량 공실이 발생한 탓에 공실률이 4.8%를 기록했다. 전 분기보다 0.6%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강북 도심권의 공실률은 6.6%로 전 분기보다 0.4%포인트 올랐고 서남권과 마포권의 공실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면 여의도권은 공실률이 1.9%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으며 서울지역에서 유일하게 전 분기보다 감소(0.2%포인트)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 임대료는 큰 변동은 없는 가운데 공실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떨어졌다. 도심권은 3.3㎡당 6만4800원으로 전 분기 대비 0.2% 하락했으며 강남권 역시 3.3㎡당 5만8700원으로 약간 하락했다. 반면 여의도권은 4만2900원으로 전 분기보다 소폭 상승했다. 한화63시티의 김종욱 차장은 "전반적으로 공실은 증가하고 임대료는 소폭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여의도 등 일부 지역과 입지가 좋은 A급 오피스는 다소 다르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오피스시장은?
하반기 오피스시장은 상반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도심권은 페럼타워 등 신규 공급이 있긴 하지만, 여의도 LG트윈타워 리모델링에 따른 이주 수요가 있어 공실 증가는 소폭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강남권은 신규 공급은 없지만, 포스코건설의 송도 이전이 계속돼 공실률은 다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임대료 역시 현재와 같은 하락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오피스 빌딩 매매시장은 상반기보다는 활기를 띨 전망이다. 시장에 매물로 나올 오피스 빌딩이 적지 않은 가운데 지난해 주춤했던 외국계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부동산 펀드가 해지되는 서울 중구 LG화재 다동빌딩, 신도림 미래사랑시티오피스, 양재동 하이브랜드 빌딩 등 7~8개 업무용 빌딩이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세빌스코리아 김정은 팀장은 "내년에는 서울에 78만㎡의 오피스 신규 공급이 예정돼 공실률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