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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갈등을 지켜본 아이의 태도가 달라졌습니다
Q. 24개월 여아를 키우고 있습니다. 얌전하며 약간 소극적인 성격의 아이입니다. 새로운 시도에 두려움을 가지지만, 엄마나 교사가 옆에서 여러 번 보여주면 조금씩 시도해보곤 합니다.
아이 아빠는 아직 아이와 안정적인 애착을 쌓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항상 피곤에 젖어 있고, 옆에서 아이가 뭐라고 말을 걸거나 의사를 전달하면 무반응이 잦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는 아빠와 잘 어울리지 않고 아빠에게 무덤덤합니다. 종종 아빠를 사랑하냐고 물어보면 그렇지 않다고 답합니다. (엄마와 할머니, 어린이집 교사에 대해서는 '안 사랑한다', '미워한다'라는 답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교류가 잦지 않지만 만나면 늘 애정으로 대해주는 외삼촌에 대해서도 안 사랑한다고는 하지 않는데, 아빠에게만 그렇게 대합니다.)
아이 엄마인 저는 아이가 돌 즈음까지는 정말 최선을 다해 아이를 키웠습니다. 헌데 돌 지나고 18개월 즈음 해서는 저도 너무 지치고, 결정적으로 남편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육아가 너무 힘든 상황입니다. 100퍼센트 혼자 하는 육아이고 전업입니다. 아이는 어린이집에 하루 세 시간만 다니는데 (아빠의 근무시간 때문에 일찍 집에 와야 아빠 얼굴을 볼 수 있습니다) 저의 개인 생활이 거의 없는 지가 오래되었습니다. 저도 지쳐서인지 육아가 너무 싫고 육아 정보나 공부도 피하고만 싶고, 아이가 귀찮고 제발 저 혼자 있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아이가 예쁘긴 정말 예쁘고 노력도 많이 하지만... 아이가 귀찮게 느껴지는 게 사실입니다.
최근 부부 관계가 더욱 악화되며 부부 싸움을 종종 했는데, 아이 앞에서 격렬하게 싸운 적이 있습니다. 지난 1월 아이 아빠와 몸싸움까지 했는데요, 가정폭력이라고 상상하면 떠오르는 심각한 구타는 아니었지만 꽤나 격렬한 신체적 싸움이 있었습니다. 구타는 아니고 신체적 구속... 밀치기 같은 것들이요. 아이가 다 지켜봤고, 아이는 울부짖으며 엄마에게 달라붙으며 계속해서 그만하라고 했고 결국 남편이 집을 뛰쳐나가며 상황이 종료되었습니다. 아이는 한참을 울다 지쳐 잠이 들었고, 엄마랑 아빠가 큰소리로 싸우는 게 너무 화가 나고 슬프다고 표현했습니다.
그 후로 그렇게까지 싸운 적은 없었지만 몇 번 큰 소리를 내며 말다툼을 했고, 아이는 제 목소리가 조금만 커져도 기겁을 하며 울게 되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맥락 없이 제가 큰 목소리만 내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나름 남편과 조심을 했는데, 얼마 전에 또 다투게 되었고 이번에 아이가 평소와 좀 다른 것을 느꼈습니다.
전과 같으면 벌써 울며 달려와 엄마에게 달라붙으며 그만하라고 할 텐데, 아이는 그냥 혼자 돌아다니며 놀더군요. 엄마 아빠를 무시하고... 한참 싸운 후 목소리가 더 커지자 그때에야 조금 그만하라고 화를 내는 듯이 소리를 지르다 다시 혼자 놀더군요.
원래는 아주 얌전하고 순한 아이였는데 최근 아이가 소리를 많이 지르고 떼를 많이 쓰는 모습이 떠올라 혹시 그런 영향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그냥 자아가 성장하는 시기라 그런 건지...
그게 아니더라도 엄마 아빠의 싸움에 대한 아이의 반응이 너무 걱정됩니다. 물론 부부싸움을 안 하는 게 가장 좋겠지만 그게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제가 부족한 엄마라 그렇겠지요. 하지만 아이가 달라진 걸 느낀 지금, 뭐라도 대처를 하고 싶습니다. 그냥 너무... 괴로운 마음입니다.
A. 안녕하세요 어머니.
질문 내용 잘 읽었습니다. 24개월 딸아이가 아빠, 엄마의 다툼 때문에 심리적으로 불안하지 않을까 염려가 되시는 것 같습니다. 어머니 말씀처럼 부부가 함께 살면서 다투지 않고 살기는 어렵습니다. 서로의 입장이나 견해가 다르고 서로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기 때문에 실망하고 화가 나기도 해 다투지 않기는 참 어렵습니다. 그런데 부부 둘이서만 살 때는 고려되지 않던 부분일 텐데, 아이가 생기면서 부부 간 다툼으로 인해 혹 아이가 심리적으로 불안해지지 않을까 자연스레 염려하게 됩니다. 많은 연구 결과에서도 드러나고 있고, 상담 중에 아동, 청소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이들이 부모님이 말싸움 또는 심하게 부부싸움 할 때 불안과 공포를 경험했던 기억을 들을 수 있습니다. 물론 불안과 공포에 대한 반응은 아이들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지만(어떤 아이들은 자기 방에서 조용히 모른 척 하고, 어떤 아이들은 화를 내고, 또 어떤 아이들은 말 없이 혼자서 불안해하기도 합니다), 부모님의 지나친 다툼은 아이들의 심리 정서에 크게 영향을 주는 것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어머니의 24개월 아이는 꽤 자기를 잘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아빠를 사랑하냐고 물어보면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고, 아빠와 엄마가 다투면 자기는 화가 나고 슬프다고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로 표현하는 걸 보면 부모님이 다투실 때 아이가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24개월이면 아무 것도 모르는 아기 같지만 아이들은 모든 자신의 감각 능력을 동원해서 환경을 느끼고 경험합니다. 부모님의 표정, 목소리, 기분 등 아이들은 많은 것을 느끼고 또 알고 있습니다. 문의해 주신 어머니도, 아버지도 모르시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이 앞에서는 최대한 조심하려고 노력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 두 분이 서로 감정을 조절해서 이야기 나누기 어려운 상황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육아의 어려움 때문에 부부 간에 다툼이 생기는 것도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의견 충돌이 생기고 이를 대화로 풀어나가기 어렵다면, 그리고 이러한 부부 간 갈등이 계속 반복되고 지속된다면 부부 상담을 통해 두 분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보시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장 크게 염려하고 계시는 것이 아이의 달라진 반응이실 것 같아요. 아이가 처음에는 크게 울다가 지금은 조용히 혼자 놀고 있는데요. 이러한 반응의 변화를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지 궁금하신 것 같아요. 아이가 자기 마음의 변화라든가 달라진 행동 반응의 심리적 이유를 설명해 주면 가장 좋겠지만 아이는 아직 그럴 만한 인지, 언어 능력이 안 되기 때문에 어른들이 짐작해볼 수밖에 없는데요. 처음에는 많이 놀라고 불안해서 울며 엄마에게 매달렸지만 몇 차례 다툼이 반복되면서 아이도 처음 같은 공포는 아닐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아이가 부모님의 다툼을 편안하게 느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그 상황이 공포스럽지는 않더라도 아이에게 어느 정도 익숙해진 상황이라 하더라도 이제 아이는 울며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그 상황에서 빠져나와 자기만의 세계에서 안정되려고 자연스레 노력하는 것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너무 오랫동안 반복되고 지속되면 아이가 타인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도 있고 혼자만의 세계를 좀 더 편안하게 느낄 수도 있어서 부모님께서는 다툼을 최소화하고 아이와 더 많은 상호작용과 즐거움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부족한 답변이지만 조금이나마 어머니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는 부모입니다
1. 부모 갈등 반복 노출하지 않기
첫째, 부모 갈등을 아이 앞에서 반복적으로 노출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미 갈등을 보였다면 “네 잘못이 아니고, 어른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야”라고 분명히 말해 아이가 과도한 책임감을 갖지 않게 해야 합니다.
2. 표현을 정서 언어로 받아주기
둘째, 아이의 우울 표현을 훈계보다 정서 언어로 받아주어야 합니다. “왜 이렇게 예민해?”보다 “요즘 집 분위기 때문에 많이 지치고 불안했을 수 있겠다”처럼 아이의 감정을 먼저 인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짧고 예측 가능한 회복 시간 만들기
셋째, 가족 안에서 짧고 예측 가능한 회복 시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하루 10분이라도 비난·평가 없이 아이의 하루를 듣는 시간, 함께 식사하는 시간, 갈등 후 사과와 복구 대화를 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가정불화가 지속되는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보호요인은 완벽한 가정이 아니라, 갈등이 있더라도 다시 연결되고 회복될 수 있다는 반복 경험입니다.
본 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사회성 발달을 위한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이 다양한 치료센터입니다. 또한 전문 치료사가 배치되어 고민하고 어려워하는 부분을 정확하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향숙 소장님 인터뷰 및 칼럼] >> 변덕이 심한 청소년, 아이의 자율욕구를 이해하라
[초3학년~중2학년까지 왕따인 아이가 사회성 극복 치료후기]
[이향숙 소장님]
숙명여자대학교 대학원 아동복지학과 박사 (아동심리치료전공)
상담 경력 25년, 대학교수 및 외래교수 경력 30년
현) KG 패스원사이버대학교, 서울사이버평생교육원 외래교수
KBS, MBC, SBS, EBS, JTBC,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청와대신문 등 아동청소년가족상담 자문
자격) 미국 Certified Theraplay Therapist (The Theraplay Institute)
심리치료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부부가족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1급 (한국상담학회)
사티어 부부가족 상담전문가 1급 (한국사티어변형체계치료학회 공인)
청소년상담 수련감독자 및 상담전문가 (한국청소년상담학회 공인)
재활심리치료사 1급 (한국재활심리학회 공인)
사티어의 의사소통훈련 프로그램 강사/ 사티어 부모역할훈련 프로그램 강사
MBTI 일반강사/ 중등2급 정교사/ Montessori 교사/ 유치원 정교사/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등
인터뷰) 이향숙 박사 “아이 사회성 교육의 중요성”
https://tv.naver.com/v/15458031
저서) 초등 사회성 수업, 이향숙 외 공저. 메이트북스 (2020)
>> 언제까지 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라는 뜬구름 잡기식의 잔소리만 할 것인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의 사회성을 길러줄 수 있는 답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사회성에 대해 20여 년간 상담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의 사회성에 대한 고민을 해결해온 이향숙 박사의 오랜경험과 노하우가 이 책 한 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 소개 中)
[참고문헌]
[1] Yap, M. B. H., Pilkington, P. D., Ryan, S. M., & Jorm, A. F. (2014). Parental factors associated with depression and anxiety in young people: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156, 8–23.
[2] Restifo, K., & Bögels, S. M. (2009). Family processes in the development of youth depression: Translating the evidence to treatment. Clinical Psychology Review, 29(4), 294–316.
[3] Hua, Z. (2023). Effects of interparental conflict on children’s depression in the context of COVID-19: Does parent–child conflict play a role? Child Abuse & Neglect, 142, 106280.
[4] Diamond, G. S., Reis, B. F., Diamond, G. M., Siqueland, L., & Isaacs, L. (2002). Attachment-based family therapy for depressed adolescents: A treatment development study. 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Child & Adolescent Psychiatry, 41(10), 1190–1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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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 및 옮긴이: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안현우
* 이미지 참고: Pixabay
한국 아동 청소년 심리상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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