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름지기 사람이 뜻하는 바를 이루려면
하늘이 내린 때 (天時)를 잘 만나야 하며, 여기에 사람의 계책(人謀)이
더해져야 합니다. 조조는 정말로 이 두 가지가 신묘하게
맞아떨어져, 자신보다 훨씬 세력이 컸던 하북의 원소를 격파하였습니다.
지금 거꾸로 그 기세를 뽐내고 있으나, 병가의 승패는 항상 돌고 도는 것이니
장군(=유비)이라고 조조처럼 자신보다 강대한 적을 물리치지 못하리라는 법이 없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조조는 이미 중원의 대세를 휘어잡았습니다.
천자를 옆에 끼고 백만의 대군을 거느리며 뭇 제후들을 호령하고있으니, 당장 맞설수는 없습니다.
동오의 손권은 제 아비 대부터 물려받은 가업을 수성하고 있습니다.
장강이라는 천혜의 요새에 기대어 있고
많은 능력있는 선비들이 구름처럼 보좌하고 있으며 백성들또한 그를
마음으로 따르고 있으니, 이 또한 연맹을 도모해야지
다투려고 해서는 결단코 길이 없습니다.
장군께서는, 멀리 익주땅을 마음에 두시되
눈으로는 형주를 바라보십시오.
형주는 그 산하에 강릉, 남군, 양양, 번성, 계양, 장사, 영릉, 무릉, 완, 엽 등
광활한 군현을 두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교통의 중심지였으므로
물자가 풍부하고 인구도 백만이 넘습니다.
여기에 동쪽으로 장강을 타고 내려가면 손권과 연결할수 있고,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면 촉땅으로 들어가는 관문으로 이어집니다.
여기에 북으로 눈을 돌리면 역적 조조의 근거지를 견제할수도 있으니,
그야말로 한번 큰 뜻을 펼쳐볼 만한 땅입니다.
그런데, 지금 양양의 유경승이 겉으로는
그 모습이 어질고 뭇 선비들의 선망을 얻고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 그 성정이 지나치게 느긋한데다
천하를 향한 욕심이 없이 아녀자처럼 소극적입니다.
본인도 그리 총명한 군주가 못 되는데 그 자식들은 더욱 용렬하여,
앞으로 다른 야심가들이 그 땅을 노리게 될 공산이 매우 큽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군이 그리 멀지않은 신야땅에 계신 것은 하늘이 형주땅을 내리시는 것인데,
소생이 여기에서 묻고싶은 바는, 과연 장군께 진정 형주를 차지할 마음이 있냐 하는 것입니다.
익주땅은 동쪽으로 삼협, 북쪽으로는 험준한 산맥으로 둘러싸여있어
중원과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한수(漢水)를 경계로 동천과 서천으로 나뉘는데,
하나같이 공격하기에는 지극히 어렵고 방어하기에는 지극히 쉽습니다.
안쪽 평야에는 성도를 비롯하여 비옥한 농지가 천리에 이어졌으니,
문을 걸어잠그고 농성을 벌이며 대군을 키우기에 적합합니다.
저 옛날 우리 고황제(高皇帝 = 한고조 유방)께서도 바로 이 익주땅을 근거로 거병하시어
4백년 제업을 이룩하신 바 있습니다.
이토록 촉땅의 잠재력이 대단한데, 서천의 유장이든 동천의 장로든 간에
계략과 지모가 부족하여 그곳 백성들을 제대로 구휼하지 못합니다.
이때문에, 그들은 언제 북쪽에서 적이 쳐들어올지 몰라 불안에 떨면서
한편으론 새로운 주인이 나타나 지켜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합니다.
여기에 걸맞은 분은 바로 장군 한분 뿐입니다.
이렇게 형주와 익주를 차지한 다음에는, 남쪽의 만과 서북쪽의 강,저,융등의 오랑캐를 어루만지십시오.
장군께서는 대한 황실의 종친으로써 만백성의 신망을 한몸에 받고 계시며
또한 한실부흥의 역사적 사명을 이행하려 하시니, 모든 사람들이 환영할것입니다.
내부의 안정과 외부의 균형이 이뤄졌을때, 장군은 조조-손권과 함께 천하를 삼분하여
솥발처럼 떠받드는 형세를 취할 수 있게 됩니다. 어느 한쪽도 다른 한쪽을 마음놓고 칠 수 없어,
패배하더라도 뒤로 물러나 다음 기회를 노릴 수 있습니다.
안으로 민생을 돌보고 군사를 조련시켜 나라의 힘을 키운 뒤에, 천하에 변고가 있기를 기다려
북벌의 군대를 일으키십시오.
대장 한명으로 하여금 남군 방면에서 역적 조조의 근거지인 허창, 완현으로 북진하게 하시고
장군께서는 직접 대본영을 이끌고 진창을 뚫고지나가 장안의 도성으로 진격하십시오.
두갈래의 군사가 역적의 군사를 격파하고 관중에서 만나 그 세(勢)를 합한다면,
어찌 만백성이 길가에 쏟아져나와 두손들고 환영하며 장군의 가는 길을 도열하지 않겠습니까?
만약 말씀올린대로 일이 이루어 진다면 장군께서는 가히 천하를 평정하실수 있을 것이니,
마땅히 대한 황실도 부흥할것이며
장군은 그 의로운 이름을 자손만대에 남길 것입니다.
자신을 만나러 세번씩이나 200리길을 마다않고 찾아와준 유비에게
제갈량이 헌책했다는 '융중대책'의 내용입니다.
1800년이 지난 지금에도 많은 젊은이들에게
국제정세에 대한 안목과 통찰력을 제시하는 교육자료로 평가받고있는데요.
높은 이상을 말하면서도 그 실현방안은 100% 실용적인것이며,
당대의 시세를 완벽히 꿰뚫고 있다는 점에서 제갈량의 천재적인 정치감각을 반영합니다.
실제로 한뙈기 땅도 없는 유표 휘하 객장에 불과하던 유비는,
제갈량을 영입한지 불과 10여년만에 형주의 절반 가까이와 익주를 병탄하였습니다.
그리고는 한중에서 숙명의 라이벌인 조조를 격파하고 그 부하인 대장 하후연을 참살한 뒤 대사마 한중왕을 칭하여,
난세의 간웅이라 불리던 조조가 서서히 사양길로 접어드는게 아니냐는 말까지 듣게 합니다.
그러나 이와같이 뛰어난 거국적 정치전략도, 양번전쟁을 일으킨 관우의 철저한 패망과
잇따른 복수전의 대참패로 인해 영원히 그 실효성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하지만 제갈량은 형주를 잃어버렸을 지언정 그 높은 뜻은 잃어버리지 않았으니,
227년 촉한 2대황제인 유선에게 '출사표'를 올리고 영영 돌아오지 못할 북벌 원정길에 나서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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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난삼국지6재밌게하던기억이.....ㅋㅋ
아...삼국지 진짜 재밌게 읽었는데...ㅠㅠ 또 읽어봐야지!!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거 재밌지? ㅋㅋㅋㅋ 나도 이따가 그거 켜서 신무장으로 손책이랑 결혼해야짛ㅎㅎㅎㅎㅎ
근데 난 삼국지 다들 한번씩은 읽어본줄알았거든? 근데 안 읽은 사람도 되게 많더라 내 친구들은 다 안 읽었음.....되게 놀람. 어릴때 그리스로마신화 만화책이랑 삼국지 만화책은 다들 읽지않았나??? (안 읽은 사람들 비난하는게 아니라 나에게있어 삼국지는 그리스로마신화만화같은 느낌이라하는말임) 아니면 내가 삼국지 더쿠라 그렇게 느끼는건가? 재미쪙 삼국지 재미쪙 근데 안읽은지 오래되서 또 다 까묵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릴때는 유비짱짱 조조나쁜새뀌 이랬는데 커서 보니까 유비가 제일 별로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수는 여포지만...ㅋㅋㅋㅋ여봉선쨔응
아정말?난둘다더쿠그중꼽으라면 삼국지더쿠 ㅋㅋㅋㅋ근데 진짜 삼국지는 신기한게 어릴때는 진짜.만화그대로만 읽어졌는데 커서 다시읽으니까 다른생각이듬. 다른각도에사 볼수있게되서그런지. 언제 날잡고 만화로다시읽고 글로다시읽고 삼국지 정사에 최대한 비슷하게 번역듀ㅣㄴ거 읽고 해볼려고 ㅋㅋㅋㅋㅋ
나돜ㅋㅋㅋㅋㅋㅋ어렸을때는 유비가 짱이였는데 크면서 알았지 조조가 짱인걸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여포가 그렇게 잘생겼었다며? 나도 여포 좋음ㅋㅋㅋㅋㅋ 헤헤
난 삼국지 못읽었는데...... 사권인가? 까지 꾸역꾸역읽다가 때려치웠어.. 산넘고 싸우고 산넘고 또 싸우고... 머리에 하나도 안들어와서 도저히 못읽겠든데 ㅜㅜ 근데 우리동생은 존잼이라고 세네번을 다시읽더라.... 교과서만 펴도 조는 앤데 밤새서 막 읽든뎅.. 그런거보믄 참 신기해
ㅋㅋㅋㅋ한번빠지면 벗어나기가 힘들엌ㅋㅋㅋㅋ짱잼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