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어느 술자리에서 자랑한 바 중국술 세병을 소개한다.
나도 이런 독주를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집에 가지고 가면 얼른 마셔버리니까
여러분들과 같이 마시려고 병원 연구실에 보관 중인 술이다.
술에 대한 욕심이 많아 술에 대한 에피소드도 많은 편이다.
80년대 초반 나의 신증후군환자 아버지가 상공부 주무국장으로 있었다.
내가 잘 써준 병사용진단서로 병역을 면제받고 고맙다고 가지고 온 술 한병.
연구실 캐비넷에 넣어두고 그날은 일이 있어, 뭐 일이라 해봤자 술마시는 일이었지만,
차를 병원에 두고 가느라 '내일 가지고 가야지' 하였다.
다음날 연구실 문을 여니까 웬걸, 방안에는 향기로운 술냄새가 진동을 한다.
아차 하고 캐비넷을 열었더니 술이 삼분의 일이나 새어 버렸다.
또 한번은 나의 오랜 환자가 모시와 소곡주로 유명한 한산의 집에서 담근
소곡주를 한병 가지고 왔다.
그걸 뚜껑을 제대로 확인하여야 하는 걸 잊어 버렸다.
차 트렁크에 싣고 집에 도착하였더니 이번에는 술이 반밖에.
똑같은 실수는 되풀이 된다.
병원 봄철 체육대회를 하기로 한 날.
비가 억수로 쏟아져 도저히 행사를 할 형편이 되지 않았다.
그때 병원에서 준비한 음식들, 돼지 보쌈과 어울리는 맛있게 담근 김치 안주하여
술을 병원 식당에서 먹고 마셨는데 원장의 4촌이 하는 양조장에서 특별히 마련한 막걸리 맛이 너무 좋아서
맛만 보고 큰 통으로 하나 차에 실었는데 이게 또 말썽.
집에 와서 술이 쏟겨져 러그가 깔린 내차 트렁크를 흠뻑 적셔 버렸다.
다음날 헝가리에서 온 교수 친구부부를 태우고 자연농원앞 명원과 호암미술관을 갔었는데
이 친구들이 코를 킁킁대며 무슨 냄새인가? 하여 일러주고 박장대소 한적이 있었다.
중국술이라면 동대문 동화반점이 생각난다.
아직도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친구가 우리 중국의 8대 명주를 마셔보자 하면서
귀국을 하면서 한 병, 한병 가져와 8대 명주를 모두 마신적도 있었고.
계림에 한 이십여년전에 갔을때 마셔본 백주 삼화주, 주정 도수는 38도와 53도짜리.
북경공항에서 선친드리려고 산 그때 가격으로는 한참이나 비싼 38도와 53도짜리 이과도주.
그 뒤에는 하도 가짜 중국술이 많아 누가 술 한병 사다 줄까? 하면
값이 싸서 가짜가 없는 옥미주(玉米酒).
대만군 정보국장이 가져와서 마셔 본 70도짜리 금문도 고량주.
흔히 마시는 천진고량주, 그러나 공부가주와 죽엽청주는 별로. 입니다.
이술도 최상급 이과도주이고요.
이 술은 가지고 있다 수석회 회장 취임식에 공물로 바쳤고요.
새로 나온 최상급 수정방,
이 술은 아마 집에 가져다 둔 것 같은데.
첫댓글 무엇이 그를 기쁘게 하는가를 그를 알 수 있다고 했는데 인간은 어치피 쾌락을 찾아 움직이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기쁜 일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경비기 드는 법인데 자신을 기쁘게 해주는 일이 아니고서야 움직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습관은 무서운 것이다. 매일 내지는 자주 하는 일이므로 축적효과가 있기 때문인데 습관의 무서움으로 인해, 인생을 바꾸기 위해서는 먼저 매일 하는 습관 중의 무엇인가 부터 바꾸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다.
우리는 많은 경비를 들이지 않고 즐기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즐기는데 큰 돈이 들지 않치요.
죽엽청주는 달콤한 맛이 부족한 것 같아서, 내 입에도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주 오래전, 한 때는 죽엽청주도 괜찮다고 느꼈던 적이 있는데, 요즘은 맛이 연태고량주만도
못한것 같습니다. 중국 독주를 마시려면, 안주가 기름져야 하지 않을까요 ?
마지막 사진은 뒤집어 졌군요.
술이 취하면 겉 포장도 뒤집어지나 봅니다.
내가 저 술은 마시기도 전에 취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