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1년 동안 거의 매주 만나서 시간과 열정을 쏟아 양육한 형제가 교회를 떠났다. 오늘 8주간 만나서 복음을 전한 형제가(26살 모태신앙) 자신은 예수님의 주되심을 인정할 수 없다며 복음을 거절했다.
실패의 경험이 거듭될수록 실패에 익숙할 법도 한데, 여전히 아프다. 이또한 지나가겠지, 라고 자위하고 싶지만, 아무렇게나 지나가고 싶지는 않다.
어제 스캇 솔저의 <리더의 눈물>을 읽었다. 챕터 1에는 존 웨슬리의 <언약기도>가 소개되어 있다. 어제도 그 기도문에 한참을 머물러 곱씹어 보았다. 그 기도문 앞에서 발견한 내 모습은 “나도 아직 예수의 주되심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오늘 예수의 주되심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형제의 고백을 복기해 본다. 그리고 그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 그 형제가 그렇게 말했을 당시의 마음이 어떠했을지를 찬찬히 헤아려 본다. 그러고 보니 그 형제와 나의 삶에 별반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고백은 있지만 고백대로 살지 않을 뿐이고, 그 형제는 고백은 없지만 삶은 나랑 도찐개찐이니 말이다.
다양한 상황을 통해 주님은 오늘도 나를 흔들어 깨우신다. 아직도 흔들리고 재정립되어야 할 내 속의 견고한 진들이 너무나 많다. 형제들의 교회 이탈과 복음 거절의 모습을 통해, 몸은 교회당에 있지만 교회로 살지 않는 내 모습, 입으로는 주되심을 고백하나 삶으로는 주님을 따르지 않는 내 모습은 없는지 돌아본다. 그리고 그런 나를 아직도 기다려주시는 주님의 은혜에 기대 본다. 그것만이 흔들리지 않는 나의 소망이고 위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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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웨슬리의, <언약 기도>
저는 더 이상 제 것이 아닌 당신의 것입니다.
무엇이든 당신이 원하시는 일을 맡겨 주시고 당신이 원하시는 사람들의 곁에 두소서.
저를 활동하게 하시거나 고난받게 하소서. 당신을 위해 저를 사용하시거나 쉬게 하소서.
당신을 위해 저를 높이거나 낮추소서.
저를 꽉 차게 하시고 저를 텅 비게 하시며 제게 모든 것이 있게 하시고 아무것도 없게 하소서.
저의 모든 것을 당신이 기쁘신 대로 쓰시도록 기꺼이 내놓겠습니다.
영광스럽고도 복된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 당신은 제 것이며 저는 당신의 것입니다.
그렇게 되게 하소서. 지금 이 땅에서 맺어진 언약이 하늘에서 이루어지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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