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당선 수락’ 연설하자 자리 뜬 안철수…지지자 손잡고 ‘울컥’
與 대표 선거서 13만여표 압도적 차이로 2위
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안철수 대표 후보(오른쪽)가 개표 결과 발표 후 김기현 신임 당 대표(가운데)와 악수하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가운데, 안철수 의원이 김 대표의 수락연설을 듣지 않고 자리를 뜨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기현 신임 대표는 8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52.93%(46만1313명중 24만4163명)를 얻어 당대표로 선출됐다. 안 의원은 이날 23.37%(10만7803표)를 얻어 2위에 그쳤다. 1위와 2위간 13만여표로 많은 차이가 났다.
안 의원은 오후 5시20분쯤 김 대표가 수락연설을 시작하자마자 자리를 떠났다. 보통 전당대회에서 선거에 진 후보들은 당선자의 수락연설을 듣는 게 관례로 여겨진다.
안 의원은 주먹을 쥔 채 굳은 표정으로 행사장을 나갔다.
이후 안 의원은 행사장 밖에서 자신의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눴다. 일부 지지자들은 안 의원의 손을 잡고 위로하며 “안철수 파이팅”을 외치기도 했다.
안 의원도 지지자들의 손을 잡고 순간 울컥한 표정을 보였으나 별다른 말없이 차에 탑승했다.
김영우 안철수캠프 선대위원장은 지지자들을 향해 “제가 선대위원장으로서 능력을 더 발휘했어야 했다”며 “여러분들이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안다.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은 울먹이며 “아니에요”라고 외쳤다.
김 선대위원장도 목이 멘 듯한 목소리로 “안 후보님이 앞으로도 큰일을 할 수 있으니 많은 응원부탁드린다”고 했다.
안 의원과 달리 황교안 전 대표는 이날 결과가 발표된 뒤에도 정진석 비대위원장 옆에 서서 김 대표의 수락연설을 끝까지 경청했다.
다만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연설 당시 행사장을 나선 것에 대해 “진행자의 안내를 따랐던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안 의원은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 이후 당심 지지도 1위를 달리기도 했으나,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으면서 지지율이 정체를 보였다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대통령실은 전당대회 국면 초반 안 의원의 ‘안윤(안철수-윤석열)연대’ 발언에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안 의원은 또 김기현 대표를 향해 땅 투기 의혹과 대통령실 관계자 개입 의혹 등을 제기하며 공세에 나선 바 있다. 특히 대통령실 관계자 카카오톡방 개입 의혹과 관련해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공수처에 고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