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축 완공된 울산지역 아파트의 상당수가 ‘등대아파트’로 전락하고 있다. 이들 아파트들은 올해 완공된 뒤 본격 입주가 시작됐지만 수개월이 넘도록 입주율이 50%를 넘지 못하는 아파트가 속출하면서 소수세대가 건물 하나 통째로 지키며 밤이면 불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울산지역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경기침체의 여파로 인한 주택시장 불황 등으로 인해 지역에서는 1만4,000여세대의 아파트가 매매 등의 물량으로 쏟아지고 있다. 지난 6월 20일부터 입주가 시작된 남구 신정동 ‘롯데캐슬킹덤’ 아파트의 경우 전체 196세대 가운데 54세대만 입주를 해 입주율이 27%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 아파트는 165㎡이상의 중대형 평수를 무기로 타 아파트와 차별화 전락을 노렸지만 오히려 높은 입주금 등의 부담으로 인해 가계약 수준에 머무르며 실제 입주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 비슷한 시기에 입주를 시작한 인근의 ‘대공원 월드메르디앙’ 역시 입주시작 3개월이 넘도록 전체 359세대 가운데 170세대만 입주를 완료해 입주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재건축사업으로 완공된 남구 야음동 ‘롯데캐슬’아파트는 1·2단지 입주율이 70% 수준에 도달하며 선전(?)하고 있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외곽지역은 상황이 더욱 좋지 않은 실정. 입주시작 1년이 지난 울주군 구영리 일대 대단위 아파트 단지의 경우 지금까지도 10% 이상이 텅 빈 채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같은 신축 아파트의 입주율 저조현상은 지난 2~3년 사이 울산에서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늘어난데다 주택경기 침체 여파로 기존 아파트의 매매거래마저 뚝 끊기면서 수요가 전무해 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역 한 부동산중계업자는 “물량이 쏟아지면서 2억원짜리 기존 아파트가 1억2,000여만원 선까지 가격이 급락할 정도지만 매매거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신축 아파트 역시 프리미엄을 노리고 계약을 했지만 정작 그만큼의 오름세를 유지하지 못하자 관망세로 돌아선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상당수 계약자들은 통상 전체 가격의 10%에 달하는 계약금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고 장기화 될 경우 2~3년 뒤 지역 건설경기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미칠 우려도 낳고 있다. 게다가 지금까지 울산에서는 4만3,000여세대에 달하는 신규 아파트가 건축을 예고하고 있어 당분간 아파트 포화상태는 지속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울산지부 윤인길 부지부장은 “유입인구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아파트 공급물량만 늘어나다 보니 결국 입주율 저하로 이어지고 이는 곧 건설경기 침체의 악순환으로 반복되고 있다”며 “향후 2년여 정도는 가격하락 등 아파트 분양가 거품이 다소 제거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당장 수요가 늘어날 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