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알람을 설정해 놓지 않았더라면 늦잠을 잤을텐데 서둘러서 대충 준비하고 친구들에게 전화를 했더니 우리집에 곧 도착할것이라고 했다.
우리도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서 차를 타고 지상으로 올라갔더니 친구들이 도착해서 두대로 나누어 타고 출발했다.
새벽 2시에 출발을 했더니 고속도로를 운행하는 차량은 트럭이 대부분이었는데 네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라서 운행을 했더니 내가 생각했던것과는 다르게 안내를 했다.
오랜만에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했더니 초행길처럼 낯설었지만 1~2차선에 차량이 많지 않고 버스전용차선도 이용할수가 있어서 최고속도에 10%를 더해서 크루즈 모드로 운행했다.
앞에 운행하는 차량이 거의 없을 정도로 1차선으로 시원하게 달려서 도착예정 시간을 낮시간 보다 1시간 정도 단축해서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시간에 저녁 숙소인 켄싱턴리조트에 도착했다.
이른 시간이어서 주차장에는 빈자리가 한곳밖에 없어서 나만 주차하고 친구차는 도로변에 주차를 해야 했다.
이른 시간이어서 리조트에서 아침식사를 할까해서 예약하려고 프런트에 갔더니 직원이 없어서 전화를 했는데 오전 7시 반에 출근을 한다고 했다.
프런트 소파에 누워 있다가 직원이 출근해서 오늘 아침식사를 예약하려고 했더니 이미 예약이 마감이 되어 불가하다고 해서 내일 아침식사만 예약하고 밖으로 나왔다.
새벽에 하동으로 들어서는 순간 도로주변의 가로수 벚꽃이 만개하여 차량의 불빛으로 힐끗힐끗하게 보이기는 했었지만 훤한 이른 아침에 보니 도로가 온통 하얀 벚꽃으로 물든것 같았다.
이른 아침이라서 운행하는 차량이 적어서 사진촬영을 하면서 쌍계사 입구에 있는 음식점에서 아침 식사를 했는데 모두 맛이 있다며 만족했다.
쌍계사 표지판을 보니 완주하려면 왕복 3시간 정도가 소요 되어서 날씨도 화창하고 오전관광 코스로 안성 맞춤이 될것 같았다.
그런데 쌍계사만 둘러보고 더 이상은 움직이기가 힘들다며 벚꽃구경을 핑계삼아 나머지 코스는 포기하고 내려 와야 했다.
쌍계사를 내려 오면서 아름다운 계곡에서 맑은 물이 줄줄 소리내며 흘러 내리는 곳에서 악취가 나서 눈살을 찌그레게 했는데 옛날 재래식 화장실에서 흘려 보내는 오물들을 계곡으로 그냥 방류하는것이 아닌가 싶었다.
쌍계사에서 입장료 징수를 통해서 돈관리에만 눈이 멀어서 자연 환경을 오염하는 것인지 아님 지자치 단체에서 제대로 감시하지 않고 방기해서 직무유기 하는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루빨리 개선해야할 문제인것만은 분명했다.
날씨가 맑아서 햇볕이 따갑고 무더워서 벚꽃이 만개했지만 그늘진 곳에 있으면 써늘해서 봄과 겨울이 공존하는 환절기라 그런지 녹차밭 잎사귀가 녹색이어야 하는데 서리를 맞아서 까맣게 동사해 버렸다.
쌍계사에서 큰개울 건너편 도로변을 이용해서 화개장터로 걸어 내려 가면서 오래되어 아름들이 고목이 되어버린 벚꽃나무 밑으로 조성된 둘레길을 걸으면서 벚꽃사이로 보이는 건너편 풍경도 감상할수가 있었다. 화개장터쪽으로 내려 갈수록 비좁은 도로에 많은 차량들이 증가해서 정체가 심해서 오가는 많은 관광객들과 뒤섞이어서 잘못하면 인명사고가 발생할것 같이 위험했다.
지자치단체에서는 관광객 유치에만 혈안이 되지 말고 근본적으로 도로를 확장하고 도로변 양쪽으로 오가는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한 인도 확충이 더 절실해 보였다.
화각장터에 도착해서 둘러 보았더니 몇년전 방문한적이 있었는데 그때와는 달리 모든 상가 건물들이 신축되어 완전히 달라져서 그때의 정취를 찿아볼수가 없었다.
북적거리는 화개장터 거리를 들러보고 다시 숙소로 올라가는 길이 힘들다는 하소연에 터미널에서 버스를 이용하려고 알아 보았더니 도로가 정체되어서 버스가 언제 도착하고 언제 출발하는지 알수가 없다고 했다.
개인차량은 화개장터 진입을 통제해서 마을 안에서는 대중교통만을 운행하여 이용하도록 하는것도 방책이 될것 같은데 장사를 하지 않고 동네에 사는 주민들은 관광객들로 인해서 선의의 피해를 많이 볼것 같았다.
대중교통 이용을 할수가 없어서 숙소로 걸어 올라 가다가 힘들다고 해서 동탄에 사는 친구부부가 어제 이곳에 먼저 내려와서 같은 숙소에 묵고 있어서 친구 차량을 이용했는데 이친구가 우리가 있는 위치를 잘못알고 엉뚱한 곳으로 가는 바람에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숙소를 배정 받고 눈이 피곤해서 2시간 정도 낮잠을 자려고 했는데 침대에 누웠지만 모레 시골에 내려가면 처리해야할 일들이 많아서 이런저런 생각에 잠이 오지 않았다.
그럴줄 알았으면 노트북을 그냥 차량속에 넣어 둘걸 항상 옆 좌석에 실고 다니다가 친구부부와 함께 동승한다는 생각때문에 어제 집에 내려 놓았다.
저녁식사를 위해서 아침에 먹었던 음식점으로 다시 갔는데 우리가 자리를 잡았더니 음식점이 손님들로 가득차는 바람에 제대로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
오늘 저녁에 벚꽃축제 개막식이라서 식사후에 소화도 시킬겸 걸어서 가자고 했더니 난색을 표해서 도로 정체가 풀린것 같아서 내 차로 여자들을 먼저 축제장 입구에 내려주고 돌아와서 남자들을 태우고 출발하려는데 개막식 축제가 끝났다며 오지 말라는 전화를 받았다.
개막식이 끝나는 시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것도 불찰이었지만 처음부터 개막식 축제 참가에는 관심이 없다가 즉흥적으로 결정해서 빚은 결과 였는데 처음부터 참가할 의도가 있었으연 저녁식사를 빨리 먹고 서둘렀으면 이런 해프닝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행은 알차게 준비한 만큼 즐거움도 클수밖에 없는데 내가 시골에서 바쁘다 보니 이번 여행건은 목적지와 주변의 검색등에 대하여 전혀 신경을 쓰지 못하고 동참하는 데만 급급 했는데 모든것이 내가 제대로 챙기지 못한 책임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