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학창시절에는
미국의 피트 샘프라스가 역대 최강이고, 앤드리 애거시가 샘프라스에 도전하는 형국이었는데요
샘프라스가 14번째 그랜드 슬램 대회를 우승하자 전세계 언론들이 앞다투어 이 기록은 100년안에 절대로 안깨진다고 확언했지만
불과 십여년 후에 스위스에서 날아온 곱상하고 점잖은 총각이 아주 가볍게 샘프라스의 기록을 눌러버렸죠,,
뭐, 모든 스포츠가 다 그렇겠습니다만,
테니스를 종종 보다보면 상대선수를 기로서 제압하려고 경기 외적인 것으로 분란을 일으키는 선수들이 제법 있는데
지난 10년간 로저 페더러를 지켜본 결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이기고 있을 때든 지고 있을 때든
그는 항상 매너가 있었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선수였어요.
상대방을 향하는 그의 포핸드와 백핸드는 늘 날카롭고 위력적이었지만
단 한번도 경기 외적인 요소로 상대방을 괴롭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정말 중요한 경기에서 너무나도 아쉽게 패배해서 인상이 찡그러질 법도 한 상황에서도
그는 일단 코트 안에서는 미소를 지으며 상대방과 심판에게 악수를 청했습니다.
상대방 선수가 개똥매너 수작질을 부리며 라켓을 부수고 욕을 하고 침을 뱉어도
그는 그러한 상대선수조차 늘 존중해줬고 이해해줬습니다.
어떤 때 보면 정말 고귀하게 느껴질 정도로 그의 경기 매너는 끝장이었죠.
실력도 실력이지만 페더러의 우아할 정도로 기품있는 모습에 매료되어 그를 응원한지 10년 가까이 되었는데
여전히 기량은 세계최고이지만 이제 조용히 퇴관식을 준비하는 황제의 모습을 보면서
아,, 나도 저 친구와 함께 늙어가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ㅎㅎ
이번 대회 4강전에서 앤디 머레이에게 2:3으로 졌을 때 뭔가 모를 서글픔이 밀려왔더랬습니다. ㅋ
그리고 생각했죠,, 머레이 니가 아무리 잘해도 나에게있어 황제는 페더러야..라고 ㅎㅎ
첫댓글 저도 초반엔 참으로 페더러의 우아한 폼과 샷을 너무나 좋아했지만, 어느순간분터는 왠지 모를 인간미가 너무나 없어보여서 요즘은 좀 더 인간적으로 보이는 나달쪽으로 기우는중네요...테니스야 뭐 30대 넘어가는 순간부터 노장이 되어버리니...이제 페더러도 우리나이로 33살이고 하니 끝자락이라고 봐야겠죠. 하지만 아직 올해 윔블던까지는 충분히 그랜드슬램+1을 노려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