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알고 계신 대로 ‘한글맞춤법 제43항’에서는 ‘두시 삽십분 오초/제일과/7미터’와 같이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는 띄어 쓰되, 순서를 나타내는 경우나 숫자와 어울리어 쓰이는 경우에는 붙여 쓸 수 있음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년’은 해를 세는 단위를 나타내는 의존명사이므로 ‘삼 년’으로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지만 ‘삼년’과 같이 붙여 표기할 수 있습니다.
<답변 수정(2012. 1. 6.)> '삼년'의 경우 '년'은 '순서'가 아닌 '수효'를 나타내는 명사이므로 '한글맞춤법 제43항 다만, 순서를 나타내는 경우나 숫자와 어울리어 쓰이는 경우에는 붙여 쓸 수 있다'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삼년'은 '삼 년'으로 띄어 표기해야 합니다. ===================
질문자는 순서를 나타내는 단위성 명사는 붙여 쓸 수 있다고 했으니 '삼년'도 맞느냐라고 질문한 것인데, 첨에 국립국어원 직원은 '년'을 순서를 나타내는 단위성 명사로 보았다가, 다시 수효를 나타내는 명사라고 수정. 제가 보기엔 그게 그건데 참....
그런데, 실제 현실에서 이걸 칼 같이 지키는 곳은 의외로 드뭅니다. 교열이 정확하다는 평가를 받는 조선일보만 봐도 약속이나 한 듯이 다 붙여쓰죠.
심지어 화폐단위도 다 붙여 쓰구요. 한국어능력시험 문제집 같은 게 아닌 한, 안 지키는 곳이 대다수라고 보면 됩니다.
보통 이런 메이저급 신문에선 우리말 바로 쓰기에 관한 연재기사가 항상 있지만, 띄어쓰기를 이렇게 자세히 다룬 적은 없죠. 뭐 지네도 안 지키니까요. 하지만, 국립국어원 직원도 헷갈리는 데 이걸 뭐랄 수도 없고.
그러나 출판계에 진출할 경우 이런 사소한 것 때문에 갈굼을 많이 당합니다.
물론 첨부터 조선일보에 취직했다면 '삼년' 띄어쓰기 안 했다고 갈구진 않겠지만, 의외로 메이저 아닌 데가 이걸 많이 따져요. 확률적으로 메이저 아닌 곳으로 첫 직장 생활을 할 가능성이 높죠.
제가 겪은 일은 아니지만, 교열 알바할 때 지도하는 사람을 잘못 만나면 '왜 이런 거 틀리냐고 펜 집어 던지는 일도 있습니다.'
그리고 제 경우는 직장 선배가 그런 성질 더러운 사람한테서 배웠던 사람인지라 그 정도 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문제에 되게 민감하게 굴었죠. '왜 이런 기본적인 걸 틀리냐'하면서 화를 내더라구요.
하지만, 틀리는 것도 사실 다 이유가 있어서 틀리는 겁니다. 국립국어원 직원도 헤맬 정도로 애매모호한 규정이 여기저기에 도사리고 있으니 말이죠.
그래서 전 글 써서 먹고 살 게 아니라면 출판계 쪽 비추합니다. -_-; 특히 교정교열은 깊이 들어가면 편집증 환자 되기 딱 좋을 거 같더군요. 그렇다고 보수가 많은 것도 아니고....
글구 맞춤법 검사기 이런 거 절대로 믿으면 안 됩니다. 국립국어원 직원도 헤매니까 간편한 프로그램에 의존하게 되는 것인데, 그렇게 해서 결과물을 딱딱 보여주는 거 보면, 이게 굉장히 간단한 것이라고 착각하게 되죠. 하지만 우리말 규정이 그때 그때 다른 게 의외로 많아서 100% 믿을 수도 없고, 알고 보면 사이비 주장도 은근히 많습니다. 특히 일재잔재라고 지적하는 말들은 상당수가 예부터 우리 조상들이 써 온 한자어들이구요.
뭐, 쓰잘데기 없는 넋두리지만, 혹시 공무원 시험 준비하시는 분들 이거 보시고 한 문제라도 더 맞히면 좋겠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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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죠. 이거 말고도 진짜 이상한 규칙 정말 많아요. 몰라서 틀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깊이 생각해서 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책의 띄어쓰기를 유심히 보면, 사실 그런 규정 100% 지키는 곳은 거의 없는 거 같더라구요. '삼 년' 띄어쓰기는 칼 같이 지키는 반면, '전 세계'는 붙여 쓴 경우도 있구요. 아주 유명한 출판사에서 나온 소설책이 그렇더라구요. 사실, 실제론 국립국어원 규정보다는 그 출판사 자체 규정을 따르는 경우가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