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 식용 금지 조례안’ 시의회 문턱 못 넘어…법제화 매번 도돌이표?

[하은초]

‘개고기 식용 금지 조례안’ 시의회 문턱 못 넘어…법제화 매번 도돌이표?

• 세계일보 원문
• 입력2023.07.11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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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초복' 서울만 '개고기집' 229곳

기사 특정내용과 무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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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초복을 맞아 '식용 개고기 금지'를 둘러싼 논란이 서울시는 물론 각 지자체에서 뜨겁다. '식용 개고기 금지'는 매년 여름철이면 반복되는 주제이지만 올해는 유독 분위기가 다르다.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의 '개 식용은 금지돼야 한다'는 발언을 시작으로 해당 논란은 서울시의회와 국회에서의 잇단 조례·법안 발의로 급물살을 탔다.

뉴스1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 가운데 최초로 개 식용 금지와 관련한 조례안을 발의하며 해당 논란에 불씨를 지핀 서울시의회의 경우 결국 조례안 심사를 지난달 말 보류됐다. 시의회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과 국회가 상위법 등을 논의하고 있어 조례를 우선 심사할 경우 논란이 가중될 것을 예상해 이를 보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5월 말 '개·고양이 식용금지에 관한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김지향(국민의힘·영등포4) 서울시의원은 개고기 식용 금지를 향한 사회적 요구가 높은 만큼 해당 조례안을 반드시 통과시켜 개고기 식용 금지를 현실화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으나 김 의원이 대표 발의한 해당 조례안은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의 '개 식용 논의위원회'가 2년째 공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고양이 식용 금지' 논란에 불을 지폈다.

해당 조례안은 개·고양이 식용 금지를 위한 시장의 책무와 실태조사, 식용 금지 지원 사업, 과태료 등을 규정했다. 조례안에는 서울시가 원산지 등이 불명확한 비위생적인 개고기 취급 실태를 집중 단속하고, 개고기 취급 업체 등의 업종 변경을 유도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서울시가 개고기 취급 업체의 위생 상태를 단속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개고기 식용 공방은 1988년 올림픽 당시 외신의 조명으로 불거진 이후 4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선거 등 주요 선거마다 뜨는 의제지만 법제화 차원에서 이렇다 할 결론이 나지 않았다.

실제 이번 조례안과 비슷한 내용의 법안이 서울시의회는 물론 국회에서도 발의됐으나 국민 여론과 여러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번번이 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제10대 서울시의회에서 발의된 관련 조례안도 상정되지도 못한 채 임기 만료로 폐지됐다.

이에 따라 현재 서울시에서 개고기를 취급하는 음식점은 여전히 200여곳이 넘다. 지난 2019년 시가 '개 도축 제로 도시 서울'을 선언한 이후 서울에서 식용개를 기르는 유통업소나 도축장은 사라졌으나 현재 229곳의 음식점에서 개고기를 취급하고 있다.

해당 조례안을 대표 발의안 김지향 의원은 개고기 식용 금지에 대한 논의가 여느때보다도 공론화되고 식용 금지 요구가 빗발치는 만큼 8월 임시회에서 재차 조례안을 상정한다는 방침이다.

김 의원은 "서울시의회에서 조례안이 보류됐지만 국회에서도 각종 법안이 발의되는 등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8월 임시회에서라도 다시 조례안을 상정해 반드시 통과시킬 것"이라며 "대만에서도 지자체 조례 통과 후 국회에서 관련 법이 통과된 사례가 있듯 서울시를 시작으로 전국에서의 개고기 금지가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오세훈 서울시장도 지난달 서울시의회 본회의 질의를 통해 "개고기가 원산지 표시법, 축산물 이력법 등에 해당하지 않아 관리에 한계가 있다"면서도 "일반 음식점 위생 관리 차원에서 식품위생법 위반 개고기 식당에 영업정지, 과태료 처분 등 철저한 관리를 지속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