섯!
우리를 숨죽이게 한 건 3ㆍ8선이 아니었다
검문하러 올라온 총 든 군인도
검게 탄 초병들의 날카로운 눈빛도 아니었다
기찻길 건널목에 붉은 글씨로 써놓은 말 섯!
그 말이 급한 우리를 순간 얼어붙게 만들었다
두 다리로 짱짱히 버티고 서 고함을 지르는 섯,
그 뒤엔 회초리를 든 호랑이 선생님이
두 눈 부릅뜨고 서 있는 것 같았다
머리에 모자를 쓰고 있는 것도 아닌데
커다란 방점이 떠억 하고 찍혀 있는 것 같았다
멈춤 정도야 뭐 말랑말랑한 말로 느껴질 뿐이었다
섯에 비하면 정지나 스톱 같은 말도 그저
앙탈...
더보기 섯!
우리를 숨죽이게 한 건 3ㆍ8선이 아니었다
검문하러 올라온 총 든 군인도
검게 탄 초병들의 날카로운 눈빛도 아니었다
기찻길 건널목에 붉은 글씨로 써놓은 말 섯!
그 말이 급한 우리를 순간 얼어붙게 만들었다
두 다리로 짱짱히 버티고 서 고함을 지르는 섯,
그 뒤엔 회초리를 든 호랑이 선생님이
두 눈 부릅뜨고 서 있는 것 같았다
머리에 모자를 쓰고 있는 것도 아닌데
커다란 방점이 떠억 하고 찍혀 있는 것 같았다
멈춤 정도야 뭐 말랑말랑한 말로 느껴질 뿐이었다
섯에 비하면 정지나 스톱 같은 말도 그저
앙탈이나 부리는 언어로 느껴질 뿐이었다
남에서 올라온 내 발 앞에 꽝,
대못을 박고 가로막는 섯!
그 섯 가져와 자살 바위 옆에 세워두고 싶었다
그 섯 가져와 기러기 떼 날아가는 노을 속에
슬그머니 척, 걸어두고 싶었다
첫댓글 8년만에 내신 다섯번째 시집입니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색감의 표지하며, 달달하고 그윽하고 절절한 시편들이 감동적인 시집입니다. 좋은 시집에 감사와 축하를드립니다^
먼저 축하합니다.
낯선 이방인처럼 나에게 다가오는 새로운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사용할 줄 아는 시인은 과연 얼마나 될까 싶습니다.
바쁜 일과를 소화하면서도 짬짬이 작품 거르기에 소흘함이 없으셨으니 이름 앞에 운명처럼 붙어 다니는 수식어가 때론 부담스러웠지 싶습니다.
문학하는 사람은 고파야 하죠. 건강관리 잘하시길 바라면서 서점으로 달려갑니다.^^
<섯!>
기다리던 시집이 출간되었군요. 축하드립니다.
얼릉 만나보고 싶네요
그 섯!
'섯'
가고 있던 길에서
하던 일을 멈추고
누리고 있던 모든 것에서
서야겠어요. 그리고 이 시집을 만나야 할까봐요.
축하축하 드립니다.
축하 드립니다 거기 섯!
축하합니다. 오봉옥 교수님의 시집 섯!
제가 자주 드나드는 도서관에 비치하도록 신청해 놓겠습니다.